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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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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부패 청산을 향한 한국 사회의 산고(産苦)가 만만치않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논란 끝에 헌법재판소를 통과했지만 시행(9·28)을 앞두고 파열음이 곳곳에서 새나오기 때문이다. 청렴사회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편에선 대한민국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불신사회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맞부딪힌다. 법 적용 대상자가 400만 명이라는 추산과 '이웃도 사촌'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수많은 이해관계가 법망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의 시행과 동시에 국민 생활 전반에 적잖은 충격파가 던져지는 셈이다. 각종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의 부패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헌재가 김영란법을 합헌이라고 판단한 근거다. '비리 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곳곳에 도사리는 부패의 먹이사슬을 끊어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김영란이 '반쪽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의원이 이 법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다. 국회의원의 공익적 의정활동과 4촌 이내의 연관 업무에 대한 수행 금지 등을 예외로 인정해줬다는 것이다. 실제 이 조항은 예외로 됐거나, 법에서 빠졌다. 하지만 '국회의원만 쏙 빠졌다'는 주장은 정확히 말하면 절반은 오해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와 시민단체 등도 모두 함께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청탁은 처벌 대상이며, 국회에서는 4촌 이내 친인척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만을 겨냥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하나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뿌리깊은 불신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팩트 체크보다 심정적 동의에 열을 올린 까닭이다. 언론인 역시 김영란법 시행 이후 취재와 보도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건 그만큼 세상이 부패했다는 증거다.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는 말이 있다. 거저 얻는 것은 없다는 의미다. 청렴사회는 공짜 치즈가 아니다. 우려해야 할 부분은 법 시행 이후다. 수사기관이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일이 안풀리면 "얼마짜리 먹었어?"와 같은 김영란법 '별건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현실을 보면 법의 남용과 오용이 또다른 혼란과 부정의를 부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국민은 철저한 감시를, 국회는 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 부패 청산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2016-08-01 06: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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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폴크스바겐 논란 이어 재규어 연비 과장 적발…관행적 태도 벗어나야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일방적 짝사랑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폴크스바겐이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도 연비를 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때문에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수입차 인기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사건이 터지자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상승세를 그리던 수입차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폴크스바겐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했으며, 이 여파로 전체 디젤 차량의 판매량도 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1~ 6월) 수입차 판매량은 11만67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9832대보다 2.6% 감소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소비자와 신뢰도를 쌓아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영국 럭셔리카를 대표하는 재규어가 연비 과장 논란에 휩싸이면서 상황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28일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2014년 4월15일부터 지난해 6월8일까지 제작된 2015년 재규어 XF 2.2D 1195대가 신고된 연비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측정한 연비보다 7.2% 부족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에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국토부의 판정결과는 수용하겠지만 연비 조작을 위한 속임수 장치나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최대 7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들이 누적되면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 사라진다. '차만 팔면 끝'이라는 식의 관행적 태도를 벗어나 국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2016-07-29 08:12:4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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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사태 1년

정확히 1년 전이다. 2015년 7월 27일.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홀딩스에서 해임시켰다. 이른바 '손가락 해임 사건'이다. 신동빈 회장은 바로 반격했다. 다음날인 28일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소집,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까지 두 형제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총 3번의 표대결을 했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모두 승리하며 한·일 롯데의 원리더 체제를 다시 한 번 공고히했다. 이에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로 있는 신 전 부회장은 '무한 주총'을 외치고 있다.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을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직에서 해임하고 본인과 아버지의 복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 이미지는 추락했다. 검찰의 대대적인 비리 수사까지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상황이다. 이달 초 롯데 계열사인 대홍기획의 자회사까지 압수수색을 받으며 지금까지 모두 30여곳이 넘는 곳이 압수수색됐다. 지난달 10일 계열사 6곳을 포함한 17곳을 1차 압수수색 당한 데에 이어 계열사 10곳과 관련임원 주거지를 포함해 1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 받았다. 이에 롯데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호텔롯데 상장일정은 무기한 연기됐고, 호텔롯데도 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 면세점 인수 협상을 벌이다가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고, 롯데제과 등 계열사들은 물류회사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었으나 인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올해 연말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70억원대 횡령과 뒷돈 수수 등의 혐의로 26일 구속기소됐다. 귀국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신 회장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올스톱'된 롯데그룹의 경영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신동주·신동빈 형제는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아버지가 일궈온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을 건강한 기업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6-07-27 08:38:51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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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수기 없는 분양 ‘광풍’ 괜찮을까

저금리의 영향과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이 내집마련에 나서면서 통상 비수기라 불리는 여름철에도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단지에 대한 중도금 대출규제의 풍선효과로 수도권 모델하우스마다 2만~3만명의 인파가 몰려 분양시장 열기가 얼마나 달아올라 있는지를 실감케 했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도 주말에만 2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높은 분양가와 일반분양 물량이 69가구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 주말에만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통상 견본주택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 문을 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는 시간당 1042명·분당 18명, 디에이치 아너힐스는 시간당 605명이 방문한 셈이다. 나날이 오르는 전세값과 '희귀'한 전세 찾기에 시달린 수요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겠다'고 돌아선 것이다. 정부와 건설사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었는지 연일 쌓아뒀던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이 30만8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늘어났다. 32만1000가구를 기록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오는 8월 아파트 일반 분양물량도 3만2547가구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기준 종전 최대치인 2012년 2만1460가구보다 51.6%나 많은 물량이다. 전년 동기 분양물량인 1만8803가구와 비교해도 73.1%나 많다. 적절한 수요와 공급은 건전한 시장질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수요나 공급이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미 지난 2002~2008년 부동산시장 활황기에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 증가,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청약 미달 등 부작용을 겪은 경험이 있다. 과거의 경험을 비춰 볼 때 현재의 분양 활황은 '폭탄'이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6-07-25 07:40:25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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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벌이 혈안 글로벌 기업, 소비자가 심판하자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외국계 기업들의 왜곡된 상술에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배출가스를 조작한데다 오히려 이를 친환경 차로 속여 판 독일 폴크스바겐이 대표적이다.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도 폴크스바겐그룹이다. 폴크스바겐측이 국내에서 판매한 배출가스 조작차량은 12만5000대에 달한다. 운전자들은 '친환경 독일차'를 철썩같이 믿고 탔다. 궁지에 몰린 폴크스바겐은 25일 청문회를 앞두고 김앤장과 광장이라는 대형 로펌을 앞세워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할 태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특히 이렇게 버티는 배경엔 재고로 쌓인 차량을 팔기 위해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사기 판매를 하고, 한국 소비자를 우롱한 회사가 이땅에서 끝까지 돈을 벌어보겠다는 발상이 기가 막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장본인인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옥시)는 더욱 가관이다. 옥시는 제품을 팔면서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하지만 안심했던 아이들 상당수는 지금 세상을 떠났다. 옥시 사태로 검찰에 불려간 회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뻔뻔함의 극치다. 더욱 더 기가막힌 것은 사태가 불거지면서 옥시는 아예 사명을 'RB코리아'로 바꾸며 소비자들을 또한번 우롱했다. 일부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발암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검출된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 회사인 3M이 있었다. 하지만 3M은 문제가 불거졌던 초기에 자사 필터에서 OIT가 전혀 나오지 않았거나 극소량만 검출돼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자체조사에서 3M필터를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에서 OIT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3M이 결국 거짓말을 한 꼴이다. 해외에서 문제가 된 제품을 한국선 계속 팔겠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는 스웨덴 기업 이케아도 초록이 동색이다. 한국 소비자를 '호갱'으로 인식한 이들 외국계 기업은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2016-07-21 09:33:4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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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구속된 검사장…반복되는 검찰비리 해결책은?

검사들의 모럴해저드가 극에 달했다. 2010년 그랜저검사, 2012년 벤츠여검사, 조희팔 뇌물 검사, 2013년 검찰 성접대 의혹, 2016년 홍만표·정운호 법조비리와 진경준 게이트 등 반복되는 검찰발 비리에 국민들의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검사동일체'가 원칙인 상명하복 체제로 움직이는 검찰에 있어 검사장의 비리는 조직 전체를 흔들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런 비리는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왜일까. 상명하복 체제가 불러온 참극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장이 기업으로부터 특혜나 돈을 받았다면 개인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진경준도 상사와 부하직원을 챙겨야 되는 입장이다. 혼자서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특임검사 제도 등을 도입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수사한다고는 하지만 뒤처리 수준일 뿐 여전히 "안 걸리면 된다"식의 비리는 검찰 내부에 만연해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기업 비리 수사가 많다. 재벌 총수 또는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를 수사하고 그에 맞는 처벌을 법원에 요구해야하는 검찰이 제 머리 깎기도 벅찬 상황이다. 법원이 강구현 롯데홈쇼핑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두고 법원의 부적절한 판단이라기보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존재다. 피의자에게 있어서는 머리를 숙이며 낮은 구형을 내려주길 바라는 대상이며 굴지의 대기업 오너들을 대상으로도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할 수 있는 위치다. 때문에 누구보다 공정해야 한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나 기업인 중에 현직검사와 호형호재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관 출신도 검찰에 많은 연줄이 있다"며 "형이나 동생이 돈다발까지 주면서 부탁하는데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현 검찰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모쪼록 진경준 검사장 사건이 사후약방문식 검찰 비리 수사가 아니라 근본적인 예방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2016-07-20 18:20:02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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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 옥죄는 '안전과민증'

"이거 E0에요?" 가구 매장을 방문했을 때 점원에게 한 소비자가 질문을 던진다. 사실 몇년 전만해도 가구에 사용하는 보드(합판, 파티클보드, 중밀도섬유판)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따져 묻는 풍경은 보기 어려웠다. 소비자들이 왜 달라졌을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일으킨 파장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대형사고 때마다 지적되던 안전불감증은 어느새 안전과민증으로 변모했다. 세제나 샴푸 등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도 뒷면의 전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화학성분이 없다고 안전하고 많이 함유했다고 위험하다는 편견은 금물이다. 가구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고 믿는 E0급에서도 포름알데히드는 방출된다. 다만 리터당 방출량이 0.5㎎ 이하로 바로 아래 등급인 E1급보다 3배 가량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E0가 최상은 아니다. 가구업체들이 몇년새 E1에서 E0로 주요 사용 보드를 교체하면서 '친환경 E0보드 사용'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한 탓에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E0가 최상위 등급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E0보다 상위 등급인 SE0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은 0.3㎎/ℓ에 불과하다. 그러나 SE0를 사용한 가구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상당수 동의하지만 '무조건'이라는 수식어에는 주저한다. 이유는 뭘까. 가구는 보드로만 만들지 않는다. 보드 위에 도료로 도장을 하거나 필름지, 무늬목 등을 덧씌우는 랩핑을 통해 완성된다. 보드가 아무리 친환경 등급이라해도 도료, 무늬목, 필름이 유해물질을 함유했다면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표면마감재가 보드의 유해물질 방출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췄다면 E1 자재를 사용한 가구가 E0 자재를 사용한 가구보다 유해물질 방출이 적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활용품도 마찬가지다. A샴푸에 보존제가 B샴푸보다 많다고 해서 A샴푸가 더 유해하다고 보긴 어렵다. 해당성분이 어느정도 양을 사용했을 때 유해성이 있는지, 인체에 누적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한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소비자들의 안전과민증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화학성분을 사용한 기업=나쁜 기업'이라는 공식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때 물티슈가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국내외의 시험결과 국내 물티슈는 화학물질이 어느정도 함유됐음에도 에코서트 인증 등 국제 친환경 기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물티슈 사건으로 국내 제조 기업들은 경영상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만약 입증되지 않은 안전성 논란으로 이들 기업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물티슈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2016-07-18 15:23:18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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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국심이냐 국가 비판이냐

또 다시 여름이 왔다.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날 생각으로 들뜨는 계절이다. 그러나 영화 담당 기자에게 여름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극장가 최고의 성수기를 맞이해 대작 영화들이 일제히 쏟아지기 때문이다. 올 여름 기대작들도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행'이 지난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인천상륙작전'도 리암 니슨의 내한에 맞춰 15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했고 곧 언론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덕혜옹주' '터널' '국가대표2' 등도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봉 준비에 들어갔다. 이쯤 되면 직업병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올 여름 흥행작은 과연 어떤 영화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물론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추세를 본다면 어느 정도 예측은 할 수 있다. 올 여름 한국영화들은 크게 본다면 두 가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바로 '애국심'과 '국가 비판'이다.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국가대표2'가 전자라면 '부산행' '터널'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국가대표2'는 스포츠가 소재인 만큼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와 하나로 묶기에는 다소 애매한 감이 없지 않다.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가 내세우는 애국심이라는 테마는 그동안 여러 영화를 통해 흥행성을 인정 받았다. 한국전쟁을 무대로 한 '인천상륙작전'은 멀게는 '명량'부터 가깝게는 '연평해전'까지 흥행 코드를 공유한다. '국제시장'으로 흥행에서 재미를 본 CJ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덕혜옹주'는 일제강점기가 무대이고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을 연상케 한다. 검증된 애국심 코드로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부산행'과 '터널'은 앞선 영화들과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국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통해 현실의 답답함을 이야기한다. '부산행'은 이상 바이러스로 재난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정부의 무능함을 비꼰다. '터널' 또한 무너진 터널에 갇힌 사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부와 시민 사회의 갈등이 언급된다.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개봉한 '베테랑'과 닮아 있다. 아마도 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은 '애국심'과 '국가 비판'을 내세운 영화들 속에서 각자에 맞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한 한 고위 공무원의 발언이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을 떠올리면 '애국심'보다는 '국가 비판'이 조금 더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여기에 가장 큰 변수가 하나 있다. 올 여름 할리우드 외화들의 공세도 평소보다 매섭다는 것이다. 9년 만에 돌아온 '제이슨 본'과 DC 코믹스의 악당들이 뭉친 '수어사이드 스쿼드', 그리고 SF 시리즈 '스타트렉 비욘드'가 승자가 될 수도 있다. 올 여름 극장가는 여느 해처럼 한 작품이 흥행을 독식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016-07-18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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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드 괴담' 만드는 정부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오후 발표→발표 취소→다시 발표.'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지역 발표를 앞둔 13일 반나절동안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발표를 취소했다가 다시 발표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이날 오전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확정된 이후 군민들의 반발이 격화, 급기야 '상경'을 선언하면서 일정이 꼬인 탓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정부는 '사드 설명단'을 성주에 급파해 군민들의 이야기를 수렴하고 정부의 입장을 설득할 예정이었다. 주민들과의 만남을 먼저 가진 뒤 오후 3시 예정된 브리핑을 할 생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상경한 주민들이 브리핑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계획했던 '주민 설득 먼저'가 틀어진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물론 브리핑 이후에 밝혀졌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정부 행보에 급기야 사드 배치 부지 결정 자체가 취소됐다는 말이 떠돌았다. 사드를 둘러싼 국방부의 갈지자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이달 8일 갑작스럽게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군 당국은 12일 오후 배치 지역으로 성주가 결정됐다는 사실상 확정적인 보도가 쏟아지자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일축했다. 이 발언은 무려 한민구 국방장관의 입에서 나왔다. 국방부의 예고대로 사드 배치 지역 발표는 진행됐지만 이 같은 혼란은 사드 배치 논란을 더 부추긴 셈이 됐다. 줄곧 비밀주의를 고집하던 정부는 뒤늦게 SNS에 떠돌고 있는 괴담 진화에 나섰다. 괴담은 주로 전자파 영향에 따른 건강 문제 등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정부가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으면서 누리꾼들이 흩어진 소문을 모아 확대 재생산에 나선 것이다. 괴담의 진원지가 비밀주의를 고집한 정부에 있는 셈이다. 국방부의 '브리핑 취소 촌극'이 지역민을 먼저 만나기 위한 절차상 번복이라고 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성주 군민 설득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다면 수 일, 수개월 전 충분한 설득과 설명이 따랏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 우선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드 괴담은 필연적이다. 북한의 위협에서 우리 국민을 지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보안상의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설득작업을 소홀히 해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대외적 안보를 지키려다 국론 분열만 일으킨 셈이다.

2016-07-15 06: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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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후폭풍…정부·국민 위해 진성정 있는 모습 보여야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폴크스바겐그룹의 상황을 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25만여대의 아우디·폴스바겐 차량이 허위·조작된 서류로 인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가 판매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동안 차량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중고차 가격 하락은 물론 사후 관리(AS)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배기가스 장치 조작과 관련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건 사실"이라며 "오히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파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정부 조사 수위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폴크스바겐은 여전히 국내 소비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보상책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미국에서 전량 리콜과 함께 153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독일에서도 370만대 이상 리콜을 실시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소한의 대처만 하고 있다. 환경부에 미흡한 리콜계획서를 제출, 세 차례나 거부당했다. 디젤게이트 관련 차량을 구입한 12만5000여명의 소비자에게 보상금은 단 한 푼도 주지 않고 사회공헌비용 100억원으로 정리하겠다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정부와 국민의 공분만 사고 있다. 디젤게이트 관련 차량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 4400여명은 환불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형사고발했다.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환경부 미인증 차량 950여대를 압수했다. 또 검찰은 지난 12일 시험성적서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한국법인인 아우디폭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폴크스바겐그룹 독일 본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요하네스 타머 대표를 비롯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전·현직 임원진을 소환할 예정이다. 결국 폴크스바겐그룹은 위르겐 슈타크만 폴크스바겐그룹 승용차 부문 영업·마케팅 총괄담당을 긴급히 한국으로 보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디젤게이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소비자는 물론 사측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사회공헌비용을 내세워 보여주기식 활동을 펼치기보다 정부와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016-07-13 23:07:35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