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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색의 역사 外

◆색의 역사 알렉산드라 로스케 지음/조원호, 조한혁 옮김/미술문화 '빨주노초파남보'는 어떻게 탄생한 걸까. 1704년 뉴턴이 백색광을 분해해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의 범위인 무지개 스펙트럼을 밝혀냈고 이는 색채 혁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독일의 사상가 괴테는 색상환의 일종인 '기질을 나타내는 장미'를 만들어 색과 사람의 성향을 연결했다. 심지어는 색에 특정한 직업군을 지정하기까지 했다. 컬러 차트를 고안했던 윌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혼란 속에서도 일터에서 색이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색을 적절하게 활용해 수백만 근로자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질병 퇴치에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색의 발자취를 따라 당대의 사회상을 훑는다. 240쪽. 3만2000원. ◆이란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유달승 지음/한겨레출판 전 세계 석유 매장량 4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의 자원 부국, 10여개 이상의 민족이 살고 5개 이상의 언어가 쓰이는 다민족 국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무력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나라. 이란은 1979년 혁명으로 왕정을 타도하고 공화국을 수립한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선출된 종교 지도자가 군 통수권을 가진 종교 국가이기도 하다. 실크로드의 한복판에 위치한 까닭에 오래전부터 상인 문화가 발달했지만, 식당 직원이 초대받은 손님의 돈을 거절하는 독특한 문화를 함께 가지고 있다. 책은 이란의 역사와 정치체제, 문화 등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란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244쪽. 1만4000원. ◆인간을 다시 묻는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지음/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인간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어느 시대에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지만, 21세기에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탄생했고, 유전공학은 인간의 독특한 요소로 여겨졌던 영혼, 감정, 자유의지가 물질적 알고리즘의 결과임을 보여줬다. 책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인간의 정체성, 인간의 영혼과 의식, 인간의 욕망과 좌절, 인간의 본성과 자격 등 네 영역으로 나누어 성찰한다. 304쪽. 1만98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07-19 15:03: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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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지음/황가한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세상의 표준은 남성을 중심으로 정해졌다. 구글의 음성인식시스템이 여성의 목소리보다 남성의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할 가능성은 70%나 높고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중상을 입을 확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47% 더 높다. 남성 우월주의에 심취한 누군가 꾸며낸 음모라고 단정하기엔 이러한 사례가 주변에 넘쳐난다. 책은 남성에게 편향된 데이터로 만들어진 세계가 인구의 반인 여성을 어떻게 배제하는지 증명해낸다. 저자는 남성을 인간의 디폴트값으로 여기는 사고방식 때문에 여성 관련 정보와 지식이 제대로 수집되지 않아 '젠더 데이터 공백'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남자가 표준인 세상에서 여자는 투명 인간이 된다.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도 많다. 2014년 FDA는 여성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약물 부작용이 '약효 없음'이라고 발표했다. 심지어 매년 200만명의 여성이 불안증과 뇌전증 등의 질병 때문에 복용하는 '바리움'은 단 한 번도 여성 피험자를 상대로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한 적이 없다. 심장마비 진단과 치료가 남성에게 맞춰져 있는 탓에 여성 심장마비 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기업과 대학에서 시행하는 성과 중심의 업무평가제는 '돌봄 대상이 없는 직원'에 유리하게 설계돼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은 한참 뒤처진 상태에서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책은 여러 국제기구와 NGO,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 자료와 논문에서 여성을 향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증명할 사실 근거들을 한데 모았다. 저자는 기술, 노동, 의료, 도시계획, 경제, 정치, 재난 상황 등 16개 영역에 걸쳐 여성을 위협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를 밝혀낸다. 464쪽. 1만8500원.

2020-07-19 14:30:0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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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반지성주의 시대

수전 제이코비 지음/박광호 옮김/오월의봄 미국인 다섯 중 하나는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고 확신한다. 미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들을 물으면 3분의 1은 한 개도 대지 못한다. 또 절반 이상은 DNA가 유전을 밝히는 열쇠임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수준의 문맹은 거짓된 정치적 호소가 자라는 비옥한 토양이 된다. "문명국가의 국민이 무지하면서도 자유롭기를 바란다는 것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을 바라는 셈이다"고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은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국인들은 지구 온난화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를 심판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을 조롱할수록 트럼프의 지지율은 치솟았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문화는 전례 없이 상스러운 언행으로 보수 우파조차 외면하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책은 지난 40년간 미국에 반지성주의를 증폭시킨 가장 큰 원동력으로 종교적 근본주의의 부활을 지목한다. 자발적 무지에 기초하는 종교적 근본주의는 진화론 대 창조론의 싸움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선진국 가운데 진화론을 주류 과학이 아닌 '논쟁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미국뿐이다. 성경과 충돌하는 세속적 지식과 학습을 거부하는 종교적 근본주의로 미국의 반지성주의는 더욱 심화됐다. 2006년 퓨포럼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뜻과 성경이 충돌할 때 어느 것이 미국 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냐"고 묻는 말에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60%가 "성경이다"고 답했다. 현대의 우파 근본주의자들은 한 정당의 편에 서서 정치에 개입해 자신들의 도덕적 가치를 제도화하는 것이 종교적 의무라고 믿는다. 반지성주의는 대중의 무지를 먹고 자란다. 탈진실과 가짜뉴스, 정크과학이 판을 치는 현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적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528쪽. 2만5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07-12 02:16:2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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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보수의 몰락 外

◆보수의 몰락 김종훈, 육덕수 지음/미래사 2020년 4.15 총선에서 진보 여당 진영은 180석을 가져가며 사상 초유의 대승을 거뒀다. '코로나 대응, 재난지원금 살포, 보수 막말···.' 이번 총선에서 진보 정당이 압승한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들이다. 저자들은 진보의 압도적인 선거 승리가 단순히 이런 표면적인 현상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보수는 2016년 4월 총선부터 시작해 4차례의 전국 선거에서 모두 패하면서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책은 보수가 몰락한 이유를 추적하고 앞으로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256쪽. 1만5000원. ◆가짜뉴스 경제학 노혜령 지음/워크라이프 뉴스는 공공재다. 옆 사람이 보는 신문을 어깨너머로 엿보는 걸 막을 길이 없고, 여러 사람이 소비해도 줄지 않아 무임승차가 쉽다. 시장에 공개된 정보의 가치는 0에 수렴한다. 뉴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지식경제 체제로 변화하면서 나타난 대중의 소멸과 플랫폼 경제의 등장으로 위협받고 있다. 책은 미디어 산업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해부하며 뉴스가 왜 플랫폼 혁명에서 도태됐는지 분석한다. 도산 직전에 놓인 미디어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가짜뉴스 탓으로 돌리려는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318쪽. 1만8000원. ◆유튜버들 크리스 스토클-워커 지음/엄창호 옮김/미래의창 세계인이 하루 10억시간을 쏟아붓는 유튜브에서 과거의 기준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스타'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벌어들이는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1인 미디어 전성시대를 열었고 어린이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은 유튜버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도 어려운 직업, 유튜버.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책은 화면 밖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튜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본다. 336쪽. 1만6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07-12 01:54:5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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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트래블] 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 2020년 문화유산 스토리 공모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야기 찾아 상금 주인공 되자 문화 관광해설 전문가와 국내 여행업체 대상 7월 31일 접수시작 총 상금 1850만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까지 다양한 시상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은 코로나 19의 피해로 침체된 관광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2020년 문화유산 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전은 문화유산 향유에 적극적으로 힘쓰는 '문화관광 관련 해설 전문가'와 문화유산 관광 판로개척에 일조한 '국내·일반여행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해설 전문가 대상의 해설 스토리 부문, 여행업체 대상의 여행 스토리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공모전은 7월 31일부터 8월 13일까지 접수를 받고 9월 4일 본선 PT발표와 시상식이 진행 된다. '2020년 문화유산 스토리 공모전'은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국내외 관광활성화를 도모하는 2020년 '문화유산 방문캠페인'의 문화유산 방문코스(Korean Heritage 5+2)가 중심이 되어 해설 이야기, 여행 이야기를 찾아가는 공모전이다. ◆문화유산에 스토리를 입히다 해설 스토리 부문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방문코스 중 택일하여 자기만의 참신한 해설·스토리 만들기가 주제이며, 참여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의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제공되는 양식에 맞춰 제출하면 된다.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13일까지 접수 가능하다. 선정 기준은 ▲해설 스토리라인 구성 및 연계성 ▲스토리텔링의 흥미성 등이 중점적으로 고려되며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한 맞춤형 해설 스토리를 추가 제출 시 가산점이 부여된다. ◆여행에 문화유산을 입히다 여행 스토리 부문은 문화유산 방문코스를 활용하여 실제 체험 가능한 매력적인 여행상품을 개발한다. 특히 방문코스 주변의 편의시설(음식점, 숙박시설 등 포함)과 여행 스토리(콘셉트)를 엮어 새로운 'Korean Heritage 관광 상품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의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제공되는 양식에 맞추어 작성하고, 오는 8월 1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8월 13일에 마감한다. 선정기준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테마에 적합한 상품 구성력 ▲관광 이동의 편의성 ▲타겟별 유치전략 등 중점적으로 심사하여 결정된다. 또, 강원권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상품기획(안)을 제출하는 경우와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한 맞춤형 관광 상품 기획안 추가 제출 시 각각 가산점이 부여된다. 시상은 부문 당 10건, 총 20건의 출품작으로 총 1850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문화재청장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우수상 이상 수상작에 한하여 2020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명예 해설사', '2020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명예 여행사'트로피가 증정된다. 기타 공모전에 대한 세부 사항은 한국문화재재단 콘텐츠활용팀 과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 내 공모전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지역 문화유산 디지털 콘텐츠 제작지원 한편, 한국문화재재단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보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진행한 지자체 대상 공모에는 총 20개 지자체가 신청했으며, 심사를 통해 총 5개 지자체(충남 당진, 전남 진도, 충남 부여, 대구 달성군, 부산시)를 선정했다. 문화유산 방문코스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부여 정림사지, 진도 상장례 문화, 달성군 도동서원 등)으로 방문코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의성이 높은 문화유산 콘텐츠(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의 활용으로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선정된 콘텐츠는 오는 8월부터 제작에 착수하여 11월에 온라인 매체(문화유산채널 유튜브, 방문 캠페인 홈페이지 등)와 오프라인 전시공간(디지털문화유산나눔방, 지자체별 박물관·홍보관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2020-07-05 14:45:06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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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전쟁의 미래 外

◆전쟁의 미래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조행복 옮김/비즈니스북스 "앞으로 전쟁은 어디서, 왜, 어떻게 일어날까?" 지난 150년간 인류가 전쟁을 제대로 예측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결정적인 전투가 되리라고 여겨졌던 서부전선은 대포와 라이플총의 사거리 향상으로 참호전으로 고착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군사력을 얕잡아본 미국은 진주만 습격을 당했다. 책은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미래의 전쟁을 예측해왔으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살펴본 후 실제로 벌어진 전쟁의 양상을 되돌아본다. 560쪽. 2만8000원. ◆선을 지키는 사회, 선을 넘는 사회 미셸 겔펀드 지음/이은진 옮김/시공사 싱가포르의 보도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미국의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열차가 늦게 도착하는 법이 거의 없지만, 브라질에서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약을 소지하면 사형을 당할 수도 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대마초를 커피숍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저자는 지구상 모든 나라의 문화 분열을 사회 규범의 강도로 나눠 설명한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사회 규범이 엄격한 빡빡한 문화에서 사느냐 그 반대인 느슨한 문화에서 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448쪽. 2만원. ◆세계시민주의 전통 마사 C. 누스바움 지음/강동혁 옮김/뿌리와이파리 그리스의 키니코스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어디 출신이냐'는 물음에 "나는 세계의 시민이다"고 답했다. 디오게네스는 혈통이나 소속 도시, 사회적 계층, 성별을 선언하는 대신 자신을 인간으로 정의함으로써 인류 평등의 가치를 암묵적으로 주장했다. 서구 사상 중 가장 근본적인 통찰 중 하나는 인간을 서로 평등한 존재인 동시에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존재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책은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주의 철학자들로부터 시작해 17세기의 휴고 그로티우스, 18세기의 애덤 스미스, 현대의 국제 인권운동에 이르기까지 세계시민주의의 철학적 전통을 좇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한다. 348쪽. 1만8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07-05 14:34:2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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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머니랜드

올리버 벌로 지음/박중서 옮김/북트리거 1962년 런던의 은행가들은 세상을 바꿀 만한 기발한 약탈 행위, '역외'를 떠올렸다. 이 발상의 핵심은 물리적으로는 사법관할구역 안에 현존하면서도 법적으로는 사법관할구역 밖에 있는 자산을 만드는 것이다. 머니랜드는 자산의 소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구상 모든 나라의 법률을 왜곡시켰다. 제1세계의 조세 기피자들과 제3세계의 도둑 정치가들이 머니랜드에 돈을 싸들고 찾아왔다. 검은돈은 국경을 초월해 자유롭게 넘나들며 방대한 저수지를 이뤘다. 머니랜드는 각국의 제도상 허점과 사법관할구역 간 차이를 교묘하게 악용한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다. 영국 본토보다 영국령 저지섬의 세율이 낮다는 점은 머니랜드로 돈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으로 작동한다. 검은돈은 세법상 맹점, 조세 조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법인세나 소득세가 낮은 지역, 본국의 금융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역외로 몰려든다. 머니랜드를 굴러가게 만드는 핵심 산업은 '자산 숨기기'다.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방법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를 만들어 소유권을 흐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런던의 할리 스트리트에 명목상 회사를 두고 이를 다시 리히텐슈타인, 맨섬, 미국 델라웨어주 케이맨제도, 라이베리아 등 역외 사법관할구역 소유로 등록하는 것이다. 법인 구조물을 연쇄적으로 겹싸기한 뒤, 금융 비밀주의의 중심지로 정평 난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를 덧붙이면 자산의 기원과 그 소유권 모두를 숨기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점점 더 교묘해지는 조세 회피, 탈세, 돈세탁 수법은 과세 당국과 자본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진화론적 군비 경쟁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억만장자와 부패한 정치인이 유능한 금융인과 법률가를 방패 삼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막대한 부를 축적할 때 서민들은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며 살아간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21세기 해적질을 통렬히 고발한다. 448쪽. 1만98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07-05 13:58:42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