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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매운 주총'

올해 주총에는 유난히 많은 이변이 쏟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이 결정적이다. 대주주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기업의 주요 투자자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태도도 변했다. 아니, 변해야만 했다. 주권 행사의 근거를 공시해야 하는 만큼 명분이 확실한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을 잃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조 회장은 2.5% 남짓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주주 한 표의 가치가 이렇게나 커졌다. '한 표의 소중함'은 코스닥 기업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해 반쪽자리 주총을 여는 기업들도 허다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 폐지 여파다. 특히 감사 선임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 및 출석 주식 수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더욱이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찬반을 차치하고 의결권 확보도 쉽지않다. 지난 26일에만 총 32개 상장사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일부 주총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공시한 이유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올해 정족수 미달로 감사·감사위원 선임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新)외감법 도입으로 외부감사가 깐깐해지면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도 속출했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까지 감안하면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심지어 새로운 회계 기준 도입으로 감사인과 갈등을 빚은 아시아나 항공이 '한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시가총액 8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이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것 역시 사상 최초다. 다행히(?) 아시아나 항공은 대규모 부채를 떠안은 회계처리 변경으로 '적정'의견을 받아냈다. 기업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로 사회 곳곳에 파열음이 들린다. 변화를 빠르게 쫓아야 하는 건 기업의 역할이지만 무조건 "따라오라"고 요구하는 분위기도 돌아봐야 한다. 기업 경영의 안전망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19-03-27 14:20:35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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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법 노점상 사라진 영등포역

[기자수첩]불법 노점상 사라진 영등포역 서울시 영등포구가 지난 25일 지게차 3대, 5t 트럭 4대, 청소차 3대 등과 인력 59명을 동원해 영등포역 일대 불법 노점상을 철거했다. 이 일대는 노점상 약 70곳이 인도를 점거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었다. 불법 노점상들이 인도를 차지하면서 행인들은 비좁은 길을 지나야 했고, 버스 정류장과 지하상가 출입구 주변도 극심한 혼잡을 빚었기 때문이다. 최근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4월 중 노점상을 정리할 것'이라 밝히며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노점상 철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25일 철거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지만, 그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는 그동안 영등포구가 노점상인들에게 철거를 수차례 예고했으며,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공지하지 않으면서다. 철거 당시에 10여명 노점상인들이 있었지만 충돌없이 약 2시간 만에 철거를 끝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영등포에서만 20년 살고 있는데, 노점상 때문에 불편한 게 한 두개가 아니다"며 "평소에도 그렇지만 비오는 날이나, 저녁 퇴근길에는 한 숨이 저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거리가 깨끗하게 변해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 노점상 허가를 놓고 주민, 노점상인 간 갈등이 발행했다. 도봉구청이 창동역 일대 노점상과 MOU를 맺고 '생계형 노점'들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서 인근 주민들은 반발했다. 도봉구가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노점상을 양성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꾸려 노점상 재설치를 저지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구청과 맺은 협약대로 창동역 고가철로에서 철수했던 노점상들도 영업 보장을 외치고 있다. 도봉구청은 중재를 벌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영등포역 맞은편 영중로 약 390m 구간에 대해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사업 대상지로 정했고, 약 70개에 달하는 노점상을 규격화된 거리가게로 정비하기로 했다. 오는 6월까지 보도블록을 새롭게 깔고, 가로수 위치를 조정하는 등 보도 정비 작업을 거쳐 7월 중 거리가게 30개가 오픈한다. 기존 노점상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점포당 면적도 감소해 행인들의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창동역 사례처럼 노점상인과 주민들이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채 구청장의 계획대로 구민들에게 깨끗하고 걷기 좋은 골목길을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2019-03-26 14:56:37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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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권 유리천장 깨기

학창시절 나의 바람은 고통과 노력의 크기가 눈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아프다고 하는데 그것이 얼마만큼 아픈지 알 수 없고, 노력만 하면 된다고 하는 데 그 노력의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눈으로 보고자 했던 어떤 수치는 상대방의 아픔을 내 경험과 비교하기엔 그들의 아픔이 더 클 수 있었고, 그들의 성과를 보며 한없이 부러워하기엔 그 성과가 그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일상화됐던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투운동이 불었고 올해는 버닝썬·김학의·장자연의 성범죄 사건 등 알고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것들이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는 모두 아팠다고 하고, 가해자는 대부분 회피하거나 그것이 폭력인 줄 몰랐다고 말한다. 고통의 시기를 견뎌온 이에게 고통의 정도를 물어보는 것은 또다시 상처를 주는 행위일 수 있다. 그렇다면 고통을 수치화할 수 없고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없는 지금, 그들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은 없을까. 올 초 금융권 화두는 유리천장을 깬 여성 임원 인사였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조직혁신을 위해 여성들을 배치했다는 것이었다. 배치된 여성 임원이 대단히 많아 보이지만 사실 여성임원은 4개 금융사( KB·신한·하나·우리) 평균 임원 100명 중 2.5명에 불과하다. 일반 대기업그룹 평균(3.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작 2명 남짓 여성임원을 두고 유리 천장을 깼다고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이러한 변화가 기대된다. 그것이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해 또 다른 성범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 여성이 자신의 불편함을 말하고 생존하기 위해선 현 문화를 만든 남성 임원만큼 여성 임원이 필요하다. 유리천장을 깬 여성임원이 많아질수록 여성의 다름이 불편이 아니라 보편화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여성 임원이 되는 과정은 여성들의 노력만큼이나 회사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들의 고통과 그들의 노력 정도가 온전히 드러날 수 있도록 유리 천장을 깬 여성임원이 2019년 화두로만 남지 않길. 유리 천장을 깬 여성임원이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않길 기대해 본다.

2019-03-25 16:01:48 나유리 기자
[기자수첩] 카드수수료 개편과 정책실패

"금융위가 (카드 수수료 사태를) 촉발시키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지난 7일 열린 '2019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최근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카드 수수료 공방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뒷짐을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한 말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방관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못하겠다지만 금융위 밖에서는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이 정부 실패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원칙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가격은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고 정부가 직접 가격에 손을 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정부는 카드 수수료율을 직접 정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보다 큰 영향을 미쳤고 시장은 꼬이기 시작했다. 문재인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2년 동안 두 자릿수 인상률을 단행했고 이에 대한 역풍은 카드사에 돌아갔다. 정부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이들에게는 낮은 수수료율을, 카드 사용에 따른 마케팅이 집중되는 대형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하라고 했다. 그동안 카드사의 마케팅 혜택을 많이 보면서도 일반가맹점들보다 적은 수수료를 내온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상해 '역진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최근 현대자동차가 '계약 해지'까지 언급하며 카드사들의 항복을 받아냈고 정부가 강조한 역진성 해소는 요원해진 지 오래다. 대형가맹점이 버티면서 '을'의 위치인 카드사는 협상력에서 밀리며 부담은 커지고 있고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금융위는 '엄중경고'를 날리고 있으나 실제 법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현대·기아차와 카드업계의 협상 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엄중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했으나 사실 금융위 소관이 아닌 대형가맹점에게 특별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수단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책을 펼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 카드수수료 사태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시장개입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도 될 일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혼란만 가중한 셈이다. 정부는 '동의할 수 없다'며 비판을 간과할 것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019-03-24 15:59:52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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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미술, 때와 장소 가려야

"역이 깨끗해지고 동선이 편리해진 건 좋은데, 여기가 미술관이라는 건 좀···" 지난 14일 녹사평역에서 만난 한 시민이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이날 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녹사평역에 지하예술정원을 조성, 시민에게 공개했다. 시는 "단순히 지하철역에 미술작품을 추가한 것이 아닌 텅 빈 지하철역 공간 활용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새로운 시도"라며 "미술작품이 기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역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자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했다. 시민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역은 역일 뿐, 미술관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미술 사업은 왜 시민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문득 '1억4000만원 짜리 흉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철거된 조형물 '슈즈트리'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슈즈트리는 서울로7017 개장 기념 조형물이다. 작가는 3만켤레의 헌신발을 이용해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형 작품을 만들었다. 슈즈트리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발냄새가 여기까지 난다', '쓰레기더미 같다' 등 혹평이 쏟아졌다. 결국 작품은 9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서울시가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한강공원에 설치한 '괴물' 동상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모든 공공미술이 비난을 받는 건 아니다. 2014년 잠실 석촌호수에 띄워진 1t짜리 초대형 노란 고무오리는 한 달 만에 500만명의 사람을 끌어모으며 대흥행을 거뒀다. 순수한 동심을 환기하고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의도는 적중했다. 신문로에 설치된 '해머링 맨'(망치질하는 사람)도 노동의 가치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약 20년 동안 같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공공미술은 티피오(TPO)에 맞게 설치돼야 한다. 때와 장소, 상황을 가린 미술은 외면당하지 않고 시민과 호흡한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카우스는 "나는 대중과의 소통,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의 예술이 아니라 대중에게 항상 생생하게 다가오는 예술이 중요하다"고 했다.

2019-03-21 15:44:2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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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봉 1억을 포기하는 이유

국내 산업계 인력 이탈 현상이 심각하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다. 상당수가 연봉 1억원에 육박하는 고급 인력들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관련 업계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로 떠나는 경우도 많아 인력 유출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은 높은 연봉에 복지까지 제공해주는데도 회사를, 나라를 떠나는 이유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사연이 숨어있었다. A사 직원들은 경영 실책에 대한 불만이 컸다. 잘못된 방침으로 사업이 크게 기울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직원들이 져야했다는 이유다. 성공한 사업 부문에서는 성과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설움이 있었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높은 성과급을 받았다며 실망했다. B사는 불공정한 인사 평가로 애사심을 버리는 일이 잦았다. 임원직 상당수를 타사나 그룹사에서 차지하는 탓에 일찌감치 승진에 대한 꿈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전문성 없는 임원들도 한 몫했다. C사는 과도한 근무 강도가 사람들을 밖으로 내몰았다. 여전히 주52시간 근무가 지켜지지 않았다. 많은 직원들이 업계 최고 수준 처우를 버리고 더 작은 업체로 떠나는 이유였다. 그나마 D사는 근무 만족도가 높은 대신, 더 큰 목표를 이루려는 직원들이 많았다. 처우가 좀 낮더라도 해외 기업이나 학계로 진출해 능력을 더 키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유가 다양하지만, 결국 회사를 떠나는 공통점은 자기 만족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삶의 목표로 설정하면서 '억대 연봉'을 포기할 자신감을 갖게 된 셈이다. 그렇게 떠난 사람들 상당수는 이제야 자기 삶을 찾았다며 행복한 모습이었다. 소문은 퍼지기 마련이다. 치열한 인력 유치전이 벌어지면서 함께 행복하자거나 꿈을 이뤄주겠다는 사탕발림이 이어지지만, 회사 말을 믿는 인재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가화만사성.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지는 법이다. 좋은 인재를 찾기에 앞서 기존 직원들을 아껴주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2019-03-20 17:11:48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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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꿈꾼다

아마 초등학교 과학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과학선생님께서는 너무나 먼 옛날 이야기겠지만 '물'을 사먹는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물은 당연히 우리가 누려야 하는 자연의 하나였는데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깨끗한 물에 가치가 더해졌고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하는 상품이 됐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선생님께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인류가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없으면 우리는 머지않아 '공기'를 돈 주고 마시게 될 거라고 하셨다. 소설 같이 들었던 그 일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올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면서 수 많은 미세먼지를 온 몸으로 대응했다. 매일같이 긴급재난문자가 핸드폰을 울렸고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전하지 못했다. 눈은 너무 가려웠고 목이 찢어지게 아픈 날도 있었다. 매일 일회용 마스크를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보건복지부에서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연일 계속 터져나왔다.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경유, 휘발유 차량보다 비교적 친환경적인 LPG 차량에 대한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다음주부터는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동시에 탈석탄정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LNG의 세금도 다음달부터 대폭 인하됐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과 실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건 다행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건 국내 대책만 눈에 띄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중국은 미세먼지 발생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더 당당하게 중국에 책임을 묻고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한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NASA가 미세먼지 원인 공동조사에 나서자 중국 매체가 '발끈'했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이 계속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을 의심하지만 조사에서는 오히려 한국 국내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의 분석 결과 실제 중국발 미세먼지가 60%나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그야말로 '국가 재난'이고 국내 대책만으로는 해결점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산업부, 환경부의 발표가 아닌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외교부의 발표를 기대하고 싶다.

2019-03-19 17:01:50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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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준영 몰카' 2차 가해 멈춰야

"정준영 동영상 봤어?" 최근 가수 정준영의 '몰래 카메라(이하 몰카)' 파문 이후 기자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다. 비단 동영상의 유무만이 아니다. 근거없는 소문을 바탕으로 영상 속 인물을 추측·특정해 진위여부를 묻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간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수차례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자는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정준영과 지인들의 카카오톡 내 대화는 충격적이다. '몰카'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이는 없고, 모두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 여성에 대한 품평은 물론, 서로 영상을 요구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정준영의 카카오톡 대화방 밖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준영의 주변 연예인, 특히 여성 연예인들이 애꿎게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몇몇 연예인은 악성 지라시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일명 '정준영 동영상'이 퍼졌다. 정준영과 여성 연예인의 성관계 영상이라는 이름 아래 조작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2차 가해가 이토록 만연한 이유는 일부 대중들이 이번 파문을 하나의 '오락거리' 정도로 인식한다는 데 있다. 지라시와 영상을 주고 받는 행위 속에서 범죄는 '일탈'로 희석되고, 피해자들은 지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단순한 연예인 성추문이 아니다. '몰카'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음에도 정준영과 지인들이 반성 없이 기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을 떠올려야 한다. 정준영과 지인들의 대화방에서 '몰카' 영상은 일종의 전리품이었다. '몰카'를 보내는 것을 마치 오락거리마냥 다루는가 하면, 영상을 보내는 행위로 영웅 심리를 표출하기도 했다. "얘는 신고 못한다"는 협박성 조롱도 흘러나왔다. 정준영 파문은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남성 연대의 지리멸렬한 표본이다.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도구화하면서도 죄의식조차 없다. 지금껏 사회가 이러한 행태를 일탈로 간주해온 데 따른 결과다. 누군가에겐 가십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겐 평생 지울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이다.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추고 정준영 파문의 본질을 봐야 할 때다.

2019-03-17 13:17:55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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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비스 특성 무시한 5G 요금제에 사업자만 '답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이달 안에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선언했지만 여전히 5G 홍보 열기가 뜨겁다. 설익은 과일에 기대만 높아지는 모양새다. 단말도 준비가 덜 됐지만, 가장 중요한 매듭이 여전히 풀려있다. 5G 요금제 책정 문제다. 정부는 5G 상용화를 미룬 이유로 단말 출시 지연과 요금제가 준비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5G 이용약관(요금제) 인가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다는이유에서다. 정부가 통신사의 요금제 인가 신청을 반려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단체들도 거들고 있다. 이날 소비자·시민단체는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은 7만원 이상 가격대로만 구성된 5G 요금제안을 철회하고,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나온다. 5G 서비스는 롱텀에볼루션(LTE)의 프리미엄 버전 서비스이기 때문에 LTE와 같은 중저가 요금제가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에는 5G가 상용화 돼도 LTE와 같이 병행해서 이용하기 때문에 고용량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만 5G 요금제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특성은 뒤로 하고, 요금 가격만 따지고 있다"며 "5G 서비스 상용화 지연을 사업자에게 미루려는 처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5G 서비스가 상용화 하기도 전에 제 2차 요금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하는 셈이다. 5G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인 만큼 단말부터 기술, 콘텐츠, 요금제까지 모두 '새 판'을 짤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 최초 3월 5G 상용화가 무색한 만큼 정부도 급한 발걸음을 멈추고, 책임을 사업자에게 돌리는 것보다 새 판을 깔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야 할 때다.

2019-03-14 15:52:20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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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세먼지 특수 노리는 얄팍한 상술 버려야

집 밖으로 나가기 전 날씨를 확인할 때, 미세먼지 농도 확인을 필수적으로 하는 시대가 됐다. 연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나오고, 미세먼지는 '나쁨' 상태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주변만 봐도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라는 단어에 크게 상관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예전에는 미세먼지 상태가 나쁜 날에 돌아다녀도 몸에 큰 이상을 못 느꼈지만, 요즘 들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면 목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된 상황이다. 숨 쉬는 환경이 나빠진 만큼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세먼지 특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마켓과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5일간 미세먼지 관련 용품 판매가 전주보다 최대 7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대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는 판매가 급증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얄팍한 상술도 덩달아 활개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1팩에 25개의 마스크가 들어있는 제품의 가격을 하룻밤 사이 4000원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대부분 마스크가 일회용이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포털사이트에서 가격을 보고 판매 사이트로 이동하면 가격이 몇 만원씩 올라가 있는 경우도 있다. 수요가 많은 틈을 타 수익을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가뜩이나 나빠진 공기질 때문에 답답한 소비자는 이런 상황에 직면해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당장의 이익만을 생각한 업체의 잘못이 크다. 사실 미세먼지는 최근 몇 년 사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지만 과거부터 존재했고,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당장의 수익만을 바라볼지 미래를 바라볼지는 업체에 달렸다.

2019-03-13 17:17:49 구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