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책과 함께] 딥페이크의 얼굴 外
◆딥페이크의 얼굴 이소은, 최순욱 지음/스리체어스(threechairs) AI 시대의 이미지는 얼굴의 모양과 위상, 색과 출신을 묻는다. 이 질문에서 얼굴에 담긴 진실과 거짓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 눈과 머리가 싸우는데 진실과 거짓의 충돌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새하얀 롱패딩을 입은 교황,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는 트럼프의 사진은 모두 '미드저니'(AI 기반 이미지 저작 도구)가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였다. 현실이 된 가상의 이미지. 우리는 딥페이크 이미지를 어떤 죄목으로 판결대에 올릴 수 있을까. 모든 기술이 그렇듯 딥페이크 역시 양면성을 띠고 있다. 딥페이크를 통해 노배우의 젊은 시절 연기를 볼 수 있고,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새로운 시도를 경험할 수 있다. 허나 딥페이크는 가짜 뉴스 확산, 초상권 및 저작권 침해 등의 어두운 면을 갖고 있기도 하다. 책은 딥페이크 기술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152쪽. 1만2000원. ◆친밀한 감시자 탕페이링 지음/서지우 옮김/유유 보호관찰제도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소년원이나 교도소에 가두지 않고, 그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보호관찰관의 지도와 감독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책의 저자는 타이완의 보호관찰관 탕페이링이다. 책은 독자들에게 '가해자가 저지른 죄와 동일한 대가를 돌려주는 것이 형벌의 목적인지', '강력한 처벌을 하면 재범률이 줄어드는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 법은 어디까지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하는지' 등을 묻는다. 저자는 "엄격한 통제보다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그 속의 범죄 요인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시민을 지키고 범죄를 바로 잡는 건 결국 법이 아닌 '사람'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290쪽. 1만7000원. ◆랜선 사회 에이미 S. 브루크먼 지음/석혜미 옮김/한빛미디어 위키피디아에 나온 내용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온라인 협업의 좋은 예이다. 블로그 댓글로 수학 정리를 증명하는 폴리매스 프로젝트부터 협업으로 애니메이션을 창작하는 뉴그라운즈까지 온라인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지식 형성과 창작의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구성원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온정 넘치는 공간이 있는 반면,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관점을 공유하는 싸움터 또한 존재한다. 이 둘 사이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고, 사이트의 규범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책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편향과 폭력의 실태를 파헤친다. 256쪽.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