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가 만난 기업人]농기계 영업서 전기車 제조해 세계로…대풍EV자동차 백옥희 대표
국산 전기 이륜·삼륜차 제조社중 공장 최대…영광에 1만평 제조기지 백 대표 "해외에서도 기술로 당당히 승부하는 한국 토종기업 만들 것" 네팔과는 대규모 수출 계약, 방글라데시·필리핀·베트남등 '공략 채비' 먹고 살기위해 창업, 농기계 영업을 하다 전기 이륜·삼륜차 등 e-모빌리티 제조 분야에 뛰어들어 세계 시장까지 노리는 여장부가 있다. 전남 영광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풍EV자동차 백옥희 대표(사진)가 그다. 백 대표가 2011년 설립한 대풍EV자동차는 국내에서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TOP 3' 가운데서도 공장만 약 1만평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영광 대마전기 자동차사업단지에 터를 잡고 있는 대풍EV자동차는 1공장은 내수용, 2공장은 수출용을 위한 것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나는 지금까지 영업을 직접 한다. 우리 회사에서 내가 전화를 제일 많이 받는다.(웃음)" 2020년 당시 95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이듬해엔 135억원으로 늘고 지난해엔 156억원, 그리고 올해엔 약 200억원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등 기업의 모양새가 갖춰져가고 있지만 백 대표의 인생은 해보지 않은 것 빼고는 다 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로 올라가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일도 했다. 그러다 큰 빚을 지고 도망하다시피 서울에서 가장 먼 전남 고흥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두드리면 열린다. 안열리면 발로 찬다'가 신조가 됐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죽기 살기로 해 왔다." 백 대표는 자신의 이런 삶과 지금까지의 여정, 그리고 사업을 '창조적 도전'의 연속이라고 했다. 고추건조기 등 농기계를 영업하고 팔고, 직접 수리까지 하면서 그는 기술자가 됐다. 뭐하나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지만 '서당개 3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태풍 볼라벤(2012년) 이후 영업하던 농기계 매출이 급락했다. 농기계 제품을 만들던 회사들도 일부가 문을 닫는 등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경운기는 너무 무겁고, 이륜 농기계는 위험하고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기차를 해봐야겠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창업하고 1년만에 위기가 찾아왔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2013년 17억원 정도하던 매출은 이듬해 13억원까지 하락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사업 전환 초기 백 대표는 새벽 4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일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런 노력으로 대풍EV자동차는 2016년엔 호남권 최초로 이륜자동차 제작자로 등록했다. 2018년에는 환경부 전기이륜차 보급 평가시험에 합격도 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어온 결과 e-모빌리티 제품은 환경부 보조사업 기종부터 일반기종까지 어느새 11개에 달했다. 적재함이 뒤에 달린 농업용 삼륜·사륜 전기운반차, 번호판을 달 수 있는 전기이륜차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이들 제품은 전국의 농기계 대리점과 오토바이센터, 이마트 매장 등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쿠팡, 본사 쇼핑몰 등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젠 글로벌이다. 최근 대풍이브이자동차는 동남아시아에서 대중교통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내연기관 차량 '툭툭'을 대체할 5~9인승 삼륜전기차 개발도 성공했다. 베트남에는 법인도 만들었다. 백 대표는 "지난해 말엔 네팔 전기차 업체와 5년간 1000만 달러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CKD(반조립제품) 방식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구조인데 내년부터는 계약 이행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에도 일부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필리핀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의료용 스쿠터 양산 준비가 끝나는대로 유럽도 공략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력 향상만이 살 길이다. 해외에서도 당당히 기술로 승부하는 대한민국 토종기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미소)" 백 대표는 2021년엔 '여성경제인의 날'을 맞아 산업포장을 받았다. 2019년엔 '모범여성경제인'에 선정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