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느냐, 뚫리느냐? 수도권방역 관건은 '콜센터·PC방'
서울 구로구에 있는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 발생하면서 수도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콜센터, PC방 등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하고 집중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콜센터 확진자 90명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0시 대비 242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일 신규 환자 증가폭은 131명 까지 줄었다가 다시 2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는 52명이다. 대부분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로, 지난 8일 부터 이제 까지 총 9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콜센터 직원 77명과, 접촉자 13명이다. 현재 추가 확진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콜센터 관련 확진자 수는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본에 따르면 콜센터 확진자 77명은 현재까지 모두 11층 콜센터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층 근무자는모두 207명이다. 7층과 8층, 9층에 근무하던 553명 역시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같은 건물 13층 이상은 모두 오피스텔로, 140세대가 거주 있다. 현재 거주자 200여명 가운데 유증상자 역시 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 콜센터는 수도권 출퇴근자들이 모이는 구로에 있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더 커졌다. 일부 확진자는 지난 4일부터 의심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하철 등 대중교통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콜센터 인근 신도림역 운행열차 14개 편성의 객실 손잡이, 지주대 등을 긴급 소독했다. 콜센터 인근에 위치한 신도림역은 출입구 게이트, 대합실, 승강장, 내·외부 계단, 환승통로, 화장실 등 지하철 1·2호선 역사 전체를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마쳤다. 신도림역 외에도 확진자 이동 동선으로 예상되는 합정역, 종로3가역, 동대문역, 교대역, 선릉역 등 10개 환승역에 대한 방역소독도 완료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대중교통에 대한 전반적인 소독,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사람들 손이 많이 닿는 손잡이 등을 소독제로 자주 닦고, 소독, 환기 등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위험 사업장 관리 지침 마련 정부는 콜센터, PC방 등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사업장에 대한 집중관리방안을 긴급 논의하고,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콜센터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공간 내에 사람들이 밀집 배치되어 있으며 업무의 특성상 비말(침방울) 감염 위험이 커 집단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큰 사업장"이라며 "콜센터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고위험사업장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하여 강도 높은 예방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비말 감염 우려가 있고 밀집된 공간이라는 공통 특성을 가진 사업장으로 노래방, PC방, 클럽, 스포츠센터 등을 꼽았다. 학원도 적용 가능한 사업장 중 하나로 꼽혔다. 정부는 우선 이런 사업장에 대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활용 근무, 유연근무를 최대한 활용하고, 출퇴근·점심시간 조정, 사무실 좌석간격 조정 등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예방조치를 시행할 에정이다. 또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장과 시설에 대해서는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주기적으로 환기와 소독 등을 실시하도록 하고 발열 여부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출근이나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사업장에는 이러한 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감염관리 전담직원을 지정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중대본은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업장과 시설의 범위를 정하고 각 사업장과 시설의 특성에 맞는 감염관리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도 재택근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1339 콜센터에도 자택에서 원격으로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2∼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세경기자 seile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