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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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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사청문회의 계절

인사청문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윤석열 정부의 시작을 함께할 국무총리·장관 후보자들이 청문위원에게 고위공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을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인이 지명한 문제적 국무총리·장관 후보자들을 낙마시키겠다는 각오로 칼날을 겨누고 있다. 먼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파행 끝에 법정시한을 넘겼다. 지난 25~26일에 인사청문회가 예정됐으나 고액 자문료를 받은 로펌 활동 내역, 배우자 전시회 관련 거래 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놓고 여야가 맞서다 끝내 오는 5월 2~3일로 연기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여성비하적 시각이 담긴 과거 칼럼과 자녀의 경북대병원 편입학 특혜 의혹이 연일 포화를 맞았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명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분위기가 반전되진 않은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인사청문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엔 '조국 전 법무부장관' 급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더군다나 4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인 검찰개혁 법안 처리에 한동훈 후보자가 강력하게 반대의 뜻을 피력하면서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김대정 정부 시절인 2000년에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면서 도입됐다. 이후 청문회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넓혀왔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에 지명된 후보자의 삶의 궤적에서 의혹과 논란을 검증해 전문성·도덕성 등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는 필수적인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도의 도입 이후 정권마다 각종 의혹으로 사퇴하거나 지명이 철회되는 후보자들을 보면서 공직자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반면, 지나친 사생활 검증과 인사청문회를 위시한 여야의 대립은 오히려 능력 있는 인사가 공직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를 제공했다. 청문회가 몰아칠 계절에 여야가 인사청문회 개회를 놓고 정쟁을 벌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야당이 될 청문위원들은 고위공직자의 핵심 역량을 확인하고 최대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자료를 추려 후보자에게 요청해야 한다. 차기 여당 의원들은 협치의 자세로 인사청문회가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계절이 치열한 후보자와 청문위원 간 검증의 장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22-04-27 15:54:52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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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와 팬덤

정치 팬덤은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 팬덤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문화현상을 일컫는 말로 흔히 연예계에서 아이돌의 팬 혹은 팬 문화 전반을 설명하는데 쓰였다. 정치와 팬덤의 결합은 대표적으로 2000년대 초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박사랑',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사모', 문재인 대통령의 '문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윤사모'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치 팬덤은 정치와 시민의 관계가 일방적으로 연결되는 시대에서 정치·사회적 변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1인 미디어 등 매스미디어가 발달하며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지지하는 정치인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시대로 변화시킨 것은 긍정적이다. 아울러 정치인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의정활동이나 선거 때 자신을 알리기 위한 영향력 행사 등 마케팅의 하나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 팬덤이 상대 진영이나 경쟁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비롯해 지지하는 정치인의 무비판적·맹목적인 추종은 정치를 퇴행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이른바 좌표 찍기라 불리는 '문자 폭탄'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진영을 넘어 같은 진영에서도 정치 팬덤의 눈치를 보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20대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윤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을 현장 인터뷰를 통해 직접 핸드폰을 보이며 힘들다고 밝힌 바 있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과정과 최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들의 문자 폭탄은 특정 의원에게 3만 건이 넘는 문자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JTBC에서 방송된 <대담-문재인의 5년> 1화에서 정치 팬덤과 관련된 질문에 "진정한 지지는 확장되게 하는 지지여야 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좁히고, 배타적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거리두게 만드는 지지는 지지하는 사람을 위한 지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미 여야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자리 잡은 팬덤 문화를 배제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정치 팬덤의 긍정적인 영향과 문제점들의 균형을 맞추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정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2-04-26 14:23:26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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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너 잇속'만 챙기는 합병

기업 합병을 두고 오너 일가와 주주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합병안들은 대부분 승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뤄진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SK C&C와 SK 간 합병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중간 지주가 역할을 해온 동원산업과 합병한다. 지난 2001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21년 만에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번 합병으로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지주회사가 된다. 문제는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는 높게, 동원산업의 가치는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했다는 점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기반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했지만, 동원산업은 자산가치에 못 미치는 최근 주가로 합병가액을 정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오너 일가만 이득을 얻고, 일반 소액주주는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블래쉬자산운용, 이언투자자문, 타이거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도 동원산업의 순자산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동원그룹이 이번 합병을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동원산업의 주가는 낮게 유지, 동원시스템즈 주가는 올리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이례적으로 애널리스트의 비판 리포트까지 나왔다. 지난 20일 유안타증권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 합병비율에 대한 적정성 점검'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번 합병을 원치 않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동원그룹이 제시한 가격(23만8186원)이 합병 공시 직전 주가(26만5000원)보다 낮다. 일반 주주를 가치 대비 헐값에 쫓아내는 격이다. 일반 주주들은 사측에 합병 비율에 대한 불만을 계속해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동원그룹의 자발적인 시정이 없다면 오는 5월 초 소송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참치통조림 불매 운동까지 나서겠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너 일가에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하기 위해 합병 비율을 왜곡하는 것은 주주 가치 제고에 역행한다.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자 국내 증시 상승 제약 요소가 된다. 소액 주주 보호를 위한 장치와 이사 선관주의 의무 등 관련 절차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2022-04-25 09:22:39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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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달갑지 않은 오세훈 시장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오세훈 시장이 지난 21일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하며, 서울시내에 축구장 20개 크기의 공원·녹지를 만들겠다고 했다.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그린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 녹지가 생기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공원 조성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날 서울시가 공원·녹지 구축 장소로 지목한 종묘~퇴계로는 타 지역보다 그린 인프라가 풍부한 곳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 일대가 서울도심에서 가장 낙후돼 변화가 시급하다는 궁색한 변명을 댔다. 시가 도심 재정비를 통해 연트럴파크(3만4200㎡)의 4배가 넘는 14만㎡ 규모 녹지를 만들겠다고 밝힌 종묘~퇴계로 일대의 경우 동-서로는 청계천과 함께 만들어진 선형 공원이, 남-북으로는 종묘와 남산이라는 서울에서 보기 힘든 거대 녹지가 자리해 있다.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이 작년 발간한 '서울시 지역사회 건강 프로파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해당 지역이 속한 종로구는 녹지 지역이 전체의 46.7%(11.204km²)에 달한다. 2019년 기준 1인당 생활권공원면적은 18.9㎡로, 서울시 평균 5.7㎡를 한참 웃돈다. 반면, 금천구는 녹지 지역이 전체 면적의 1.2%(0.151km²)에 그친다. 1인당 생활권공원면적은 1.6㎡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꼴찌다. 녹지뿐 아니라 문화불모지이기도 한 금천구의 지역박탈지수는 6.34로 서울 전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지역박탈지수는 자동차 소유 가구 비율, 고등학교 졸업 미만 교육 수준을 가진 인구 비율, 낮은 사회계층에 해당하는 인구 비율 등을 종합해 나타낸 지수로 정의된다. 지역의 빈곤 수준과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자원 결핍 수준을 가늠케 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지역박탈지수가 양의 값이면 숫자가 커질수록 박탈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참고로 종로구의 지역박탈지수는 1.30으로, 금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시내 자치구 녹지 비율, 1인당 생활권공원면적, 지역박탈지수 등의 데이터가 가리키는 낙후 지역은 따로 있는데 오 시장은 종묘~퇴계로 일대가 서울에서 변화가 가장 시급한 곳이라고 한다. 왜일까. 시장의 나와바리(세력 공간)가 서울 전역이 아닌 사대문 안 도심과 강남으로 좁혀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오 시장은 지난 21일 "여러분은 서울 도심, 그리고 강남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시나요? 저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강남 같은 곳을 거닐다 보면 '야, 정말 이 도시계획이 잘못돼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기회가 저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는 말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기자설명회의 포문을 열었다.

2022-04-24 15:40: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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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는 어려우니까

"그게 뭔가요" 반도체 취재를 하다보면 자주 듣는 대답이다. 워낙 복잡한 산업이라 각자가 맡은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는 일이 적지 않다. 용어도 외부에서 쓰는 말과 현장에서 쓰는 게 다르기도 하고, 기밀 사항도 많아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다. 반도체는 어렵다. 현장 근무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데, 문과 출신 기자가 다루기 쉽지 않다. 하물며 본업이 따로 있는 평범한 독자나 주주들이 반도체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AMD가 인텔보다 미세 공정이 앞섰으니까 기술력이 앞서있다는 말이나, 퀄컴 스냅드래곤 발열 문제가 삼성 파운드리 수율 때문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을 굳이 아니라고 설득할 필요가 없겠다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너무 한다 싶을 때가 있다. 요즘 같이 반도체 관련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때가 특히 그렇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이미 외국 기업에 추월당해서 외국 자본들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상한 루머를 만들고 재생산하고 부풀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인터넷에서 댓글로만 보면 그런가보다 하지만, 나중에는 대면 자리에서도 인터넷 전문가들이 그랬다며 당당하게 설명해주는 일도 있다. 현장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양산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은 혼자서 약 12나노 공정 양산을 하려고 개발하다가 숨고르기를 위해 타사와 같은 약 13나노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게 맞다. 비메모리 부문에서 여러가지로 잡음이 많긴 하지만, 메모리 공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TSMC 대안은 삼성이 유일하다. 팹리스 업계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살려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의심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터. 반도체는 어려우니까 그럴 수 있다. 그래도 어려우니까 믿어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본격화하며 어렵게 쌓은 'K-칩' 공든탑을 위협하는 가운데, 국민들에까지 신뢰를 잃지는 않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 때문이다.

2022-04-21 15:14:0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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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80일이 유통가에 남긴 것, 변해야 한다

기자수첩 김서현 780일만에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 규제가 해제 됐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각자의 집에서 외딴 섬처럼 멀리서 서로를 그리워했다. 이번 여름에는, 겨울에는, 내년 봄에는 이라며 길어지던 지난한 코로나19의 시간은 2년을 넘겼다. 혹자는 이미 방역규제가 해제 되기 전 많은 이들이 지쳐 일상 생활이나 다름없는 삶을 영위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방역규제 첫날이던 18일 밤, 돌아온 거리의 춤꾼과 불이 꺼지지 않는 새벽의 술집에 가득 찬 이들은 긴 시간을 버틴 끝에 터져나온, 애타는 갈망의 모습이었다. 2년 간 유통업계는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다. e커머스 기업들은 괄목할 성장과 전에 본 적 없는 멤버십, 서비스를 쏟아냈고 오프라인 채널 기업들은 숨 죽였다. "그래도 보고 사야지"라고 하던 중장년 세대까지 모두 e커머스, 새벽배송 기업이 흡수했다. 사람들의 분노가 느껴지는 보복소비로 호실적을 이어간 백화점도 2019년과 사뭇 달라졌다. 치열하게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전에 본 적 없는 투자를 이어갔다.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리오프닝의 신호탄을 맞아 제2의 전쟁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전쟁같던 2년을 지나며 유통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했다. 쿠팡은 33억원의 과징금을 받고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기 무섭게 다시 공정위로 끌려갔고 롯데푸드와 빙그레의 가격담합 협의는 여전히 검찰청에 묶여있다. 빈박스 마케팅, 반품 비용 떠넘기기, 대금지급 지연하기 등 생각도 못한 불공정 거래가 쏟아졌다. 케파(CAPA)를 넘어선 주문과 이를 소화하고야 말겠다는 욕심에 꿈도 못 핀 젊은이와 기다리는 가족 있는 중년이 물류센터에서, 길 위에서 쓰러졌다. 인재(人災)라고밖에 설명 못할 화재까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ESG 위원회 설치에 대한 안건이 쏟아졌다. 사람들이 ESG에 받는 인상은 '환경'이다. 기업 밖에서 사람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글자 G는 기업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지난 2년간 유통업계가 좌충우돌 난리 친 많은 사건에는 경직된 기업 문화와 책임 부재가 있었다. ESG를 다짐하며 꽃잔치를 시작한 유통기업의 혁신과 변화를 기대한다. 모두를 위해서.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04-20 14:49:22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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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피싱' 남의 일 아니다

요즘 불법리딩방 관련 전화벨이 하루에 한 번은 울린다. 어제도 바쁜 시간을 틈타 불법리딩방 가입 권유 전화벨이 울리는 통에 불쾌감이 올라왔다. 과거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연령층 대다수가 고령층에 속했지만, 현재는 보이스피싱과 불법리딩방 수법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세대를 넘나들며 막대한 피해를 입고있다. 이에 최근 경찰청에서는 금융범죄 집중단속에 나서고 있다. 시도경찰청 직접수사부서와 경찰서 지능팀을 투입하고, 전국 사건은 병합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범죄 피해가 발생하는 데는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럽리딩방에 투자자를 유혹하는 행태에 대한 처벌은 미비하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피해민원은 2018년 905건, 2019년 1138건, 2020년 1744건, 2021년 3442건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A씨는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주식거래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광고를 보고 주식리딩방에 가입했다. 당시 주식리딩방의 담당자가 투자 컨설팅으로 돈을 벌게해주겠다는 말에 그는 2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투자금이 하루만에 43만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출금을 요청하자 담당자가 2000여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했고 수수료를 입금하자 연락이 끊겼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중 60% 가량은 메신저피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백신 접종, 대출, 재난지원금, 대선 여론조사 등 사회적 관심사를 이용한 사기수법이 다수다. 최근 A씨는 시중은행에서 정부 대출을 신청받는다는 말을 믿고 링크를 클릭했다. 안내대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선납금 1500만원을 송금했지만, 대출 신청접수 사이트를 빙자한 보이스피싱이었다. 시중은행들도 금융사 사칭 사기에 주의를 요하는 공지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가 피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아닌 이상 일일이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카카오의심 계정을 함부로 차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피싱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금감원도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다. 피싱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나와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불법리딩방 가입 권유 등에도 처벌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모색해 원인을 근절해야 한다.

2022-04-19 15:47:10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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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 항공의 속도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감소세에 힘입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년 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자 일상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거라며 들뜬 목소리가 산업계에 가득하다. 하지만 항공업계 정상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면제하며 항공 정상화에 속도가 붙은 해외 여러 나라들에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 크게 느껴진다. 완화된 방역지침에도 PCR 음성확인검사서 제출과 입국 뒤 PCR 의무 시행도 현행보다 횟수는 줄지만 유지된다. 특히 모든 해외입국자는 출국일 기준 48시간 이내에 검사·발급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이 말인 즉, 여행지에서 PCR 결과를 받기 위해 PCR 검사 업체나 병원을 들러야 한다는 의미인데 나라마다 PCR 비용이 다르기는 하지만 1인당 최소 8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쓰게 된다. 4인 가구 기준이라면 여행비용에 입국 시 PCR 검사 비용 40만원은 추가 지출을 각오해야만 하늘길에 오를 수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한 지인은 "항공료도 많이 올랐는데 PCR까지 받으려니 부담이 크다"며 "주말이 끼여 PCR을 48시간 이내에 결과지를 받지 못해 한국행 비행기를 놓친 사람도 봤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입출국 방역과 관련해 장고를 두는 중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등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물론이고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이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면제하고 있어 항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관광 수요 회복에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은 걸림돌이다. 미국과 터키를 신혼여행지 후보로 꼽았던 한 취재원이 결국 터키를 선택한 이유도 음성확인서를 받지 않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최근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부부들을 보면 PCR 음성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국가는 신혼여행지에서 배제하고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PCR 음성확인서 제출 폐지와 더불어 한국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나라도 있다. 사이판·티니안·로타를 품은 북마리아나 제도는 한국 여행자에 대한 PCR 검사비 지원하며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인기가 높다. 결과적으로 관광지를 고민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기피 나라로 꼽을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도 된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4월 우리나라를 찾은 방문객은 163만5066명이었다. 물론 빗장을 풀어도 곧장 입국 수요를 회복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세계 동향을 살펴 방역체계를 손봐야 진정한 엔데믹 국가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항공계와 관광계가 다시금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2022-04-18 15:01:43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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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열이 말한 '공정'은 다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항상 '공정'에 대해 강조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부터 유세 과정과 당선 이후 행보까지 윤석열 당선인에게 '공정'은 늘 중요했다. 국민이 '공정한 대한민국'을 원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이기에 '공정'을 더 강조하고 싶었었을 수도 있다. 윤 당선인은 18개 부처 내각 인선 기준으로 전문성과 함께 '공정'을 꼽았다. 최적임자를 해당 부처에 중용하는 게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일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지역, 연령, 성별 등에 관계없이 전문성에 기초한 것이라고 윤 당선인 측이 자평한 18개 부처 장관 인선도 이뤄졌다. 윤 당선인이 지명한 후보자를 살펴보면,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까지 갖춘 관료 출신, 교수 등 전문가 집단과 현역 정치인 위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세계 공급망 위기 등을 극복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만큼, 실무형 인재 영입에 공들인 셈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 가운데 '공정' 논란에 휘말린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외유성 출장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있고, '아빠 찬스'로 불리는 자녀의 경북대 의대 특혜 입학 논란과 병역 의혹도 있다. 여기에 윤 당선인과 대학 시절부터 40년간 인연을 이어 온 막역한 사이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 재직 당시 이른바 '금수저' 학생의 가정환경 조사를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검사 재직 시절 동고동락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윤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 정치인을 기용함으로써 법치주의를 유린한 행보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최측근 검사를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면서 윤 당선인이 밝힌 공정은 '공염불'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동훈 후보자를 포함해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권영세 통일부·박진 외교부·이상민 행정안전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공정'과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과연 윤 당선인이 밝힌 '공정'은 국민 상식과 맞을까. 전문성이라는 포장지만 씌운 측근 기용은 오히려 공정과 멀지 않나. 윤 당선인에게 '공정'한 인선인지 묻고 싶다.

2022-04-17 13:56:33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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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취업심사 논란, 도덕성 결여 사실 '부끄러워' 해야

최빛나 산업부 기자 한국 IPTV협회 사무총장의 뒤늦은 취업심사 논란이 세간의 이목을 충분히 끌었다. 여기에는 취업심사에 대한 사무총장과 전IPTV회장의 실수와 무지함도 있었지만 협회를 관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실한 대응과 책임회피가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는 분위기다. 취재 당시 과기부가 IPTV협회의 사무총장을 '자연인'이라며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IPTV협회가 뒷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책임 회피하는 과기부의 대응이 더 큰 불씨를 키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과기부의 앞서 발언은 오히려 정부부처의 허술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인정하는 꼴이 돼버렸다. 취재 당시 허술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도 포착됐다. 현 IPTV 협회 사무총장, 협회장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국민소통 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에서 근무했다. 디지털소통센터는 방송, 미디어와 언론을 망라하고 국민들의 디지털격차해소, 미디어 관련 소통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했던분야다. 정부의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의 경우 퇴사 후 특정업체에 취업할 시 전 근무했던 기관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전 근무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앞서 내용을 놓고 이번 취업심사 논란 상황을 검토해 보면 방송, 통신, 미디어를 아우르고 있는 IPTV협회의 분야는 사무총장, 협회장이 근무했던 디지털소통센터와는 전혀 밀접한 관련성이 없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목에 올해 2월 취임한 윤도한 IPTV협회장과 퇴사한지 3개월이라는 최단 기간 IPTV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게 된 김원명씨의 취업심사 과정에서 인사혁신처의 공정성이 따랐는지 다시한번 궁금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TV협회를 관리 감독하고 있는 과기부뿐만 아니라 인사혁신처, IPTV협회 모두 여전히 '나몰라라' 식의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 고위공직자가 갖춰야 할 높은 도덕성이 결여된 사실을 부끄러워 하며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깨닫고 하루 빨리 앞서 논란에 부응하는 책임감있는 대안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2022-04-14 14:01:26 최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