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etro 베스트 포토] (34) '난민사태 방치한다면 재앙이…' 댐에 그려진 거대벽화의 경고
'난파선을 탄 난민들을 방치하는 것은 구멍이 뚫린 댐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이같은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하고 있는 거대한 그래피티 작품을 메트로월드뉴스(MWN, 메트로인터내셔널 발행)가 소개한다. 프랑스 중동부 론 알프스의 울창한 산림 속 버려진 댐에는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난파선을 탄 난민들'이라는 제목의 벽화다. 프랑스의 30대 남녀 듀오 그래피티 작가들인 엘라 앤 피트르(Ella & Pitr)가 최근 완성한 이 벽화에는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난 한 중동 난민이 등장한다. 후줄근한 운동복 위에 구명조끼를 입은 이 난민은 쪼그리고 앉아 눈을 감은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기대고 있는 벽에는 엉덩이 근처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가 탄 배가 지중해를 건너는 도중에 구멍이 뚫려 난파선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벽화가 그려진 댐과 이 그림을 연결시켜 보면 이 난민의 자세나 동작이 예사롭지 않다. 골짜기를 막고 세워진 이 댐은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아래 꼭지점 부근에 실제 구멍이 나있다. 벽화의 구멍은 이 실제 구멍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그리고 난민은 양 비탈면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인데, 왼손으로 비탈의 흙을 긁어올리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흙을 쓸어내려 구멍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난파선에 탄 채 죽음을 기다리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 댐도 구멍에서 물이 새며 무너지게 돼 그 아래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이 거대벽화로 세상 사람들에게 이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엘라와 피트르는 2007년 처음 만나 듀오를 만든 뒤 전 세계를 누비며 흥미로운 그래피티 작품들을 그려왔다. 두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활용하여 작품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 속 벽이나 균열, 색상 등은 원래 거리나 자연에 있던 것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이들은 지붕, 옥상, 계단, 철문, 방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곳에서 있는 그대로의 환경 위에 작품을 연출함으로써 비현실적인 요소와 현실을 결합, 일상에서 색다른 느낌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아주 작은 그림부터 초대형 그림까지 제작하는데, 특히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그래피티 작품을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노르웨이 남서부 해안가의 도시인 스타방에르에서 제작한 '릴리스 앤 올라프'라는 작품이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여러 건물의 옥상에 그려 하늘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 그림은 무려 2만1000㎡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 속 잠든 소녀는 릴리스, 그 옆의 수염이난 난쟁이는 과거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올라프왕이다. 이 그림은 스타방에르에서 열리는 '누아트 거리예술축제' 1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두 사람이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