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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율주행차 달리고 있었다면' KT 통신장애 대재난 우려

'만약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전국적으로 KT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KT의 통신망 사용자들은 대혼란을 겪었다. 인터넷은 물론 전화 등 사용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업무 중단 사태를 맞았으며 일부 식당과 상점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오류로 혼란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나 비대면 화상 회의가 늘어난 상황에서 KT 통신망 장애는 대한민국 경제를 멈춰서게 했다. 불과 1시간 동안 국내 통신 3사 중 한 곳의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해 새로운 장비 설치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정보 입력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번 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된 시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민관합작 연구진이 완전자율수준 단계인 '레벨4' 도심 주행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달갑지 않았다. 이번 주행이 신호등과 도로 CCTV 등에 탑재된 장비로부터 통신 정보를 받아 차량의 주변 환경을 인지해 운행했기 때문이다. 만약 자율주행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도중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도로 정보를 인지하지 못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멈춰설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 인명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라이다와 카메라 등의 기술도 있지만 눈과 비가 많이 내리면 무용지물이된다.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통신사와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운전자의 편리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율주행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2021-10-28 13:01:4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우유 남아도는데 가격은 왜?

10월부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최근 몇년간 출산율 감소로 우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우유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6.3kg으로 지난 1999년 24.6kg 이후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유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비싸진 우유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또한 국내 흰 우유 소비량 감소로 이어질 게 뻔하다. 우유 가격 인상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우유의 원료인 원유 가격을 놓고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매년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하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 타격이 커진 우유업계는 원유값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낙농가는 원칙에 따라 지난해 생산비가 오른만큼 값을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우유업계는 2013년부터 시행된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시장 수요-공급에 상관없이 할당된 원유를 생산비 상승분을 고려한 가격에 농가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생산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경 기준에 맞춘 설비 투자와 고급 사료 사용, 인건비 증가에 따라 5% 안팎으로 매년 올랐다. 생산비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더 높은 원유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굳이 생산비를 줄일 이유가 없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2013년 구제역 파동 후 낙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이 가격 시스템 때문에 낙농가는 우유 수요가 감소해도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원유가격을 정하는 낙농진흥회에서 제도 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생산자가 반대할 경우 이사회 개의가 불가능해 제도 개선 논의 자체를 이어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산 원유는 209만톤 생산됐으나 시유와 가공유 등 실제 수요는 175만톤에 그쳤다. 약 34만톤이 추가 재고로 발생했다. 덩달아 우유업계의 실적 악화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상위 10개 우유회사의 적자 규모만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 가면 공멸은 불보듯 뻔한 상황. 정부는 우유업계와 농가,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가격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10-27 16:01:4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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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집 마련의 꿈

부동산 시장 과열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만큼 '집'에 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내 집 마련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다.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JTBC 드라마 월간집은 방영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자 주인공 나영원은 한 마디로 집값 때문에 울고 웃는 여자다. 힘겹게 모은 돈으로 월셋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집은 경매로 남자 주인공 유자성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 결과 나영원은 보증금 한 푼 없는 맨몸으로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그 후 나영원의 내 집 마련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맨몸으로 쫓겨난 나영원은 어렵사리 20만원짜리 월세방을 구해 바퀴벌레도 참아내며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꿈꾼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집주인 아들이 밤에 몰래 나영원의 집에 무단침입하려던 끔찍한 사건까지 일어나며 또다시 길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처한다. 끝내 나영원은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나는 내 집이 하나 없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라며 울부짖는다. 집 없는 자의 설움이다. 로맨스 드라마인 만큼 나영원은 유자성과 로맨스를 위해 그의 오피스텔에서 새로 거처를 꾸리게 되지만 이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집 여러 채를 가진 남자가 한순간에 나타나 지낼 곳을 마련해주는 기적 따위는 없다. 즉, 현실에서는 두 번 연속이 아닌 N번을 무자비하게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내년 대선을 두고 여러 대권 후보들이 모두 부동산 공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먼 얘기처럼 들린다. 현금 박치기로 단 번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대출이 필수적인데, 금리 인상에 대한 깜빡이도 켜지면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준금리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기준금리를 올려 가계부채 급증을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 속 나영원이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거처 마련도 절실한 때다.

2021-10-26 10:50:57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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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

정치인의 말이 혐오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사회 또한 적대와 분열로 빠져든다. 민주주의 사회에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한다. 공정과 상식으로 무장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윤석열 후보가 한동안 비판에 시달렸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하면서다. 윤 전 총장은 '다양하고 복잡한 국정 운영에 최고 전문가를 배치하겠다'는 발언 취지와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5·18 단체를 비롯한 전방위 비판에 결국 사과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물은 세 명의 정치평론가는 '화법·자충수·중도층'과 관련지어 문제를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그렇게 들리지 않도록 다른 표현은 없는지 말하는 화법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옥의 티처럼 계속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화법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상처 입은 당사자는 호남 사람들이기 때문에 말을 조금만 어긋나게 하더라도 본질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은 경우에 따라서 실수를 이용해서 다른 것을 노릴 수 있는데, 그 때는 반드시 한쪽은 내편이 있어야 한다"며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리는 순간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치는 오히려 욕 먹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데, 이 발언은 자기 편 없이 안팎에서 욕 먹는 아주 안 좋은 자충수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가 쿠데타와 5.18을 빼고서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저같이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은 그것을 빼고라도 동의가 안되는 것이다"라며 "호남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50대 이상을 아우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발언의 수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막바지에 다다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는 물론 다른 후보도 이전과는 달리 정제된 언어로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는 후보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2021-10-25 15:51:2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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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인의 말과 품격

정치에서 정치인이 하는 말(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서, 정치집단이 모인 당의 당론에 따라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나 법안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치부 기자로 여야를 취재하다 보면 정치인들의 말을 항상 듣게 된다. 전화로 취재를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도 있고 그 외에도 소소한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기에 정치 영역에서 정치인의 말에서 느껴지는 품격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의 가치관, 성격 등을 알 수 있어 중요하다. 정치인의 말이 주는 파급력은 크다. 오죽하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도 있을까. 그러나 국회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국정감사를 보면서 말과 품격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곱씹게 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들의 말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품격과 권위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에서 말은 의도를 담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지지자들을 뭉치게 하기 위한 말을 비롯해 현안에 대한 주제를 선점하기 위한 말, 이슈를 덮고 프레임을 짜기 위한 말 등도 있다. 최근 진행된 국감을 보고 정치인의 말에서 시민들은 품격을 느낄 수 있을까. 더욱이 대선 국면에 접어든 정치를 보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과 칼을 안 들었을 뿐이지 흡사 내전을 방불케 한다. 금년 국감에서, 그리고 대선 국면에서 정치인들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할 지 궁금하다. 윽박지르거나 호통을 치고, 여야의 정쟁이 되는 사안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모습들. 민주당 경선 과정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지자들의 갈등,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막말 퍼레이드를 보면 존중과 국회의 권위를 말하는 정치인들이, 그들 스스로를 깎아내는 것 아닌가 싶다. 이들이 말하는 단어들은 차마 쓰기도 민망해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여야의 고성이 오간 국감장에서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적이 아니지 않나. 진지하게 우리가 국회의원으로서 존경받는 사람으로 좀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어느 순간부터 이분법적인 논리로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인식. 사회적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계층·세대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른 대한민국에서 포용과 배려라는 정치인의 말과 품격을 기대하긴 너무 큰 욕심일까.

2021-10-24 10:28:50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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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다수국'에서 찾은 금융교육의 해법

지난 13일 tvN '유 퀴즈 온더 블록' 방송에서는 부산에 위치한 송수초등학교 교사 옥효진씨가 출연했다. 부제는 '세금 내고 주식 투자도 하는 초등학생'이었다. 옥효진씨가 맡은 5학년 교실에는 '삼다수국(삼삼오오 모인 다양한 개성의 수다쟁이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교실이 하나의 작은 국가의 기능을 하는데, 학생들이 취직도 하고, 월급도 받고, 세금도 내고, 주식투자도 하는 등 특별한 경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삼다수국에는 여러 가지 직업들이 있다. 국세청은 나라의 세금을 장부에 기입하고, 남은 세금을 관리한다. 친구들의 제출물을 정리하는 직업은 통계청, 미세먼지 알림판을 수정하고 환기를 담당하는 직업은 기상청 등의 방식이다. 옥효진씨는 삼다수국의 대통령을 맡았다. '미소'라는 단위로 삼다수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도 존재한다. 매월 월급날이 되면 학생들의 월급에서 15%의 소득세가 원천징수되고, 전기요금, 건강보험료, 자리임대료 등을 세금으로 납부한다. 학생들은 자연스레 월급날 실수령 금액을 따져본다. 삼다수국만의 투자상품도 존재한다. 옥효진씨는 학생들에게 저축과 투자의 차이점을 알려주기 위해 투자상품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선생님 몸무게라는 투자상품이 있다. '유퀴즈 촬영 끝날 때까지 다이어트', '촬영 끝나면 다이어트 그만', '곧 3일 연휴가 시작됨' 등 매주 관련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선생님의 몸무게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해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부터 비트코인까지 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 부족 문제는 매년 지적돼오고 있다. 사실상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이 부재해 성인이 되고 나서 마주한 대출, 세금, 부동산 등의 문제가 낯설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금융이해력 부족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사들이 이를 악용하게 만들거나 판매사에 대한 투자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해결책은 모두 나와 있다. 공교육에서부터 학생들을 위한 올바른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2021-10-21 14:27:51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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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중은행의 역할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윤수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믿었던 지인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는 웃으면서 "요즘 새벽예배를 나가고 있는데 (돈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 기도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윤수가 가장 바랐던 것은 기도가 아니라 돈이었을 테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낮추기 위해 보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시중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한달 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4%포인트(p)올랐고, 대출한도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문제는 이 같이 높인 대출 문턱의 피해가 고스란히 금융 취약계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청년 전세보증대출 공급액은 상반기 기준 2조1462억원으로 일반 전세보증대출 공급액(22조5289억원) 대비 9.5% 수준에 불과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도 감소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018년 4130억원, 2019년 2675억원, 2020년 2379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부실가능성이 높아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은 취약계층 대상으로 대출공급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청년전월세 대출 신청건수 중 총 2만7335건을 취급하며 1조3763억원을 공급했다. 청년 전월세 대출금액 중 64%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 중 25%를 중금리 대출로 공급했다. 대출로 공급할 수 있는 5000억원 중 1250억원 가량이 취약계층의 지원에 쓰였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4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전분기(-35)에 이어 대출억제 기조를 이어갈 모양새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도 -32로 전분기(-29)대비 높았다. '비오는날 우산뺏지 말라'라는 말은 단순히 대출을 늘려달라는 말이 아니다. 대출절벽에 몰려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해 함께 부실위험을 감수해달란 의미다. 취약계층 대출 공급에는 고개를 돌리고선, "기도할게요"라는 말만 내뱉는 은행들이 줄어들길 기대한다

2021-10-20 16:13:1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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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보다 재밌는 서울시 국감

코로나로 웃을 일이 줄어든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다니는 유튜브 콘텐츠가 하나 있다.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희극인들이 패러디해 만든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이하 스개파)다. 원작의 출연진들 이름을 재치 있게 바꿔 부르며, 어설프고 진지하게 춤 동작을 따라 하는 게 웃음 포인트다. 스개파에서 스우파의 효진초이는 혀긴초이로, 노제는 노이로제로, 리정은 린정으로, 모니카는 뭡니카로, 립제이는 립서비스제이로 변신한다. 스개파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재능있는 개그우먼들이 많은데 왜 티브이에는 잘 나오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는데 19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감을 보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정치인이 희극인 뺨치게 웃기기 때문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시 국감에서 대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의혹에 관한 질문을 하기가 뭐했는지 "어제(18일) 행안위가 경기도청에 가서 이재명 지사를 상대로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근데 A질문을 던져도 C로 답하고, B질문을 던져도 C로 답변하고. 이해를 못하는 건지 일부로 그러는지 잘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감이 진행됐다. 근데 오늘 마침 '행정의 달인'이신 오세훈 시장을 뵙게 돼 몇 가지 여쭙겠다"는 포석을 깔고 질의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전날 이 지사는 확정이익으로 1822억을 정했기 때문에 땅값이 내려가도 손해가 안 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줄곧 주장했다. 이 지사는 땅 가격이 떨어지는 부분만 산정하고 가격이 올라 수익이 극대화되는 경우는 민간이 설계해 자신은 모른다며 빠져나가려 한다. 이처럼 과반이익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서 "또 그 과정을 보면 초과이익 환수를 못 하게 보통주와 우선주를 나눴다. (이 부분을) 시민들이 잘 이해를 못 하는데 보통주와 우선주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겠냐"고 질의했다. 오 시장이 '대장동 1타 강사'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아니고 서울시 국감장에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이재명 지사 관련 논란은 경기도 국감에서 해결하라고 일침을 놓을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대형 금융사 중심 공모 지시의 진실'이라는 제목이 적힌 판넬을 양손으로 쥐고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설명을 차근차근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전날(18일) 이 지사가 국회 국감장에서 '돈 받은자=범인, 장물나눈자=도둑'이라는 문구가 적힌 판넬을 수차례 꺼내 든 장면을 패러디한 듯하다. 이외에도 배꼽 잡게 재밌는 일들이 많으니 코로나로 우울하다면 서울시 유튜브 채널에서 19일 열린 행안위 서울시 국감 영상을 꼭 한번 시청하길 권한다.

2021-10-19 14:27:1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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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징어게임과 주식투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시청 가구 수가 1억1100만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왜 지상파에서는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를 제작하지 못하냐"라는 질타가 나왔다. 이는 그들의 입맛대로 말을 뒤집는 허망한 구호로 느껴진다. 그들이 보수적인 한국 콘텐츠 업계 제작환경을 만들고 질타하는 모양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권의 헛된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길을 닦은 창작자들에 의해 한국문화는 르네상스를 누리게 됐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 주식 시장과 겹쳐 보인다. 최근 정치권은 공매도를 추진할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며 표심 잡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증시 하단을 받치던 1000만명에 달하는 동학개미들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디지털 환경까지 급변하면서 이들이 접하는 정보들도 넘쳐나고 있다. 증권사 분석 보고서부터 유튜브, SNS, 텔레그램까지 선별되지 않는 정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보고서 마저 대부분 '매수 추천'이다. 이는 꾸준히 지적돼 왔지만 이들과 상장사와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곱버스, 레버리지, 테마주 심지어 상장폐지 위기에서 회생한 종목까지 투자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동학개미들도 창작자들이 자기 길을 닦아 문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것 처럼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각종 투자 정보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다 보면 확증편향에 빠져 투자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오징어 게임'도 게임 참가자들이 욕망에 휘둘려 잘못된 선택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 처럼 주식 시장에서도 팩트를 찾고 스스로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준다. 나이가 들면 산에 가서 꽃을 따는 것보다 다시 가서 보고 온다는 말이 있다. 다시 가서 보면 그 꽃이 더 아름다워 진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도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 위해 매도 매수를 반복하는 것 보다 스스로 투자 근육을 키우다 보면 주식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2021-10-17 16:52:28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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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일 '新(신) 냉전' 국면에도…대화가 필요하다

한·일 관계가 '新(신) 냉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에 따른 갈등으로 소원해진 한·일 관계가 이제는 경제·사회·문화 교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은 총칼만 들지 않았을뿐, 사실상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지난 1965년 한일기본조약, 한일청구권협정 등 5개 조약 체결로 해방 이후 단절한 일본과 국교를 복원한 이래 한·일 관계는 발전해 왔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 나라'인 만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교류했다. 일본 정부도 한국에 전쟁과 식민 지배한 것을 사과하기도 했다. 물론 '늘' 좋은 일만 있지 않았다. 한국인이 가진 일본 식민지배의 아픔은 종종 '반일감정'으로 표출됐다. 독도 영유권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한 역사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일본 역시 종종 '반한감정'으로 한국과 대립 구도를 보였다. 한·일 관계가 新(신) 냉전 국면에 접어든 계기는 지난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판결을 확정하면서다. 일본 정부는 거세게 반발했고, 보복 차원에서 다음 해인 2019년 7월 한국에 반도체 부품 관련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및 8월 도쿄올림픽 계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와 만남 준비 과정조차 순탄치 않았다.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첫 정상 통화도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기시다 내각에서 한·일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주변국 문제에 있어 협력해야 하는 관계임은 틀림없다.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가 협력해야 할 매우 중요한 관계이다. 이는 관계가 나빠진 것과 별개의 문제다. 그렇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역사 문제와 별개로 일본과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한 한·일 관계를 풀어내는 양국 정부 노력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10-14 12:39:52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