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도로망’ 깐다…5G SA 전국망 추진·6G 선점 전쟁 돌입
정부가 내년까지 5세대(5G) 이동통신 단독규격(SA, Standalone) 전국망 구축을 추진한다. 네트워크 인공지능(AI) 접목과 차세대 6세대(6G) 통신으로의 진화를 원활히 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20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대상으로 5G SA 구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으며 하반기 발표 예정인 'AI 시대 네트워크 전략'에 이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코어망과 무선망을 모두 5G 표준으로 운용하는 5G SA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초저지연(URLLC),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혁신 기능을 본격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T가 5G SA 망을 운용 중이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비단독규격(NSA)을 활용하고 있다. NSA는 LTE 코어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성능에 한계가 있었지만, SA로 전환되면 B2B 산업용 서비스, 초고화질 통화(VoNR), 스마트공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내세워 스마트폰 속도 향상과 일부 산업 서비스(B2B)에 초점을 맞췄지만, 아직 체감 성능 한계와 망 구축 미완성 문제가 지적된다. 반면 6G는 5G보다 10배 이상 빠른 전송속도와 마이크로초 단위 지연, 지상·위성 통합 연결을 목표로 하며, 홀로그램·디지털트윈·우주 인터넷 같은 차세대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AI·양자통신·위성 네트워크와 결합해 단순한 통신 인프라를 넘어 지능형 '초연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게 특징이다. 6세대(6G)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 경쟁도 이미 불이 붙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21년 '6G 핵심 기술 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3GPP 국제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오는 2029년 1차 표준 윤곽이 드러나고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도권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TRI는 오픈랜(Open-RAN) 기반 E-MIMO 기지국, 종단간 초정밀 네트워크,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저궤도 위성통신 등 주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G 경쟁이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기술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꼽는다. 통신 기술은 한 세대가 준비에서 상용화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6G는 지금부터 표준화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망은 표준을 선점하는 국가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라며 "한국이 과거 CDMA와 5G 세계 최초 상용화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5G 보급과 동시에 6G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I와 차세대 이동통신의 밀접한 연관성도 강조된다. 장경희 6G포럼 집행위원장은 "도로가 없는데 자율주행차가 운행하길 바라는 것과 같다"며 "AI 서비스 활성화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진화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KT 이종식 연구소장은 "AI와 양자컴퓨터가 새로운 보안 위협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어하는 기술까지 포함해 통신 네트워크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