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주주총회는 계속…첫 3%룰에 경영권 전쟁도
삼성전자 제 50기 주주총회 /삼성전자 코로나19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지만, 기업들은 흔들리지 않고 정기 주주총회를 준비 중이다. 비대면 행사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 룰이 처음 적용되면서 경영권 공격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영권 갈등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7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52기 주주총회를 실시한다. 당초 코로나19에 정상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결국 예년과 같이 진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 전자투표제 뿐 아니라 온라인 생중계를 새로 도입해 언택트 참여 방법도 마련했다.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주총과 방역 모두를 충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기아자동차 제76기 정기 주주총회 /기아 아울러 삼성SDI와 삼성SDS,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계열사와 삼성물산 등 계열사들도 올해부터 온라인으로 주총을 중계하기로 했다. LG그룹 계열사들도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비대면 참여 방법을 열었다. 이미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등은 지난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상황, 올해에도 이를 이어가며 현장에서도 주총을 개최할 전망이다. 주총은 수많은 주주들이 한 데 모이는 자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중에도 문제 없이 열릴 수 있는 이유는 인원 제한 예외 사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방역 조치만 지키면 정기주총을 예년대로 열수 있도록 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정기주주총회 안전개최 지원방안'을 발표했었다. 상법상 꼭 마련해야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재계의 '주주 친화' 정책도 개최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전언이다. 주총이 연중 가장 큰 주주들을 위한 자리인만큼 개최 의지가 컸다는 것. ㈜SK 29차 정기주주총회 / 손진영기자 son@ 올해 해결해야할 안건이 크기도 하다. 지난해 상법이 바뀌면서 이른바 '3% 룰'이 처음 적용되기 때문이다. 3%룰은 감사위원 1명 이상을 기존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면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자칫 악의적인 주주가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일단 삼성전자는 김선욱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별도로 내놓은 상태다. 현대차와 SK, LG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나 외부에서 새로 뽑을 예정이다. 재계는 일단 그렇다할 위협 요인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개편을 진행중으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상태에 놓인 기업은 위험에 노출돼있어 우려가 적지 않다. 당장 LG그룹은 지난해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에 계열분리와 관련한 반대 입장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구본준 고문을 대표로 하는 신설지주 분리 안건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3%룰이 경영권 분쟁에 활용될 전망이다. 최근 박철완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이번 주총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한 상황, 3%룰을 이용해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이사회 입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도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에 지분을 물려받아 경영권을 거머쥔 조현범 사장과 남매인 조현식 부회장·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선임해야하는 이사진을 두고 다툴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