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해외경영 적자 행진 " KT 일본법인만 227억 순손실, 중국 등도 실적 악화일로"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 황창규 KT회장이 취임후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사업전략을 발표하면서 전임 최고경영자(CEO)가 벌려놓은 사업을 리모델링해 통신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선포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수주 경쟁력이 미흡하고, 그나마도 상당수가 후진국 또는 저개발 국가에서 쌓은 경력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올해 3월 31일 기준 지난해 KT가 설립했던 10개의 해외 법인중 7곳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손실액은 438억5600만원이다. 손실액의 대부분은 일본법인(Korea Telecom Japan Co Ltd)과 르완다 합작사(olleh Rwanda Networks Ltd)에서 발생했다. 두 법인이 각각 227억6900만원, 189억8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해외사업이 부실함을 여지없이 나타내고 있다. 2013년에 설립한 르완다 합작사는 황 회장이 작년 초 취임 직후 해외 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설립된지 2년이 넘어가지만 적자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당기 순손실은 68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의 손익도 들쭉날쭉하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 법인(KT Dutch B.V), 중국 법인(Korea Telecom China Co Ltd), 르완다 합작사 등 4개 계열사만 적자를 기록했지만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이 되면서 네덜란드와 중국 법인은 흑자 전환을 했고 2013년에 흑자였던 다른 법인들이 적자 전환을 했다. 네덜란드 법인, 중국 법인, 르완다 합작사 등 세 법인은 각각 41억3100만원, 11억800만원, 9430만원의 손실을 봤다. 황 회장은 취임 때 부터 이석채 전 회장이 만든 비대한 KT그룹의 조직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줄곧 경영 효율성을 강조했다. 본업인 통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선포했고 지난해에는 글로벌사업추진실을 CEO 직속으로 분리 독립시키면서 직접 해외 사업을 관리하고자 했다. 하지만 2년차에 접어든 황 회장이 추진한 그간의 사업 현황을 보면 그가 강조했던 경영 방침들은 단기적으로 적자를 면하려고 감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자 투성이인 해외 실적과 함께 국내사업도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사업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익 강화는 미미하다.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향상됐지만, 이의 상당부분이 직원 대량 감축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마케팅 비용 감소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의 올해 3월 31일 기준 직원수(계약직 포함)는 2만3593명이다. 전년 같은 날(3만2379명)과 비교하면 8786명이 줄어들었다. 이 결과 임원을 제외한 KT의 직원급여 총액은 전년에 비해 1229억9800만원이 절감돼 4518억 4100만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KT는 영업이익 3208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363억8100만원) 대비 영업이익이 135.3% 증가했지만 실제 명예퇴직 등으로 절감한 직원급여 1300억원 가량을 빼면 KT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영향으로 줄어든 마케팅비용(2014년 1분기 8127억원→2015년 1분기 7082억원)까지 고려하면 KT의 영업이익은 더 감소한다. 또한 통신산업 집중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수익은 부동산사업에서 내고 있다. KT의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KT지사와 소규모 부지 임대사업)의 수익성이 1년 새 두 배 이상 좋아졌다. KT의 비통신 계열사 4곳 중 KT에스테이트의 올 1분기 매출액은 72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3%(102억 원) 증가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황 회장은 인력을 줄여서 인건비를 세이브 한건 이외에는 국내외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인력구조정과 부동산사업 등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모습이 한치 앞만 보는 것 같아 국내 통신산업의 미래가 암울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