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韓 '벤처 1000억 기업' 지형도 바꿔놨다
중기부 집계, 2020년 16곳 순증…총 633개 기록 마스크 제조·진단키트 제조사등 대거 포함돼 에스디바이오센서, 지난해만 매출 1.4조 '훌쩍' 총 매출 151조…삼성, 현대차, SK 이은 재계 4위권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본격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의 '벤처 1000억 기업' 지형도를 크게 바꿔놨다. 방역 마스크 제조기업이 매출 1000억원 기업에 새로 포함됐고, 특히 코로나19 진단을 포함한 의료·제약 업종에선 무려 11개 기업이 '벤처 1000억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총 633개사로 집계됐다. 2020년에만 62개 기업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기존에 1000억원이 넘었던 기업 중에선 46개사가 매출이 하락해 명단에서 빠지며 전년 대비 16곳이 순수하게 늘면서다. '벤처 1000억 기업'은 2016년 당시 513곳에서 572곳(2017년)→587곳(2018년)→617곳(2019년)→633곳(2020년)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엔 코로나19가 벤처 1000억원 기업의 탄생에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9년 당시 737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만 1조4042만원이 늘어난 1조4779억원으로 '1000억 벤처' 뿐만 아니라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1년새 매출 증가율만 1905%를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진단키트의 신속 진단 기술 정확도를 90%까지 높이는데 성공하면서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아내 국내외 수주가 빗발쳤다. 또 코로나19 진단시약 제조기업인 ㈜씨젠도 지난해에만 9714억원의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외에 마스크제조업체인 도부마스크㈜, 코로나19 검체채취 키트 제조업체인 ㈜노블바이오도 1년새 매출이 각각 3475%, 3012% 늘며 벤처 1000억원 기업에 새롭게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를 기회로 성장한 의료·제약 관련 기업 10곳, 소프트웨어(SW) 개발·IT 기반 서비스 기업 8곳이 지난해 새롭게 1000억원 벤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계·자동차·금속업종 중에선 14개사가 매출이 하락하며 명단에서 빠졌다.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가 집계한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151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 현대차, SK에 이은 재계 4위권이다.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총 종사자수는 24만2000명으로 재계 2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업당 평균 종사자수는 387만9000명이었다. 직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코웨이로 지난해에만 1546명(31.6%)이 증가해 총 6434명을 기록했다. 인터파크도 1년새 1125명이 증가했다. 벤처 1000억원 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도 뛰어났다. 대기업(4.6%↓)과 중견기업(3.5%↓)은 매출액이 감소한 반면, 1000억원 기업은 10.9%로 크게 늘었다. 당기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7.3%로 대기업(3.0%), 중견기업(3.7%)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총 수출액은 약 33조원으로 국내 수출기업 대비 0.5%의 기업이 지난해 국내 총 수출(594조8000억원)의 5.5%를 기록했다. 중기부 박용순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 투자를 받은 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듯이 '벤처1000억기업'들도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유니콘기업, 벤처1000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정책이 중요한 만큼 벤처기업과 벤처투자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국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업가 정신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굳건히 매진하고 있는 후배기업들에게 '롤모델(Role Model)'이 된 이들 1000억원 기업의 성공요인 분석을 위한 소논문 공모전도 개최한다. 한편 벤처 1000억원 기업 중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네이버, 코웨이, 엔씨소프트, 넥슨코리아, 유라코퍼레이션, 카카오, 셀트리온, 에스디바이오센서, 동원홈푸드, 이베이코리아(유) 등 17개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