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에 대학생 90%, 개강 후에도 알바할 것
고물가난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개강 후 학업에 집중하던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 구직에 한창이다. 아르바이트의 주된 목적 중 하나로 식비 부담이 꼽혔지만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학생식당 음식가격도 인상돼 대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개강이 시작됐음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아 대학생들의 경제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먹거리 물가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학식의 가격도 올라 더는 '가성비 학식'이 아니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일자리 플랫폼인 알바천국에서 대학생 18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학생 89.5%가 2학기 아르바이트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학기 조사 결과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동일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1학기 및 올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근무 여부를 조사하자 1학기 57.6%, 여름방학 67.3%의 응답률을 보였다. 2학기 근무 계획 기록의 89.5%와 비교했을 때, 각각 31.9%, 22.2%로 높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아르바이트 목적으로 지난 1학기, 여름방학 조사 당시에는 없었던 '물가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이 2위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지난 학기 동일 조사에서는 국내 여행, 콘서트 등 '문화·여가 생활'과 '해외 여행'에 대한 응답이 올라갔었지만 2학기에는 ▲용돈이 부족해 스스로 추가적인 용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71.6%, 복수응답) ▲물가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33.5%)이 1, 2위를 차지했다. 개강을 했음에도 주 30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신의효(20)씨는 "물가 상승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며 "통학을 하고 있는데 어디를 가도 밥값이 비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생이 된 정이현(20)씨 역시 "버는 돈은 똑같은데 소비 비용은 늘어 일을 더 많이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물가 상승을 크게 체감한다고 답변했다. 지난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들의 출하량이 감소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식자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으로 대학가들의 학식도 인상되면서 대학생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졌다. 서울대·중앙대 등은 이미 한 차례 학식 가격을 인상했으며 고려대·한국외대는 이달부터 학식 인상을 예고했다.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학식 가격 인상 반대와 천원의 아침밥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전대넷은 "학식은 대학생의 식비 부담을 줄이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복지"라며 "학생 67%가 3000원대 학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평균 5500원 수준으로 높게는 7000원까지도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알바천국 조사에서도 대학생 10명 중 9명(90.0%)은 물가 상승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요인은 외식, 배달음식, 식재료 등 '식비(91.1%, 복수응답)'이 꼽혔다. 물가 인상을 대비하는 방법으로는 '아르바이트 근무를 통한 소득 증대(72.3%, 복수응답)'가 1위, 2위로는 외식, 배달 등 식비 줄이기(61.6%) 순이다. 대학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노한빈(24세)씨는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태로 개강을 하게 돼 걱정이 크다"며 "바깥 지출을 줄이고 직접 요리해 먹는 등 식비 줄이기에 나설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씨는 방학때까지는 집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학교 근처에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별로 없어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