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물가 7%↑·교역조건 5.8% 개선…반도체·원화 약세 영향
11월 우리나라 수출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7% 뛰고 수출 물량도 6%대 증가하면서 같은 수출로 살 수 있는 수입 물건의 양을 뜻하는 교역조건이 1년 전보다 5% 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는 내려갔지만 원화 약세로 수입물가도 오른 가운데,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의 단가·물량이 동시에 증가해 수출 쪽 '체질 개선' 효과가 부각됐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11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보다 3.7%, 전년 동월보다 7.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6%,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수출물가 상승에는 환율과 반도체 단가가 함께 작용했다. 11월 원·달러 평균환율은 1423.36원에서 1457.77원으로 2.4% 올라 수출가격의 원화 표시 수준을 끌어 올렸고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석탄·석유제품 등의 수출단가가 함께 상승했다.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1.5%, 전년 동월보다 2.1% 오르는 데 그쳐 환율 효과가 원화 기준 물가 상승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측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영향이 더 컸다. 두바이유(월평균)는 배럴당 65.00달러에서 64.47달러로 0.8% 내리고 1년 전보다도 11.2% 낮았지만, 원화 약세로 원재료·중간재·소비재를 아우른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2.6% 올랐다. 특히 천연가스(LNG) 등 광산품 가격이 오르며 원재료 물가가 2.4%,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1차 금속,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중간재 물가가 3.3% 상승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4% 하락해, 달러 기준으로는 수입단가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지수를 보면 11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8%, 수출금액지수는 9.1% 각각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도 같은 기간 4.3%, 0.7% 늘었다. 수출에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운송장비 물량이, 수입에서는 1차 금속제품과 화학제품 물량이 증가를 이끌었다. 가격과 물량이 함께 개선되면서 교역조건도 크게 좋아졌다. 11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시차조정 기준)이 2.1% 오르고 수입가격이 3.4% 떨어지면서 전년 동월보다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5.8%)과 수출물량지수(6.8%)가 동시에 늘어나며 13.0% 뛰어, 수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실질 구매력이 그만큼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형기자 gh47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