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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쿨(Cool) 푸드, 냉면

[연윤열의 푸드톡톡] 쿨(Cool) 푸드, 냉면 찜통 더위가 계속되고 식욕이 뚝 떨어졌을 때,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에 떠올리는 음식이 있다. 바로 '냉면'이다. 차가운 육수, 쫄깃한 면발, 시큼하고 달달한 동치미 국물에 떠있는 고명, 그 조화는 지금도 여름철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냉면은 여름음식'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냉면은 겨울 음식으로 시작되었다. 냉면의 시작은 고려시대 중기 평양의 "찬 곡수(穀水)"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선시대 문헌에도 그 기록이 등장한다. 본래는 추운 겨울 뜨거운 온돌방에서 먹는 별미였으나, 지금은 무더위에 속을 식혀주는 여름철 별미가 되었다. 당시에는 메밀 반죽을 국수틀에 눌러 뽑아 삶은 후,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었던 소박한 음식이 평양에서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냉면은 조선 후기 평양과 함흥 지역에서 시작된 겨울철 별미로, 언 동치미 육수와 메밀면을 이용해 만들었다. 겨울에 가장 시원한 물이 나오는 우물에서 동치미를 꺼내 육수로 쓰고, 겨울 메밀을 갈아 면을 뽑았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서울로 피난 내려온 실향민들이 냉면 문화를 남쪽으로 퍼뜨리면서, 냉면은 사계절 음식이 되었고, 점차 여름철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식품 가공 기술과 냉장 유통망의 발달로 사계절 어디서든 냉면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냉면은 국물, 면발, 지역, 토핑에 따라 놀라울 만큼 다양한 변주를 보여 준다. 냉면의 핵심은 면이다. 지역별 냉면은 사용되는 재료와 그 조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평양냉면은 메밀을 주재료로 하고 여기에 맑고 시원한 소고기와 동치미 육수를 사용하는데 메밀 특유의 단백질 구조는 탄성이 약하지만, 담백하고 은은한 맛이 특징으로 물냉면의 부드러운 식감과 잘 어울린다. 한편 함흥냉면은 감자전분과 고구마전분을 활용해서 매우 쫄깃하고 탄력이 좋으며,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에 가자미, 홍어회 비빔냉면 형태로 양념과 잘 어울린다. 또한 진주냉면은 밀가루와 메밀, 녹두 등을 혼합하고 소고기 육수와 다채로운 해산물 고명이 특징으로 진주 지방에서 상류층의 별미로 출발하였다. 막국수는 춘천, 강릉, 봉평을 중심으로 강원·경기 동부지역에서 삶은 메밀국수에 김치, 오이, 동치미 국물 등을 조합하였다. 밀면은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밀가루 면과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가 어우러진다. 칡냉면은 칡 전분을 활용해 서 면이 쫄깃하고 독특한 색상과 식감이 특징으로 주로 남원, 함양 등 칡의 산지에서 유래되었다. 비빔냉면과 회냉면은 각종 채소와 양념 또는 명태와 가자미 등 생선회를 매콤달콤하게 곁들인다. 최근에는 곤약 냉면, 콩 단백질 냉면, 귀리 혼합 냉면 등 건강지향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냉면 한 그릇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이 적절히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다. 특히 메밀에 함유된 기능성 성분중 루틴은 혈관의 건강을 지켜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일려져 있다. 라이신은 면역력 증진에 관여하는 필수 아미노산이고 식이섬유는 장 건강과 포만감을 제공한다. 함흥냉면의 고구마전분 면은 글루텐이 없고 탄력성은 높지만 영양적 밀도는 다소 낮다. 따라서 삶은 달걀, 오이, 배, 소고기 수육 등 고명은 단백질과 수분, 비타민을 보충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냉면은 국물류 음식이면서 나트륨 함량을 비교적 조절하기 쉽고, 열량도 평균 300~500kcal 내외로 낮아 여름철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적합하다. 전문 냉면집의 주방에서는 육수와 면의 온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냉면 육수는 소고기 사골, 동치미, 다시마, 마늘 등을 고아 차갑게 식힌 후,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냉장한다. 이때 0~4도의 온도 유지는 육수의 맛을 가장 돋보이게 만든다. 면은 반드시 주문 즉시 뽑아야 식감이 살아난다. 삶은 후 찬물과 얼음물에 재빨리 씻어 전분기를 제거하고, 고명과 함께 30초 안에 담아야 '그 집 냉면 맛'이 완성된다. 또한 고명의 배치는 단순한 미학을 넘어 조리심리학적으로 식욕을 유도하고 풍미의 균형을 맞춘다. 예를 들어 배의 단맛은 육수의 감칠맛을 증폭시키며, 식초와 겨자의 조합은 후각을 자극해 전체적인 맛을 살려준다. 식물성 기반(플랜트 베이스)으로 제조한 고명, 저탄수화물 곤약면, 발효육수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AI 기반 조리 로봇은 고객 취향에 따라 육수의 염도와 면의 탄력도까지 미세 조절한 '맞춤형 냉면' 시대도 가능할 것이다. 시원하게 얼린 육수와 함께 냉면 한그릇에 담긴 조상의 지혜와 그 깊이를 음미해 보자. /연윤열 식품기술사,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2025-08-04 13:40:1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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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여름을 대표하는 초록 열매 '매실'

따뜻한 봄 날씨에 꽃구경을 즐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감히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꽃이 결실을 맺는 여름 또한 분명 소중한 계절이다. 맘을 설레게 했던 매화가 그토록 몸에 좋은 '매실'로 바뀌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3천 년 전부터 식용 및 약용으로 쓰여 왔다. 보통 6월에 수확을 하는데 신맛이 강렬한 탓에 생으로 섭취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발효 식품으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한식에 널리 쓰이는 매실청이 있으며 그 매실청을 희석하여 마시는 매실차는 가장 대중적인 차의 일종이다. 그 외에도 장아찌를 담그기도 하며 식초나 술, 가공음료의 재료로도 활용된다. 매실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여름이 되면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음식이 변질되기 쉬운데 그 탓에 음식을 잘못 먹어 식중독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다. 매실은 장염에 의한 복통과 설사는 물론 우리가 평소에도 자주 앓는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 개선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한방에서는 덜 익은 과실의 껍질을 벗겨 연기에 그을린 매실을 오매(烏梅)라 한다. 오매는 갈증을 해소하고, 구토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름에 유의할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날이 무더워지면 사람들은 야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실내에만 있게 되는데 이럴 때는 도리어 냉방병을 걱정해야 한다. 안에서 찬바람만 쐬고 있으면 탈이 안 날 수 없다. 특히 평소에도 몸이 찬 사람이라면 복통이나 설사 등 냉방병을 앓기 쉬운데, 이럴 때에도 매실차를 마셔주면 좋다. 매실에는 몸에 좋은 플라보노이드 성분 역시 함유돼 있다. 대표적인 에피카테킨은 녹차에 풍부한 항산화 물질로 혈관 기능을 개선하여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인지 기능과 운동 기능을 향상시킨다. 그 밖에도 칼륨과 베타카로틴 등이 풍부하니, 과육을 섭취하는 것도 매실의 영양소를 듬뿍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안 익은 매실의 씨앗에는 독성이 있으니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025-08-04 05:24:59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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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다이어터들의 사랑을 받는 샐러드 채소 '루꼴라'

해가 지날수록 다이어트 열풍은 뜨거워지고 있다. 덩달아 다양한 샐러드 채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침을 가볍게 먹거나 브런치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친숙해진 '루꼴라'도 그중 하나다. 루꼴라는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인 식물로, 고대 로마와 그리스에서부터 이미 약초로 사용되었으며 식재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로켓 샐러드(Rocket salad) 혹은 아루굴라(Arugula)라고도 불리는 루꼴라는 이탈리아의 대표 음식인 피자나 파스타의 재료로 잘 알려져 있으며, 샐러드의 주재료로서 무척 유명하다. 약간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맛도 맛이지만 루꼴라에는 몸에 좋은 성분들이 가득 들어있다. 수분이 90% 정도에 칼로리는 채 30kcal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필수 미네랄과 비타민이 무척 풍부하다. 비타민 중에서는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을 꼽을 수 있다. 루꼴라만 잘 챙겨 먹어도 피로 해소, 안구 건조증 및 시력 저하 예방, 피부 탄력 강화 등 다양한 부분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의 경우 함유량이 오렌지와 거의 비슷하며, 베타카로틴을 대표하는 채소인 당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루에 루꼴라를 100g만 섭취해도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의 일일 권장량의 50%를 채울 수 있다. 티아민, 리보플라빈과 같은 비타민 B군 역시 채소류 중에서는 풍부한 편에 속한다. 필수 미네랄 중에서는 마그네슘, 칼륨, 몰리브덴이 함량이 높으며, 칼슘의 함량은 채소류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루꼴라를 정력에 좋은 식품으로 여겼다. 실제로 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반대로 그러한 이유로 금지된 식품이기도 했다. 고작 채소가 아니냐며 웃을지 모르지만 활력과 에너지를 돋우며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에 그럴 만하다 볼 수도 있다.

2025-08-04 05:09:53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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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기술자료 반출, 항상 배임죄 구성하진 않는다고?

영업비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에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깊은 생각 없이 회사를 퇴사하거나 이직하면서 자신의 업무자료 등을 챙겨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이러한 행위가 영업비밀 침해나 업무상배임에 해당해 민사상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처벌 대상까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이 알고 있다. 다만, 이러한 회사의 업무자료 등 반출이 언제나 형사책임 등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닌데, 최근 대법원에서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판결(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305 판결)이 선고됐다. 피고인은 의료기기 연구개발 업체에서 임원 등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면서 필러(Filler, 주름이나 패인 흉터 등에 주사하거나 삽입하는 보완재)에 사용되는 특정 원재료의 시험성적서, 특정 원재료에 관한 동물실험 결과보고서 등(이하 '본건 자료')을 반출했다. 퇴사 후 이를 활용해 유사한 제품을 생산한 것이 문제된 사안이었다. 이에 대해서 1심과 2심은 모두 본건 자료를 영업상 주요 자산으로 인정해 피고인을 업무상배임죄의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먼저 대법원은 "회사 직원이 경쟁업체 또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의사로 무단으로 자료를 반출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에 해당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이를 통상 입수할 수 없고, 그 보유자가 자료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자료의 사용을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는 해당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전제에서 ▲피해자는 문제되는 제품을 제조업체로부터 구매한 구매자에 불과한데 위 제품의 구매자는 누구나 제품 구입에 따라 해당 제품에 관한 분석증명서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점 ▲피해자가 가교 덱스트란(cross-linked dextran) 등을 주성분으로 하여 필러를 제조한다는 사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공개되어 있는 점 ▲과거 발표된 학위논문에도 가교 덱스트란을 주성분으로 하는 피해자의 필러를 접종한 실험용 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등 문제된 동물실험 결과보고서에 해당하는 내용이 나타나 있는 점 등에 기초해, 본건 자료를 피고인의 반출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를 통하지 않고서도 통상 입수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정보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본건 자료에 기재된 정보는 보유자인 피해자를 통하지 않고서도 통상 입수할 수 있고, 보유자인 피해자가 본건 자료의 정보를 사용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본건 자료는 피해 회사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업무상배임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회사의 영업자료나 기술자료 등의 반출이라고 하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나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여부는 위 사례를 통해 확인되는 것처럼 면밀하게 사실관계와 법리를 따져 보아야 한다. 영업자료나 기술자료 등 반출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피해자와 행위자 모두 조기에 변호사 등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2025-08-03 09:17:02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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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94>'베리테' 소노마의 진실, 그리고 진가…라뮤즈·라쥬아·르데지르

<294>美 소노마 카운티 '베리테' 상상을 한 번 해보자. 프랑스 보르도에서도 포므롤 최고의 메를로와 생테밀리옹 최고의 카베르네 프랑과 포이약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섞어 와인을 만드는 꿈과도 같은 그런 상상 말이다. 보르도에선 불가능하지만 미국 소노마 카운티(이하 소노마)에선 가능했다. 신세계답게 와인양조에 제약이 없었고, 좋은 테루아가 다양성까지 갖췄다. 주요 평론가로부터 무려 26번이나 만점을 받은 소노마의 컬트와인 '베리테'다. 잭슨패밀리와인즈의 피에르 마리 마스터 소믈리에(사진)는 메트로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베리테 와인은 소노마 테루아의 다양성과 복합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며 "퀄리티에 있어서 타협은 없다는 것이 베리테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터 소믈리에는 마스터 소믈리에 협회(CMS)가 1969년 첫 시험을 주관한 이후 전 세계에서 단 275명에게만 자격을 부여한 최고 등급의 소믈리에다. 잭슨패밀리에 속한 베리테가 한국에서 2015 빈티지를 출시하며 피에르 마리가 한국을 찾았다. 베리테는 캘리포니아에서 최고의 와인을 만들고자 했던 잭슨패밀리 창업주인 제시 잭슨이 프랑스 보르도의 천재 와인 메이커인 피에르 세이양을 영입하면서 탄생했다. 이들이 선택한 곳은 이미 명성을 얻기 시작한 나파밸리가 아니라 소노마였다. 베리테(Verite)는 프랑스어로 진실을 뜻한다. 포도 재배부터 와인 양조까지 소노마 테루아가 하는 말, 즉 진실을 온전히 와인에 담겠다는 의도다. 베리테의 포도밭은 알렉산더 밸리와 초크 힐, 나이츠 밸리, 베넷 밸리에 위치했다. 토양과 미세기후, 고도 등의 특성에 따라 50개가 넘는 마이크로 크뤼로 구분해 각각 개별적으로 포도를 수확하고 발효, 숙성된다. 피에르 세이양과 함께 와인 양조를 책임지고 있는 딸 엘렌 세이양은 각 구획의 와인을 모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 다음 라뮤즈와 라쥬아, 르데지르 가운데 어느 와인에 적합할 지 판단을 내린다. 피에르 마리는 "매년 정해진 블렌딩 비율이 없이 수백 가지에 달하는 구성 요소들을 블라인드 테이스팅 만으로 조화롭게 설계해 양조한다"며 "전적으로 사람의 미각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베리테의 출발점은 '라뮤즈'다. 소노마에서 최고의 메를로 와인, 단 하나만 만들겠다는 것이 잭슨의 의도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1998년 첫 빈티지는 다른 이름이 없는 베리테로 출시됐다. 뮤즈(MUSE)가 보통 영감을 주는 원천인 것처럼 아름다움과 우아함, 정교함까지 와인 메이커로서 와인에 담고 싶었던 것을 모두 구현했다는 의미로 네이밍을 했다. 라뮤즈 2015는 메를로 90%에 카베르네 프랑 7%, 말벡 3%를 블렌딩 했다. 메를로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탄닌이 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생생한 산미가 향후 숙성 잠재력을 가늠케 했다. '라쥬아'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한다. 블렌딩을 위해 재배한 카베르네 소비뇽인데 테이스팅을 해보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다. 큰 기쁨을 줬다고 해서 기쁨, 즐거움을 뜻하는 프랑스어 쥬아(JOIE)다. 라쥬아 2015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비중이 75%다. 10년을 숙성했지만 여전히 젊고 밝은 색을 나타냈으며, 잘 익은 검은 과실과 허브향이 인상적이었다. 카베르네 프랑을 주품종으로 한 '르데지르'는 가장 마지막에 선보였다. 잭슨과 달리 카베르네 프랑에 애정을 가졌던 세이양의 바람에 갈망을 뜻하는 데지르(DESIR) 와인이 2000년에 첫 빈티지로 선보였다. 르데지르 2015는 카베르네 프랑의 비중이 64%다. 밝고 뚜렷한 아로마와 함께 단단한 구조감이 균형을 이뤘고, 허브와 미네랄 느낌도 잘 표현됐다. 베리테는 매년 양조한 와인의 최소 30%, 많게는 절반 가량을 셀러에 저장해 놓는다. 피에르 마리는 "좋은 와인은 숙성할수록 아로마도 풍부해지고 복합미가 더해진다"며 "베리테는 이런 장점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완벽한 조건에서 숙성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셀러에 저장했다가 출시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10년 묵힌 빈티지를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시음적기는 정해놓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미각에 따른 선택"이라며 "미국이 출시 초기의 신선하고 오크 풍미의 와인을 좋아한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유럽과 같이 좀 더 잘 숙성돼 복합미 있는 와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와인 한 잔에서 영감(라뮤즈)을 떠올리고 싶은지, 아니면 기쁨과 환희(라쥬아)를 맛볼지. 기자의 선택은 갈망(르데지르)이다. 지천명에 가까운 나이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특히 맛보고 싶은 와인은 너무나 많으니 말이다.

2025-07-31 16:00:1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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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새정부에 바란다: 저출산 및 고령화의 인구구조 불균형과 과제

지난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한국의 2025~2030 기간 잠재성장률은 1% 초반대로 매우 낮은데, 여기엔 우리의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문제도 한몫한다. 저출산에 의한 인구 및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우리의 경제사회에 주는 충격을 살펴보자. 이를 위해 몇 가지 통계청 자료를 보자. 먼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8년 처음 1.0명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해, 2023년 0.72명으로 계속 하락하다가 2024년 0.75명으로 기대치 못한 반등이 있었다. 이는 전년 최저치에서 벗어났다는 점에 약간 흥분되지만, 고무적 현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우리나라 총인구와 생산가능인구는 각각 2020년과 2019년을 기점으로 하락해, 2025년 현재 각각 5168만명, 3591만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는 총소비의 축소와 함께 내수시장 위축을 가져오고 향후 인력난에 의한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한국은 2025년 고령인구비율이 20.3%로서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더욱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서 나타난 총부양비 수치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인구구조 문제에 대한 우려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14세 미만과 65세 이상 노인 인구를 부양하는 비율로 표현되는 총부양비 수치(%)는 2020년 38.7에서 2025년 43.9이고, 2030년 50.2이고, 2040년엔 72.4, 2050년 92.7이고, 2058년엔 101.2, 그리고 2070년엔 117.3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고령층 증가에 따른 복지재정 부담과 연금재정의 수급 악화로 생산가능인구가 떠안을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세대 간 갈등으로도 점화될 수 있는 사회적 불안 요인도 된다. 여기에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7월 발간한 보고서에는 합계출산율 0.82명을 가정하는 경우 100년 후인 2125년 우리나라 인구가 현재인구의 14.6%인 735만 명으로 쪼그라든다. 이는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의 지속성이 위태롭다는 섬뜩한 경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간 정부의 저출산 대응을 보면,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5년 단위의 1차(2006~2010) 저출산 기본대책에 이어서 현재까지 4차(2021~2025)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까지 1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역대 정부의 저출산 정책성과는 한마디로 실패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다. 저출산 대책으로 정부가 2006년에서 2024년까지 쏟아부은 정부 예산이 무려 390.3조를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3차(2016~2020) 기본계획 시기 중에 합계출산율은 1.0명 이하로 떨어졌고, 4차 기본계획이 진행 중인 2023년엔 0.7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젠 실효성 있는 저출산 제고 대책을 더 미룰 시간이 없다. 필자가 국회와 대학에서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고민했던 경험을 토대로 새 정부의 저출산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인구감소로 향후 발생할 사회경제적 손실은 이를 막기 위한 지출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러므로, 젊은 세대들이 결혼 및 출산에 따라 현실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거주, 육아, 양육, 교육 등의 경제적 비용에 대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을 부담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출산 시점에서 일정 기간(가령 5년) 매월 생활비(가령 100만 원) 지급, 자녀의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거주공간 제공, 대학 무상교육 지원 등이다. 둘째, 그동안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그 효과가 입증된 '비혼출산'을 우리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솔직하게 공론화 장을 마련해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주도해야 한다. 셋째, 외국인에 대한 국내 이민을 확대하고 해외인력 특히, 고급인력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가 요구된다. 2022년 OECD 회원국 중 스페인의 출산율은 1.16명으로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37위이지만 이민으로 전체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줄어드는 경제활동인구를 보강하고 우수한 과학기술인력을 확보하는 과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넷째, 2019년부터 제외되었던 출산율 목표치를 다시 설정하고,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았던 사업성과를 평가하는 절차를 꼭 마련해야 한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필자의 이러한 제안들이 백년하청(百年河淸)의 일로 여기지 않길 바란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5-07-31 07:05:1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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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의 스마트카'톡'] 모빌리티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과감한 투자·혁신

한국의 자동차(모빌리티)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국가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시장의 급변과 기술 혁신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 자율주행 기술의 부상,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시대로의 진입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직면한 주요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당면한 문제점으로 우선 급변하는 기술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대응 부족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은 단순히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배터리 기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하지만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및 전장 부품 경쟁력은 해외 선진 기업에 비해 뒤처져 있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경직된 노동 시장과 높은 인건비는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래차 생산을 위한 새로운 공정 도입 및 인력 재배치에 있어 노사 간의 갈등은 투자를 지연시키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핵심 부품과 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취약점도 안고 있다. 배터리 핵심 광물, 차량용 반도체 등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유사시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 생산과 가격 경쟁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및 미래차 기술 역량 강화로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개발 역량 강화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에 대규모 투자 단행 ▲스타트업 및 ICT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 및 M&A를 통해 핵심 기술 내재화 ▲전장 부품 및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의 R&D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야 한다. 또 유연한 생산 시스템 구축 및 노사 관계 개선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임금 체계 및 근로 형태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하며 미래차 전환에 따른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직무 전환 교육 및 재배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노사 간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내 공급망 강화도 반드시 풀어야할 과제다.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해야 하는데 이는 ▲배터리 핵심 광물 재활용 기술 개발 및 국내 생산 확대 ▲차량용 반도체 자체 설계 및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수 시장 한계 및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흥 시장 개척 및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여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관세등의 통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또 미래차 산업 육성을 위한 합리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하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자유롭게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국의 모빌리티 산업은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 당면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하성용 중부대 교수·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KASA) 회장

2025-07-30 11:07:57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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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여름철 무더위 이기는 해법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여름 온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30년대 이후에는 매년 여름 폭염이 일상화된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의 여름철 평균 온도 상승세가 지구 온난화로 유발되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을 넘어서게 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여름철 온도는 한 해가 더웠으면 그 다음 해는 덜 더운 현상을 반복하면서 지구 온난화에 의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030년대 이후부터는 여름철 기온 상승 추세가 워낙 강해져,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던 범위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확률적으로 올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약 33%, 낮을 확률이 33%, 비슷할 확률이 33%여야 하는데, 낮을 확률이 0%라고 하니 한반도의 여름은 매년 짜증나는 여름이 반복될 것이다. 무더위는 우리 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어 면역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 과정에는 염증 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더위와 같은 여름철 고온의 환경은 세포 내 활성산소종(ROS, Reactive Oxygen Species) 생성을 촉진한다. 활성산소종은 세포 손상과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우리몸의 대사체 분석을 통해 글루타티온(glutathione), 비타민 C, 비타민 E 등 주요 항산화 물질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항산화 방어 시스템의 약화는 산화 스트레스를 더욱 심화시키고, 이는 곧 염증 반응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동물 연구에서 고온 스트레스에 노출된 개체의 혈액에서 리놀레산(linoleic acid)과 같은 항산화 특성을 지닌 대사물질이 감소하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는 인터루킨(IL-6, IL-1β) 및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와 같은 사이토카인(cytokines)의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사이토카인들은 전신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물질이다. 고온의 환경은 신체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대사에 변화를 가져온다.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특정 대사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작동하면서 피루브산(pyruvate), 젖산(lactate) 등 특정 대사 산물이 축적될 수 있다. 이러한 대사 불균형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활성산소종의 생성과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무더위는 장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장내 미생물총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장 투과성을 증가시켜 독소가 혈류로 유입되게 하고, 이는 전신성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대사체학은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s)과 같은 유익한 대사 산물의 감소와 유해균이 생산하는 독성 대사 산물의 증가를 관찰함으로써 장 건강과 면역 기능의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다. 무더위에 흘리는 땀은 수분과 나트륨, 칼륨 등 주요 전해질을 쉽게 고갈시킨다. 탈수는 혈액 농도를 높여 혈액 순환을 저해하고, 영양소 및 산소 공급을 방해하여 세포 기능을 약화시킨다. 전해질 불균형은 세포 내외의 삼투압 조절에 문제를 일으켜 세포 손상을 유발하고, 이는 곧 염증 반응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더위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면 필수 비타민(특히 비타민 C, D), 미네랄(아연, 셀레늄), 항산화 물질, 단백질 등의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비타민 D는 면역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결핍 시 염증 반응이 과도해질 수 있다. 햇빛 노출이 줄어들거나,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력 저하에 기여한다. 아연은 면역 세포의 성장과 기능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며, 항염증 작용에도 관여하고 부족하면 면역력 저하와 염증에 취약해진다. 단백질은 면역 세포와 항체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 체계가 약화되어 감염에 취약해지고 염증 회복이 느려진다. 비타민 C, E, 셀레늄, 폴리페놀 등은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로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하여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무더위에는 차고 단 음료, 가공식품, 당분 함량이 높은 식품에 손이 자주 간다. 이러한 식품들은 장내 유익균의 감소와 유해균의 증식을 유도하여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한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장벽 손상으로 이어져, 염증 유발 물질이 혈액으로 유입되게 하고 전신성 염증을 유발하여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더위로 인한 수면 부족과 불쾌감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면역 억제 및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결론적으로, 무더위는 대사체 수준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염증 매개 물질의 변화를 유도하며,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과 장내 미생물 환경의 교란을 일으켜 전반적으로 염증 반응을 증폭시킨다.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 이러한 환경적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영양소의 부족, 수분과 전해질의 불균형,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염증을 심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면역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따라서 무더위 속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영양공급과 대사 균형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2025-07-28 13:24:11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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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낮추는 '산사'

요즘 비만 인구의 급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 발생률이 급증하고, 성인 남자 2명 중 1명은 비만이라는 뉴스까지 들려온다. 비만이 문제인 이유는 당뇨,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약재로 '산사'가 있다. 산사는 그 열매의 씨를 빼고 말린 것을 약재로 쓰는데 갈색을 띠고 있다. 본래 혈액 순환에 좋은 본초라서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다양한 처방에 사용된다. 심장과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며 젊고 탄력 있는 혈관 유지에 도움이 된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혈관 건강에 위협이 되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과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이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늘어나면 혈관 벽을 좁히고 혈액 순환을 저하시키며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혈관 건강을 유지하려면 항상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낮게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산사'이다. 산사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각종 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산사는 천연 소화제로도 효과가 좋은 본초이다. 꽉 막힌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며 식적을 풀어주는 약으로 쓰였다. 한방에서 식적은 만성화된 위장 장애로 볼 수 있는데 복부에서 명치와 배꼽 사이 한가운데 부분을 눌러보았을 때 식적이 있는 경우 단단하게 느껴지거나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식적이 있으면 트림, 더부룩함, 복부 팽만, 복통 등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럴 때 산사가 효과가 있다. 지방 분해를 돕는 데도 산사가 효과적이기 때문에 기름진 고기 등을 많이 먹어서 소화가 원활하지 않을 때 물 1리터에 말린 산사 열매 10g을 넣어 차로 만들어 한두 잔 마시면 위장 운동이 촉진되며 속이 한결 편해진다.

2025-07-28 05:24:52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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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부속물매수권 행사 후 점유는 불법 아냐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다고 하더라도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는 단순히 계약의 끝으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목적물 및 보증금 반환, 부속물 처분, 손해배상 예정액 청구 등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임대차 종료 후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해 불법점유에 대한 손해배상 예정액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임차인은 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조명, 소방설비 등 부속물이 설치된 상태로 계약 목적물인 건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다. 임대인은 이를 불법점유로 보고, 임대차 계약에서 정한 월 차임의 1.3배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예정액을 청구했다. 이에 임차인은 소 제기 이후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점유의 정당성'을 주장했고, 임대인은 손해배상 예정액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임차인의 부속물 매매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상계'를 주장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임대인이 부속물 매매대금 지급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은 이상, 임차인이 적법한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에 이뤄진 목적물의 점유는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고, 임차인은 그 기간 동안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2025. 5. 15.?선고?2024다317332, 317349?판결). 임대차계약 종료로 발생한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로 발생한 임대인의 부속물 매매대금 지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또한?상계의 의사표시에 의한 각 채무는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해 소멸한 것으로 본다. 원심은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부속물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임대인의 월 차임 1.3배 상당의 손해배상 예정액 채권을 소멸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임대인이 손해배상 예정액 채권과 임차인의 부속물 매매대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해 부속물 매매대금 채권이 소멸하게 되므로, 동시이행항변권의 이행지체 저지효 역시 소멸한다고 보아 임차인의 부속물 매수청구권 행사 이후의 점유 역시 불법점유라는 전제하에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임대인이 부속물 매매대금 지급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은 이상, 임차인이 적법한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에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것을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다는 것. 상계의 소급효는 양 채권 및 이에 관한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을 정산하는 기준시기를 소급하는 것일 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의 의사표시 전에 이미 발생한 사실을 복멸시키지는 않는다는 법리를 통해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이후 부터의 점유는 적법한 것으로 손해배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사건 판결은 상계의 소급효 해석을 채무의 정산이라는 기능적 범위로 한정함으로써, 적법하게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전, 후를 구분해 부속물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이후의 점유는 적법하다는 기준을 제시해 법적 안정성과 당사자 간 형평을 고려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여진다. 이는 단순한 임대차 분쟁을 넘어 민법상 상계제도의 해석을 정리한 것으로, 임대차 종료 후 부속물 매수 관련 소송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7-27 08:49:32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