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대구은행장 "연내 시중은행 전환…중신용 대출 특화"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다고 선포했다. 시중은행 전담 조직을 설치해 연내 신청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황 행장은 6일 대구 수성동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전담 조직을 설치할 것"이라며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위해서는 2~3개월이 소요될 예정으로 연내에 신청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대구에 본점을 두는 것은 변함없다"며 "전국 영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고, 금융소비자와 은행,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 핀테크 및 중소기업과 '상생'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된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 전환 시 금융시장과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세 가지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3가지 지향점은 ▲지역 상생은행 ▲중소기업 상생은행 ▲핀테크 상생은행 등이다. 먼저 지역 상생은행 방안으로는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서 전국에서 창출한 이익과 자금을 대구경북지역에 재투자하는 지역경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시중은행에서 소외받던 개인사업자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등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협업을 통한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황 행장은 "대형 시중은행에서 소외당하던 중신용등급 기업과 개인사업자,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중소기업 상생을 지향하겠다"며 "핀테크 등 혁신기업의 동반자가 돼 금융소비자가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편리하게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중저신용자에 특화…충청·강원 거점 확대" 그는 "지난 56년간 다른 어떤 은행에 비해서도 중소기업 금융에 있어서만은 가장 뛰어난 노하우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강점인 중소기업 금융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전환 후 갖게 될 브랜드효과와 조달 경쟁력 등을 합치면 시중은행과의 경쟁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현재 5대 시중은행은 고신용자 고객 중심인 반면, 대구은행은 중·저신용등급 고객을 신규 발굴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밝혔다. 황 행장은 "시중은행은 1~4등급에 고객이 집중돼 있지만, 대구은행은 4~6등급의 고객이 다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 신용등급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강원 지역 등에 진출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 은행장은 "김태오 회장의 은행장 재임시절 서울·경기도 지역에서 도입한 기업영업전문역(PRM) 영업 방식을 강원 및 충전 거점점포에 녹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장기적 사명 변경 추진" 향후 사명 변경과 관련해선 포스코 사례와 같이 시간을 두고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포항제철의 해외 영업이 늘어나면서 포스코로 사명을 변경했다"며 "대구은행도 글로벌 지역에 다수 분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를 융합한 사명으로 변경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경영 전략상에서 어느 부분이 유리한지 검토해야 하고 지역 사회와 고객들과 소통해 나가면서 결정해 나갈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은행은 지난 3월 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제시된 이후 지난 6월까지 전환인가 요건과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시중은행 인가를 받으려면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구은행은 자본금 7006억원, 최대주주(국민연금) 지분율 8.78%, 삼성생명 지분율 3.35% 등 모든 조건을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