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과 함께 편의점도 달렸다… 월드컵 기간 중 편의점 살펴보니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의 경기에 함께 한 '붉은 악마'들로 편의점도 불야성을 이뤘다. 대표팀이 16강전에 출전하면서 치른 네 번의 경기마다 편의점에서는 그날의 경기를 짐작케 하는 물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편의점 업계는 경기 다음날이면 2~3주 전 해당 요일 매출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질전, 새벽 4시였지만 졸린 눈 비비며 응원 평일인 6일 새벽 4시 열린 브라질전 중에는 다른 날과 달리 맥주 대신 무알코올 음료와 에너지 드링크 매출이 크게 뛰었다. CU에 따르면 브라질전 시작 전인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에너지 음료 매출이 3주 전인 11월 14일 대비 3.2배 늘었다. 커피는 31.6%, 껌·사탕 매출은 33.3% 올랐다. 식사 제품도 매출이 크게 뛰었다. CU에서는 김밥 26.1%, 삼각김밥 23.1%, 샌드위치 37.2%, 가공란 28.3%, 샐러드 27.8% 매출이 증가했다. CU에 따르면 모두 아침 시간에 판매 되는 상품들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세븐일레븐 또한 에너지 음료 매출이 2.5배, 도시락, 김밥, 삼각김밥 등 간편식 매출이 25%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는 에너지음료 56%, RTD커피 26% 매출이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새벽에 경기가 진행된 탓에 전일 저녁 시간대 편의점 수요가 집중되었다"며 "늦은 시간과 추운 날씨까지 더해져 거리 응원이 어렵게 되자 가정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미리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맥주 등 주류와 안주 상품의 매출은 줄었다. GS25, CU, 세븐일레븐 3사가 공개한 맥주 평균 매출 상승률은 32.4%이며 GS25와 세븐일레븐 기준 안주류 판매 상승률은 28.85%로 나타났다. ◆토요일 3일 0시, 16강 확정짓던 날 '축포' 터뜨렸다 16강을 확정 지은 포르투칼전은 토요일 0시에 경기가 진행돼 여느 때보다도 맥주 매출이 크게 뛰었다. 이날 편의점 4개사의 맥주 평균 매출 상승률은 126.85%에 달했는데, 와인과 소주, 막거리 등 다양한 주류 매출이 함께 뛰었다. CU는 와인이 124.5%, 소주 120.1% 올랐고 이마트24에서는 와인이 139% 늘었다. 평일에 진행된 브라질전에서는 이마트24 기준 와인 매출은 65% 오르는 데 그쳤다. 앞서 있었던 월드컵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 주문이 어려웠던 경험이 편의점 치킨으로 수요를 분산시키기도 했다. 각 사마다 치킨 매출이 크게 뛰었는데, GS25는 124.7% CU는 193.2%, 세븐일레븐 120% 올랐다. 이마트24에서는 닭강정 등이 포함된 안주류 매출이 92% 뛰었다. 포르투칼전에서 대표팀이 승리를 거두고 우루과이가 가나에 이기며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새벽 2시 이후 매출이 뛰기도 했다. CU에 따르면 이날 경기 시작 전인 밤 9시부터 평소보다 매출이 28.4% 상승하기 시작해 경기 1시간 전인 밤 11시에는 75.6%까지 늘었다. 경기 중인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는 평소보다 9.7% 감소했다가 승리가 확정된 이후인 새벽 2∼3시에는 111.9%까지 뛰었다. ◆핫팩과 열정으로 추위 이긴 광화문 거리응원 월드컵 경기가 이어지는 동안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는 거리응원이 계속 열렸다. 가나전과 우루과이전에서 영상을 유지하던 최저기온은 3일 영하 1도, 체감온도 영하 4도를 밑돌았고 5일 영하 7도까지 떨어졌다. 영하 날씨에도 3일에는 광화문 일대에 경찰 추산 1800명이, 5일에는 800명이 집결했다. 편의점 업계도 광화문 인근 10개 점포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업주들을 도왔다. 인근 10개 점포 중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직전주 동요일 대비 최대 97.3%(GS25)까지 뛰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열린 거리응원 중 가장 돋보인 것은 핫팩 매출이었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378.1%로 시작한 핫팩 매출 상승률은 3일 793.5%에 이어 5일 1081.7%까지 뛰었다. CU의 경우 지난달 24일 핫팩 매출이 1500%, 방한용품이 1060%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 보조배터리, 휴대용티슈, 온장고 음료, 돗자리 등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고마워요 '가나…초콜릿' 이번 월드컵 특수 기간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6강 진출 확정 후 있었던 '가나초콜릿' 붐이었다.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같은 H조 가나가 우루과이에 2골 차 이내로 패해야만 가능했다. 다행히 가나는 인저리 타임 중 골키퍼가 잇단 슈퍼세이브로 실점을 내지 않았고, 이를 통해 조 2위로 올라선 대표팀이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가나의 선전에 엉뚱하게 같은 이름을 가진 롯데제과의 가나초콜릿이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3,4일 가나초콜릿의 매출은 2주 전 대비 30~50%가 늘었다. CU의 가나초콜릿 매출은 54.8% 증가했고, 같은 기간 GS25는 46.5%, 이마트24는 34% 매출이 뛰었다. 이름이 같아 인기를 끈 가나 초콜릿에는 실제로 가나산 카카오콩이 주원료로 쓰여 고마운 마음이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진 격이 됐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