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2곳중 1곳, 올해 자금사정 나빠졌다
중기중앙회, 510개 중소기업 대상 금융애로 조사 46.3% '자금사정 악화'…'판매부진' 영향 1순위 불확실성 여전, 내년 자금 수요도 '올 수준 유지' 기업들 "정책자금 지원 늘리고, 장기대출 확대" *자료 :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자금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이 좋아졌다'는 곳은 채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절반은 지난해와 상황이 비슷했다.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은 '판매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판매부진을 이유로 꼽은 비율(복수응답)이 30% 이상 늘었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들이 판매 부진 등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자금수요 전망에 대해선 10곳 중 6곳이 '올해 수준 유지'라고 밝혔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돈 쓸 곳은 많지만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이어지는 만큼 보수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전국 5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조사'를 실시해 22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6.3%가 올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조사에 비해 14.1%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호전(매우 호전+다소 호전)'됐다는 3.5%에 그쳤다. 나머지 50.2%는 지난해와 상황이 '비슷'했다.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는 87.3%(복수응답)가 '판매부진'을 꼽았다. 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29.2%), '인건비 상승'(19.9%), '판매대금 회수 지연'(12.7%) 등보다 월등히 높은 모습이다. 작년의 경우 '판매부진'을 선택한 비율은 54.7%였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로 등이 막히며 1년새 32.6%p나 높아진 것이다. 올해 대비 내년 자금수요 전망에 대해선 절반이 넘는 61.2%가 '올해 수준 유지'라고 답했다. '감소'도 26.5%였다. 하지만 '증가'는 12.4%에 그쳐 기업들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내년에 자금의 주요 사용처로는 '구매대금지급'이 48.8%로 가장 많았으며, '인건비 지급'도 27.3%였다. 올해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응답기업의 80% 가량이 '있다'고 답했다. 대출시엔 '부동산 담보'를 제공했다는 비율이 40.9%, '보증서 담보'가 13.6%, '동산 담보'는 8.2%에 달해 은행 대출 관행이 여전히 담보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신용'은 30.4%였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시 애로사항으로는 '대출한도 부족'(27.0%)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 '부동산 담보부족'(24.1%), '높은 대출금리'(21.8%),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21.3%) 순이었다. 특히 '대출한도 부족'으로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보다 9.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소기업에 필요한 금융지원 과제로는 ▲정책자금 지원확대(50.6%) ▲경기불황시 중기대출 축소관행 개선(36.9%) ▲장기대출 확대(35.1%) ▲담보대출 의존관행 개선(30.4%) 순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 추문갑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매출부진으로 올해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되었고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는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인 만큼 중소기업이 유동성 위기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금융당국이 별도의 중기 신용평가 기준 마련, 대출 만기 및 이자상환유예 추가연장 등 지속적인 대책을 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