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캐프리오가 여느 내한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달랐던 점은?
최근 내한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매너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처음 한국을 찾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홍보를 위해 방한한 그는 7일 오후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팬들 앞에 공식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휴 잭맨·톰 크루즈·성룡 등 대표적인 친한파 스타들이 친근함과 위트, 헌신적인 팬서비스를 무기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다면, 디캐프리오는 이들 보다 훨씬 젊은 나이임에도 묵직한 매너와 성숙함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과시했다. 패션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전날 입국 당시의 의상은 청바지와 피케셔츠, 재킷, 헌팅캡으로 비교적 소박했지만 기자회견에서는 줄무늬 셔츠에 수트, 반짝반짝 광을 낸 구두 차림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크인 빈틈없는 '2대8 가르마'로 패션을 완성하며 평범하지만 단정하고 예의바른 맵시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기자회견 중에는 다른 스타들과 같은 유머 구사는 없었다. 그러나 진지한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질문에 답했다. 어떤 질문에도 2분 가량의 긴 답을 내놓아 통역이 애를 먹기도 했다. 특히 그는 첫 방한답게 한국과 관련한 기본 정보도 숙지한 것으로 보였다. 첫 인사는 "안녕하세요", 끝 인사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마무리했다. "불고기와 김치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 친구도 많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좋아한다" 등 한국 팬들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코멘트를 적절하게 늘어놓았다. 또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감독과 동료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고, 자신이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르게 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는 겸손함을 보였다. 기자회견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다른 내한 스타들과 비교해 재미는 없지만 그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며 "당당하지만 거만해 보이지는 않았다"고 디캐프리오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디캐프리오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듯 30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