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앞에서 네고하고 비판하고'식품업계, 답답한 코로나 속 펀슈머 잡는다
BBQ 네고왕 조회수 598만 회, 자체 앱 가입자 200만 명 넘어 재미와 소비 동시추구하는 MZ세대에게 인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답답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파격적으로 격식을 깨부순 콘텐츠가 인기다. 식품업계는 최근 소비를 이끄는 MZ세대와 재미와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일명 펀슈머(Fun+Consumer)를 공략하기 위해 SNS, 유튜브 등을 활용한 획기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 비비큐는 지난 한 달 동안 가수 황광희의 '네고왕'을 통해 진행한 BBQ 프로모션이 영상 조회수가 목표했던 500만회를 넘기며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기준 조회수는 598만회에 이른다. 지난달 7일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를 통해 공개된 웹예능 '네고왕'에서 황광희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치킨 가격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다. 예능 유튜브에 프렌차이즈 회장이 직접 출연한 데다가 황광희가 윤 회장의 말을 끊고 바른말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윤 회장 앞에서 싫은 소리를 하는 모습, 윤 회장이 웃으면서 호탕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MZ세대들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것. 특히 장점만 늘여놓는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진행자 황광희는 BBQ치킨의 단점을 윤 회장 앞에서 읊은 것이 큰 성공 포인트 중 하나였다. 높은 가격이나, 어려운 이름, 부담스러운 유니폼 등을 직접 지적하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시원함과 재미를 느끼게 했다. 동시에 BBQ직원과 회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가져왔다. BBQ는 이번 프로모션으로 할인된 7000원은 패밀리(가맹점) 부담 없이 본사 전액 부담으로 진행하면서 100억의 마케팅 비용을 들였지만, 효과는 그 이상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BBQ 및 윤 회장을 칭찬하는 댓글로 도배됐다. 네고왕 프로모션 이전인 지난달 3일, 약 30만명이었던 딹 멤버십 가입자 수가 행사 종료 후인 지난 7일 기준으로 7배 증가한 216만명을 기록했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BBQ 자체앱을 통한 주문량이 대폭 증가했다. 고객들은 제품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고, 패밀리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본사는 200만명이 넘는 자체앱 가입 고객을 확보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BBQ가 유튜브 네고왕을 통해 프로모션에 크게 성공하자, 하겐다즈도 유료광고에 참여했다. 지난 12일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이벤트가 진행되는 하겐다즈 홈페이지는 마비됐고, 제품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해당 프로모션의 위력을 보여줬다. 빙그레의 브랜드 광고 '빙그레우스 더마시스' 영상도 같은 맥락에서 인기다. 빙그레 유튜브 구독자는 9.28만이지만, 해당 영상은 업로드 2주 만에(13일 기준) 조회수 620만회를 돌파했다. 꽃미남 왕자 '빙그레우스 더마시스'가 허무한 농담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빙그레 왕국의 왕위계승자로 등장하는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로고 모양의 귀걸이부터 바나나맛 우유 모양 왕관까지 빙그레를 상징하는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등장한다. 뮤지컬 같은 구성과 '빙그레 왕국'의 세계관, 캐릭터들의 특징을 담아내며 인기를 끈다. 빈틈없이 꾸며진 세계관과 구체적인 설정,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은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들의 취향에 적중했다. 빙그레우스 뿐만 아니라 '투게더'를 의인화한 '투게더고리 경', '단호박 비비빅'을 의인화한 '비비빅', '올 때 메로나'를 연상시키는 '옹떼 메로나 부르장'까지 빙그레우스 주변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있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은 14.8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는 인터렉션 수치(좋아요 수+댓글 수) 역시 빙그레우스 등장 전 월 평균 3000개에서 등장 후 1만여개로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안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소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들이 맛은 기본이고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재미를 고려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았다"라면서 "특히 행사나 야외 프로모션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튜브 및 SNS를 통한 파격적인 콘텐츠는 계속해서 인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제품 본연의 품질 차별화보다는 일회성 재미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