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기저귀 대첩'…롯데마트·홈플러스 발 뺀 이유는?
지난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냈다. 각종 악재와 내수경기 침체을 벗어나기 위해 정부·민간 주도의 대규모 할인행사마저 열었지만 매출이 늘어난 건 의류 등 계절상품뿐이었다. 생필품 매출은 오히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에 뺏겼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증가로 인해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의 수도 줄었다. 이마트 발(發) '최저가 경쟁'의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3사 모두 온라인마켓과의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형마트 3사의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시장주도형 이마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온라인마켓과의 경쟁을 지시했다. 이마트는 곧 생필품 판매 부진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저렴한 가격에 '당일배송'으로 무장한 소셜커머스로 고객이 예상보다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초 20만원에 달했던 주가도 한때 1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이마트는 지난달 18일 기저귀, 분유 2개 품목에 대해 최저가를 선언했다. 경쟁 상대는 소셜커머스였다.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마켓 이마트몰에서도 소셜커머스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내놨다. 당일배송 서비스는 필수였다. 그 결과물은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었다. 최저가 선포 후 이달 8일까지 온라인 마켓인 '이마트몰'의 기저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0.9%, 분유는 726.6% 급신장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각각 245%, 157.8%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0%에 가까운 마진에 이어 역마진도 언급되고 있어서다. 이마트의 전쟁선포에 맞대응한 소셜3사(쿠팡·티몬·위메프)와 장기전으로 치닫을 경우 영업이익 감소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마트 측은 "시장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저가 경쟁을 펼치겠다. 품목도 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내실위주형 롯데마트 지난해 신규출점과 자산유동화, 임차료 증가, 유통구조 개선, 해외 점포 수익 불안정 등에 따른 감가상각비용 증가로 롯데마트는 최악의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1분기 국내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 감소했다. 2분기에는 국내에서만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마트 사업부에서는 4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270억원의 손실을 냈다. 실적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외점포가 수익 안정화를 점차 찾아가고 있지만 최저가라는 출혈경쟁에 뛰어들 만한 여력은 안된다. 롯데마트는 이미 선포한 기저귀, 분유에 대해서는 최저가 정책을 이어가겠지만 품목확대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나친 출혈경쟁은 할 수 없다"며 "대신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시장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경쟁에 빠지긴 했지만 특별히 매출 하락은 없는 것으로 알렸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며 최저가 경쟁이 한창인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소폭의 매출 하락을 보였다. 내부적으로는 '옴니채널' 강화와 함께 새로운 테마의 차별화 정책을 고민 중이다. 이달 중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당장은 실적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혈경쟁을 할 여력이 없다. 대신 온라인과의 연계를 강화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창출형 홈플러스 지난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홈플러스는 최저가 경쟁은 바라만 볼 뿐이다. 무리한 지출도 꺼리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전 '코스트코' 출신의 재무담당자가 새롭게 영입된 후 여러 방면에서 지출비용 삭감이 이뤄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큰 폭의 예산삭감이 이뤄졌다. 신규출점 규모도 경쟁사 보다 작은 편이다. 올해는 파주에 신규 출점을 할 예정이며 추가 출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공격적인 신규출점을 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코웨이의 매각 흥행이 예상보다 부진한 MBK가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보다는 예산 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