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접근권' 법적 보장…'금융기본권' 입법 논의 활성화
모든 국민에게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금융기본권' 논의가 활성화됐다. 기존 서민금융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입법을 통해 취약계층의 금융접근권을 확대하고, 시혜적 금융지원에 국한됐던 정책서민금융 체계를 사회보장장치로 공고화한다는 목표다. 신용회복위원회와 민주당 민병덕·정태호·김현정·김남희·안도걸 의원실은 11일 국회도서관에서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지난 4월 이정문의원실 주도로 개최된 1차 토론회의 후속으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민의 금융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금융기본권'의 입법 논의가 진행됐다. '금융기본권'은 모든 국민이 금융서비스에 차별 없이 접근하고, 생계를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공정한 조건으로 이용할 권리를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금융서비스가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한 만큼,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서민금융'을 시혜적 지원에 기반을 둔 '정책적 혜택'이 아닌 '헌법적으로 보장받는 권리'로 재설정하겠다는 논의다. 민병덕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4월 1차 토론회에서는 '금융기본권'에 대해 국가가 보장할 보편 인프라임을 선언했다면, 이번 2차 토론회는 금융기본권의 개념을 입법을 통해 완성하고자 하는 자리"라며 "1999년 입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최소한의 생계를 시혜적 정책에서 권리로 규정했듯, 이번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제정으로 금융기본권을 헌법성 청구권의 권리로 격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첫 식순으로는 금융기본권 입법 과제 설정을 위한 '금융기본권 연구단'의 출범식이 진행됐다. ▲연구분과 ▲데이터분석분과 ▲정책기획분과 ▲대외협력분과 등 4개 분과로 구성된 연구단에는 학계 및 연구기관, 현장 전문가 등이 참여했으며, 입법 과정에서 채무자 재기지원 방안 마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금융기본권의 목표는 행정적 면책이나 직권 채무조정과 같은 강력한 채무조정 방안을 통해 취약계층의 짐을 덜고 신속한 재기를 돕는 것"이라면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도 연구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관련 상임위에서 의정을 담당하시는 의원분들에게 입법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입법지원단도 별도 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본 토론에 앞서 진행된 발제에서는 김은경 위원장이 첫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김은경 위원장은 '금융기본권'을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헌법적 권리로 해석하는 한편, 기존 서민금융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입법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헌법은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영역에서 보장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권리를 보다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사례를 내놓은 바 있다"라며 "현대 사회는 금융이라는 수단 없이 살아갈 수 없는 만큼, 경제적 자기결정권 하에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금융기본권'을 법적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는 석희정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이 경기도의 사례를 기반으로 금융기본권의 시행 필요성을 설명했다. 석 연구위원은 불법대출에 노출된 소비자 대다수가 시장에서 배제된 금융소외계층으로, 불법사금융의 연쇄를 끊기 위해서는 금융복지제도의 사각지대 해소 및 최소한의 금융서비스 접근을 위한 금융기본권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주제발표에서는 한재준 인하대학교 교수가 금융기본권 관점에서의 채무자 재기지원방안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금융기본권 관점에서 채무조정은 보다 광범위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채무와 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고, 과다채무 발생 원인에 직접 대응하는 사회서비스가 연계돼 '채무의 연쇄'를 해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제강연 이후에는 금융기본권의 입법 목표 설정을 위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임정하 서울시립대 교수와 유경원 상명대학교 교수, 윤영미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 대표, 김미선 사단법인 롤링주빌리 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금융이 일상의 필수재가 된 현대 사회에서, 금융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최소한의 생존 기반을 위협받는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국민 모두의 '금융기본권'이 당당한 기본권으로 자리잡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