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추석 장바구니 물가…담는 사람 없고 상인만 안달 났다
"폭우에 폭염까지 이런 상황에는 채소 값이 오를 수밖에 없어요."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모씨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처음 맞는 추석이지만 치솟는 물가와 짧은 연휴기간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추석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오후 2시, 청량리 농수산물시장에서 상인들은 "꿀 배 3개 만원", " 맛 좋은 왕 조기 만원" 손님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제법 있었다. 아무런 물건을 사지 않고 시장을 계속해서 걷고 있는 사람과 물건이 들어있지 않아 축 쳐진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추석을 맞아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사람은 드물었다. 과일을 팔고 있는 상인 최모씨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부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멈춰선 손님은 "왜 이리 비싸요?"라고 말할 뿐 구매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지만 상인들 대부분 가격을 크게 올리는 것을 고민했다. 물가 급등으로 손님들이 시장 자체에 발길이 끊길까 걱정했다. 실제 상인과 손님들이 느끼듯이 물가는 급등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로 상승했다. 특히 6~7월 상승률은 1998년 11월 6.8%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8월 농산물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배추(78%), 무(56.1%), 파(48.9%) 등 채소류가 전년 대비 27.9% 올라 2020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는 8.8% 올라 1992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킨(11.4%), 김밥(12.2%), 삼겹살(11.2%) 등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이 너무 올랐다." 수산물집 앞에서 물건을 고르던 시민들이 가파른 물가 상승 탓에 물건을 내려놓고 돌아가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졌고, 시민들은 어떻게 장을 봐야 차례상 비용 부담을 낯출 수 있을지 고민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24일 차례상 차림비용을 조사한 결과, 평균 31만8045원으로 전년 대비 6.8%(2만241원) 상승했다. 전통시장이 27만2171원으로 대형유통업체(36만3920원)보다 평균 25%(9만1749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1개 품목 중 대형 유통업체에서 구입할 때 저렴한 품목은 쌀, 무, 배추, 밤, 배, 밀가루, 청주로 7개에 불과했다. 남은 24개 품목은 전통시장이 저렴했다. 고사리(400g 기준, 9863원 차이), 도라지(400g 기준 9691원 차이) 등 나물류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났다. 이 외에 부침용 두부, 소고기 우둔, 대추 등은 전통시장이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앞서 정부는 농할쿠폰을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650억 원어치 발행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중소형마트, 친환경매장, 온라인몰에서는 1인당 2만원까지, 로컬푸드 직매장과 전통시장은 3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 할인율은 마트와 사기업 온라인몰 보다 높다. 그러나 할인을 받기 위해 제로페이와 어플 등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가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