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분할 앞둔 효성...'뉴 효성' 경영 체제 주목
효성그룹이 인적분할을 통한 두 개 지주회사 체제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업계는 인적분할로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형제경영'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받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은 14일 회사 분할 계획을 승인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설 지주회사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번 분할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인적 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7월부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효성'과 'HS효성' 두 개의 지주사를 통해 독립 경영에 나선다. 조 부회장이 이끌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 6개사를 두게 된다. 기존 지주사 ㈜효성은 조 회장이 그대로 맡는다. 산하에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 FMK, 효성TNS 등 주력 사업이 남는다. 특히 업계는 조 회장이 효성화학을 가져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높은 부채비율과 지속적인 실적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354%였지만 2022년 2632%, 2023년 4935%로 급증하며, 5000%에 육박한 상태다. 당초 이번 개편에서 조 부회장이 효성화학을 가져가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이 경우 효성첨단소재에서 자금 지원을 하는 등 경영상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HIS의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활용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분할 기일 전후로 조 부회장이 HS효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효성 지분 5.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국민 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효성 경영진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도입 이후 효성 측 결정에 반대표를 지속 행사한 바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높은 확률로 효성그룹이 계열 분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주들은 분리가 될 경우 대기업 순위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지만 회사 내에서는 이 점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