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조 예산안, 심사 본격화..보름여간 예결소위 가동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보름 여간 예산안 소위원회를 가동해 내년도 429조 원 규모의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다. 특히 예결소위는 자동 부의되는 12월 1일 전인 11월 30일까지 소위 활동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여야가 문재인정부의 예산안을 두고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예결특위는 13일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마무리하고, 14일부터 소위 심사에 돌입한다. 소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예결위원장이 맡고, 최대 15명의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소위 위원들은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정책의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예산안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졸속·포퓰리즘 예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과감한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야는 공무원 증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액, 복지예산 등을 두고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무원 증원에 대해 야당은 미래세대 부담과 인건비·연금 등 추계자료 없이 추진되는 졸속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이에 여당은 소방·경찰·사회복지 등 현장 필수인력에 한정되는 공무원 증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OC 예산과 관련해서도 야당은 증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지난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비심사에서는 철도 건설, 고속도로·국도 건설, 철도 유지·보수·시설 개량 등 SOC 예산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복지예산 관련 여당은 문재인정부의 기조인 '사람 중심' 투자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 복지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수당 1조1000억 원, 기초연금 인상 9조8000억 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기금 2조9700억 원 등 복지예산에 대해 야당은 재정 확보 계획이 부실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경제지표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보다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장이 되려면 일자리, 민생 예산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줘야 한다"며 "여야에 일부 이견이 있더라도, 우리 당은 야당의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 제시는 적극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는 복지와 일자리 예산인 기초연금 인상, 공공부문 일자리 증원은 자유한국당 대선공약집에도 모두 있는 내용"이라며 "이에 대한 '묻지마 삭감'은 명분이 없다"며 대승적 협력을 촉구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 관련해서 우리당은 소위 좌파 포퓰리즘적 퍼주기 예산에 대해서는 과감히 손을 댈 것"이라며 "특히 불요불급한 예산 반드시 삭감돼야 할 예산에 대해서는 상임위에서 확실히 삭감해 달라"고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민주당은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아동수당법, 산업재해보상보호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예산 법안 지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통과시 정부의 예산 집행을 위한 근거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상임위 차원의 논의 과정에 험로가 예상되는 만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 또한 녹록치만은 않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