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욱씨남정기' VS tvN '기억'
지난주 방송한 JTBC '욱씨남정기'와 tvN '기억'이 금토드라마 라이벌로 맞붙었다. '기억'이 시청률 면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한다. JTBC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는 '을(乙)'의 현실을 유쾌한 웃음과 공감을 덧입혀 방송 2회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18일 첫방송에서는 '자타공인 소심남' 남정기(윤상현)과 '욱의 여왕' 옥다정(이요원)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러블리 코스메틱의 만년 과장인 남정기는 원치 않게 대기업과의 납품계약 프로젝트를 이끌 책임을 떠안게 됐다. 대기업 측 상대는 다름아닌 옥다정. 옥다정에게 뒷담화 하는 모습이 발각돼 좋지 않은 첫 인상을 남긴 남정기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품 마련도 못해 눈밖에 나버렸다. 게다가 실망감을 안고 회의실을 나서는 옥다정을 붙잡은 남정기는 실수로 그녀의 옷 단추를 뜯게 됐다. 남정기는 옥다정의 화를 풀기 위해 문자 공세를 펼치고 새 옷을 선물하는 등 노력했지만, 옥다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공공장소에서 남정기의 옷을 뜯어 그를 망신 줄 뿐이었다. 그럼에도 남정기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가장이기 때문이었다. 어린 아들과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를 떠올린 남정기는 옥다정이 일하는 호텔을 찾아가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지만, 이번에도 변태로 몰리고 말았다. 첫 방송에서 이요원의 이미지는 기존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동안의 밝고, 선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일명 '쎈 언니' 캐릭터를 연기했다. 자신을 모욕하는 김환규(손종학)을 향해 물을 끼얹고, 피까지 보는 과격한 행동은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윤상현은 '을'을 대표하는 남정기의 모습을 우스꽝스러우면서 애잔하게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편 동시간대 방송하는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은 빠른 전개와 흡입력 있는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기억'은 '마왕', '부활'에서 호흡을 맞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가 3년만에 뭉친 작품이다. 전작'시그널'까지 높은 퀄리티와 뜨거운 시청자 호응으로 입지를 굳힌 tvN이 '기억'으로 전작들의 흥행을 이을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첫회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태선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세상에 찌들고 성공에 미쳐있던 변호사 박태석이 알츠하이머 통보로 인해 번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과 몰입을 불러일으켰다. 브라운관에서의 활동이 드물었던 김지수와 박진희의 명연기 또한 '기억'을 보는 관전포인트다. '시그널'처럼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워프 설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견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의문이지만, 박태석을 연기하는 이성민은 기존에 그가 연기해온 캐릭터들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드라마 첫방송 시청률은 각각 '욱씨남정기' 1.08%, '기억' 3.2%를 기록했다. 시청률 선점은 '기억'이 차지했지만, 시청자가 현실공감 코메디를 선택할지, 보기만 해도 눈물짓게 만드는 휴먼드라마를 택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할 상황이다. [!{IMG::20160320000079.jpg::C::480::기억/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