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빙하기 본격 시작…반등은 내년 상반기?
중기부, 1분기 투자액 집계…8815억, 작년 동기比 60.3%↓ 펀드결성액 5696억으로 78.6%↓…경기둔화등 악재 맞물려 금융시장 안정, 회수시장 활성화등 절실…추가 대책도 마련 벤처투자 빙하기가 올해 들어 현실이 되고 있다.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예산 축소, 경기 둔화,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다. 이런 가운데 벤처투자 시장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7일 내놓은 '2023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벤처투자액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88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투자액 2조2214억원에 비하면 무려 60.3%(1조3399억원)나 줄어든 액수다. 1분기 기준 벤처투자액은 2019년 7789억원, 2020년 7732억원, 2021년 1조31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도별 투자액은 4조4000억원(2020년), 7조7000억원(2021년), 6조8000억원(2022년)으로 2021년과 2022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기부 이은청 벤처정책관은 최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벤처투자 동향 및 향후 전망' 설명회에서 "(1분기)실적을 살펴보면 훌륭한 수준은 아니지만 절망적이지도 않다. 2021년과 2022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올 1분기 투자가 전년 대비 줄었지만 2019년, 2020년과 비교하면 나쁜 실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지난해보다 글로벌 벤처투자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의 경우 미국이 55.1%, 이스라엘이 73.6%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챗GPT 서비스를 개발한 오픈AI에 대한 13조원 규모의 메가딜 등 초대형투자 2건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에 비해 75.1%나 줄었다. 이 정책관은 "전 세계 벤처투자시장이 침체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나름 선방했다"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투자심리가 단기간 급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게임 등의 업종이 특히 하락세가 컸다. ICT서비스는 지난해의 7688억원 대비 투자금액이 74.2% 줄어든 1986억원에 그쳤다. 유통·서비스도 4570억→1028억원(77.5%↓), 게임은 746억→106억원(75.7%)으로 각각 줄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수요가 감소하면서 성장성이 둔화됐거나, 단기 재무성과가 나빠진 기업들이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게 중기부의 분석이다. 벤처펀드 결성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펀드 결성은 지난해 2조6668억원 대비 78.6% 줄어든 5696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로 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지고, 투자금을 단기간에 회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출자자들이 벤처펀드 출자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며 비모태펀드 및 순수민간펀드의 결성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영 장관은 "고금리, 고물가와 글로벌 금융기관 리스크 등 복합위기로 인한 벤처투자 위축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에도 시장동향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비록 1분기 투자는 많이 줄었지만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 및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전략적 투자 등으로 향후에는 민간자금이 보다 원활하게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를 비롯한 시장이 급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 안정, 회수시장 활성화, 딥테크 기업 육성, 규제개혁이 병행될 경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등 내년 상반기께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한 대책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