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바람 부는 보험업계…'디지털 보험사' 설립 잇따라
보험업계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고령화, 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업황 악화를 겪자 디지털 혁신에 나선 것이다. 이미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디지털 보험시장 공략에 나섰고,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가 손잡고 2호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기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가 이르면 3월 초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금융위는 예비인가 신청을 받으면 2개월 이내에 심사해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예비인가를 통과한 업체는 금융위 통지 후 6개월 이내에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고, 본인가 심사는 신청 후 1개월 내에 이뤄진다. 본인가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2호 디지털 손보사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인가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합작사업 계획 등 제반 사항을 준비해왔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은 것은 보험업계의 성장성,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화재가 직접 디지털 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모바일 기업 카카오의 금융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페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 시간 등의 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화손해보험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합작해 국내 첫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보를 출범했다. 캐롯손보는 지난달 '스마트ON 펫산책보험',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 등 '스마트온(스위치형 보험)' 2종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등 질병으로 인한 위험을 보장하는 한시적 상품인 '캐롯 단기 질병안심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향후 캐롯손보는 트랜스포밍 형태의 스마트ON 후속상품과 퍼마일 개념의 자동차 보험, 국내 최초의 반송보험, AI(인공지능)·블록체인 기술기반 보험 등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해상도 네이버, 카카오, 코드42 등 ICT 관련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 디지털 신기술의 보험업 접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디지털 바람은 금융당국의 민관합동기구 발족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추진단, 금융감독원 핀테크 혁신실, 손해보험협회 등은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기구를 만들기로 한 것. 인슈어테크 추진단은 최근 통과된 데이터 3법 관련, 보험업계가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감독규정이나 제도개선 등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슈어테크 추진단은 ▲헬스케어 ▲IT 및 데이터 ▲법규개선 3개 분과로 구성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산업에서 디지털은 필수가 됐다"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보험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