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경주가 만들어낸 APEC의 기적”…이철우 지사 성과 브리핑
이철우 경북지사는 5일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성과 브리핑'을 열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경주 APEC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며 도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는 "인구 25만 명의 지방 중소 도시에서 국제행사를 치른다고 했을 때 모두가 어렵다고 했지만, 천년 전 세계 4대 도시였던 경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새마을정신으로 산업화를 이룬 경북의 저력을 믿었다"고 말했다. "부산 APEC보다 두 달 이상 짧은 준비기간, 복잡한 국제정세와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 등 여러 변수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준비했다"며 "수송·교통·의료 등 모든 분야에 예비비를 투입하고 중앙정부와 협력하며 지방-중앙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도지사실을 경주로 옮겨 46일간 머물며 시설, 숙박, 메뉴판까지 직접 점검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모든 세부사항을 꼼꼼히 챙긴 결과,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APEC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경주 APEC은 짧은 준비기간에도 세계적인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00일 만에 완성된 정상회의장은 품격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고, 7세대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춘 미디어센터는 전 세계 기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화백컨벤션센터는 APEC 이후 미디어센터와 연결돼 1만6,000㎡ 규모의 국제 컨벤션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은 이번 정상회의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서까래와 석조계단 등 한옥의 미를 살린 건축미에 세계 정상들이 방문하며 역사적 의미가 더해졌다. 이 지사는 "도민의 염원으로 만들어진 천년미소관이 앞으로 경주의 문화유산과 함께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도시 경주의 얼굴인 보문단지도 새롭게 단장됐다. 노후화된 숙박시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세계 정상급 서비스 수준으로 개선됐다. 도로 정비와 간판 교체, 꽃길 조성, 야간경관 개선 등으로 도시 전체가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지사는 "보문단지의 변화는 경주가 세계적인 컨벤션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APEC은 경북도의 경제 외교 무대이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한 역대 최대 규모인 1,700여 명의 경제인이 CEO 서밋에 참석했으며, 이를 통해 국가적으로 90억 달러, 경북도는 3조8,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지사는 "세일즈 경북, 세일즈 대한민국의 목표를 완성한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경북도는 몽골과 탄소감축 MOU를 체결하고, 베트남과 캐나다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지역 외교의 새 지평도 열었다. 이 지사는 "지자체의 국제교류는 이제 단순한 우호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협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경주의 문화와 K-뷰티의 매력도 세계 무대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역사적인 도시 경주는 아름답다"며 신라 금관을 백악관에 전시하라고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경주는 역사문화도시"라며 찬사를 보냈다.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불국사와 공예촌을 방문한 뒤 "놀랍고 아름답다"고 감탄했다. 경주의 황리단길과 불국사, 석굴암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고, 천년미소관의 신라 금관 전시는 '오픈런' 열풍을 일으켰다. 한복패션쇼와 K-팝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성황리에 열려 경주의 문화적 매력을 한층 높였다. 이 지사는 "먹고, 즐기고, 머무는 관광이 지역 발전의 핵심"이라며 "APEC을 계기로 경주의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가 세계인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또 "자원봉사자, 차량 2부제에 동참한 시민, 거리 청소와 화장실 무료 개방에 나선 시민 모두가 APEC 성공의 주인공이었다"며 "높은 시민의식이 경주를 동북아 관광 중심지로 이끌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지사는 "APEC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포스트 APEC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경제·문화·평화 분야의 10대 레거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경주 CEO 서밋 창설, APEC 퓨처 스퀘어 건립, 보문단지 대리노베이션, 세계경주포럼 개최, 신라통일평화정원 조성 등이 그 주요 내용이다. 브리핑을 마무리하며 이 지사는 "260만 도민이 만들어낸 에너지가 30억 세계인의 가슴에 울림을 줬다"며 "APEC의 감동이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