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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 합류 후폭풍 고민해야

'필요 이상으로 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국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추가 소식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LCC는 2004년 한성항공(티웨이항공으로 변경) 설립과 함께 비롯됐으며 2005년 제주항공, 2007년 에어부산, 2008년 진에어, 2009년 이스타항공, 2016년 에어서울이 잇달아 출범하는 등 6개사 체제로 확대됐다. LCC 출범 이후 해외여행 문턱이 낮아지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정부는 신규면허 심사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 3월까지 새 LCC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면허 신청서를 접수한 항공사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등이다. 이들은 각각 강원도 양양공항, 청주공항, 인천공항, 무안공항 등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규 항공사 면허발급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신규 LCC 추가할 경우 생존 경쟁을 위한 업계간 '치킨게임'이 진행되면서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78년 항공시장 규제 완화법을 시행하면서 항공사가 대폭 증가했다. 초기 신규 고용창출과 시장 경쟁에 따른 소비자 권리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지만 항공업의 특성상 시장 포화로 인해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결국 대부분 회사가 파산했다. 여기에 LCC 업계가 이미 시장 포화상태라는 점도 문제다.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스롯'이 제한적이며 국내선의 경우 제주 노선을 제외하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은 LCC가 많은 편에 속한다. 인구 13억 이상의 중국에도 LCC는 8곳에 불과하다. 인구가 우리보다 2배 이상 많은 일본에도 6개의 LCC만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만 보더라도 무리하게 항공 사업자가 늘어나게 될 경우 경쟁 증가로 인한 수익 감소, 이로 인한 안전 투자 감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일부 항공사가 파산할 경우 일자리 상실과 실업 등 사회적 비용 발생과 함께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신규 LCC 출범으로 향후 국내 항공 업계에 미칠 영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할 필요가 있다.

2018-12-03 06:03:37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금리 어차피 올려야 한다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3일 전에 출입기자를 상대로 '기준금리 맞히기' 행사를 한다. 인하(소수의견), 동결(소수의견), 인상(만장일치) 중에서 각자 전망하는 결과를 선택하면 되는데 이번 만큼 고민한 적이 없었다(어떤 선택지를 골랐는지는 말할 수 없다). 한은의 고민은 더 심할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상·하방 압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1.50%인 기준금리가 1.75%로 0.25%포인트 인상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만약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지난해 11월 이후 꼭 1년 만의 인상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계 빚이 150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가져올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대출이자 부담은 2조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높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가계신용은 1514조원으로 작년보다 95조원(6.7%)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 명목 국민총소득 증가율(3.3%)에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2배다. 가계부채 문제만이 아니다. 가계부채에는 잡히지 않는 591조원의 자영업자 대출도 위험요인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최근 2~3년간 확대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임대료 인상,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 하락 등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도 금리인상은 큰 리스크다. 그렇다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고 내외 금리 차는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이대로 둘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금리인상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차피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을 기대해 본다.

2018-11-29 17:27:42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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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성 위한 '주주행동주의'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손을 잡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한국 최초의 시도를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여성친화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탄생했다. 지난 달 메리츠자산운용이 출시한 '메리츠더우먼펀드(Meritz The Women Fund)'는 서스틴베스트가 자문을 맡고, 존 리 대표가 직접 운용에 관여하는 상품이다. 제 1호 가입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사실 여성친화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은 해외에서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미국 초대형 펀드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는 여성이 이사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SPDR SSGA 젠더 다양성 ETF(SHE)'를 내놨고, 일본 역시 공적 연기금부터 민간펀드들까지 다양한 여성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여러 연구를 통해 여성 친화경영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재무 성과를 기록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 심리 파악에 빠르고, 수평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가졌으며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메리츠더우먼펀드'의 성공이 이를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리츠더우먼펀드'의 성공은 '수익률'로만 평가할 수 없다. 얼마나 자금을 끌어모으냐에 있다. 자금이 많이 모여야 기업의 의결권을 많이 가질 수 있고, 투자 철학을 실현할 기회를 갖게된다. 이사회 구성에 있어 여성의 비율을 늘릴 것을 요구하는 것 등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DR SSGA 젠더 다양성 ETF'를 운용하는 SSGA는 펀드를 통해 지난 1년간 152개의 상장 기업의 이사진에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고 한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세계 주요 지역의 기업 중 이사진이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된 기업 약 800개를 뽑아 이들에게 여성 임원을 추가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만약 여성 임원을 발탁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통해 그들의 의사를 관철시킨 덕분이다. 남성중심의 금융업계에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위한 펀드가 조성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의 시발점이다. 여성으로서는 지지할 수밖에 없는 '시도'다.

2018-11-27 14:55:41 손엄지 기자
[기자수첩] 온라인 불법대출광고와 책임

"주인은 A래, 파는 건 B가 한대, 점검은 C가 한대, 또 중계는 D가 한대… 그럼 책임은 누가 진대?" 모 광고 속 멘트다. 이 멘트에 한 번쯤 웃어봤다면 이런 상황을 보고 듣거나 경험해본 것이 분명하다. 컴플레인으로 회사에 전화를 해봤거나 담당자를 찾기 위해 공공기관에 전화를 해봤다면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비단 위와 같은 사례에서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불법대출광고 피해가 그 예다.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금융당국은 모두 발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불법대출광고에 대해 '불법이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는 입장이고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는 불법대출광고 게시글이 증가하더라도 '통신채권만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온라인 불법대출 광고 피해의 대부분은 청년층이라는 것. 급전이 필요해도 1금융권에선 낮은 신용등급을 이유로 거절당하고 2금융권에선 무직자이기 때문에 거절당하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 불법대출광고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벗고 나서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피해액이 눈에 띌 만큼 크지 않은 것이다. 청년들이 빌린 돈은 1000만~2000만원 정도가 아니라, 한 달 생활비를 유지할 수 있는 80만~100만원 정도다. 아무리 많은 청년들이 피해를 보았다 하더라도 청년들이 빌린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관에서 반응하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80만~100만원에 청년들의 인생은 무너진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연령대 신청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유독 청년층의 파산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온라인 불법대출광고의 책임은 청년들의 몫이 됐다.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책임을 지우는 건 치사한 방법이다. 온라인불법대출광고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다.

2018-11-26 08:17:23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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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후약방문 '부동산정책'

"우리는 다 알죠."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했을 때다. 이 곳의 중개업자는 신규택지 후보지나 3기 신도시 예상지 등을 술술 읊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느냐고 물으니 돌아온 대답이다. '모른다'는 대답은 오히려 정책을 수행하는 쪽에서 자주 나온다. 최근 3시 신도시 후보지 개발 도면 유출 사건에 대해 관계 기관 관계자는 "회의할 때 외부 관계자가 몰래 도면을 사진으로 찍어갔다는 얘기가 있다"며 "그런 식으로 유출한다면 알 도리가 없다. 아무도 몰랐다더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다. 정책을 집행·수행하는 기관의 관계자들이 비공식적으로 도면을 유출하거나(LH의 공공택지 후보지 도면 유출 의혹), 공식적으로 보고받았으나 사전에 공개하거나(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신규택지 후보지 유출) 정책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면 강남의 부동산, 지역민, 다주택자 등이 자신 있게 '우리는 다 알죠' 할 수 있는 구조였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국토교통부의 사후약방문식 정책이다. 지난 9월 신창현 의원은 9·21 공급 확대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신규택지 후보지 8곳을 유출했다. 당시 택지지구 조성 후보지로 지목된 곳의 인근 땅값이 뛰었고 사전 정보유출로 투기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신 의원이 유출한 8곳의 후보지 중 광명, 의정부, 시흥, 성남, 의왕 등 5곳을 그대로 9·21 대책에 포함해 발표했다. 그리고 두 달 후, 이익 볼 사람은 이익을 다 챙겨간 뒤인 지난 21일 국토부는 '공공주택지구 보안관리지침(관리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공공택지 사업 후보지에 대한 자료를 생산하거나 취득하는 공공주택사업자와 관계기관의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관련 문서를 대외비로 관리하고 문서 표지에 처벌 규정 등 보안 주의사항을 붉은색 글씨로 표기하게 된다. 보안서약서를 통해 누설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옹색하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대출 규제, 수요 억제 보다는 자정 작용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2018-11-22 14:22:13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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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전 통보 점검은 '짜고 치는 고스톱', 불시 점검해야

지난해 말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이달 초 18명의 사상자를 낸 종로 고시원 화재 사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소방점검 때 '양호'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앞서 종로소방서는 지난 5월 관내 화재 취약 고시원을 대상으로 소방점검을 실시했다. 점검대상에는 9일 화재가 발생한 국일 고시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방 점검은 사전 통보 방식으로 진행됐다. 종로소방서는 점검 당시 해당 고시원에 특별한 지적 사항이 없었다고 했다.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다. 점검이 사전 통지 방식이 아닌 불시로 이뤄졌어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전 통보 및 불시 소방특별조사 실시현황' 자료에 따르면, 불시점검을 할 경우 사전 통보 때보다 적발률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6~2017년 소방특별조사 점검 건수는 총 289만3660건이다. 이 중 99.5%(287만9008건)가 사전 통보한 뒤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전 통지 후 위반 사항 적발률은 1.5%(4만4474건)였다. 같은 기간 실시된 불시 점검(1만4652건)에서 적발 건수는 총 1119건이었다. 불시점검 적발률은 7.6%로 사전 통지 점검 적발률 1.5%보다 5배 많았다. 현행 소방법에 따르면, 소방서에서 특별점검을 하려면 7일 전 건물 관계인에게 조사 대상·기간·사유를 사전에 알려야 한다. 단, 화재 발생 우려가 뚜렷해 긴급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경우나 사전에 조사 사실을 통지하면 조사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시점검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소방당국의 의지만 있다면, 불시 점검으로 귀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불시 점검의 효과를 톡톡히 본 곳이 있다. 대형 공사 현장이다. 국토부는 대형 공사장을 대상으로 불시 안전점검을 실시해 시공 불량, 안전시설 설치 미흡 등 87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금번 불시 점검으로 건설 현장 사망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2명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4명이, 종로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사망했다. 80명, 소방시설 불시 점검으로 구할 수 있었던 목숨의 수다.

2018-11-21 14:30:0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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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나마 기름값만 내렸다.

경기 불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물가는 역시나 올랐고 동시에 생필품 가격도 높아졌다. 올 연말에도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지겨울 정도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시내에서 판매된 생활필수품 4개 중 3개의 가격이 한달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세탁세제와 식용유란다. 하필 모두가 필수적으로 구매해야하는 제품이다. 그나마 기름값이 떨어졌다는 것이 위안이랄까.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 지 14일째를 맞이한 19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ℓ당 1554.4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가격 하락폭인 123원을 넘긴 셈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늘고 우리나라가 이란 제재 예외 국가로 인정되면서 국제 유가도 하락하고 있다. 향후 기름값도 하락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기름값이 떨어진 덕분에 차를 이용해 일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물론 서민들의 부담 또한 덜 수 있어서 그나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정부가 유류세를 내렸지만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기름값이 떨어진 것을 체감하지 못했던 10년전과는 참 대조적이다. 한가지 걱정인 건 유류세 한시적 인하 기한이 끝나고 나서다. 이번 세율 인하 조치는 2019년 5월6일까지만 적용된다. 결국 올 겨울 한파가 지나고 봄이 되면 다시 기름값을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시적인 인하 조치 대신 근본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고 싶다. 생필품 물가 안정도 마찬가지다. 올 연말이 지나고 설 명절이 다가오면 소비자들은 또 한번 미흡한 장바구니에 한 숨을 쉴 게 뻔하다. 매년 명절 때마다 그래왔으니. 생필품 위주의 물가관리 노력 또한 필요한 때다.

2018-11-19 16:38:17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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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용모 단정'의 이중잣대

여성에게 화장은 필수일까, 선택일까. '꾸밈 노동'에서 탈피하는 움직임, 일명 '탈 코르셋' 열풍이 여성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정체돼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카페 프랜차이즈 요거프레소에서 불거진 '부당 해고' 논란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천안의 한 요거프레소 매장에 첫 출근한 A씨는 출근 5분만에 점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면접 때와 달리,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도 짧아졌단 이유에서다. A씨는 단발머리에 화장한 상태로 면접을 본 뒤, 다음날 머리 스타일을 투블럭으로 바꿨다. 이후 출근했으나 점주는 "음식을 파는 매장이니 용모가 단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고를 강행했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도대체 화장이랑 일하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냐고 했지만 점주는 '자기랑 생각하는 게 안 맞으니 같이 일 못한다'고 했다. 내 용모가 단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여자인데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모욕감을 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용모단정'의 기준은 무엇이냐는 것이 골자다. 무엇보다 한 직장 내에서도 남녀에게 주어지는 단정함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요거프레소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도 최근 남녀 직원의 단정치 못한 용모를 지적하는 고객의 불만사항에 대해 여성에게만 시정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내놔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굳이 사례를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백화점 등에서 근무하는 서비스 업종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에서도 여성 직원들에게 공공연하게 또는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A씨의 부당 해고건은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다. 그러나 사회에 발 붙이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이유로 선택할 권리를 잃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용모 단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여성들에게만 오랫동안 부당한 기준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다.

2018-11-15 14:22:57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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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듀, 와이브로! 안녕, 5G

우리나라 토종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WiBro)가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지난달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에 나섰다. 단말과 장비가 부족하고, 가입자도 줄어 더 이상 서비스 유지하는데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는 기술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 기대감은 남달랐다. 2006년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 만든 와이브로는 한때 가입자가 10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토종 기술이니만큼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정보통신 전략인 'IT 839'의 서비스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다. '손안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며 기술혁신의 중심에 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런 와이브로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초기 음성 통신이 배제된 점 등 다양하지만, 결국 생태계 조성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와이브로와 경쟁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은 1년여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생태계를 넓혀갔다. 그간 '에그'로 익숙한 와이브로 기능을 사용하는 넷북 등은 이미 단종된 지 오래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와이브로를 떠올려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기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이다. 아무리 고속도로가 넓고 빨라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죽은 길일 뿐이다. 인류학자 김현경이 쓴 '사람, 장소, 환대'에서는 사람이 되는 것은 자리를 부여받고 환대를 통해 사회적 성원권을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기술에 적용해보면, 인정받는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실현화될 장소와 사람들의 환대가 구현이 돼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5G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해 정부와 통신사 모두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초보다 중요한 건 이 기술을 우리 삶에 어떻게 밀착시키느냐다. 특히 5G의 경우 이전 기술과는 다르게 전송속도나 지연시간, 단말기 수용능력이 우수해 사업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2018-11-14 10:48:19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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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카풀 정착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남쪽의 귤나무를 북쪽으로 가져와 심었더니 귤이 열리기는커녕 탱자가 열렸다. 기후와 풍토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옮겨 심은 탓이다. 사자성어 귤화위지의 유래다.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문제도 이런 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같은 사안일지라도 다른 곳에선 문제가 없던 것이 우리나라에 오면 바뀔 수 있어서다. 그 사회의 역사, 전통, 분위기, 인식 등에 따라 새로운 열매가 탄생한다. 논란을 겪고 있는 '카풀' 문제도 이와 유사하다. 우버가 그랬다. 우버는 가치가 135조원에 달하는 세계적 기업이지만 2013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성 논란으로 2년 만에 철수했다. 다른 나라에선 '혁신'으로 불렸지만 한국에선 '불법'으로 각인됐다. '카풀 도입=생존권 박탈'로 인식하는 목소리 강한 택시업계가 있는 환경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5년이 지났지만 그때와 달라진 게 없다. 갈등은 여전하다. 지난달 카카오가 카풀앱 출시를 예고하자 택시기사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오는 22일에는 국회 앞에서 2차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지난달 16일 게시된 '카풀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은 13일 오후 3시 기준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 기간 내 동의자 20만명을 넘겨 청와대 및 정부 부처 관계자가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카풀이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만은 아니다. 안전에 관한 이용자의 우려도 존재한다. 일례로 카풀 업체는 운전자의 음주 이력을 조회하지 않는다. 차와 운전면허증, 보험증서만 있으면 누구나 기사 신청을 할 수 있다. 오히려 해외의 운전자 자격요건이 더 엄격하다. 미국의 카풀회사는 범죄기록 등 신원 조회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면허 취득 후에도 음주운전이나 약물 복용 이력이 있으면 퇴출된다. 미국 뉴욕시는 우버가 안착한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의 경우에도 택시업계가 우버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뉴욕시는 '선진입 후규제'를 택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과 교통 문화가 발달하는 상황에서 우버를 규제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사용자들이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그랬던 뉴욕시가 우버의 일상화로 교통 혼잡이 심해지고 수입이 감소한 택시기사들의 자살이 늘자 최근 승차공유 업체의 신규 면허를 1년간 동결했다. 중국에서는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 여성 승객들이 성폭행 당한 후 피살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심야 차량 연계 서비스를 중단하고 승객과 기사 간 모든 대화를 녹음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른 환경에선 달콤한 귤이었던 것이 한국에선 시큼한 탱자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기득권의 반발로 논의조차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책임이 큰 쪽은 정부다. 정부가 결단을 못 내리고 지지부진하는 사이 택시업계는 무조건 반대만 외치고 공유경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에 미칠 긍정적·부정적 파장을 면밀히 검토해 현명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2018-11-13 17:00:00 구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