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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백신패스…'여우와 두루미'

"두루미야, 버섯 수프 안 좋아 하니? 하나도 안먹고 남겼네." 이솝우화 중 '여우와 두루미'가 있다. 숲속에 사는 여우가 물가에 사는 두루미와 친구가 되고 싶어 집으로 초대하는 이야기다. 여우는 자신이 먹던 넓적한 접시에 버섯스프를 대접했지만, 두루미는 먹지 못했다. 부리가 길어 넓적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전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10년째 천식으로 흡입기를 처방받은 그는, 백신패스 접종예외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신패스 적용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 기자도 2차 접종 후 건강검진을 통해 혈전 수치가 높아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코로나 백신을 맞은 뒤 당장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관성을 밝혀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정부는 이른 시일 내 3차 백신접종을 맞으라고 개별문자를 보냈다. 코로나19 백신패스를 두고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백신패스 적용시설로 식당, 카페, 스터디카페, PC방, 유흥시설과 함께 상점 마트 백화점(3300㎡ 이상) 을 지정했다. ▲백신 접종완료자 ▲격리해제확인서가 있는 완치자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받은 미완료자 ▲의학적사유에 의한 접종예외자를 제외하고는 백신패스 적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정부가 백신패스를 도입한 이유는 접종자들이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18살 이상 성인 가운데 미접종자는 7%에 불과하지만 전체 확진자의 30%, 위중증·사망자의 53%를 차지하고 있다"며 "인구 10만명 당 미접종자가 접종완료자에 비해 중증화되는 확율은 5배, 사망률은 4배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은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선 미접종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접종자들을 배려해준답시고 한 행동이 일자리를 잃게 하고, 사회적 활동을 제약해 고립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미접종 이유를 밝혀 접종예외자로 인정받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구성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이력을 확인하기 위해선 대학병원을 가야하는데 20만~30만원의 비용이 들고, 이상반응을 신고하더라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접종을 연기·금기한다'는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우와 두루미는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다고 해도, 상대방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육체적 죽음을 막게 하겠다는 그 배려가 오히려 미접종자를 사회적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볼 때다.

2022-01-06 14:45:50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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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정보공개율 감소··· 공정한 도시 맞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포함해 4개 국가기관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정치적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제한된 범위의 죄명에 대해서만 수사권을 갖고 있고,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는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실제 계류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수사기관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전화 내역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들여다봤다면 이는 사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정보공개를 청구해 어떤 근거로 자신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가 이뤄졌는지 밝히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기자는 오 시장이 수사기관에 당당히 정보공개를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를 먼저 묻고 싶다. 그가 시장으로 당선된 후 서울시의 정보공개율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서울시 정보공개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 시장 당선 전인 2020년 1월부터 작년 3월까지 월별 평균 실공개율(전부공개건수/전체건수x100)은 13.5%였다. 서울시 수장이 교체된 2021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월별 평균 실공개율은 10.8%로 오 시장이 시청에 입성하기 전보다 2.7%포인트 감소했다. 해당 기간 시의 셈법대로 전부공개건수와 부분공개건수를 합해 계산하면 월별 평균 정보공개율이 96.6%에서 96.9%로 0.3%포인트 증가했다고 우기는 일은 없길 바란다. 부분공개된 문서에는 쓸만한 정보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4일 오전 10시경 '2021년 신속통합기획 신규대상지 사전자문회의 개최 결과'라는 제목의 문서가 시의 정보공개 플랫폼인 '서울시정보소통광장'에 부분공개된 상태로 게시돼 있었다. 기자가 열람해 보니 '일시: 2021.12.20.(월), 14:00~18:00, 장소: 돈의문박물관마을 열린회의실'이란 말만 나와 있을 뿐 다른 내용은 전부 별표(*)로 비공개돼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임인년 신년사에서 "2022년은 '공정도시 서울'을 향해 본격적으로 다시 뛰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9개월간 시민의 정보공개 청구에 불복하며 정보의 비대칭에 일조해온 오 시장의 서울시가 공정도시라는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있을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시가 지난달 15일부터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 '새로운 서울시 시민참여 정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물은 결과 5일 오후 3시 기준 179명의 시민이 의견을 냈는데 '투명'이란 말은 67회, '공정'이란 단어는 13회 언급됐다. 작년 재보궐선거에서 그를 뽑은 시민들은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의 수장이 된 후 정보공개율이 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2022-01-05 15:30:1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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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과급을 묻지 마세요

김재웅 기자 "우리 회사 성과급 소식 없나요?" 연말이 되면 직장 생활을 하는 지인들에 자주 받는 질문이다. 특히 올해처럼 예상보다 실적이 좋은 때는 설레는 목소리를 숨기지 못한다. 사실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찌라시'나 업계 전망 정도다. 취재력이 뛰어난 기자들이 발빠르게 내용을 먼저 확인해 단독 기사화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알기 쉽지 않은 내용이기도 하다. 결국 공식 발표 전까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굳이 성과급을 수소문하는 이유는 회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회사가 실제 근무자에도 중요한 이슈를 숨기려 한다는 인식, 자신들도 뉴스를 통해 회사 소식을 듣는다는 푸념은 일종의 '밈'처럼 자리잡았다. 회사가 임직원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에서 각각 특별한 취재 경로로 내용을 파악하는 것뿐,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일도 잦다.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내용을 공개했다가 큰 손해를 볼 수 있고, 특히 인사나 임금, 성과급 등 임직원과 관련된 내용은 유출에 아주 민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출시 전면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소통 부재가 오해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많은 회사들은 여전히 임직원과 수직적인 관계에 익숙하다. 반면 임직원들은 이제 회사를 소속된 곳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동반자로 여기고 솔직하고 평등한 관계를 요구한다. 모른 척 침묵보다는 비밀이라도 비밀이라고 말해주는 걸 더 선호한다. 다행히 이제는 달라지는 듯 하다.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이 대표적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로 돌아와 먼저 메시지를 보냈고, '특별 성과급'과 OPI 계획까지 직접 발표했다. 언론 보도는 물론 '찌라시'도 제대로 돌기 전이었다. 수천개 질문을 받아 직접 답변하는 시간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발빠르게 임직원들에 특별 성과급 지급을 공지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일 오전 비슷한 내용으로 '찌라시'가 돌긴 했지만, 금세 공지로 올리면서 논란을 불식했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해서도 임직원에 먼저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열흘이나 빨리 신년사를 발표하며 임직원 부담을 줄여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이전 '번개'를 즐긴 사례도 유명하다. 회사와 임직원은 '원팀'이다. 인재가 중요한 시대, 어느 하나가 토라지면 발전도 어려워진다. 재계가 소통에 발벗고 나선 올해, K-산업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1-04 10:13:18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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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을 끌어안은 청춘의 가련함

'된장녀'라는 말이 있었다. 이른바 '지영이백'이라고 불리는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허영심 강한 여성을 남성들이 멸시하던 말이다. 여기에 깃든 여성혐오나 남성들의 신포도 감성은 차치하고, 된장녀라는 말이 유행하던 2010년대 전후 명품의 또다른 이름은 '허영과 사치'였다. 지금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헤어날 수 없는 적자의 늪에 빠질 것처럼 보였던 백화점들은 오픈런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 MZ세대들 덕분에 역대급 돈잔치를 벌였다. 새해 벽두부터 롤렉스가 16% 가격인상을 한 덕에 오픈런 줄은 더 길어졌다. 길거리를 걸어도 숱한 명품들을 본다. 재래시장 앞에서도 명품 클러치를 든 남자가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뒤에 선 여자는 명품 목도리를 매고 있다. 나는 돈을 못 버는 MZ세대지만 다른 이들은 엄청나게 벌고 있나? 하는 생각이 스칠 정도다. 암울하지만 MZ세대들의 현실은 명품 오픈런과는 너무나 멀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MZ세대(1982~1996년생)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2.9%가 2000만원 미만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과 금융자산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반면, 5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이보다 많은 23.9%였다. 이 가운데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도 16.1%나 됐다. 명품 오픈런에서 MZ세대들의 서글픔이 보인다면 과장일까? MZ세대들은 이사할 필요 없는 내 집을 갖고 싶지만 오르기는 커녕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만으로는 몇백년을 숨만 쉬며 모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연히 출산은 고사하고 결혼과 연애도 포기한 상황이다. 목적없는 목돈을 만드느니 '플렉스'해서 내 손에 들어온 사치라도 즐겨보는 건 아닐까? 질리면 팔아도 된다. 돈이 되니까, 손해 보지 않을 수 있다. 명품 말고 청춘을 위로하는 건 또 무엇이 있을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01-03 15:49:44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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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해, 투자의 자세

검은 호랑이 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돈이 돈 같지 않은 한 해였고 그만큼 극과 극을 달리던 해였다. 기자는 연말을 맞아 피부과를 다녀오면서 더 "돈이 돈 같지 않다"라는 것을 체감했다. 상담만 받으면 몇 백만원은 기본이었고, 심지어 항상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경제불황,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라는 기사를 썼던 사실이 무색했다. 그러다 피부과 원장님의 지인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흥행을 이끌었던 기업의 회장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해당 기업은 공모가 거품 논란이 일었지만, 어쨌든 흥행에 성공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증시는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했지만 IPO 시장에는 자금이 쏠렸다. 상반기에 코스피지수가 3300선까지 올라 환호성이 터져나왔지만 하반기에는 코로나와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박스피 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IPO 시장에는 조 단위 대어가 줄상장하며, 연간 누적 공모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새해 공모금액 1조원이 넘는 LG에너지솔루, SSG닷컴, 마켓컬리 등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를 추적하는 연령도 다양해졌다. 경북대 커뮤니티에는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얻어 보유 자산 122억을 인증했다. 이 큰손 투자자는 커뮤니티에 치킨 100마리를 기프티콘으로 나누고 사라졌다. 이렇게 쉽게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며, 10대부터 돈의 단위에 둔감해졌다. 로또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은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며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급증했지만, 한탕 크게 넘어진 투자자는 부각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남들 다 투자하는데 나만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 증시는 대외 시장 불안정성,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밝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MSCI 편입 추진이 성공하면 한국이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어 코스피 4000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개인이 시장에서 살아 남을려면 '일희일비'보다 힘 빼기 기술도 필요하다. 수영 할 때도 힘을 빼야 물에 뜬다. 투자를 할 땐 한탕 노리고 뛰어들기 보다 힘을 빼고 기업을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이 미래를 예측하는 역량을 기른다면 새해 좋은 소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22-01-02 14:58:28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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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평등·불공정'에 취하지 않길 바란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하면서 약속한 말이다. 임기를 5개월 앞두고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약속이 떠오른 것은 최근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불평등·불공정 현상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적폐, 탈법, 불법, 사기, 청탁, 배임, 갑질' 등 올해 뉴스에 등장한 분야별 문제만 보면, 한국이 불평등·불공정에 취한 것만 같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영화 '아수라' 등에서 접한 내용이 꼭 현실과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880명에게 물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묘서동처(猫鼠同處)'인 것 또한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현재 한국 사회 모습을 반영한 셈이다. 이 사자성어는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라고 표현한 것으로, 견제해야 할 대상끼리 한패가 된 것을 비판하기 위해 나왔다. 전 분야에 걸쳐 만연한 불평등·불공정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가운데 찾아온 경제·사회 등 분야별 불평등이 심화했다. 백신 문제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준 방역 조치, 비대면 수업 확대로 인한 교육 불평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전·현직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제 식구 감싸기 등 불공정한 상황이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일상이었다. 여야 모두 자기비판 기능은 상실했고, 상대측 허물만 끊임없이 지적하는 게 요즘 현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사회가 불평등과 불공정에 취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난 한 해가 떠나고 새해를 맞이하며 달라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도 마무리하고, 새로운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탄생한다. 그렇기에 한국 사회가 '평등, 공정, 정의'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특히 새로운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장이 '꼭'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약속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은 불평등·불공정에 취하지 않았으면 한다.

2021-12-30 11:26:29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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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루다 베타 서비스 통해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벗'으로 자리잡길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선보인 AI 챗봇 '이루다'가 성희롱 논란과 여성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 발언, 개인정보 유출 등 논란으로 우리 곁을 떠난 지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스캐터랩은 내년 1월 11일부터 '이루다 2.0' 공식 출시에 앞서 실제 사용자의 의견을 받기 위해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다. 스캐터랩은 이루다를 2020년 12월 출시한 후 2021년 1월 서비스 잠정 중단 이후 스캐터랩 AI 챗봇 윤리 준칙을 제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스캐터랩은 대원칙으로 '사람을 위한 AI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다양한 삶의 가치 존중, 함께 실현하는 AI 챗봇 윤리, 합리적 설명을 통한 신뢰 관계 유지, 프라이버시 보호와 정보 보안 기여 등 5가지 AI 윤리 준칙을 담았다. 스캐터랩은 또 엄격하게 가명 처리한 데이터베이스로 학습 과정을 거쳤으며,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AI 딥러닝 알고리즘이 생성한 문장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당시 제기된 문제 중 다수가 현재 진행 중이라며, 이루다 서비스 재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스캐터랩은 다른 서비스 이용 회원의 대화데이터 1억 건을 동의 없이 수집, 위법이 확인됐는데, 이를 파기하겠다고 한 적이 없어 이번 재출시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 것이 아닌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캐터랩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 대화데이터가 재사용되는 데 대한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 또 법무법인 태림은 스캐터랩을 상대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소를 제기했지만 이 사건은 스케터랩의 구체적, 실질적 답변이 제출되지 않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캐터랩은 "향후 법원의 소송 진행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소송에서 구체적인 답변이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소송에서 스캐터랩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왕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이루다가 더 이상 성희롱 논란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루다'가 이번 테타 서비스를 통해 성착취를 위한 도구가 아닌 '인간과 더 나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벗'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2021-12-29 11:27:31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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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라떼파파'가 흔치 않은 이유 "육아휴직은 위대한 일"

원승일 정책사회부 기자. 손에 잡히지 않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부모 중 아빠 비중이 22.7%로 처음 20%를 넘었다는 통계가 그렇다. 대한민국 남성 직장인 10명 중 2명은 육아휴직을 썼다는 의미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그들 대부분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속해 있었다. 전에 육아휴직 간 직장 선배나 동료의 선례가 있고, 업무 공백을 대체할 인력이 충분한 그런 근로 환경이 갖춰진 곳이다. 다시 말해, 육아휴직을 쓴 20% 남성은 눈치 덜 보는 직장에 다니는 아빠들이다. 통계를 뒤집어 보면 육아휴직의 80%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다. 아빠 육아휴직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체감할 수 없는 이유는 '남자가 왜 육아휴직을?' 이해 못 하는 직장 문화와 승진에서의 불이익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 돌봄을 선택한 뒤 업무 평가가 나빠져 승진이 안 되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주저하게 만든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육아 휴직자의 3분의 1은 복직을 못 하거나 반년 안에 사표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민국 아빠들은 '라떼파파(Lattepapa)'로 불리는 스웨덴 아빠들과 대조적이다.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 공동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스웨덴은 일·가정 양립을 통해 오래 전부터 남녀평등 문화가 자리잡았다. 어느 직장이냐 상관없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에 유모차를 끌며 육아하는 남성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두 번째 육아휴직 체험기를 책으로 펴낸 임석재 작가는 "복직 후 개인의 인생과 가정생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에 대한 걱정과 불확실성"이 육아휴직의 걸림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직장 선후배 및 동료의 격려 속에 무사히 복직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썼다. 육아휴직 후에도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속내가 들어나는 말이다. 임 작가가 쓴 첫 번째 책 제목이 <아빠의 육아휴직은 위대하다>였다. 두 번째 책은 <가장 보통의 육아>라고 제목을 썼다. 그의 제목처럼 남성에게 위대한 일이었던 육아휴직이 보통의 일이 될 때 우리 주변에서도 '라떼파파'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2021-12-27 13:38:40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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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채로워지는 와인 유통…중소 와인샵, 차별화 꿈꿔야

성탄절과 연말 홈파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와인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홈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혼술(혼자 술마시는 것) 트렌드와 함께 이왕에 먹는 것 좀 더 비싼 술을 즐겨보자는 보상 심리에 와인 판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듯 보인다. 이달 수입량까지 합친 연간 와인 수입액은 작년에 비해 6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와인 업계 한 관계자는 "와인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소비자들도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 술 한잔을 마셔도 취향에 따라 와인을 고르는 경향이 늘고 있다"거나 "업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와인을 큐레이션해 선보여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의 주종과 와인을 선택하는 대상층이 다양해지고 있음 역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처 또한 다채로워지고 있다. 대형 와인아울렛이 아무래도 가장 착한 가격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긴 하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서둘러 자사 와인샵 리뉴얼에 나섰고 '소비자들에게 많은 서비스와 와인 경험을 합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대표 공간이 되겠다'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와인 품목수를 늘리고 앱 서비스를 론칭하며 관련 매출은 더욱 뛰고 있다. 편의점은 가장 가까이서, 편리하게 와인을 살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그밖에 '비비노'나 '와인서처닷컴' 같은 앱들을 열심히 들여다 보면 해외 판매가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이처럼 유통업계 전체가 와인을 키우는 추세여서 각기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변화가 더딘 곳은 바로 개인 와인샵과 중소 와인수입사다. 한때 개별적인 와인 유통구조를 통한 개성 있는 와인과 그 가격대, 주인장의 취향이 담긴 고급스런 큐레이션 등으로 밀고 나갔었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와인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PB와인까지 내놓으면서 소규모 와인판매점은 울상이고, 와인 수입권을 뺏기는가 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경쟁에 나선다. 그러나 물량 공세를 앞세운 폭넓은 품목 유치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이들을 따라잡기는 힘들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점들마저 무색해졌다. 개인 와인샵과 중소 와인수입사들은 매력적인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급변하는 와인 유통 구조 속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와인전문가의 테이스팅을 서비스하는 회원제 샵, 보통 샵에서 보기 힘든 지역별 와인을 다루는 샵 등 전략을 꾀하는 와인샵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1-12-26 15:59:58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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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원은 안 되고, 종교시설은 되고’…청소년 방역 패스, 형평성 없다

이현진 기자 "종교시설 예배는 청소년 미접종자 포함 299인 허용. 독서·학원 등은 방역 패스." '사실상 접종 강요'를 의미하는 '청소년 백신 패스'가 뜨거운 감자다. 청소년 백신 패스는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PCR 검사에서 음성 확인이 된 경우에만 학원이나 독서실, 스터디 카페 등의 입장을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학생·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적용 시기와 범위 등을 연내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교육부와 학부모·학원단체 간 방역 패스 협의체가 논의를 시작했다. 학원계는 '전면 철회' 나 '학교 동반 적용해 4~5월로 유예' 등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소년 방역 패스를 둔 각계 반발은 사실상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백신 방침은 국민 불신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정부는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위드 코로나와 전면 등교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두 달 만에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을 예고하며 말을 바꿨다. 국회 교육위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5~19일 전국 학생과 학부모, 교원 11만47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청소년 백신 패스가 학생과 학부모 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응답이 69.8%에 달했다. 설문 대상자 10명 중 7명은 '청소년 백신 패스'를 반대하는 셈이다. 소아·청소년은 면역체계가 미성숙하다는 점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해 불안감이 크다. 지난 22일 기준 10대 청소년 코로나 확진 증상에 따른 치명률은 0%. 반면 청소년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및 의심 사례는 그 비율이 높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춘식 의원이 입수한 질병관리청 '청소년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의심사례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12~18세 청소년 백신 접종 인원은 341만1626명으로, 이 중 1만1406명이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적 측면에서 백신접종 필요성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학원 이용에는 어려움을 겪을 '백신 미접종 학생'이 종교시설 출입은 자유롭다는 점은 의문이다. 정부의 이처럼 형평성 없는 방역 대책과 부모·학생 선택권 없는 '백신 강요'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접종 여부는 개인 자율에 맡기고 자발적 참여를 높여나가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1-12-23 11:13:32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