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韓·北 비교하며 北체제 비판..대북제재 국제사회 참여 촉구
7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24년 만에 국회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비정상적 체제'에 대해 강력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한국전쟁으로부터 시작한 한국과의 인연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과 1951년 서울 탈환 등 한미 연합군의 승리들을 언급하면서 '휴전선' 형성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선을 기준으로 한국과 북한이 큰 차이를 보이며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선에 대해 "오늘날 탄압받는 자들과 자유로운 자들을 가르는 선"이라며 "한미 장병들은 그 선을 70년 가까이 함께 지켜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 말미에서도 "한국은 강력하고 위대하게 국가들 사이에 서 있다. 자주적이고 자랑스러우며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 사이에 있다"면서 "우리는 항상 준비되어 우리 국민의 이해를 보호한다. 잔인한 야심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 우리는 함께 자유로운 하나의 한국, 안전한 한반도, 가족의 재회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한 것의 연결선 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국제 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동참 촉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전 노동인구 70일 연속 노동·기근·기아·영유아 영양실조 등과 북한 노동수용소의 강제 노역·고문·기아·강간·살인 등 인권유린 실상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며 강력 비판했다. 또한 한국의 급속한 경제·정치·과학·기술·문화·스포츠 등의 발전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극명한 차이를 부각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하나의 민족, 두 개의 한국에 대한 이야기"라며 "한쪽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국가와 삶을 꾸려나가고 자유와 정의, 문명과 성취의 미래를 선택했다. 다른 한쪽 한국은 부패한 지도자들이 압제와 파시즘, 탄압에 기저해 주민들을 감옥에 가뒀다. 이 실험의 결과가 이제 도출되었고 그 결과는 너무나도 극명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를 향한 대북 제재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함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북한의 실상에 대한 지적 이후 "김정은 체제는 나라 밖에서 갈등을 모색한다"며 "세계는 악당체제의 위협을 관용할 수 없다"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핵 참화로 세계를 위협하는 체제를 관용할 수 없다"면서 "책임지는 국가들은 힘을 합쳐 북한의 잔혹한 체제를 고립시켜야 한다. 어떤 형태의 지원이나 공급, 용인을 규정해야 한다. 모든 국가들 중국,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고 체제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시키고 모든 무역 관계를 단절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불균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 직전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한미FTA 협상 전 조율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협상 이후 국회 인준도 필요한 만큼 불필요한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국회 연설을 두고 여야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방문 연설은 강화된 한미동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연설"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넘어 '오랜 동맹 그 이상'의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한미동맹 재확인에는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대북 정책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로 대한민국 평화를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한미동맹 재확인을 의미있게 평가한다"며 "강력한 안보가 바탕이 되어야 대한민국의 평화와 북한의 전향적 태도 전환을 이끌 수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오늘 연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북한 정권에 대한 비난과 강력한 경고, 그리고 '포용정책은 실패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며 "모든 국가가 북한에 대한 지원이나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지 역시 정부의 인식과 달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도 한미동맹 재확인을 환영하면서도 '힘을 통한 평화'에 방점을 찍은 논평을 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시지와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것은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같은 '힘을 통한 평화'를 천명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IMG::20171108000230.jpg::C::48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