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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6강 진출 실패 후 두 국가대표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남긴 이야기였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벨기에전이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이 '젊은 선수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은 실패가 맞고, 월드컵에 경험 쌓으러 나오는 팀은 없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안정환은 "실력으로 진 것이라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정신력이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후배들을 감싸기보다 실패를 직시하고 어설픈 위로나 정신승리를 안 하는 게 좋았다. 그 이전에 그들은 '이겨본' 경험이 있기에 저런 말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이겨봤다고 해서 실패를 단순히 질책하거나 매도하는 게 아니라 지는 것과 이기는 것 사이에는 진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존재함을 그들은 시리도록 겪었을 것이기에 그 냉혹한, 아니 당연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축소하진 말자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도 다트머스대학교 졸업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그것이 장차 힘이 되어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왕이면, 가급적이면 실패까지 가지 않도록 잘 해야겠지요." 그래, 넌 최선을 다했어.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 타인이 내게 위로용으로 해주는 말로서는 괜찮다. 하지만 내가 나를 향해 던지는 말로서는 조금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안 괜찮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고 자기기만이나 자기연민처럼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도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가 착한 일반론이지만 현실은 재능이 뒷받침되어야 노력할 의욕이 생긴다. 사실 노력할 수 있는 것 자체도 하나의 재능이다. 일등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아지는 것, 그리고 나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음을 말하고 싶었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6-29 11:03: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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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규제개혁 시계 왜 멈추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핵심과제로 삼은 규제개혁의 시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주재로 규제개혁을 위해 민관 합동 '끝장 토론'까지 벌였으나 3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4.16 세월호 참사'에 가려진채 추진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부는 연말까지 규제 10%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1만 5308개였던 규제 건수가 규제개혁 끝장 토론 후 오히려 2건이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규제개혁, 창조경제, 공공혁신 등 경제 살리기 위한 핵심 이슈를 국민들에게 잘 알렸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집행하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예정대로 규제개혁을 순조롭게 추진했다면 최소한 전체의 2~3%에 해당되는 300~400건 정도는 줄였어야 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역주행 할지도 모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국가개조의 핵심인 '관 피아'척결도 인적청산과 함께 규제개혁이 뒷받침 돼야 보다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규제가 곳곳에 도사리면서 '관 피아'를 키워 왔기 때문이다. 지금 각국은 규제개혁을 경쟁이나 하듯 혈안이 되어 있다. 영국은 '규제 총량제'를 도입해 'One-in, Two-out'로 하나를 늘리면 두 개를 줄여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늘어나는 정부의 규제가 기업부담이 커지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지난 2006년부터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오다 2011년부터는 아예 규제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규제여부가 불투명한 사항을 확인해주는 '그레이스 존 해소제도'까지 만들어 기업을 돕고 있다. 이는 "애매할 경우 허용해준다"는 정책이다. 호주의 경우, 지난 3월 26일 불필요한 1000여개 법안과 관련된 행정규제 9500개를 없앴다. 더욱이 연간 의회회기 이틀을 '규제폐지의 날'로 정해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로 안전 분야는 규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지만 환경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특단의 혁파가 요구된다. 지금 정홍원 국무총리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한지 60일 만에 유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렇지만 정부는 국가개조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그 가운데 경제혁신의 핵심과제인 규제개혁을 조금도 늦춰서는 안 된다. /언론인

2014-06-29 10:28:5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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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파헤쳐진 내시 묘역

2년 전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에서 북한산 의상봉을 오를 때 약 3만 제곱미터의 땅이 파헤쳐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문제는 그곳이 단순한 산자락이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이자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내시'들의 집단묘역이 있던 곳이었다는 점이다. 파헤쳐지기 전까지 모두 45기의 묘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광해군 시절인 지난 1621년에 처음 묘비가 세워진 정2품 자헌대부 김충영의 묘로, 그는 왕과 왕비의 명령을 출납하는 승전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석이나 상석에 관직이 기록된 것만도 14기가 있었으며 내시부의 최고 관직인 종2품 상선의 묘가 5기, 종1품 승록대부의 묘도 2기나 됐다. 그러나 후손들이 한 조경업자에게 4억8000만 원을 받고 땅을 넘기면서 그렇게 갈아엎어지고 만 것이다. 내시의 양자로 이어진 후손들이 자신들의 선조가 내시라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 것이 큰 이유였고, 이 집단묘지자 지정문화재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매각이 어렵지 않았던 점도 사태를 부추겼다. 당시 사건은 한 집안의 집단묘지가 없어진 것 이상의 안타까움을 몰고 왔다. 그곳에 안장된 이들 가운데 김성휘나 박민채, 오준겸 등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에 활동 기록이 남아 있는 인물도 있던 데다 내시들의 부인도 사대부의 부인이 받는 정경부인에 봉작됐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비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내시들의 인물사 연구는 물론 당대의 풍속사 연구에도 귀중한 사료가 되는 것들이었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파헤쳐지면서 모두 흘러간 옛 일이 되고 말았다. 현재 남아 있는 내시의 묘는 은평구 이말산에 있는 4기를 비롯해 도봉구 초안산과 쌍문동, 강남구 신사동, 경기도 고양과 남양주, 양주, 용인, 그리고 경북 청도에 남아있는 것 등 극히 소수다. 그마저도 언제까지 남아 있을 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사대부의 경우와 달리 내시의 묘와 관련해서는 후손들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쉬쉬하거나 없애버리는 통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시라는 존재가 단순히 거세를 해 남성성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왕조 경영에 필수불가결한 전문가 집단이었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후손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벽을 깨기란 쉽지 않아 보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몇 기의 내시 묘지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걱정되는 이유다. /'다시 서울을 걷다'저자

2014-06-26 15:24: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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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팔진미보다 맛있는 오뉴월 밴댕이

밴댕이가 고급 생선은 아니다. 이미지 역시 썩 곱지만은 않다. 밴댕이 소갈머리라고 하면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밴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뉴월 밴댕이는 변변치 못하지만 때를 잘 만났다는 말로 평소에는 작고 볼품없는 생선이지만 오뉴월에 만큼은 산해진미보다도 맛있다는 소리다. 여기서 5-6월은 음력이니까 바로 요즘이 제철이다. 도대체 누가 밴댕이를 보고 산해진미보다 낫다는 소리를 했을까? 증보산림경제에 나오는 말로 오뉴월 밴댕이는 구이도 좋고 국을 끓여도 맛있지만 회로 먹으면 시어(?魚)보다도 낫다고 했다. 시어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여덟 가지 산해진미에 포함됐던 생선이다. 지금은 멸종 됐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할 정도로 맛있는 청어목 준치과에 속하는데다 팔진미에 속했으니 맛이 기가 막혔을 것이다. 이런 시어보다 더 맛있는 것이 오뉴월 밴댕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맛있기에 오뉴월 밴댕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기본적으로 제철 밴댕이는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도 하지만 가을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겨울철 찬바람에 입맛 돌게 만드는 과메기 재료인 청어와 함께 밴댕이도 청어목 청어과 물고기이니 일단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그러니 구우면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회로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데다 깻잎과 양배추 송송 썰어 넣고 초고추장에 빨갛게 회 무침으로 먹으면 입안이 상큼해진다. 문제는 졸지에 밥도둑으로 변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천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오죽하면 "밴댕이 먹다 갓끈 떨어진다"라는 속담까지 생겼을까. 옛날 어떤 사람이 밴댕이구이의 맛을 표현하는데 "기름기 잘잘 흐르는 밴댕이를 상추쌈에 올려놓고 쌈장 듬뿍 발라서 한입 크게 벌려서 입에 넣으면..."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을 듣고 있던 선비가 따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가 그만 갓끈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요즘 생선가게에 밴댕이가 많이 보인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6-25 10:22: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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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에이스는 무엇인가

지난 주말 프로야구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1~22일 KIA와 두산의 잠실 경기가 연속으로 6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났다. 사상 처음이었다. 비의 혜택을 받은 쪽은 KIA였다. 5회까지 리드를 잡은 덕택에 연승을 거두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잡았고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비의 혜택이었지만 3연전에서 KIA의 경기내용은 탄탄했다. 개막 후 마운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비와 주루에서 허술한 야구로 4강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팬들의 비난으로 도배됐다. 모처럼 4경기에서 선수들은 빈틈없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넥센과의 광주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강습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고 쓰러졌다. 워낙 강하게 맞아 통증은 심했고 무릎은 욱신거렸다. 다들 경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강판해도 탓할 사람이 없었는데도 양현종은 볼을 던지겠다고 고집했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것도 단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런 양현종의 근성은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날 3-1로 승리하며 3연패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 진짜 효과는 주말경기에 나타났다. 데니스 홀튼, 김병현, 임준섭 등 선발투수들이 모두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김병현은 간절함이 얼굴에 가득했고 혼신의 힘을 던지며 이적 첫 승을 따냈다. 40일 만에 승리를 따낸 홀튼이나 4승을 올린 임준섭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은 찬스에서는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리더는 팀을 바꾼다. 아직 젊은 양현종은 개막부터 어깨에는 무거운 에이스의 짐을 짊어졌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진정한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다. 잘나가는 팀에는 훌륭한 리더가 많다. 삼성이 그렇고 NC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받는 리더는 한곳으로 뭉치게 만든다. 이런 리더는 비단 야구단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6-24 10:07: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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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현실직시일까, 포기일까

Hey 캣우먼! 8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제주도에서 살다가 더 넓은 세상에서 멋진 인생을 살고 싶어 대학 때 상경했지만 서울 생활은 정말 힘들게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죠. 진로고민 끝에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서울에서 취직하려 했는데 대학원 네 군데 모두 불합격했어요. 참 제가 모자람을 느꼈습니다. 제 꿈은 석사를 마치고 좋은 곳에 취직해서 쾌적한 집에서 여유로운 서울 생활을 하는 것이었는데요, 요즘은 일찍 접고 제주도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이상 고생하면서 살고 싶지 않거든요. 한편 너무 일찍 지쳐버린 게 아닌가, 조금 더 힘내서 대학원 한 번 더 지원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구요. 캣우먼이라면 어떤 쪽을 선택하나요. (행복꾸미) Hey 행복꾸미! 우선 서울의 멋진 인생 vs 제주도의 소박한 일상,이라는 구도에서 벗어나요. 두 개 중 어느 것이 낫다라고 말하기도, 반드시 대비된 개념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멋짐'이나 '소박한 행복'이 정확히 뜻하는 것이 뭔지도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처음 멋져 보이는 것들은 이내 다른 것들을 포기하고 치른 처절한 대가임을 알게 되고 소박한 행복은 젊은이에겐 욕망의 정지라는, 어찌 보면 정신의 사형선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개별적이고 촘촘한 인생살이는 여행가이드북의 단순화된 카피가 아닙니다. 당장 현재 서울 생활에 실패했다고 느껴 서울 생활을 뭔가 인간적이고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곳,이라고 나쁜 놈 취급하고 싶어 하는 심리는 이해는 가지만, 공정하지 않고요, 제주도생활을 재도전하지 않을 구실로 미화시키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처사가 아닐까 우려됩니다. 우선 지금은 생각했던 길이 다 막혀 충격을 받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니 몸과 마음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우선입니다. 제주도 집의 가장 큰 효용가치는 회복과 치유이니 그걸 십분 활용하십시오. 그리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서울이니 제주도니 장소에서 찾을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되살아나도록 지켜봐야죠. /임경선 칼럼니스트 askcatwoman@empal.com

2014-06-24 09:00:5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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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결과는 결과일 뿐

어떤 이는 스포츠 경기 응원하기를 주저한다.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국가대항전은 물론이고, 골프대회 같은 개인경기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이 응원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새벽잠을 쫓으며 응원하면 참패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자고 나면 드라마틱한 승리를 마주한다는 게 소위 '머피의 법칙' 수호자(?)들의 경험담이다. 어제 알제리와의 경기 때는 제법 많은 수호자들이 응원을 한 모양이다. 영화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 가필은 하나밖에 없는 딸을 폭행한 고등학생 권투선수를 응징하기 위해 승석에게 싸움을 배우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선천적으로 싸움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의 핵심은 두려움이었다. 승석은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이나 똑같아서 그냥 감각일 뿐이야…공포 뒤에 뭐가 있는 지 알아? 아무 것도 없어'라며 가필을 다그친다. 나약한 감각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친다. 홍명보 감독은 어제 알제리전의 패배가 전술 선택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문제가 아니라 알제리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을 구사하지 못한 탓이라고 단언했다. 선수들을 격려하고 보호하는 그의 성정다운 발언이다. 하지만 알제리 선수들의 거친 공격과 압박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 선수들에게 깃들었던 당혹감은 공포감으로 바뀐 듯 했다. 얼굴, 몸, 발이 차례로 굳어졌다. 어떤 이는 용기에 대해 '무슨 일이 있어도 목표한 바를 포기하지 않고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런 태도를 집착이라 부르고, '꼭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갈 때,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용기라 생각한다. 두려움 위에서 용기는 피어나고, 잘 지는 고통의 시간 다음에 이기는 기쁨의 시간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 두려움도 응원하자. 태극전사의 두려움은 우리의 두려움이고, 우리의 용기는 태극전사의 용기다. 순서가 없으며, 앞뒤가 없는 이 마음을 믿어야겠다. 결과는 결과일 뿐이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6-23 11:36:0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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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거대한 뿌리를 다시 돌아보며

"독립을 외쳐봐야 부질없다. 강해지는 법을 모르는 이상, 약자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설령 독립이 주어진다 해도 우리는 이득을 볼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윤치호의 일기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당대 최고 지식인이자 감리교 원로였던 윤치호는 학식, 재력, 명망을 모두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독립운동 무용론을 내세운다. 물론 독립의 가능성까지 포기하진 않았다. "일본인은 조선인의 독립열망을 꺾고자 할 때 조선이 역사상 한 번도 독립국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주장해서 조선인을 극도로 격분케 만들곤 한다. 그 주장이 맞는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곧 조선은 결코 독립국이 될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본인은 지난 2천년 동안 게다를 신어왔다. 그렇다면 일본인은 절대로 구두를 신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뛰어난 반론이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결국 친일협력자로 전락하고 만다. 당장은 힘이 없으니 훗날을 도모하자면서 교육에 매진했으나, 기본적으로 윤치호는 현실의 정세에 따라 처신을 결정한 기회주의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는 늘 상 말했다. "물 수 없다면, 짖지도 마라." 때를 기다리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나마 있던 이빨마저 뽑히고 말았다. 그가 뼛속 깊이 친일파였던 것은 아니었다. 3,1 운동이 야만적으로 진압되는 것을 보고 그는 끝없는 비통함을 느낀다. 그러나 "우선 일본인에게 호감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억울한 희생을 막자는 논리였고, 이해가 가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건 독립의지를 소멸시키는 쪽으로 기여했다. 일본처럼 실력을 양성하자고 했으나 독립의지가 없는 조선인들의 실력이란 일제의 도구가 될 뿐인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 자신도 마침내 그런 도구가 되고 말았다. 도대체 그 실력이란 그럼 뭔가? 천재적인 인물이 그렇게 허무하게 낭비되었다. 시인 김수영은 그의 시 "거대한 뿌리"에서 근대화의 대단한 성과물로 내세워진 당시로는 웅장했던 제3한강교 철근기둥 조차도 우리 역사의 전통에 비하면 "좀 벌레의 솜털"이라고 일갈한다. 일본의 식민지 근대화 연장선에 있는 박정희 식 산업화의 자랑을 단번에 묵살해버린 것이다. 자기 역사의 정신적 뿌리에 담긴 깊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제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라도 결국 길을 잘못 들어서고 만다. 한 나라의 운명도 다르지 않다. /성공회대 교수

2014-06-22 17:26:3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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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진보 교육감들 정치적 중립부터 선언해야

'6.4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시도광역단체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석권해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전국 17곳 가운데 절대다수인 13곳이 전교조 출신을 비롯해 진보성향의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해 전체의 84%에 해당되는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진보세력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이러한 가운데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탄원서까지 내면서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취소'를 제기했으나 지난주 19일에 열린 서울행정법원에서 패하고 말았다. 따라서 교육계가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은 불을 보듯 환하다. 패소 판결 후 전교조 지도부는 단식농성 등 총력 투쟁을 이미 선언했다. 이제부터 진보세력의 교육감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만일 이들의 손을 계속 잡아준다면 교육현장은 유례없는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의 리더십은 지난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만일 계속해서 소수의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면 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 된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것은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 갈라진 점도 있지만 현재의 교육환경에 대해 불만도 표심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득표율은 33.5%에 불과하다. 결국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되는 유권자는 전교조를 미덥지 않게 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교조 출범 25년만의 대승이라고 자축에만 젖을 일이 아니다.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먼저 이념투쟁을 종식하고 정치적 중립을 선언해야 한다. 좌편향에 따라 '이명박 정권'때는 '쥐박이'라고 폄하하면서 조롱하고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회만 있으면 흔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진보성향의 교육감은 전교조=진보=좌편향?종북과 같은 등식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김일성 추모제'는 고사하고 '빨치산 교육'에 이르기 까지 전교조의 종북 활동은 이제 거의 고착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 바람에 학부모는 물론 대다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점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노선이 정리돼야 '참 교육' 실천에 믿음이 간다.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내세우는 참교육 내용도 대다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전면 수정해야 옳다. 특히 학생들의 인권을 지나치게 내세워 교권이 무너지고 인성교육이 퇴보하고 있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다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올바른 역사교육의 길도 열어야 한다. 그래야만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등장이 신선해진다. /언론인

2014-06-22 10:59: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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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 '애물단지' 자동차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자동차를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가용을 유지하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영업직이어서 자동차를 갖고 움직여야 하거나 사업을 위해 꼭 자동차가 필요한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한달에 1000km, 1년에 1만km 뛰는 데 불과한 자동차를 캐피탈회사의 빚으로 유지하는 신청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새 차를 사면 즉시 가격이 하락한다. 바로 중고차 시장에 내다팔아도 몇 백만원의 손해를 볼 정도다. 1년이 지나면 쑥쑥 가격이 내려간다. 차를 전혀 쓰지 않고 가만히 세워놔도 세금이 나간다. 평생 의사인 이근후 박사는 자동차를 사본 적이 없고 움직일 일이 있으면 택시를 탄다고 했다. 어느 회계사는 일단 개인적으로 튼튼한 재무설계를 하려면 자동차를 무리하게 사지 말라고 조언한다. 개인회생 신청인들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캐피탈회사의 빚을 얻어서까지 자동차를 사려는 이유는 무엇보다 쇼핑을 하는 데 자동차가 없으면 어려움이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시장이나 대형할인마트에서 집이 멀리 있어서다. 한국의 도시 설계 문제 탓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집을 구할 때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 또 어린 자녀가 있거나 중고등학교에 멀리 통학을 시켜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자동차를 유지하는 비용과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의 불편함을 냉정하게 저울질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빚을 얻어 차를 샀다가 압류당하는 고통을 겪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22 10:30:47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