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배울 필요 없어' AI 기술 발전에 실시간 통·번역 현실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도 어려움 없이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히 상상하던 어린 시절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실시간으로 발화하는 말과 글을 인공지능(AI)가 즉각 분석해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AI 기술이 속속 상용화 하고 있다. 19일 IT·전자업계 곳곳에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 상용화와 시범화를 선언하며 기술 경쟁 중이다. 실시간 AI 통·번역은 그동안 첨단 ICT 기술에 기대하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통역 기술을 위해서는 발화자 2인 이상의 사용 언어와 종류를 강세, 어투, 억양 등 음성학적 특징을 더해 즉각 분석하고 새로운 언어로 재창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대한 언어 학습 데이터셋을 AI에 학습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구글 등은 2010년대 전 이미 실시간 무료 번역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들로부터 방대한 데이터를 얻기도 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 또한 관건으로 초 단위 이하로 모든 과정이 처리돼야 한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통·번역을 위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 등이 비로소 현실적 이용에 어려움이 없는 수준에 이르자 잇따라 IT·전자업계에서 관련 기술을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새로 나올 갤럭시S24 시리즈를 갤럭시 시리즈 최초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이 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를 이용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AI기능을 실행하는 형태로 보안 강도가 높다. 갤럭시S24는 온 디바이스 AI를 활용해 스마트폰 사상 처음으로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을 탑재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언어를 상대방의 언어로 받을 수 있는데, 통역된 대화는 오디오(음성) 형태나 텍스트 형식으로 스마트폰에 표시된다. 플리토는 15일부터 서울시와 함께 플리토 '대화 번역(Chat Translation)' 서비스를 개시했다. 방한 외국인들을 돕고 이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피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광화문 관광안내소와 서울관광플라자 로비에 우선 설치했다. 대화자 2인의 말을 AI가 텍스트로 변환, 고품질의 번역 결과를 투명 디스플레이 창에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현재 영어, 중국어(간체),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총 11개 언어를 지원한다. 플리토 대화 번역(Chat Translation) 서비스는 발화 문장의 텍스트화 및 AI 번역의 정확도를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플리토 자체 개발 'CT엔진'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기존 AI 번역 엔진과 STT(Speech-to-Text; 음성 텍스트 변환) 엔진을 고품질 다국어 병렬 코퍼스(말뭉치) 데이터 및 음성 데이터 학습으로 고도화해, 기존 STT와 MT(기계번역)의 정확도를 15~20% 이상 높였다.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축적되는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CT엔진'의 정확도는 점점 더 높아진다. 앤디소프트는 실시간 AI 통역 플랫폼 서비스 '브릿(BRIT)'이 현재 삼광, 부산다문화국제학교, 부산소상공인연합회 등 61개 기업 및 기관과 사용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브릿은 특히 다양한 언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데 다수의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다자간 대화도 실시간 통역할 수 있다. 박남도 앤디소프트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국제 전시컨벤션에서 높은 만족도를 확인했다"며 "'브릿'의 고차원 통역 서비스는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 글로벌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언어소통 솔루션으로 소상공인과 기업 경쟁력 강화,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