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롯데홈쇼핑 퇴출되나
지난해 갑(甲)질로 논란을 일으킨 롯데홈쇼핑이 올해 재승인 심사를 두고 '생사의 기로'에 섰다. '갑질 홈쇼핑'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정부가 불공정 거래를 한 TV홈쇼핑 업체들에 대해 '재승인 불허'방침을 세우며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롯데홈쇼핑이 퇴출이란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며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5월 TV홈쇼핑 사업자 승인 유효기간이 끝나는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3개 업체를 대상으로 내달 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한다. 미창부는 이번 재승인 심사 때부터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거래·경영 투명성 점수가 50%를 밑돌 경우 재승인을 불허하는 이른바 '과락제'를 도입키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재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경우 재승인을 해줬지만 TV홈쇼핑업체들에 대한 '갑질' 지적이 커지며 퇴출마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3일 대통령 보고에서 "TV홈쇼핑과 공기업 등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시하겠다"며 'TV홈쇼핑 거래관행 정상화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중소기업청을 통해 피해사례를 수집, 불공정행위를 집중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내린 뒤 미창부가 방송 재승인을 할 때 불이익 조치를 내리는 방식으로 TF를 운영할 방침으로 상반기 집중 점검을 통해 엄중 제재할 예정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지난해 11월 '총리와 함께하는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TV홈쇼핑 회사가 자율적으로 법을 지켜 나가도록 정부의 재승인 불허 의지를 적극 알려 달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하는 등 TV홈쇼핑 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언급한 바 있다. TV홈쇼핑 업계는 판매촉진비용 및 가격할인 비용의 납품업체 전가, 일방적인 방송 취소 및 변경, 부당 판매수수료 수취, 특정 택배사 이용 강요, 구두 발주 등 '불공정 거래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구조적인 납품 관련 비리가 많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TV홈쇼핑은 1995년 GS홈쇼핑과 삼구쇼핑(현 CJ오쇼핑)이 첫 전파를 내보낸 이후 정부의 재승인 심사를 통해 영업권을 연장하고 있다. 승인 유효기간은 5년으로 지금까지 TV홈쇼핑이 승인 심사에서 탈락해 영업을 못한 일은 없지만,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비리 적발 이후 기류는 급변한 상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대표이사였던 신헌 전 롯데홈쇼핑 사장이 부하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과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받았다. 롯데홈쇼핑의 전·현직 임원들도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롯데홈쇼핑은 '비리홈쇼핑'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조차 롯데홈쇼핑의 퇴출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심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슈퍼갑으로 행세하며 납품비리를 저질러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다"며 "롯데홈쇼핑처럼 노골적인 납품비리를 저지른 업체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퇴출까지 염두에 두고 재승인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나서 롯데홈쇼핑의 경영투명성 재고를 강조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경영투명성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거래전문가와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근 사무국을 설치키로 했다. 연간 50억 규모의 사무국 운영기금을 조성해 협력사와 고객 불만을 투명하게 해결하는데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이 필사적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주변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홈쇼핑 재승인을 앞두고 대·내외적인 악재를 희석시키기 위한 생색내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리홈쇼핑이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한 그룹 차원의 속보이는 이미지 쇄신 작업"이라며 "납품비리로 얼룩진 롯데홈쇼핑을 재승인된다면 이 제도의 도입취지가 무색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심사에서 탈락시켜 경종을 울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TV홈쇼핑 사업자 승인 유효기간은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올해 5월27일까지, NS홈쇼핑은 6월3일까지다. 홈앤쇼핑은 내년 6월23일, GS숍과 CJ오쇼핑은 2017년 3월12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