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베트남에 글로벌 기업 첫 삼성 R&D 센터 준공…한·베 30주년 축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한다고 약속했다. 현지에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연구소를 가동하기 시작하면서다. 이미 삼성이 베트남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상황,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의미를 배가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23일 베트남 하노이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1일 베트남으로 취임 이후 두번째 출장을 떠난 바 있다. 행사에는 이 회장과 함께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응우옌 쑤억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등 현지 인사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 주요 경영진들이 함께 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삼성 R&D 센터는 2200여명 연구원이 상주하는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지상 16층에 지하 3층 규모로, 연구 시설은 물론 다양한 복지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스마트기기와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하며, 멀티미디어 정보처리와 무선 통신 보안 분야에 특화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0년 3월 착공해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하루 평균 1300명 건설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사고 없이 3년여만에 완공했다. 베트남이 중국을 이을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연구소까지 투자한 것은 글로벌 기업 중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생산 거점 뿐 아니라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삼성 R&D센터 준공식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는 날에 열어 의미를 더했다. 이 회장은 재계에서도 한국과 베트남 우호 증진에 기여한 '민간 외교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지에서도 인기가 많은 글로벌 경영자로 손꼽힌다.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기 전인 1989년 처음 베트남이 진출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무역 프로젝트 발굴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5년에는 베트남 호치민 지역에 TV생산 공장과 판매 법인을 세우고 TV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2005년에는 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판 반 카이 전 베트남 총리와 '하노이 회담'을 진행하고 베트남 투자를 확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도 베트남에 진출을 본격화하며 6개 생산법인과 1개 판매법인, 그리고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삼성전자가 아닌 계열사들도 진출해있다. 삼성은 베트남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 초기에는 중저가 제품에서 이제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과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와 디스플레이 및 카메라 모듈과 배터리까지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해에만 베트남 총 수출의 20%인 654억달러를 삼성이 해냈다. 베트남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연간 두차례에 걸쳐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질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있으며,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를 비롯해 삼성희망학교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오랜 기간 베트남과 인연을 유지해왔다. 2012년 이건희 선대 회장과 함께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현장을 점검했으며, 이후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JY네트워크'를 유지해왔다.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제는 주석이 된 매년 응우옌 쑤억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삼성 R&D 센터 준공식 외에도 하노이 인근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 점검, 임직원 격려 등 일정을 진행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