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 위해 獨 '자이스' 방문 "파운드리·메모리 1위 노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광학 기업 자이스(ZEISS)와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유수의 반도체 관련 기업에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 중인 기업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 필수 기술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 중이다. 이 회장의 자이스 방문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로 읽힌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 등 경영진과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본사 방문에는 송재혁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남석우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 개 이상이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으며,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 및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자이스와의 만남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및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사됐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번 자이스와의 만남을 통해 삼성전자는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한 6세대 10나노급 차세대 D램 양산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전세대 제품 대비 더 많은 회로에 EUV가 활용되는데, EUV가 적용된 D램은 동일 면적 대비 더 많은 기억 소자 배치가 가능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자이스도 향후 지속가능한 협력을 위해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주요 AI 관련 인사들과 대담을 통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메모리 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지위 확보를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