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PO 주관 경쟁 치열…하반기 대어 출격에 판도 바뀌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3강 구도'로 정리된 가운데 하반기에 조 단위 대어급의 등판이 예고되면서 증권사들의 주관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총액 기준 주관사 순위(리츠·스팩 제외)는 삼성증권(1515억원), 한국투자증권(1401억원), 미래에셋증권(1263억원) 순이다. 이어 신영증권(635억원), 키움증권(561억원) 대신증권(531억원), 한화투자증권(504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8곳을 상장시켜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올 상반기 단 한 건의 주관 실적도 올리지 못했으며, IPO 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의 상장 연기로 공모총액 260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IPO 주관 업체 수 3개로 한국투자증권(5개사)과 미래에셋증권(6개사)보다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올해 상반기 공모 규모 중 가장 큰 반도체기판 검사 전문업체 기가비스 주관건이 주효해 상반기 공모총액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달 기가비스는 954억원을 공모했는데 일반청약에서 10조원 가까운 증거금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은 IPO 주관을 맡았던 화장품 제조업체 마녀공장의 흥행 성공으로 2위에 올랐다. 마녀공장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800.47대1,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1265대1을 기록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나노팀과 오브젠, 제이오, 마이크로투나노 등 중·소형주 상장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튜디오미르, 한주라이트메탈, LB인베스트먼트, 에스바이오메딕스, 모니터랩, 트루엔 등 공모 금액 100억원~300억원의 중소형사 6곳의 상장을 주관, 상반기에 가장 많은 기업을 상장시켰다.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 조 단위 기업들이 상장을 연달아 준비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주관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주관 실적이 대형 IPO 하나로도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서울보증보험의 청구서 접수 이후 코스피 상장 신청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있어 하반기 대어급 IPO가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부진했던 KB증권은 LG CNS,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등 대형사의 IPO 주관사로 선정돼, 1위탈환을 노리고 있으며 NH투자증권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파두, SK에코플랜트 등대형사의 IPO 주관사로 선정돼 순위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증권, 한국투자, 미래에셋 등도 하반기에 조단위 기업들의 IPO 주관을 맡아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SGI서울보증보험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으며, 한국투자증권은 두산로보틱스의 주관사를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SGI서울보증,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SG닷컴, 엔카닷컴, IGA웍스 등 조 단위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기업의 IPO를 주관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하반기 IPO 시장이 긍정적으로 전망돼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상장 주관사들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면서 "결국 주관 실적은 건수보다는 금액 자체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큰 건 하나를 맡은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