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범 입시 토크] ①의대 정원 동결 이후의 입시 지형 변화와 대응 전략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했던 의대 입학정원 증원 계획이 2025학년도에 적용된 후, 2026학년도에는 기존 정원인 3058명으로 동결되면서 대학입시 판도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2023년 공동 발표한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이 결국 보류되자, 그 여파는 곧장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진로 전략과 지원 대학의 입결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입시 변화는 단순한 정원 문제를 넘어,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 전략과 대학 간 지원 흐름은 재편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의대 진입이 어려워졌을 때 최상위권 학생들이 어디로 가는가'이다.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발표 당시 의대 지원 회피 현상이 나타났고, 경쟁률도 일부 하락했다. 그러나 2026학년도 동결 결정 이후, N수생 포함 다수 상위권 이과생들이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재수를 감수하고라도 의대 진입을 원하는 흐름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정시 확대 기조와 함께 수능의 영향력도 점점 커진다.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는 수학 선택(미적분 vs 확통)과 과탐 조합의 전략성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수능 반영 비중이 높고, 과목별 유불리가 입시 결과에 직결된다. 특히 서울대는 정시에서 수능 점수 외에도 학생부 등을 반영하며(일부 모집단위 제외/학생부 정성평가 및 교과 이수 가산점), 연세대와 고려대 역시 높은 수능 반영 비율을 유지한다.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이라면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변별력과 표준점수 유리함까지 고려한 선택과목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적분 선택자가 확률과 통계 선택자에 비해 표준점수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과학탐구 과목 간에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의대 진학이 좌절된 학생들이 몰리는 곳은 단연 SKY 자연계열 상위 학과다. 특히 생명과학, 바이오의공학, 전기정보, 반도체, 컴퓨터공학 등은 높은 수능 성적을 보유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들 학과는 단순히 취업률뿐 아니라 대학원, 연구직, 해외 유학 등 다양한 진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선' 이상의 선택지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곳도 있다. 바로 인문계열이다. 자연계 고득점자가 교차지원을 고려할 경우, 국어·수학 고득점을 기반으로 경제학부, 경영학부, 자유전공학부 등에서 합격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교차지원은 학업 적응도, 진로 연계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단순 점수 싸움'으로 접근할 경우 오히려 진로 혼란이 커질 수 있다. 의대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은 바로 계약학과 및 특수학과다. 서울대 반도체공학과, 연세대 AI융합전공, UNIST 반도체·에너지공학, DGIST 정보통신융합학과 등은 대기업과 연계된 계약학과로, 장학금, 취업 보장, 병역 혜택등 현실적인 메리트를 제공한다. 단, 계약 조건(의무 복무 등)과 산업 전망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