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탐방] 핑거, 금융의 흐름 바꾸다...디지털 금융 혁신
서울 여의도 FKI타워 43층. 국내 금융 IT 산업의 핵심 중추를 자처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핑거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뱅킹을 개발하며 디지털 금융 혁신의 물꼬를 텄다. 지난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핑거는 현재 25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중견 IT기업이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금융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간편결제, 보이스피싱 방지, 자산관리 등 폭넓은 솔루션을 공급하며, 주요 은행과 증권사, 공공기관, 핀테크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핑거는 설립 초기부터 국내 은행권의 모바일·인터넷뱅킹 시스템을 도맡아왔다. 국내 최초로 개인자산관리(PFMS) 서비스와 스크래핑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업형 자금관리, 연기금 운용, 공공기관 통합자금시스템 등 다양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며 기술적 신뢰를 쌓았다. 최근에는 고객사와 사용자 경험을 모두 고려한 B2C 중심의 핀테크 솔루션으로 진화 중이다. 내부에서는 이를 '핑거 2.0'이라 부른다. 스마트뱅킹 고도화,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송금·결제 API, 데이터 중개 서비스 등 기존 솔루션을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은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합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설계 중이다. 핑거의 경쟁력은 기술력에 기반한다. 광학 문자 인식(OCR) 기반 AI 신분증 인식, 보이스피싱 탐지, 불완전판매 방지, 금융 소셜 신용평가, 비정형 데이터 기반 신용모형 등은 자체 기술로 구현됐다. 또한, 하이퍼레저(Hyperledger)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F-Chain'을 중심으로 대체불가능토큰(NFT), 전자증명, 수납·거래탐지 솔루션을 개발했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토큰증권(STO)' 사업이다. 핑거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 발행·유통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예탁결제원 기술협의체에 자문 기업으로 참여하며 특허권·지식재산권 등 실물 자산의 디지털 증권화를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갖췄다. 핑거는 금융과 게임, NFT가 결합된 K-메타버스 프로젝트 '독도버스'도 운영 중이다. 사용자는 가상공간 내 독도를 배경으로 금융 행위를 체험하고, NFT 기반의 자산을 거래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이 실험은 현재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핑거의 누적 매출은 2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3년 매출은 831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마이데이터 사업, STO 플랫폼 구축, 공공 플랫폼 고도화 등 신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안인주 핑거 대표는 "기술이란 결국 고객의 흐름을 이해하는 일"이라며 "디지털금융의 복잡한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기술로 단순화해 제공하는 것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모바일 뱅킹을 만들었던 핑거. 이제는 오픈뱅킹, 메타버스, STO, AI까지 아우르며 디지털 금융 생태계 전체를 설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 위에서 핑거의 기술은 더 많은 사람의 금융 생활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