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정치지형 변화 전망…한국경제 영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저성장 등을 배경으로 올해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정치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정치지형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으나 대응여하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신년특집에 따르면 올 한해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정치지형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신정부가 출범하여 중국 시진핑, 일본 아베, 러시아 푸틴에 이은 강한 리더십이 확산될 전망이다. 3월에는 네덜란드 의회 총선거를 시작으로 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주요국가와 이란 등에서 기존 정당과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가운데 리더십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선거가 진행된다. ◆고용 부진·소득 분배 악화 등으로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 강한 리더십 성향의 강대국 간 마찰, 새롭게 출범할 각국 정부들을 중심으로 재정립될 외교관계, 유럽연합(EU)의 향방을 가늠할 브렉시트 협상과 주요국 선거 등으로 인해 올해는 글로벌 차원의 변화와 격동이 전개될 전망이다. 글로벌 정치 지형의 변화는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고용 부진, 소득 분배 악화 등 경제적 측면의 요인이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경제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존 정치·경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일자리 부족, 소득 불균형 등으로 반이민·반세계화 성향의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인공지능(AI) 확대 등으로 일자리 감소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정치지형의 변화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적으로 517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국제종합팀 정준우 조사역은 "저성장·고용 부진·소득분배 악화 등 경제적 3대 요인을 야기한 정책으로 자유무역, 세계화, 개방적 이민정책 등이 지목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 성향의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정치지형의 변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밀한 모니터링·관계 설정 통해 새로운 기회 마련해야 글로벌 정치지형의 변화는 무역·금융·심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자국 우선주의 경향, 보호무역 확대 등으로 우리 대외교역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되며 브렉시트 협상과정, 주요국 정정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북핵 등을 둘러싸고 미·중간 갈등이 높아질 경우 동북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의 신인도가 약화는 물론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소비나 투자 등이 부진해지는 등 경제의 자기 실현적 효과도 우려된다. 이에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기회는 최대한 활용하는 등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조사역은 "우선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우리의 통상·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며 "한·영구 FTA 추진, 신시장 개척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여 구조조정 등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가계부채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며 이와 함께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 소득 분배 개선 등을 통해 국내의 정치·사회적 안정기반을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