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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

닐 피오레 지음/김진희 옮김/청림출판 자질구레한 일들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고질병이 있다. '뭐 미뤄봤자 얼마나 미루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거의 병적인 수준이다. 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다.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후 10년이 지나 면허증을 갱신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벌금을 물게 됐다. 도로교통공단의 안전운전 통합민원 홈페이지에는 1종면허의 경우 적성검사 기간이 지나면 과태료 3만원을 내는 것은 물론 적성검사 만료일 다음날부터 1년 경과 시 면허가 취소된다고 적혀 있었다. 2종면허는 과태료를 문다고만 나와 있었는데 필자의 경우 이미 갱신 만료일로부터 상당 기간 지난 상태라 1종 소지자처럼 운전면허가 박탈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면허가 취소되면 어떻게 하지?, 2008년 당시 백만원 넘게 주고 무더운 여름날에 개고생하면서 딴 면허인데… 시간 들고 돈 드는 그 짓을 또 해야 한다니!!!' 시간을 돌려 과거로 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나 자신을 혼쭐내주고 싶을 정도였다. 면허가 갱신되길 바라며 가로 3.5cm, 세로 4.5cm 규격의 사진 1매를 들고 집 근처 경찰서로 향했다. 60대 중반쯤 돼 보이는 한 남성이 민원실에서 CCTV에 찍힌 차량 사진을 경찰관에게 들이밀며 '이게 왜 차선위반이냐'고 따지면서 '윗사람을 데려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필자는 이 어르신 옆에서 민원 업무를 봐야 했는데 아크릴 칸막이 사이로 운전면허증 갱신 관련 안내를 해주는 직원의 말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왜 미리미리 운전면허증을 갱신하지 않아서 지금 여기서 고통받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일을 미루지 않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이라는 책을 서점에서 사서 읽어 봤다. 저자는 "사람들이 일을 미루는 이유는 비난과 실패, 완벽주의에 매여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일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려면 인간 정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안전망 마련하기 ▲긍정적인 자기 암시의 말로 부정적인 태도 바로잡기 ▲일 미루는 증상을 활용한 치료 ▲죄책감 없이 마음 편히 놀기 ▲입체적으로 생각하기와 거꾸로 일정표 ▲제대로 걱정하기 ▲놀기 우선 일정표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 ▲몰입해 일하기 ▲전략적인 후퇴를 일 미루기 습관 고치기 방안으로 제시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놀기 우선 일정표를 짜라는 조언이었다. 저자는 놀기 우선 일정표를 작성하면 우리가 언제 가장 생산성 있게 일하는지와 언제 좀 더 일을 일찍 시작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업무 패턴과 시간 활용 상황에 대한 감을 잡아 중요한 일 사이에 운동, 취미 활동 등 쉬는 시간을 배치하면 죄책감 없이 마음 편히 쉴 수 있어 크고 중요한 일에 압도당하는 공포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두들 날씨가 나쁘다고 타령하지만 날씨를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날씨는 딱히 손 쓸 대책이 없지만 일을 미루는 버릇은 당장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272쪽. 1만4000원.

2021-12-09 12:09:0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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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전라디언의 굴레 外

◆전라디언의 굴레 조귀동 지음/생각의힘 호남은 매년 5월과 선거철에만 소환된다. 5·18민주화운동의 발상지이자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곳이지만 낙후, 소외, 침체, 차별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전라디언이라는 이등 시민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탄생했다. 엘리트 자리를 두고 벌어진 경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자본 배분권을 쥔 정치권력이었다. 이들은 지연과 학연으로 재경 엘리트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했다. 1961년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세력의 핵심은 TK(대구·경북) 출신의 육사 졸업 장교와 경북고(와 그 전신인 대구고보) 네트워크였다. 이들은 국가를 경영하면서 자신들의 기반인 영남을 중심으로 산업을 발전시켰고, 호남을 철저히 배제했다. 책은 지역과 계급이라는 이중차별을 받는 호남인,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288쪽. 1만7000원.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황즈잉 지음/진실희 옮김/더퀘스트 관계 문제는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싫다'고 말을 못해 손해 보는 일이 반복되거나 매서운 자기방어로 오해가 생기는 일이 이어지는 등 사람들이 겪는 문제는 늘 같은 양상을 띤다. 책은 어릴 적 가족과의 관계 문제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아이들이 가족에게 사랑받기 위해 발전시킨 생존전략이 성인이 됐을 때 대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모든 걸 지적하는 부모 앞에서 완벽해지려 애썼던 아이는 자라서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자신을 바꾸려다 문제를 일으킨다. 어린 시절 나를 만나 어떤 상처를 어떻게 받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음이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이들이 같은 상처로 혼자 아파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 320쪽. 1만6000원. ◆여자들의 사회 권김현영 지음/휴머니스트 우리 사회의 꼰대들은 아직도 "여자의 적은 여자", "여초 회사는 뒷말이 많다", "여자들은 의리가 없다"는 말을 지껄이고 다닌다. 이들은 여자들의 관계를 편협하게 바라보고 폄하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집, 학교, 회사 등에서 여자들은 모녀 관계, 자매애, 여성들의 우정, 네트워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쌓아간다. 너무 적게, 지나치게 납작하게 이야기된 여자들의 진짜 관계를 마주하게 하는 책. 200쪽. 1만3000원.

2021-12-02 15:17:4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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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음/김병욱 옮김/여름언덕 반년에 한 번 정도 만나는 적당히 친한 지인이 하나 있다. 그는 항상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자식 사진을 보여주고는 "너무 예쁘지 않냐?"고 자랑하곤 했다. "애가 그렇게 좋으면 하나 더 낳아서 기르지 그러냐"라고 했더니 예상외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둘째가 생기면 첫째한테 쏟았던 애정과 관심이 절반으로 쪼개질 텐데 그러면 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파리 8대학 프랑스문학 교수이자 정신분석가인 피에르 바야르가 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책에서 바야르는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 '특성 없는 남자'에 등장하는 사서가 어떻게 황실도서관의 장서 350만권을 모두 알게 됐는지 말해준다. 대속(代贖)의 사상을 찾기 위해 황실도서관에 온 애국운동단체의 책임자 스툼 장군에게 사서는 "제가 어떻게 이 많은 책들을 모두 알 수 있는지 궁금하지요? 장군님께 말씀드리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책도 읽지 않기 때문이랍니다!"고 고백한다. 놀랍게도 사서는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음으로써 모든 책을 알게 되는 기술을 구사하고 있었다. 인간의 생은 유한하기에 도서관에 있는 책을 전부 완독할 순 없다. 사람이 하루에 읽을 수 있는 책은 많아 봐야 3권이다. 100세 시대가 열렸다 한들 한 인간이 평생 완독 가능한 책의 수는 기껏 해봐야 10만9500권(3권x365일x10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책이 황실도서관에 있다고 가정하면 누군가 책 읽기에 일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남은 약 339만권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모든 책을 사랑한 사서는 한 권에 관심을 갖게 돼 다른 책들에 소홀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그는 카탈로그로 책의 제목과 목차를 읽는 것 외에 다른 내용에 눈길을 주지 않기로 결심한다. 바야르는 "책 속으로 코를 들이미는 자는 교양에는 물론이요 심지어는 독서에도 틀려먹은 사람"이라며 "존재하는 책들의 수를 고려할 때 우리는 사서처럼 총체적 시각을 가질 것인지 아니면 책들을 하나씩 읽어나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전체를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통독은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에너지 낭비"라고 주장한다. 책의 개별성을 넘어 그 책이 다른 책들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두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237쪽. 1만2000원.

2021-12-02 14:27: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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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신문협회,'2021 언론대상 및 언론윤리대상'성료

한국인터넷신문협회,'2021 언론대상 및 언론윤리대상'성료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21 인터넷신문인의 밤'행사에서 참석한 언론사 대표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신협이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2021 언론대상 및 언론윤리대상' 시상식이 지난 25일 성대하게 진행됐다. 언론5단체 중 하나인 한국인터넷신문협회(회장 이의춘, 이하 인신협)는 인터넷신문의 지속 발전과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매년'언론대상'을 시상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제정된 언론윤리헌장의 확산을 위한 언론윤리실천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언론윤리대상'을 신설하였다. 이의춘 인신협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공적 책무를 부여받은 언론에 있어 윤리적 정당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유로운 소통과 저널리즘의 신뢰 회복이라는 인터넷신문에게 주어진 큰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며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선도해 가자"고 말했다.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21 인터넷신문인의 밤'행사 및 언론대상, 언론윤리대상 시상식에서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신협 산하 KINA 언론대상 이장규 운영위원장은"올해로 5회차로 접어든 ?언론대상?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꾸준히 성장해 대표적 인터넷 언론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언론윤리대상? 역시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원이 몰렸으며 앞으로 대표적 인터넷 언론윤리상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21 인터넷신문인의 밤'행사에서 인터넷신문 언론윤리 대상 기자부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편 2021 언론윤리대상 매체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시사위크는 기사가 수정됐을 때 독자들이 그 내용과 이유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사수정이력제'를 소개하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소현 취재팀장은 "시사위크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투명한 보도와 책임 있는 설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정한 보도라는 언론윤리헌장의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언론윤리대상 기자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프라임경제의 추민선, 김은경, 황이화, 노병우 기자는 다양한 수용자에 대한 고려가 없는 뉴스 속 난해한 표현은 '알 권리'에 대한 '물리적 침해'나 다름이 없었다며 '쉬운 말 뉴스'제작을 통해 수용자를 확대하고 시민의 알 권리를 신장시키며 나아가 실질적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진행을 맡은 최무늬 아나운서의 보조 진행자로 딥러닝을 통해 탄생한 'AI 최무늬 아나운서'가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언론윤리대상 최우수상 발표를 비롯하여 이날 행사의 주요 내용은 NFT로 발행될 예정이다.

2021-11-26 14:50:12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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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지속가능한 나이듦 外

◆지속가능한 나이듦 정희원 지음/두리반 사람들은 누구나 노화와 노쇠를 피하고 싶어 한다. 노년내과 의사인 저자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사회에서는 '나이듦'이라는 주제가 반드시 공론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우선 생물학적 노화가 어떻게 노년의 모습을 만드는지 알려주고, 노화의 결과인 노년기 질병이 가진 특징을 설명한다. 젊은이들은 사나흘이면 퇴원할 수 있는 담낭 절제 수술을 한 할머니가 체력과 근력 부족으로 수술 이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퇴원하지 못하는 사례를 들며 저자는 다중이환, 근감소증 같은 노년기 질병에 관심이 부족하면 간단한 문제로 인해 큰 고통을 겪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노년내과 의사가 제안하는 지혜로운 노후 준비법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284쪽. 1만6000원. ◆취향의 경제 유승호 지음/따비 21세기는 취향을 추구하는 개인이 자유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는 '취향의 시대'다. 책은 취향과 관련한 경제적 활동이 새로운 가치 창출의 중심이 됐다고 이야기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유튜브 등 대중자아 기술은 개인이 자신의 취향을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게 된 구조는 문화와 경제 자본의 상호 전환을 가속화했다. 저자는 "강고한 경제자본의 불평등 구조 속에서 경제력은 빈약하지만 개인의 욕망과 인정을 추구하는 취향인의 등장과 이들의 인정 욕구가 새로운 문화자본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책은 콘텐츠 중심의 취향경제가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할 방안을 제시한다. 320쪽. 1만8000원. ◆헌책방 기담 수집가 윤성근 지음/프시케의숲 세상에는 다양한 수집가들이 존재한다. 누구는 카세트테이프를 사 모으고, 어떤 이는 영화 포스터를 수집한다. 맛집을 찾아 블로그에 박제해 놓는 사람들도 많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물건에 삶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헌책방을 운영해온 저자는 시중에 절판된 책을 손님에게 찾아주면서 이런 말을 한다. "수수료는 그 책을 찾는 이유와 책에 얽힌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대신하면 됩니다"라고. 의뢰인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놓았다. 저자는 그중 29편을 추려 책에 담았다.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풀어낸 별의별 이야기들. 320쪽. 1만5000원.

2021-11-25 14:36:2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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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열두 발자국

정재승 지음/어크로스 지난 23일 억대 연봉을 벌게 해준다는 제목에 혹해 책을 사려고 온라인 서점에 들어갔다. '바로구매' 버튼을 누르려던 중 정가보다 44% 싼 '최상' 상태의 중고책을 발견했다.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판매자가 내놓은 약 170권의 중고책들을 훑어봤다. 움베르트 에코의 팬인가 싶을 정도로 그의 책이 많았다. '기호와 현대 예술'에서부터 시작해 '중세의 미와 예술', '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 '무엇을 믿을 것인가', '움베르트 에코의 문학 강의'까지 품절 및 절판된 책을 전부 보유하고 있었다. 심지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는 더는 나오고 있지 않는 책임에도 가격이 무려 2000원으로 저렴했다. 눈이 뒤집혀 이책 저책 담다 보니 총 결제 예상 금액이 원래 사려던 책 가격의 약 4.5배인 7만1500원이 됐다. '그래, 많이 샀으니 그럴 수 있어.' 심호흡을 한 뒤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해당 판매자가 무조건 유료 배송이라는 조건을 걸어 둬 배송비가 3000원이 더 든단다. 짜증이 확 나 인터넷 창을 꺼버렸다. '움베르트 에코의 책을 장바구니에 넣을까 말까',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사야 하나 절판된 도서를 먼저 집어가야 하나' 등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쓴 한 시간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으로 구매자의 선택지가 수백, 수천배로 늘어나면서 쇼핑은 고역이 됐다. 옛날엔 물건을 사는 행위가 마냥 즐거웠던 것만 같은데 이제는 '쇼핑'이라는 두 글자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지끈 두통이 인다. 뇌과학자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그의 저서 '열두 발자국'에서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의미 있는 정보가 뭔지 몰라 오히려 의사결정이 어려워졌다"며 '선택의 패러독스'라는 현상을 설명한다. 많은 선택지가 되레 만족스러운 의사결정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식료품 가게에서 시간마다 진열을 바꿔가며 한 번은 6종류의 잼을, 다음에는 24종류의 잼을 판매했는데 구매율은 전자가 10배 더 높았다고 한다. 저자는 "선택지가 많으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 커지기 때문에 구매로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할 때마다 좋은 감정이 커지지만 물건의 수가 늘어날수록 나쁜 감정이 커져 어느 숫자를 넘어가면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만족감을 느끼며 물건을 고를 수 있는 범위는 6~10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라고 한다. 현재 가게를 운영 중인 주인장 중 매장에 제품이 많은데도 손님들이 사가지 않아 고민이라면 물건의 가짓수를 줄여봄이 어떠실는지. 400쪽. 1만6800원.

2021-11-25 13:40:0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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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자 판화작가 개인전…"세상과 정면과 이면이 만나는 순간 표현"

윤은자 작가가 17일부터 23일까지 '모든 것의 裏面(이면)'이라는 주제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판화와 회화를 병행한 작품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이면을 드러내고, 이를 정면에서 보는 관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자 한 윤 작가와 그의 작품을 지난 18일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에서 개인전 오프닝을 진행하고 있는 윤은자 작가. /원은미 기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석사로 졸업한 작가 윤 작가는 최근까지 일본에서 유학하며 판화를 심도있게 탐구했고, 도쿄에서 아자부주반(AzabuJuban) 갤러리 초대전 등을 연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롯데월드타워 뷰티인그레이스전 등에 참가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는 라무어 파리(L'amour Paris) 기획전시에 참가해 현대 판화를 선보였다. 인사아트 플라자에서 열린 이번 개인전에서는 콜라그래피 판화를 특징적으로 내보인다. 크고 작은 색면 구성이 두드러져 보이고 기하학적인 색띠, 식물 문양이 유기적인 패턴으로 어우러진다. CD를 연상시키는 원형과 파문을 그리면서 퍼져나가는 반원형의 문양이 가세하면서 화면에 리드미컬한 활력을 더한다. 여기에 중심성이 강한 정적인 부분이 있는가 하면, 가녀린 색띠로 운동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구멍 뚫린 종이나 아크릴판과 같은 오브제를 대고 찍은 기법에 기호와 문자가 겹치고, 트럼펫이나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의 부분 이미지도 보인다. 마치 오선지 위에 춤이라도 추는 듯한 음표가 아로새겨져 있기도 하다. 별들이 수놓아지고, 우연한 질감을 위한 것인듯 비정형의 얼룩이 여기저기에 배치돼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윤 작가는 이에 관해 "정면과 이면이 함께하는 상대적인 세상 속에서 늘 자유로운 영혼으로 존재했다. 자유로운 영혼이 표현하는 나의 작품 또한 자유일 수 밖에 없다"면서 "형식과 형태를 거부하고 기법이 중요하지는 않다. 모든 것을 함께 섞는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콜라그래피를 보면, 이런 저런 오브제가 적용됐는데 모두 주변 일상으로부터 가져다 쓰기 쉽고, 저절로 자신의 일상도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작가는 세계의 질감을 자신 속에 불러들여 오브제로 재구성하면서 세계에 대한 경험치를 작업으로 표현하려 했다. 콜라그래피 판화와 함께 먹 작업을 하나의 화면에 병치시켰는데 판화는 간접적이고, 먹그림은 직접적인 특성을 상충시켰다. 먹그림은 우연성과 즉흥성을 담아 직접적이며 동적으로 표현돼 거침이 없어 보인다. 전혀 다른 두 경향의 기법을 활용해 작가적 아이덴티티인 자신의 두 인격을 드러냈다고 미술계에서 평가 받는다. 윤 작가는 차후의 작업에서는 더 의식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상을 반영하고 표현하기를 꾀한다. 그렇게 세계의 질감을 떠내고 세계와의 접촉면을 그리며 삶이란 자기 분열적인 존재를 극복하는 과정이며, 예술은 바로 그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윤 작가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의 절반은 정면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면이다. 이면을 세상의 저울로 재어 본다면 정면과 균형을 맞추는 한쪽의 무게추"라면서 "생각으로 존재하는 정면과 이면의 영혼이 서로를 느끼고, 만나고, 감지하는 순간에 사랑하게 된다"고 작품관을 밝혔다. 윤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 이후에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임페리얼팰리스호텔 갤러리에서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펼쳐진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1-11-22 16:00:53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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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너트, 신소영 개인전 'Shape of the Heart' 개최

갤러리 너트(Gallery KNOT)가 작가 신소영의 개인전 'Shape of the Heart '를 11월 23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일상에서의 서정과 사색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날개 하트, 새, 꽃, 별, 노을 등 자연의 소재들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각각의 소재들은 비유적이고 상징적인 시의 언어들과 같다는 설명이다. 특히 '날개 하트'는 두개의 날개가 포개어져 하트 모양을 이루고 있는 형상으로, 작가가 즐겨 쓰는 소재이자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이다. 날개를 이루는 무수한 깃털들은 우리가 살아온 날들을 상징하고, 더 나아가 날개는 꿈꾸는 자, 꿈을 향해 날아가는 자를 상징한다. 우리의 삶은 각자의 개성대로 모두 다른 모양이기 때문에 날개는 각기 다른 다양한 모습들로 표현돼고, 그것들은 서로 마주보거나 감싸 안거나 함께 날고 있는 하트의 형상을 이룬다. 이렇게 날개를 특별히 하트 모양으로 표현한 이유는 우리의 일상에 사랑과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소영은 회화, 입체, 애니메이션,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재료들과 기법들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과학기술대·세종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등에서 디지털 아트와 그림을 가르쳤다. 그 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도에 거주하며 작가로서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에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은 작가의 그림에 반영돼 서정적이고 은유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신소영의 작품들은 모란미술관, 문신미술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한국영상자료원 등에 소장돼 있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1-11-19 10:11:02 박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