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국내 최초 보리맛 탄산음료 '일화 맥콜'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국내 최초 보리맛 탄산음료 '일화 맥콜'
하루에도 수십 개 브랜드 생기고 없어지는 치열한 국내 음료 시장에서 보리 맛 탄산음료로 30년 넘게 장수하는 브랜드가 있다. 80년대 초 혜성처럼 등장해 식음료계 한 획을 그은 토종 콜라, 바로 '맥콜'이다.
◆맥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다
맥콜의 탄생 스토리는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콜을 생산하는 식음료 건강기업 일화는 당시 충북 청원군 북일면 초정리의 지역 명물인 초정리 광천수를 이용해 음료 사업에 착수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료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심하던 중 1980년대 초 주식이 보리에서 쌀로 넘어가면서 보리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어 농가의 수익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보리를 사용한 음료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자는 취지에서 맥콜을 개발하게 됐다.
맥콜은 친숙한 보리의 구수한 맛과 짜릿한 탄산 맛이 어우러져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다. 제품 용기도 처음 출시됐던 120㎖ 드링크 병에서 340㎖, 640㎖로 다양화해 출시 2년 만인 1985년 8월 한 달 실적으로 700만병 판매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맥콜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당시 맥콜 단일 품목의 매출액은 53억원에 이르렀으며, 그다음해인 1986년에는 300% 성장한 160억원, 1987년에는 535억원에 육박했다.
여기에 1988년 열린 서울올림픽을 후원하기 위해 5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매체광고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무료 시음과 팩스 뮤지카 등의 대형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국민적 대중음료로 자리 잡으며, 1988년 매출은 857억원에 달하게 된다. 공전의 히트를 친 맥콜은 1988년도까지 전체 음료시장의 15.7% 점유하는 실적을 올리며 식음료계에 한 획을 그었다.
◆당대 최고 스타 모델로 기용
그 인기를 입증하듯 슈퍼스타 조용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맥콜의 주소비층을 40대 이후 장년남성층에서 여성과 젊은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였다.
광고는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1분짜리 풀영상으로 콘서트 현장을 광고로 담아내기 위해 88올림픽 경기장을 빌려 그의 팬클럽 회원 6000명으로 가득 채웠다. 조용필은 광고에서 "젊음의 갈증은 맥콜로 풀자"며 젊은층에게 '우리는 맥콜세대'라고 강조했다. 당시 그의 모델료는 한국 광고 사상 최초인 1억원이었으며, 전성기에도 맥콜 딱 한 가지 CF에만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최수종, 이미연, 최불암, 박원숙 등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장수 브랜드로써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하여 '전설을 맛보리'라는 맥콜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운 TV-CF를 제작했다. 걸출한 입담을 자랑하는 배우 김수미와 아이돌 가수겸 배우 박형식, NS윤지를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는 힙합 비트에 김수미의 이색적인 랩 광고가 색다른 재미를 더해 또 한번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비타민 B·C 풍부
국내 최초 보리맛 탄산음료의 시초인 맥콜의 승승장구에 자극을 받은 경쟁 업체들은 저가 미투 제품들을 내놓으며 과당경쟁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보리 탄산음료 시장 전체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됐고 보리 탄산음료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저가형 미투 제품은 모두 사라졌지만 맥콜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맥콜은 비타민 음료보다 더 비타민이 더 많이 들어간 음료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 되며 비타민 함량 비교 사진이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실제로 맥콜의 바티만 C 함유량은 200㎖ 기준 60㎎이며, 비타민 B1은 같은 용량 기준으로 0.65㎎, 비타민 B2는 0.75㎎, 비타민C만 놓고 봐도 비타민워터보다 2배, 오렌지주스보다 6배, 레몬에이드 음료보다 26배 높은 수준이다.
그 비결은 원료에 찾을 수 있다. 국내산 유기농 보리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화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11년간 전남 강진군의 유기농 겉보리 재배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다른 탄산음료에서 사용되는 인산이나 캐러멜색소, 합성착향료는 첨가되지 않아 비록 탄산음료이지만 웰빙에 가까운 성분을 자랑한다.
또한 일본에서 맥콜은 '멧코오루'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데, '세상에서 가장 맛 없는 음료'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소수의 사람들이 몹시 열중하거나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컬트적인 인기가 생겨나 맥콜 팬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의 니코니코 동화에도 맥콜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국내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방법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각양각색 재밌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화 해외영업 담당자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맥콜은 한국 제품과 전혀 다른 맛이 아니며, 특별히 광고나 홍보도 한 적이 없는데 자연스럽게 마니아층이 생겨 신기할 따름이다"며 "일본에 수출되는 일화 제품 중에 맥콜 수출량은 매출 기준으로 약 2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고 전했다.
◆레트로 열풍으로 부활의 날갯짓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맥콜은 식음료업계 불어온 레트로 열풍을 타고 재조명 받고 있다. 온라인 탑골공원이란 신조어 탄생을 시작으로 8090년대 음악, 패션, 식품 등이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 일화는 때 맞춰 맥콜 레트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며 3040 세대들의 노스탤지어 감성을 자극했다. 한정판은 맥콜의 1995년 당시 용기의 색깔과 로고, 서체를 동일하게 재사용했으며, 함께 출시한 맥콜상회 모양의 나노블럭 굿즈 역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