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
기사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특집연재-선진 한국의 아버지 '그가 남긴 유언'④

나는 외로움에 시달리기 시작했소. 고독은 지루함으로 이어졌고……. 배신당한 남자가 지루함에 빠질 때 무엇을 원하는지 아시오? 전쟁이오. 나는 전쟁을 원했소. 대포 소리, 비행기 소리, 신음 소리, 피비린내…… 세상의 모든 것이 정지된 그 순간은 외롭고 무료한 남자의 가슴에 평온을 가져다주었소.  대통령은 순간 힘이 치솟는 듯, 불끈 쥔 두 주먹을 앞으로 내밀며 독백을 시작한다.  '유신'은 내가 선택한 전쟁이었소. '유신'의 대군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 빈곤이라는 적을 무찌르는, 인류 전사(戰史)에 영원히 기록될 전쟁 영웅이 되기로 결심했던 것이오.  나는 시끄럽게 떠드는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었소, 그러나 보이지 않는 그늘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대중을 나의 친구로 받아주었소. 그들이 나에게 보내는 뜨거운,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박수 소리를 듣고 있었소. 잠이 찾아올 줄 모르는 깊은 밤이면 나는 그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잠들려고 애썼고, 그들의 얼굴을 눈앞에 그리며 미소를 짓곤 했소.  나는 시끄러운 자들을 냉정하게 잠재웠소. 그러나 그들 영혼의 눈길은 어찌할 수 없었소. 지금도 그 원망의 눈초리가 예리한 칼날이 되어 나의 가슴속을 후벼 파고 있소. 일생을 울분 속에 보낸 원망의 눈초리, 동포의 잔인함에 생의 의욕을 잃어버린 멍한 눈길, 컴컴한 지하실에서 동료들에게 당한 수모에 치를 떨고 있는 젊은이들의 공포에 질린 눈길,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보내는 절규의 눈길, 눈길들이…….  어머니의 절규하는 눈길이 멀어지면서 검은 상복을 입은 어머니들의 모습으로 변한다. 머리를 풀어헤친 채 두 주먹을 높이 치켜들고 절규한다.  "그대에게 저주가 내리리!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저주가 내리리! 그대 영혼에게 고통을 주리다. 내가 받은 고통의 수천 배의 고통을……. 기나긴 밤 아들 모습을 그리는 어머니의 심정이 어떠한지 아느냐? 저주, 저주, 저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저주가 그대의 자식에게 내릴 것이다."  대통령이 그들을 향해 소리친다.  "그대들에게 간절히 애원하나니…… 제발, 내 아들만은 그냥 내버려다오!"  필부의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내 아들…… 오늘 저녁도 가족과 떨어져 육사의 싸늘한 막사에서 흉탄에 빼앗긴 어머니를 꿈꾸며 잠들어 있을 내 아들은 그냥 내버려두시오. 대신 그대들이 내민 복수의 칼날 앞에 내 앞가슴의 가죽을 벗기고 시뻘건 심장을 서슴없이 갖다 대겠소. 제발 내 아들만은 그냥 내버려두시오!  영수! 어디로 가는 거요? 우리의 자식에게 저주를 퍼붓는 그들을 따라간단 말이오? 제발, 그들과 같이 가지 마오. 왜 나를 두고 혼자 가려는 거요? 어서 와 내 손을 잡아주오. 나를 당신이 있는 곳으로 끌어주오. 왜 날 버리려는 거요? 뭐? 뭐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아, 알겠소.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하겠소. 지상으로 내려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당신 뒤를 따라가겠소.  내 영혼이 지상으로 천천히 내려가고 있구나. 차 속에 실려 있는 내 육체를 찾아서.  비서실장! 네 품속은 따뜻하고 네 무릎은 몹시도 포근하구나. 눈물을 거두어라. 마지막 말을 남기기 위해 내가 다시 내 몸속에 돌아왔다. 네 가슴속의 분노를 풀어라. 김 부장이 오히려 내 고통을 끝내주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모진 고통이었다. 그 고통에서 이제는 나도 해방되어야겠다. 비서실장! 이제부터 내가 남기는 마지막 말을 한 자도 빠뜨리지 말고 전해다오.  역사여! 냉혹하고 잔인한 역사여! 이 말을 내가 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부탁으로 이해해다오. 사랑하는 아내의 가슴에 흉탄을 박아 피를 쏟게 했고, 그래서 외로운 생애를 살다가 어린 아들을 남겨놓고 흉탄으로 인생을 끝마쳐야 하는 불쌍한 독재자의 기구한 운명을 너무 가혹하게 다루지는 말아다오. 이제 내가 국민에게, 조국에, 조국의 산야에, 조국의 역사에 바라는 것은 망각(忘却)이다. 사랑하는 역사에 버림받고서도 자기를 미워하지는 말아달라고 애원하며 비는 불쌍한 남자로만 기억해다오.  정치꾼들아! 거간꾼들을 동원해 장터를 벌여놓고 민주주의란 허망한 단어로 착하고 어진 국민들의 땀에 젖은 돈을 후려내려는 그대들! 이것을 내 마지막 경고로 엄숙히 받아다오. 그대들끼리 물고 물어뜯기는 아수라장 노름판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 판에 순박한 사람을 끌어들여 타락시키지는 말아다오. 그 약속만 지킨다면 다른 것은 눈감아주겠다. 그러니 제발 민족의 장래와 민족의 고통을 판돈으로 걸지는 말아라.  그대들의 입에서 어떤 미사여구가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와도, 그대들의 몸가짐이 어떤 기막힌 연기를 해나가더라도 그대들 가슴속에 숨겨져 있는 고약한 심보는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오직 배고픔 때문에 외국인들 앞에서 수치심도 잊어버리고 옷을 훨훨 벗어던졌던 민족의 어린 딸들을 기억해보았느냐? 멀쑥한 양키들 앞에서 과자부스러기를 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했던 민족의 아들들을 한 번이라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았느냐? 역사는 변덕스러운 것, 역사가 또다시 미쳐버려 그대들을 벌하지 않는다면, 서글픈 부모가 짓는 한숨이 대지를 뒤집는 회오리바람이 되어 그대들 정치꾼들의 더러운 육체를 세상 밖으로 내던져버릴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여! 이것을 내 작별의 말로 받아들여다오. 나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사람들 그 누구이든 간에,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외로운 통치자의 서글픈 임종을 기억해다오.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면 당신들이 주는 그 어떤 원망과 저주도 저승에서나마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먼 훗날, 그곳에서 아시아의 강국으로 성장한 한반도를 내려다보며 맛볼 수 있는 기쁨이 있다면 그 기쁨을 너희들 모두에게 돌려주겠다.  내 딸들아! 착하게만 자란 너희들! 이 험한 세상에 너희들을 내팽개치고 떠나야 하는 이 아비의 비통한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 이 몹쓸 아비를 마음껏 꾸짖어다오. 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 이 통증이 영원히 지속되는 벌을 받고 싶구나. 내 생명과 세상의 그 어떤 명예와도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너희들, 세상의 어느 자식들보다 아버지를 사랑한 너희들, 그런 자식들을 천애의 고아로 만든 이 아비가 너희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밖에 없다.  그러나 이 못난 아비를 잊어버리고 열심히 꿋꿋하게 살아다오. 그래서 내세(來世)가 있다면―분명히 있어야 한다―나는 거기서 밀짚모자에 소매와 바짓가랑이를 걷어붙이고 논을 일구고 밭을 갈며 낮을 보내다가, 해가 지면 쇠죽을 쑤고, 밤이면 물레를 돌리는 어머니 옆에서 새끼를 꼬며 너희들이 올 때를 기다리겠다. 그리고 그때부터 세상의 어느 아버지보다 훌륭한 아버지가 되겠다고 너희들에게 약속하마.  아들아! 너의 존재는, 비록 내 옆에 있지는 않았지만, 내겐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었고 원동력이었다. 너는 항상 내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앉아 의연한 음성으로 나를 움직여왔다. 네가 살아가야 할 조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나는 내 생명을 한줌의 흙으로 바꾸는 데 서슴지 않았고, 너에게 명예를 유산으로 남길 수 있다면 그 어떤 혹독한 고통도, 천하가 공노할 그 어떤 잔인함도, 그 어떤 비굴함과 간교함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었다.  아! 내 조그마한 심장이 수백 수천 갈래로 갈라터져 온몸의 피가 목구멍으로 치받아 올라온다.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로 너에게 미안하다고, 이 못난 아비를 용서해달라고, 메마른 대지 위에 쓸 수만 있다면!  가여운 아들아! 그러나 역사가 아무리 변덕스럽고 가혹하다 하더라도 이 사실만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조국의 헐벗은 산을 푸르게 만들었고, 조국의 농촌에서 초가지붕을 몰아냈으며, 조국의 농민들에게서 보릿고개라는 단어를 영원히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언젠가 때가 되면,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나의 야망이, 나의 집념이, 나의 냉정함이 풍요로움의 원천이 되었다고 이해하는 사람이 등장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 아들아, 아버지·어머니를 흉탄에 빼앗기고 고아가 되어버린 너의 고통도 한 가닥 흐뭇한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불쌍한 아들아! 이 말을 내가 너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로 받아들여다오. 너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비가 용서를 빈다는 말을.  김 장군! 과묵(寡默)을 방패로 삼고 살아온 내가 너무 혓바닥을 많이 놀린 것 같구나. 혓바닥은 항상 화를 자초하게 마련! 이젠 나를 영수에게로 보내다오. 그래도 시간이 있다면 세월을 거꾸로 돌려 '모래실'에서 보낸 내 어린 시절로 보내다오. 마지막으로 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을 보고 싶구나. 모래실의 초가지붕에서 흘러나오는, 5천 년 동안 계속되는 가난의 한숨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  '모래실'의 봄은 항상 마을 뒤쪽 재실(齋室) 옆 묘지 잔디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따사로운 햇볕에 얼었던 땅이 녹으며 폭신해진 잔디밭 위에서 동네 아이들 틈에 끼여 활을 쏘며 병정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둠이 다가와 비지땀을 흘릴 때쯤이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돌아온 소년에게 어머니가 차려주는 나물죽 한 사발은 언제나 꿀맛이었다.  '모래실'의 여름은 모래실의 소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느티나무 밑에 멍석을 깔아놓고 장기를 두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냇가에서 미역을 감느라 텀벙대는 벌거숭이 소년들에게 여름은 어른들의 엄한 감시의 시선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했다.  '모래실'의 가을은 모래실의 소년들에게 때때옷과 먹을 것을 선물해주었다. 벼이삭으로 뒤덮인 들판 사이를 하나, 둘, 하고 일렬로 걸어다니다가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미소를 대하면 소년은 투정을 부리고 싶어졌다.  '모래실'의 겨울은 얼어붙은 논 위로 쌩하고 썰매를 지치고 싶을 때면 영락없이 찾아와주었다. 그것은 모래실의 소년에게 쇠고깃국과 흰쌀밥을 의미했다. 어느 설날, 쇠고깃국과 흰쌀밥으로 포식한 후 때때옷을 입고 골목에서 제기를 차고 있는 소년이 보인다.  아! 모래실의 가난이 그립구나. 그곳에서의 가난은 나를 이토록 외롭게 내버려두지는 않았다.  그 순간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탄 차는 국군서울지구병원 정문에 도착한다.  "정지!"  경비병이 소리치며 막아선다. 비서실장이 차창을 내린다.  "나,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빨리 통과시켜라."  비서실장의 고함에 경비병이 경례를 한다.  "충성! ……통과!"  비서실장이 손목시계를 본다. 정확히 7시 55분을 가리키고 있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숨을 거둔 순간이었다.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이 대통령의 가슴을 꿰뚫은 지 14분 만이었다.   <끝> ◆ 홍상화 작가는 1940년 대구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거쳐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겸임교수를 역임했다. 1989년 장편소설 '피와불'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해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으로 장편소설 '정보원' '거품시대'(전 5권) '사람의 멍에' '범섬 앞바다' '디스토피아' '30-50 클럽', 소설집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 등이 있다. '거품시대'는 조선일보에, '불감시대'는 한국경제신문에 연재됐다.

2023-10-10 09:52:58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CGV, 씨네클래식 기획전 진행…스크린 통해 펼쳐지는 재즈의 향연

CGV가 다양한 재즈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씨네클래식 기획전을 진행한다. CGV는 씨네클래식 기획전에서 '사라 인 쿠바'와 'BBC 프롬스:NYO 재즈 위드 디 디 브릿지워터' 두 편을 2주 동안 상연한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사라 인 쿠바'는 베를린 필하모닉 호른 연주자 사라 윌리스의 '모차르트 맘보' 프로젝트를 담았다. 모차르트의 곡을 재즈가 들어간 라틴 음악 '맘보'로 새롭게 연주하는 프로젝트로 젊은 쿠바 연주자 6명과 함께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쿠바 길거리에서 다 함께 춤추고 연주하는 모습과 모차르트와 쿠바 음악이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전달될 예정이다. 10월 11일부터 수요일과 금요일에 만나볼 수 있다. 'BBC 프롬스:NYO 재즈 위드 디 디 브릿지워터'는 그래미상을 3회 수상한 재즈계의 거장 '디 디 프릿지워터'가 로열 앨버트홀에서 내셔널 유스 재즈 오케스트라(NYO Jazz), 션 존스와 함께한 공연 실황이다. 청소년 재즈 아티스트들이 모인 NYO Jazz와 이들의 음악감독이자 트럼펫 연주자인 션 존스가 힙합, R&B, 팝 음악에 영향을 준 재즈 음악을 연주한다. 오는 12일부터 목요일과 토요일에 상영한다. CGV용산아이파크몰 외 9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획전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CGV홈페이지 및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CGV 이정국 ICEOCN사업팀장은 "다양한 재즈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씨네클래식 기획전으로 두 편의 작품을 준비했다"며 "CGV가 준비한 두 편의 작품으로 재즈의 세계로 빠져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10-10 09:33:11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르포] "영화관에 운세·관상 보러 가요" 롯데시네마, '랜덤 데스티니 2023' 오픈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운명의 집을 짓게 돼요. 첫 번째 행성에서 당신이 태어난 순간 결정된 흐름을 확인해 보세요...마지막 행서에서는 별들의 기억을 따라 당신의 전생을 확인해 보세요." 바야흐로 영화관에서 AI가 사주, 관상, 손금, 타로점 등 운명을 읽어주는 시대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롯데시네마가 월드타워 7층 상영관을 활용한 체험 전시 공간 '랜덤 스퀘어'의 두번째 테마 '랜덤 데스티니 2023'을 공개했다. 메트로경제는 '랜덤 데스티니 2023'의 10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미리 방문해 체험했다. 랜덤스퀘어는 지난 6월 롯데시네마가 뉴미디어 아트 레이블인 '디스크리트 레이블'과 협업해 기획한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기존 상영관 객석을 그대로 활용하되 미로식 전시 동선을 통해 상영관을 누비며 전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랜덤 다이버시티: 더 무비' 전시는 예매율 98% 이상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며, 롯데시네마는 첫 번째 전시가 종료됨에 따라 10일부터 운명 테스트 체험형 전시를 이어가는 것이다. 전시는 운명의 행성지로 떠날 수 있는 여정표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라 '랜덤 다이버시티' 앱을 다운받아 실행한 뒤 QR코드를 스캔하면 입장할 수 있다. 입장 후 이름, 생일을 입력하면 첫 번째 행성인 '탄생의 행성(BIIRTH DESTINY)'에서 사주 운세를 확인할 수 있다. 프린터를 통해 개인이 입력한 태어난 년, 월, 일, 시에 해당하는 운세가 출력되어 나온다. 현재 상태와 운의 흐름, 주의사항, 재물운, 건강, 조언 등 상세한 내용을 받아볼 수 있다. 두 번째 행성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름점을 확인하는 '사랑의 행성(LOVE DESTINY)'이다. 어릴 적 해봤을 법한 이름으로 보는 궁합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행성인 '시간의 행성(TIME DESTINY)'에서는 타로카드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 수 있다. 이어지는 네 번째 '성격의 행성(PERSONALITY DESTINY)'과 다섯 번째 '우정의 행성(RELATIONSHIP DESTINY)'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카메라를 응시하면 모니터에 확대된 눈, 코, 입이 등장하고 AI가 즉시 관상을 분석해 그에 따른 결과표를 보여준다. 뒤이어 손을 스캔하면 손 모양과 손금에 따른 인간관계에 대해 해석해준다. 끝으로 마지막 행성인 '지혜의 행성(WISDOM DESTINY)'은 별자리에 따른 전생을 알려주는 코너다. 재미로 보면 좋을 듯 하다. 관람객은 행성별 체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운명 이모션 플래닛 가이드를 발급받게 되며, 선택에 따라 데스티니 캘린더를 수령하게 된다. 이어지는 체험으로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이모션 플래닛을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마주하고 운명 테스트를 통해 발견한 자신의 별에 스스로 싹을 틔워 운명의 가능성을 심어줄 이모션 시드를 수령하며 체험형 전시는 마무리된다. 이모션 시드는 흙과 실제 식물로 키울 수 있는 씨앗이다. 전시장 내외부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이동할 때에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 외부에 설치된 대형 포토월 캘린더에는 관람자 개개인의 운명의 날을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다. '랜덤 데스티니 2023'은 10일부터 12월 3일까지 운영된다. 체험 요금은 1만8000원이며 예매 및 보다 자세한 사항은 네이버 예약 '랜덤 데스티니 2023'에서 확인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이번 '랜덤 데스티니 2023'은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이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잠재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타로마스터를 비롯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AI결과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10-09 10:18:54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메가박스, 10월 돌비 시네마 상영작 눈길…압도적 몰입감 선사

'크리에이터'부터 '엑소시스트: 믿는 자' 등 다채로운 라인업 메가박스가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을 영화 네 편 '크리에이터(The Creator)', '블루 자이언트(Blue Giant)', '엑소시스트: 믿는 자(The Exorcist: Believer)',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The Boy and the Heron)'를 상영한다. 근미래를 그린 AI 블록버스터부터 독특한 서스펜스의 오컬트물, 상상력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이번 상영작은 돌비의 프리미엄 HDR 영상 기술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공간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적용된 돌비 시네마에서 최상의 화질과 몰입감 넘치는 사운드로 만나볼 수 있다. 3일 개봉한 '크리에이터'는 고도화된 AI의 핵 공격이 시작된 이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AI 로봇 '알피'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AI 블록버스터다.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심도 깊은 주제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작업한 OST가 돌비 애트모스를 통해 완성도 높은 사운드로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18일에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는 색소폰 연주자 '다이',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초보 드러머 '슌지', 세 사람이 결성한 밴드 재스(JASS)의 격렬하고 치열한 무대를 담은 '블루 자이언트'가 관객들을 찾는다. 시리즈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을 연출한 타치카와 유즈루 감독의 섬세한 표현력에 더불어, 5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상 수상에 빛나는 히로미가 음악 감독을 맡아 일본 현지 개봉 당시 "역대 최고의 음악 애니메이션"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돌비 애트모스의 획기적인 공간 음향은 최정상급 뮤지션 30여 명이 참여한 라이브 연주와 색소폰, 피아노, 드럼 등 작품의 사운드트랙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을 극장 공간 내에 정확히 배치하며 관객들에게 풍성한 사운드 경험을 선사한다. 같은 날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가 선사하는 차원이 다른 공포의 프로젝트 '엑소시스트: 믿는 자'도 개봉한다. 두 아이의 몸을 동시에 차지한 악마라는 신선한 소재에 '한 명을 살리면 한 명이 죽는다'라는 충격적인 설정을 더하며 전 세계 공포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엑소시스트 시리즈만의 소름 끼치고 섬뜩한 분위기 속 두 아이가 악마로 변해가는 과정이 돌비 비전의 생동감 넘치는 화질과 돌비 애트모스의 강렬한 사운드로 구현되며 극강의 공포감을 자아낸다. 25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10년 만에 내놓은 연출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10년 만에 관객들을 찾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가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시공초월 판타지 어드벤처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특유의 색감에서 탄생한 동화 같은 비주얼과 히사이시 조의 웅장하고 서정적인 OST를 한층 더 몰입감 있게 즐기고 싶은 팬이라면 선명한 컬러의 돌비 비전과 스토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자랑하는 돌비 시네마에서의 관람을 추천한다. 한편,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29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돌비 시네마는 수십억 단위의 컬러 팔레트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구현하는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모든 방향에서 관객을 감싸는 듯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술을 결합해 모든 장르에 걸쳐 차원이 다른 시네마 경험을 선사한다. 2020년 7월 메가박스 코엑스점에 국내 1호점을 공식 개관했으며 안성스타필드점, 남양주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점,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 대구신세계점, 수원AK플라자점 등 총 6개의 돌비 시네마를 국내에 운영하고 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10-08 16:03:57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특집연재-선진 한국의 아버지 '그가 남긴 유언' ③

그자의 품에 안겨 거짓 신음으로, 간드러진 목소리로, 달콤한 속삭임으로 그자 몸속의 정자(精子)를 야금야금 은밀한 곳으로 받아 챙김으로써 서서히 그자를 무력하게 할 것이다. 그런 다음 그녀의 깊숙한 곳에서 곪은 정자를 그녀의 냄새 나는 그곳에 혀를 대는 자들의 입속에다 골고루 뿌려줄 것이다.  뭐라고? '유신(維新)'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서실장, 김 장군!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한가? '유신'을 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이나 해보았느냐?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의 패전을 똑똑히 목격한 자들, 특히 약삭빠른 지식인들과 기회주의 장사꾼들의 속마음을 나는 똑똑히 보았다. 이제 한반도가 적화(赤化)의 다음 차례이니 김일성에게 일찌감치 점수를 따놓자는 지식인들과 여차하면 한몫 쥐고 외국으로 튀어버리겠다는 장사꾼들!  너는 모른다. 사이비 지식인들의 간사함을! 그들이 내세우는 민주주의는 겉치레일 뿐, 그들이 진정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김일성 치하에서라도 상아탑의 특혜만 누리면 된다는 심보이다. 아! 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들의 음흉스런 갈퀴에 또다시 순진한 젊은이들의 코가 꿰여 이리저리 잘못 끌려 다닐 세상을 상상해보니 …… 가슴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뭐라고? 그래도 '유신'을 좀 더 일찍 끝냈어야 했다고? 끝내야 한다는 말은 맞다. 나 역시 계속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아직은 끝낼 때가 아니었다. 김 장군, 비서실장! 지난 7년의 '유신' 기간 동안 우리가 이루어놓은 것들을 되돌아보아라. 자주국방 의지는 확고히 세웠다고? 그래, 김 장군 말이 맞다. 우리의 국방을 외세에 맡기려는 나쁜 버릇은 없앴으니까. 그리고 그뿐만은 아니다. 경제 분야의 성과를 말하자면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뭐라고?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아니, 장군을 지낸 사람이 어찌 그리 구닥다리 소리만 하느냐? 내가 국민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말이 있다. "추상적인 언어는 정치꾼들의 음모"라는 말이다. 오직 숫자만이 진실일 뿐이다.  지난 7년의 '유신' 기간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아느냐? 뭐? 그런 사소한 숫자는 알 필요가 없다고? 아니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야.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다. 내가 알려줄 테니 국민에게 꼭 전해다오. 1인당 국민소득이 320달러에서 1,700달러로 증가했다. 드디어 한반도의 동체가 위대한 비행을 위해 이륙한 것이다. '선진국'이라는 신천지를 향해…… 그리고 그 신천지에서 드디어 '선진 한국'이 탄생되는 것이다. 바로, 바르고 밝은 사람들의 고향, '선진 한국'이 탄생되는 것이다.  비서실장! 김 장군! 무슨 짓이냐? 청와대 정문을 그냥 지나치다니! 어디로 가려느냐? 비서실장! 제발 부탁이다.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는 데려가지 말아다오. 그 육체는 이제 땅속 깊숙이 묻혀야 한다. 어떤 영혼도 그 육체 속에 머무르면 안 된다.  그 순간, 중앙정보부장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행동을 취한다. 궁정동 안가의 한곳에서 기다리게 했던 육군참모총장에게 사실을 숨긴 채 '대통령에게 유고가 발생했다'며 계엄령 선포를 권한다. 육군참모총장의 건의에 따라 두 사람은 육군본부의 지하 벙커로 가게 된다. 대통령의 영혼은 독백을 계속한다.  남산이 보이는구나. 남산 기슭을 돌아 육군본부 영내로 들어가는 차가 보이는구나. 뒷좌석에 앉아 있는 중앙정보부장과 육군참모총장이 보인다.  정 총장! 옆에 있는 자의 어리석음을 잘 보아두어라. 늙은이의 어리석음은 늙은이의 성욕이 주책없듯이 자기 분수를 망각하게 하고, 아첨에 귀를 기울이게 하며, 강한 자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하는 마력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자는 지금 치즈 냄새를 풍기는 '이아고'의 비열한 거짓말에 넋이 빠져 조국의 자존심과, 민족중흥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줄 '핵(核)'이라 이름 지어질 뱃속의 생명을 목 졸라 죽인 줄도 모르고 있다.  정 총장! 약삭빠른 미국의 변덕에 놀아날 우리의 후손들을 상상해보았느냐? 악랄한 일본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우리의 후손들 모습을 그려보았느냐? 지금부터 1년 반 후면 세상에 얼굴을 내밀 '핵'이라는 옥동자, 그 아이는 한국의 모세가 될 수 있었다. 박해받는 유대인을 이끌어 이집트에서 탈출시켰듯이 우리의 치욕스러운 역사로부터 우리를 탈출시켜줄 아이였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뚜쟁이짓을 해왔던 우리 역사로부터의 탈출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 모든 것이 허사가 되었구나. '이아고'로 변신한 교만한 미국인이나 야비한 일본인들이 내뱉는 달콤한 말에 넘어간 중앙정보부장의 어리석음 때문에…….  정 총장! 그렇다고 그들을 탓하지는 말아다오. 소련을 견제하려면 인류 역사에서 유일하게 원폭피해를 입은 일본을 우방으로 꼭 둬야 하는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면 된다. 멀리 있는 강한 친구는 가까이 있는 강한 자를 견제하기 위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강한 자는 또 다른 가까운 강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두 강대국, 일본과 중국, 두 거대한 기관차가 앞뒤에서 우리를 당겨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정 총장! 이 말을 내가 후세의 지도자에게 남기는 충언으로 전해다오.  아! 안개가 나에게 몰려오고 있구나. 내 뺨에 닿는 산뜻한 안개의 촉감. 내 손으로 안개를 걷으리라. 검은 도포를 입은 노인이 돌층계를 내려와 내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노인이 짓는 인자한 미소, 전쟁터에서 성한 몸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맞이하는 노모가 짓는 미소보다 더 따스하고 살가운 미소. 저 미소가 품고 있는 관대한 수용의 힘이 내가 세상에서 저지른 어떤 죄업도 용서한다고 말하고 있구나.  드디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다. 이제야 손에 만져지는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길 자신이 생긴다. 노인이 손을 내미는구나. 저 손을 잡아야지. 어! 저 여자가 왜 저럴까? 뒤에서 모습을 감추고 서 있던 소복을 한 여인이 갑자기 노인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나에게 내밀었던 노인의 손을 잡고 간절하게 애원을 하고…… 왜 그럴까? 아, 여자가 고개를 돌리는구나. 아아! 영수다!  "영수! 영수!"  영수가 나에게 가라고 손짓하는구나. 영수!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겠소. 자식들이 어리다고? 어려도 별수 없소. 난 돌아가지 않으리다. 나를 버리지 마시오. 영수, 당신한테만은 버림받을 수가 없소. 죽음도 구할 수 없는 고행 속에서 나를 구원해준 것은 악마와 천사의 만남, 바로 우리의 만남이었소. 영수, 당신과의 첫 번째 만남은 눈과 눈의 마주침이 아니었소. 당신은 나의 뒷모습만을 보고 나를 택했소. 등을 구부려서 구두끈을 매고 있는 나의 뒷모습을 보고 당신은 '남성답고 듬직하다'고 말했소.  영수! 당신의 순진함은, 당신의 고운 마음씨는 따스한 햇볕이 되어 망망한 대해의 몸부림치는 격랑을 잠재웠소. 파산 직전에 있는 노후한 한 척의 배를 구해낸 것이오. 당신의 아량은, 당신의 인내심은, 당신의 아름다움은 한 송이의 가련한 목련이 되어 발광하는 악마를 시인으로 변모시켰소. 그래서 나는 희망의 시를 썼소.  나의 모든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착하고 어질고 위대한 그대의 여성다운 인격에  흡수되고 동화되고 정착되어  한 개 사나이의 개성으로 세련되고 완성하리  이 시는 한 사람의 필부(匹夫)로서 남은 인생을 살며 인자한 아버지, 애정 어린 남편이 되겠다는 엄숙한 맹세였소.  아! 그러나 그 맹세는 애초부터 지킬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소. 내 가슴속을 꽉 채운 꿈 때문이었소. 일본 육사 생도 시절에 시작된 그 야망은 우리 조국에 필요한 중화학공업을 일으켜 배고픔으로부터 영원히 탈출하자는 것이었소. 생도 시절에 견학한 중화학 공업단지에서 일본 국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오. 그것은 용광로에서 타오르는 불꽃과 한없이 이어진 철 파이프의 미로였소.  정치 난봉꾼인 지주의 아들이나 파락호들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소. 그들은 조국의 가난을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농민 위에 군림하며, 배고픔을 경험하지 못했소. 그러나 농민의 아들인 우리 군인은 가난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또 보아왔소. 거기다가 우리는 현대교육을 받은 유일한 집단이었소. 조국근대화를 이끌 의무가 주어진 거요. 그리고 그 무리의 맨 앞자리에 불행하게도 내가 서게 된 것이오.  아! 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소. 천년이 넘도록 같이 잠자리를 한 패배주의자인 독사가 좀처럼 국민의 옆을 떠나려 하지 않았소. 밤이면 밤마다 그 독사는 국민의 이부자리로 파고들어와 그들 옆에 넌지시 드러누워 동침하기를 원했소. 그러곤 혀를 날름거리며 지껄이기 시작했소.  "너는 할 수 없어, 너는 패배자야, 너는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어! 그게 네 운명이야!"  그때 나는 과거란 어떠한 현재도 지울 수 없는 끈질긴 상처라는 걸 알았소. 과거를 감출 수 있는 길은, 과거와 전혀 다른 미래를 창조하는 길뿐이라는, 바로 그 진실을 깨달았던 거요.  그래서 나는 그러한 미래를 창조하기로 결심했소. 보릿고개를 모르는 농민들의 미래, 초가지붕이 없는 농촌의 미래, 거지와 빈민이 사라진 도시의 미래, 아시아의 군사 강국으로 발돋움한 조국의 미래, 푸른 들판으로 변한 조국 산야의 미래, 선박과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조국 산업의 미래, 천시받는 국민이 아니고 존경받는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국 국민의 미래…… 나는 이 모든 것을 조국근대화, 민족중흥, 자립경제, 자주국방이라 부르고, 과거라는 독사와 맞대결하기로 한 것이오.  나는 당신과 숨어 있던 둥지에서 움츠렸던 몸을 일으켜 칼을 빼고 혁명가를 부르며 독사에게 맞대결을 선포했고, 마침내 독사는 겁에 질려 땅속으로 기어들어갔소.  영수! 나는 독사에게 이겼소. 적어도 이기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소. 아! 그러나 그것은 성급한 자만이었소. 독사는 땅속에서 꿈틀거리다 다시 기어나왔소.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대중의 가슴속에 들어가 다시 둥지를 틀고 배신감을 잉태시키고 있었소. 사랑했던 순박한 처녀가 실제로 창녀라는 사실을 '선거'라는 진흙탕 속에서 알아냈소. 한 남자가 느끼는 배신감을 당신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오. 설득할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환영,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수(數)의 힘을 가진 대중은 결국 고마움을 모르는 건망증이 심한 창녀와 같았소.  빈곤이라는 음탕한 생활로부터 구원받은 창녀는 그들의 구원자를 무시하고, 이제는 몹쓸 뚜쟁이들의 부추김에 속아 자유라는 더 깊은 오르가슴에 달하고 싶다며, 허망한 '자유'를 부르짖는, 힘센 젊은 남자에게 은밀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소. ◆ 홍상화 작가는 1940년 대구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거쳐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겸임교수를 역임했다. 1989년 장편소설 '피와불'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품을 영화로 각색해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했다.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으로 장편소설 '정보원' '거품시대'(전 5권) '사람의 멍에' '범섬 앞바다' '디스토피아' '30-50 클럽', 소설집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 등이 있다. '거품시대'는 조선일보에, '불감시대'는 한국경제신문에 연재됐다.

2023-10-06 15:29:08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CGV, '바람 따라 만나리 : 김호중의 계절' 상영

CGV는 가수 김호중의 세 번째 음악 영화 '바람 따라 만나리 : 김호중의 계절'을 2D와 스크린X로 오는 18일 단독 개봉한다고 6일 밝혔다. 작품은 김호중의 첫 전국 투어 콘서트 '2022 KIM HO JOONG CONCERT TOUR ARISTRA(이하 아리스트라)' 공연 무대와 군산여행 여정을 담았다. 특히 스크린X로도 개봉해 전국 6개 도시에서 10만여 명의 팬들과 함께한 김호중의 첫 전국 투어 콘서트 아리스트라 공연 실황을 보다 웅장하게 감상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공연 당시 웅장한 스케일과 공연장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중이 휴식을 위해 직접 계획해서 떠난 군산 여행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푸른 들판과 탁 트인 해변, 고요한 숲속에서 사색을 즐기는 김호중을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바람 따라 만나리 : 김호중의 계절'은 6일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예매 오픈한다. CGV용산아이파크몰, 센텀시티, 대전탄방 등 전국 70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관람 고객에게 A3 포스터를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CGV 홈페이지 및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CGV 이정국 ICECON사업팀장은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 '인생은 뷰티풀: 비타돌체'에 이어 김호중의 세 번째 음악 영화를 개봉한다"며 "스크린X로도 개봉하니 좌, 우, 정면으로 펼쳐지는 김호중의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10-06 14:19:25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AI+휴먼' 슈퍼카인드, 'Profiles of the Future (Λ) : 70%' 앨범 발매

A-idol 그룹 슈퍼카인드(세진, 승, 대이먼, 유진, 건, 시오, JDV)가 첫 번째 미니앨범 'Profiles of the Future (Λ) : 70% (프로파일스 오브 더 퓨처 (Λ) : 70%)'을 발매한다. 지난해 6월 정식 데뷔한 슈퍼카인드는 휴먼 멤버 PRID(프리드, 대이먼·유진·건·시오·JDV)와 AI 멤버 NUKE(누크, 세진·승)가 함께 활동하는 최초의 K-POP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곡 'WATCH OUT (와치 아웃)'과 올해 3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MOODY (무디)'를 통해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인터랙티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롤링스톤 인디아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신인 그룹 TOP10' 가운데 2위를 기록했으며, 음악 방송에서도 휴먼과 AI가 함께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신보 'Profiles of the Future (Λ) : 70%'은 슈퍼카인드 일곱 멤버 전원이 참여한 첫 번째 앨범이라 더욱 특별하다. 슈퍼카인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예고됐다. 타이틀곡 'Beam me up (2Dx3D) (빔 미 업)'은 슈퍼카인드의 슬로건인 '2Dx3D, Dimensions Assemble (디멘션스 어셈블)'을 사운드적으로 구현한 곡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A-idol의 새 역사를 써내려갈 슈퍼카인드의 행보가 기대된다. 슈퍼카인드는 순차적으로 다양한 티징 콘텐츠 공개와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슈퍼카인드의 첫 번째 미니앨범 'Profiles of the Future (Λ) : 70%'은 오는 18일 낮 12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2023-10-06 11:32:37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그룹 엑소 출신' 레이, 가수·배우·제작자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 광폭 행보!

가수 겸 배우 레이(장이씽)가 제작자로 나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레이는 연예 기획사 크로모솜을 설립해 첫 번째 소속 아티스트 레비(LE'V, 본명 왕즈하오)의 데뷔 미니앨범 'LE'V 1st EP A.I.BAE(에이.아이.베)'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고주일척'의 주연으로 활동하고 지난 8월 중국 심천과 베이징에서 진행한 '2023 대항해·무원불계(大航海·无?弗?)' 투어 콘서트도 매진을 기록하는 등 다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레이가 프로듀싱한 레비의 데뷔 앨범 'A.I.BAE'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A.I.BAE'와 수록곡 'Exchange ID' 2개의 노래를 한국어와 중국어 버전으로 나눠 총 4개의 곡이 담겼다. A.I가 사랑을 경험하고 새로운 차원에 눈뜬다는 서사를 그린 'A.I.BAE'와 신비로운 가상 세계를 묘사하며, 세상이 바뀌어도 변치 않을 사랑을 표현한 'Exchange ID'까지 레비의 솔로 데뷔를 알렸다. 기획사 크로모솜은 레비의 'A.I.BAE'는 발매 당일 중국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와 한터차트 실시간 앨범차트와 뮤직차트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초동 판매량(한터차트 기준, 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 5만 6천 여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레이 주연의 영화 '고주일척'은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켰다.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덩타(燈塔)에 따르면 누적 티켓판매수익 37억 위안을 돌파, 누적 관객수 8900만명까지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레이는 중국 영화 중 국산 범죄 영화 및 드라마 영화의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 기록 경신을 이끌었다. 레이는 가수로서도 높은 인지도를 입증했다. '2023 대항해·무원불계(大航海·无?弗?)'는 예매 기간 중국 주요 티켓 판매 플랫폼에서 동시 접속 인원 백만 명의 수치를 나타냈다. 당시 '장이씽(레이 본명) 티켓 예매'가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위보에서 핫 서치 순위 1위에도 올랐다. 레이는 이번 콘서트 프로듀싱에 참여해 'JOKER', 'NAMANANA', '3Wishes', 'Flying Apsaras', 'Lit', 'Veil', 'Right Back', 'SHEEP', 'Honey'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로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특수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스크린, 공중 부상 4면 무대 등 특별한 장치들은 시각적인 재미를 높였다. 향후 레이는 상하이, 난징, 청청 등에서 차례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레이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개인적인 활동 이외에 연예 기획사 크로모솜의 제작자로서도 나서고 싶다"며 "레비가 저희 회사 아티스트로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를 계기로 춤과 노래 등 퍼포먼스에 강한 레비의 모습을 보여준 거 같아서 기쁘다. 향후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재능을 뽐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3-10-06 11:32:35 최규춘 기자
기사사진
대종상영화제, 국민심사위원단 모집··· 본상 7개 부문과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 직접 참여

제59회 대종상영화제 위원회가 공정한 심사를 위해 국민심사위원단을 공개 모집한다. 국민심사위원단은 위원회의 직간접 관여를 일체 배제하는 독립적 심사 방식을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남·여 주연, 조연, 신인 및 작품상 총 7개 부문과 올해 신설된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 부문 심사에 참여할 예정이고, 위원회는 이를 통해 대중성과 공정성의 균형을 꾀한다. 이중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은 독립 영화와 저예산 영화 발전을 위해 신설된 상으로, 기존의 스타들 뿐만이 아닌 영화계 숨은 공로자들과 함께하려는 대종상영화제의 의지를 반영했다. 국민심사위원단은 해당 부문의 우수 작품과 배우, 스텝 등 숨은 공로자를 직접 추천할 수 있다. 이번 공개 모집에서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관심에 호응하고자 성별, 나이, 학력, 직업 등의 차별없는 100명의 국민심사위원을 선발할 계획이며, 대종상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022년 10월 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의 개봉작(2023년 추석 개봉작 포함)과 OTT시리즈물 중 하나를 골라 간단한 감상문을 연락처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25일 대종상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고, 국민심사위원에게는 공식 위촉장 수여 및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티켓이 제공된다.

2023-10-06 11:20:30 최규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