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영화 같은 현실..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이틀새 350명 늘어나
한 편의 재난 영화 같은 상황이 현실 속에 펼쳐지고 있다. 지난 이틀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0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도 4명이나 발생하면서 감염증은 사실상 통제를 벗어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확진자 수는 수일내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첫 확진자가 나온지 한달, 잠잠해지는 듯 했던 코로나19가 최근 며칠 새 갑자기 폭발적으로 확산하며 충격과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다. ◆이틀만에 350명 감염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에는 총 123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2일 총 22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데 이어, 또 하루만에 1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지난 이틀간 발생한 환자는 모두 352명, 이제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는 총 556명이다. 그 사이 사망자도 3명 늘면서 누적 사망자는 4명이 됐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된 환자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신규확진자 123명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75명으로 집계됐다. 75명 가운데 63명은 대구에서 발생했다. 이제까지 발생한 총 556명 확진자 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사례는 309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55.6%를 차지한다. 대구·경북 환자는 총 465명으로 늘며 전체 83.6%를 차지했다. 사망자 4명중 3명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1명(3번째 사망자)은 경북 경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된 41세 남성으로 첫 번째 사망자와 마찬가지로 사후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발생한 1·2번째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 입원환자였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날 9시 기준, 부산 2명, 광주 1명, 경기 2명, 경북 20명, 경남 4명, 제주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부산 1명, 광주 1명, 경기 2명, 경북 7명, 경남 1명은 모두 신천지 대구교회 연관자다. 확진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도 2만2000명을 넘어섰다. 이중 603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 현재 확진자 중 에크모나 기계(인공)호흡을 하는 중증 환자는 3명이며,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는 환자는 4명으로 알려졌다. ◆추가 확산 막을 수 있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역당국의 대응체계를 믿을 수 없다는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여전히 3단계에 해당하는 '경계'로 유지하고 있으며, '심각' 단계 격상은 아직 검토 중이다.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바뀌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아닌 아닌 총리실이나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대책본부가 만들어져 조금 더 강도 높은 방역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은경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중수본과 질병관리본부의 방역대책본부, 그리고 각 시도별로도 재난안전본부 등의 조직들이 격상되면서 강화되고, 시행하는 조치들도 강화된다"며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격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는 "환자 수가 많지 않고 발생 지역이 서울·경기로 한정됐을 때는 환자와 밀접접촉자를 격리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이제 방역망 밖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어 이런 방역 전략은 더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환자가 전국에서 발생하는 상황인 만큼, 대응도 '심각' 단계로 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급격히 번지고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들을 통제하는 것도 큰 일이다. 정부는 현재 9334명의 신도의 명단을 확보한 상태이며 몇명이 남아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방역 당국은, 이제 까지 파악된 신천지 교인 9334명 가운데 유증상자는 1248명이며, 이제까지 293명의 검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특히, 전일 까지 야근을 하고 경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된 3번째 사망자의 사망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공포를 키웠다. 감염병 대응 지침에 따라 이 환자의 시신은 부검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화장됐다. 정 본부장은 "40대 경주 사망자에 대해서는 일단 정확한 사망원인이 뭔지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된다"며 "부검을 실시하지는 못했고, 환자의 기존의 과거병력이나 최근 의무기록, 검사결과들을 확인해 중앙임상 TF 등 전문가들과 사망원인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