대형 증권사 상반기 호실적 기록…1조 클럽 기대감↑
올 상반기에 대형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나오지 않았던 증권사 1조클럽이 올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상위 5대 증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32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9%가량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73.5% 증가한 77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상반기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64.9% 증가한 7109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1조 클럽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아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금융(IB) 부문의 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한 67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도 26% 늘어난 5110억원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5457억원을, 미래에셋증권은 24% 늘어난 5438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8%가량 증가한 496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형 증권사의 호실적은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수료수익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반년 새 53조4000억원에서 62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매달 1조50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리테일을 통해 유입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313조9000억원이었던 리테일 1억원 이상 고액의 자산 규모가 이번 분기에 319조7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고객 수도 26만명에서 26만5000명으로 늘어난 것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NH투자, 미래에셋, KB증권도 WM,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 강세로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주식 등 글로벌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업계 빅5 증권사들의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수도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 증시 조정과 중동발 지정학적 갈등,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이 증권사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된다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 업황에 드러날 악재는 거의 다 드러났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증권사 수익성이 추가로 더 악화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면서 "금리가 이제 떨어지는 속도에 따라서 증권사의 수익성이 일정 부분 완만하게 개선되는 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