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팔아 삼성전자로"…두 달 만에 2조 몰린 RIA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테슬라, 미국 레버리지 ETF를 팔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식으로 갈아타고 있다. 지난 3월 도입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를 통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약 2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세제 혜택이 해외 투자금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21일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출시 이후 지난 19일까지 누적 가입 계좌 수가 24만2856좌, 총 잔고는 1조944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 국내 자산 잔고는 1조2129억원에 달했다. RIA는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를 매도한 뒤 그 자금을 국내 주식, 국내 주식형 ETF, 예탁금 등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절세 전용 계좌다. 해외주식 투자 수익에는 기본적으로 22%(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RIA를 활용하면 일정 비율만큼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장 큰 혜택은 이달 말까지 적용된다. 해외주식 매도 결제가 5월 안에 완료되면 양도차익의 100%가 공제된다. 사실상 해당 차익에 대해 추가 양도소득세 부담 없이 국내 자산으로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이후 공제율은 6월부터 7월 말까지 80%, 8월부터 연말까지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다만 세제 혜택을 유지하려면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1년간 RIA 계좌 안에서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예탁금 등으로 운용해야 한다. 중도에 자금을 인출하거나 조건을 위반하면 공제받은 세액이 추징될 수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미국 빅테크와 고위험 레버리지 ETF를 대거 매도했다. 지난 5월 8일까지 기준 해외주식 매도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1801억원),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947억원), 테슬라(504억원), 알파벳(451억원), 애플(365억원) 순이었다. 팔란티어, TQQQ, QQQ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780억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됐고, SK하이닉스가 66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 KODEX 200, TIGER 반도체TOP10 등도 주요 매수 대상이었다. 해외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성장에 투자하던 자금이 국내 반도체 대표주와 관련 ETF로 이동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가입 계좌 기준으로 40대가 31%, 50대가 26%를 차지해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잔고 기준으로는 50대 32%, 40대 27%로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30대 가입 비중도 21%에 달해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은 "국내시장복귀계좌는 해외시장에 머물던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국내 투자상품을 통해 환율 안정과 생산적 금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