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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공재로 전락한 개인정보?

'공공재'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속도로·가로등과 같은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의미하는 경제용어다. 헌데 요즘 그래서는 안될 중요 정보가 공공재로 전락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악용될 여지가 충분한 우리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바로 그것이다. KB국민·롯데· NH농협을 비롯한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온 나라가 시끌벅쩍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LG유플러스·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줄지어 유출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년째 KT의 고객인 기자도 예외는 아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본 정보를 입력하니 팝업창이 뜨며 "고객님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습니다"라는 진정성이 의심되는 문장 하나가 눈에 띈다. 이어 이름을 시작으로 주민등록번호, 카드결제번호, 카드유효기간, 유심카드번호 등 무려 10가지 정보가 유출됐다는 내용이 보였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였다. 일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잠잠해 지기도 전에 또 다른 사고가 터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택배회사인 CJ대한통운이 그 주인공이다.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직원이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잊을 만하면 또 다시 불거지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그 익숙함에 처음엔 분노를 표출했던 피해자들도 이제는 공공재라는 우스개 소리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공공재의 최후다. 주인 없는 목초지를 너도 나도 무분별하게 사용한 대가가 황폐한 땅으로 귀결된다면 공공재가 된 우리의 소중한 개인정보의 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공공재의 비극을 떠올려 봐야 할 시점이다.

2014-03-18 10:50:43 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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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스코건설 황태현 신임 사장의 숙제

포스코건설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황태현' 포스코건설 전 부사장으로 확정됐다. 황 신임 사장은 건설·재무 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포스코건설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포스코건설의 재무구조는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숨어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포스코건설의 작년 3분기 보유한 PF 대출금은 4118억원에 불과하다.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송도 개발과 관련한 2조2700억원의 PF 대출금이 자산유동화증권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리파이낸싱됐다. PF로 잡히지만 않을 뿐 리스크는 포스코건설이 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 AA-는 사실상 그룹의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AA급으로 평가받는 회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있지만 그룹이라는 배경 없이 포스코건설이 이들과 같은 등급으로 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자산규모, 매출 등은 차치하더라도 현대건설은 5년 연속 시공순위 1위를 지켰고, 삼성물산은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15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브랜드 1위에 뽑힐 정도로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태현號의 출범을 계기로 건설·재무 분야에서 한층 더 단단해진 포스코건설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2014-03-17 16:04:34 박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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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간의 조건'과 예능 개편

정신 없이 흘러가는 삶 속에서 요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이다. 그러기 위해 지난 몇 달간 지닌 물건들을 기부하거나 버림으로써 최소화하고 화학 제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그러던 와중에 보게 된 KBS2 '인간의 조건'은 참 반가웠다. 지난달 여성 특집으로 화학 제품 없이 살기 편을 내보낸 데 이어 이달부터는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편을 방송 중인데, 어떻게 살아야 좋은가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인 고민에 제대로 접근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을 고민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점점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이 올해 초 방영 1년을 기점으로 다시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간 것 같아 반가웠다. 요즘 방송가는 봄 개편으로 한창이다. 그 중 KBS는 강호동·신동엽·이휘재·박명수 등 몸값 높은 유명 MC들을 총집합시켜 방송 3사 중 가장 화려한 라인업의 새 예능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작곡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토크쇼, 연인들을 관찰한다는 내용의 버라이어티도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전파를 타지 않은 만큼 어떤 프로그램인지 속단하긴 이르지만 화려한 겉치장에만 신경쓴 것은 아닌지 우려가 살짝 든다. '인간의 조건'처럼 유명 MC가 없어도, 자극적이지 않아도 어떤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대한다면 욕심일까.

2014-03-13 15:20:56 탁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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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론에 결국 무릎 꿇은 공주대

여론이 무섭기는 무서웠던 모양이다. 제자를 성추행해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강의를 계속해 논란이 된 공주대 교수 2명이 12일 직위해제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수와 그 피해 여학생이 다시 강의실에서 만나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공간에 두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해당 교수들이 법원선고 전에 이미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아 다시 징계할 수 없고 직위해제가 아닌 이상 수업권이 있다며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공주대 교수 2명은 전공과목을 개설했고, 피해 여학생들은 졸업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이들의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성폭력 피해 여학생들에게 가혹한 상황이 지속되자 각종 매체가 이를 비판하며 여론이 들끓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무시한던 공주대는 결국 이날 주요 보직자 회의를 열고 피해 학생들과 재학생들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교수 2명을 직위해제했다. 공주대는 해당 교수들이 맞던 수업을 강사로 대체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음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 한 교수가 여제자에게 음란 문자를 보내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서울대 측은 해당 교수의 교육권 만을 강조한 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2014-03-12 15:57:44 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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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흥국 불안 확산 이대로 둘 것인가"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또다시 전세계를 뒤흔들 조짐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설은 터키·러시아·우크라이나를 거쳐 베네수엘라·태국까지 이른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고물가와 외환보유액 감소로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태국에서도 반정부 시위와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태국의 경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의 경제적 연관성이 높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아시아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 문제는 국내 주식·채권 시장도 신흥국 금융 불안에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글로벌펀드의 자금흐름과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제여건 변화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상황을 자신했던 금융당국의 입장이 변한 것이다. 올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1조9000억원)와 채권투자(-1조2000억원)는 모두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4개월 연속 주식자금 유입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다급해진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외국인 자금흐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 '긴장모드'로 돌아섰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신흥국 불안이 터질때 마다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안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은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급변동하고 있다. 언제까지 뒷짐지고 방관만 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글로벌 경제여건 변화 등 대외 충격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때다.

2014-03-11 14:43:15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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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뢰성도 명분도 없는 의료계 총파업

의료계가 지난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총파업의 여파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와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대화 재개의 조건, 서로의 입장 차이가 뒤엉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0일 파업 참여율을 놓고 벌이는 진실 공방이 가관이다. 보건소와 현장조사를 통한 보건복지부의 전수조사로 파악된 파업 참여율은 20.3%인 반면 전화와 시·도 의사회를 통해 확인한 의협의 휴진율은 49.1%다. 다른 방식으로 집계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28.8%의 차이는 그 간극이 너무 크다. 이런 차이는 누구에게나 의문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 진실 공방과 의문은 의협과 노환규 의협 회장의 신뢰성에만 큰 타격을 줄 뿐이다. 지난 7일 청와대의 중재안 거부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사실 여부 확인 없이 총파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국민 건강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노 회장은 그 책임과 도덕성에 대한 질타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민단체들과 대한약사회 등도 국민 건강이 우선이라고 이미 조언한 바가 있어 집단 이기주의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수가를 올리기 위해 파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시행 때 수가가 7.08% 오르는 등 의사들이 집단으로 들고 일어날 때는 어김없이 의사들이 높은 수가를 받아 이익을 챙겼다. 24일 전면 투쟁을 앞둔 총파업보다는 자신들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먼저 마주봐야 할 것이다.

2014-03-11 12:38:14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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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유 있는 대학 청소 노동자 파업

서울 시내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대·경희대에 이어 연세대·동덕여대·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오는 12일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9일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따르면 연세대의 청소·경비·주차·차량운전 노동자 350여 명이 파업을 결의했고, 동덕여대와 덕성여대의 노동자 110여 명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고려대와 경희대 청소노동자들도 지난 3일과 5일 시급 인상과 학교 측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5700원이던 시급을 노동부 권고 시중노임단가 7920원의 87.7%인 7000원으로 인상해 달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주요 사립대들은 총 2조8000억원이라는 재단 적립금이 있지만 용역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아 보자', '남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고 외치며 벌인 이번 파업은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나 다름없다. 하지만 용역업체 측은 원청인 학교 측의 허가 없이는 임금인상이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다. 학교 측은 용역업체와 협상하라며 노동자들을 회피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절대 약자인 이들이 마지막 결단으로 파업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용역업체 측은 이들이 하루 빨리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2014-03-10 14:17:25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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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첩첩산중' 위기의 팬택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팬택의 경영 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장기화될 조짐만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5일 팬택의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였다. 팬택의 이번 워크아웃 추진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채권금융기관과 협의하에 이뤄진 선제적 워크아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팬택은 지난해 9월 창업주인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또한 해외사업을 축소하고 국내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800여 명 무급휴직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였다. 이 같은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적자폭이 감소하는 등 희망을 봤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었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팬택은 이번엔 이통사 영업정지라는 걸림돌로 인해 제2의 위기를 맞았다. 심지어 팬택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던 '베가 아이언2'의 출시일마저 이번 이통사 영업정지로 인해 5월로 미뤘다. 국내 시장에 주력하며 경영 개선을 위해 선택지가 몇가지 없던 팬택으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벌써부터 최악의 경우 팬택의 매각설마저 나오고 있다. 다음달까지 채권단이 회계법인 실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팬택의 수익성이 보이지 않을 경우 매각이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첩첩산중' 위기의 팬택이 과연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2년2개월 전의 위기 탈출 경험이 또다시 요구되고 있다.

2014-03-09 15:14:05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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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당 창당 '약'일까 '독'일까

지난 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제3지대 신당 창당 발표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무공천'을 선언했고, 민주당도 고민 끝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결심하며 결국 양측은 '통합'이라는 손을 잡았다. "안 의원이 그토록 외치던 '새 정치'가 민주당과의 통합이었느냐"며 국민들은 실망했지만 한편으로 '뻔한' 정치에 싫증 난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 실제로 신당 지지율은 기존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합친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 39.3%, 통합신당이 29.8%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1~22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10.3%, 새정치연합 13.7%로 합계 24.0%였던 것보다 5.8%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대비 0.6%포인트 줄어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과거 통합창당 과정에서의 당끼리 '나눠먹기식' 행태로 국민을 눈속임하는 '정치쇼'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여전히 의심스러운 민심은 숨길 수 없다. 통합신당이 추구하는 '새 정치'의 비전과 정치개혁에 맞게 약속을 지키는 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들은 제 밥그릇 챙기기보다 민심을 먼저 챙기는 '새 정치'가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2014-03-09 11:46:59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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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中 '스모그와의 전쟁' 선포는 쇼?

3년 전 중국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에 다녀왔다. 식목 행사 취재를 위해서다. 쿠부치 사막은 동북아시아의 황사 발원지다. 매년 세계 각국의 시민 단체와 기업은 중국 정부와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 이 곳에 나무를 심는다. 당시 사막 한복판에 심어진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보고 입이 쩍 벌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런 폭풍' 속에 세워진 '초록빛 장벽'이 믿기지 않아서다. 그러나 높은 모래언덕 위에 올라가 내려다본 풍경에 다시 한번 놀랐다. 멀리 화력 발전소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황사를 막겠다며 나무를 심고, 다른 한쪽에서는 석탄을 태워 발전소를 운영하는 중국.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대륙의 '두 얼굴'이다. 지난 5일 개막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 총리는 "과거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것처럼 스모그에 대해서도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소형 석탄 보일러를 퇴출하고 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차량 600만 대를 폐차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놓았다. 중국에서 최고지도부가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스모그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환경 문제가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방증이다. 중국발 스모그와 황사의 공습을 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스모그와의 전쟁' 선포가 반갑기 그지 없다. 다만 이번 전쟁 선포가 보여주기 식의 쇼에서 그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환경 문제의 최대 희생자는 결국 중국 자신이 아닌가.

2014-03-06 14:45:18 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