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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협치'에 조건은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국회 상황에서 떠오른 화두가 있다. 바로 '협치'다.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 감염병과 공급망 문제로 인한 경제 불황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일어난 이런저런 상황만 보면 여야가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협치' 의지는 드러냈다. 하지만 저마다 이유로 '협치' 조건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여야가 서로 대치하고 있다. 원하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도 낸다. 조건이 맞지 않아 협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는 만큼, 이 같은 상황은 서로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전임인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도 여야 정치권은 '협치' 의지가 있었지만, 결국 서로가 제시한 조건이 맞지 않아 자주 다퉜다. 지금 상황도 과거와 그리 다르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협치 조건으로 '국무위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요구한다.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안을 거부하자 국민의힘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반발하면서 내민 협치 조건이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 극복 등을 이유로 마련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국회 처리 협조도 국민의힘이 사실상 협치 조건으로 내밀었다. 류성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로서 이번 추경을 통해 협치의 첫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잘못된 국무위원 인사를 바로 잡으라'며 협치 조건을 내밀었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협조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민주당이 반대하는 국무위원 임명은 철회하라'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 극복과 더 발전하기 위해 정치권이 '협치'로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서로 조건만 내세우며 다투고 있다. 31년 정치 인생을 마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이임사에서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 말대로 여야 정치권이 지금 한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대화와 타협, 즉 조건 없는 협치를 하기 바라본다.

2022-05-15 12:09:37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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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웹젠 노사갈등, 기업 성장 위해 정부 뒷짐 져야 할 때

최빛나 산업부 기자 최근 게임업계 노사문제 잡음이 국내 동종 업계 전반으로까지 번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국회까지 개입하고 나서자 업계는 지나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5월 초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이 파업을 선언하고서다, 웹젠노조는 지난해 12월 임금을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평균 10%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전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이에 웹젠 노조측은 지난 5월 초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선언했다. 임금 협상에 따른 파업 선언은 국내 게임업계 최초 사례다. 이에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IT, 포털업계까지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동종업계다 보니 파업 불씨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까지 웹젠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나섰다. 국회는 웹젠 노사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직접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를 오늘(12일) 개최했다. 해당 간담회에는 웹젠, 넥슨, 네이버 지회장을 비롯해 환경노동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을지로위원회 등 IT업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국회 위원장, 웹젠 인재문화실 담당자들까지 참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사 문제 관련해서 사회적 합의 이끄는 귀중한 자리"라며 "웹젠 노사간 소통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현승 웹젠 인재문화실장은 "사업적 리스크가 큰 게임 흥행산업의 특성과 업계 내 자사의 현황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앞서 노사 갈등에 대한 실마리는 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은 지속 될 것이라는 업계 평이다. 이같은 노사문제에 국회가 개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문제 갈등을 야기시키고 동종산업 제도자체를 무너트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사갈등은 결국 경영진(회사)과 조직간(노동자)의 소통 부재로 생긴 문제다. 노동자에게 임금은 생활에 직접 관계가 되어 있고, 사측에게 인건비는 회사의 미래 방향이 딸린 문제다. 그 누구도 앞서 상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앞서 문제로 노사간 갈등이 대립돼 파업 등의 상황이 연출된다해도 그 또한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건 양측 밖에 없다. 아무리 국회가 개입을 한다 한들 장담할 수 있는 사실은 없다. 앞서 국회가 웹젠 노사 갈등에 어떤 이유로 개입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되려 개입 후 노사간 갈등이 원만히 풀렸다고 해도 이상 한건 매한가지다. 국회는 중용적인 시선으로 조력만 지원해야 한다. 정당하고 공정한 실마리를 찾아 기업이 성장하려면 국회는 뒷짐만 져야할 때다.

2022-05-12 15:47:07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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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통상 이슈 우려로 지연되는 망 사용료 입법...넷플릭스 등에 망 사용료 부과해야

SK브로드밴드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인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둘러싼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망 이용료 부가'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당분간 국회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는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들이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에게 망 사용료 지불을 강제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6건이 발의돼 있는데, 최근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의결이 보류돼 계류 중이다. 망 사용료 지급과 관련된 논란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망 사용료법에 대한 우려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면서 한미 통상 이슈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USTR은 최근 우리 정부에 "국회에 올라와있는 망 사용료법이 미국 특정 기업을 겨냥해 규제하고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산업자원부도 "망 사용료 이슈가 한미 통상 현안 중 하나로 다뤄진 것은 맞다"고 밝혔다. USTR은 올해 초에도 '2022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내놓고 망 사용료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국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향후 공청회를 개최해 망 사용료 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도 미국 정부의 압박 이후 망 사용료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청문회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 관련 답변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참가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업계에서도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통신업계는 국내 CP들은 통신사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망 사용료를 내는 데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도 같은 의무를 지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콘텐츠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미국 CP를 겨냥해 법안을 내놓은 것처럼, 해외에서도 한국 CP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규제가 생겨날 지 우려하며 망 사용료 부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에 망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월 인터넷 관련 구글이 27%, 넷플릭스가 7%, 페이스북이 3%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네이버 2%, 카카오 1%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CP가 트래픽 중 많은 양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이보다 적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국내 CP에게만 망 사용료를 지불시키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다. 국회는 빠른 시간 내 공청회를 개최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망 이용료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

2022-05-11 13:13:50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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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물가에 추경" 추경호팀 출범부터 딜레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경제의 키를 짊어진 추경호팀이 딜레마에 봉착했다. 물가상승률이 5%에 육박하는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대량의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돈을 풀어도 소득 지원이란 재정의 목적이 상쇄된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모처럼 외식도 하고, 빚도 상환하려 했는데 먹거리 가격에 기름값, 집세 등이 죄다 올랐고, 금리마저 올라 원금은커녕 이자도 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단행하면 시장에 풀린 돈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고,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안정을 위해 거시적으로 금리로 대응해야 하고, 재정도 좀 더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추경은 거시경제 안정 노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합을 만들어 보겠다"며 자가당착에 빠졌다. 민생 안정을 위해 돈을 풀면서 물가도 잡겠다는 의미인데 그런 정책의 조합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청문회 당시 "추경 편성 총량이 커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면 한국은행도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당국이 돈을 풀어 물가를 부추기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이 엇박자가 나게 된다. 1000조원을 넘어선 국가채무도 추경호팀으로서는 부담이다. 돈줄을 죄어 재정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출범부터 35조원 넘는 추경을 위해 곳간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추 장관은 예비비 등 기존 쓸 수 있는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추경 재원을 마련하려면 사실상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 하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면 재정 적자 폭이 커질 뿐 아니라 국채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다시 시중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 경제팀 출범부터 통화·재정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성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 낮은 조합을 찾기보다 정책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한 번에 푸는 대규모 추경보다 분할 지급 등 정책의 테크닉이 필요할 때다.

2022-05-10 11:19:33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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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복 소비 열풍, 아이들 명품 사랑으로 이어질까 우려

최근 들어 유통가에 자주 보이는 키워드는 바로 '보복'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어 풍토병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보복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문제는 '보복소비'와 각종 '플렉스(Flex)' 문화 등이 과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아동들에게는 적절한 경제관념이 형성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학생복이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품 등 소비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이르는 약 50%의 학생들이 '명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 2명 중 1명 꼴로 명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셈이다. 학생들이 교복 위에 명품 브랜드의 카디건을 걸치고, 하이엔드 브랜드의 신발이나 가방을 착용한 모습은 학교 앞에서도, 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세대라 할 수 있는 2030 MZ세대의 명품을 즐기는 횟수와 규모도 점점 많아지고 커져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는 만연해있다.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유튜브 등 SNS 채널에 '명품 하울(구매한 물검을 품평하는 영상)', '명품 언박싱(구매한 상품을 개봉하는 영상)' 등의 영상을 올리는 것은 어느새 보편적인 콘텐츠가 되었다. 스마트학생복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이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로 유명인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28.9%), 친구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소외되기 싫어서(28.6%) 등이 1, 2위를 차지하며 큰 비중을 갖고 있다. 명품 소비 열풍은 업계에서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이로 인해 유아와 어린이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어린이날을 맞아 한 백화점에서는 명품관 매장에서 선물용 장난감 제품군을 파는가 하면, 지하 대행사장 같은 곳에서 가정의 달 선물 기획전을 펼치기도 했다. 명품업계는 남성 라인, 생활용품 라인 외에도 키즈 라인을 따로 론칭하거나 확대, 아동들도 명품 사랑에 빠지게끔 기획하고 있다. 키즈 명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추가 입점시켜 명품 아동복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600만원이 넘는 디올 유아차부터 100만원대 에르메스 인형까지 액세서리 등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나 분수에 맞지 않는 과소비는 결국 개인의 소비습관 형성과 학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친구들 간의 따돌림과 폭행, 위화감도 조성할 수 있다. 업계는 소비욕구를 폭발시키는 키즈 마케팅을 자제하고, 부모들도 내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성향을 줄여 명품 소비 패턴이 무분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2022-05-09 14:49:23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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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인간관계에 있어서 약속과 신뢰는 암묵적인 룰이다. 아홉번 잘했어도 한 번 잘 못하면 그동안의 잘 했던 것이 한 번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후 사람들은 후회를 하지만 이미 소는 잃어버린 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약속과 신뢰가 중요한데 금융사와 고객 사이는 절대적인 신뢰를 쌓아야 한다. 금융사들은 매년 고객의 돈을 기반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항상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사 횡령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바로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원 '횡령 사건'이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했던 A씨는 회삿돈 614억원을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빼돌렸다. 이 돈은 과거 우리은행이 주관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금 원금과 이자다. 이란의 가전기업에 돌려줘야 했던 이 자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송금이 이뤄지지 못해 우리은행이 관리해 왔다. 우리은행은 최근 예치금 반환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발견해 경찰에 고소한 것이다. 이 사건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은 아니지만 언제든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내부통제 부실이다. 우리금융그룹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와 별도로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자회사의 내부통제 운영실태 등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건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과거 1조원대 규모의 '라임펀드 사태' 때도 엉터리 관리 시스템이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어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정말 내부통제 강화에 공을 들였다면 사각지대에 있는 이번 횡령 사건을 더 일찍 파악했어야 한다. 라임펀드 사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 이번 횡령사건까지 벌써 세번째다. 고객이 이탈해도 붙잡을 명분이 없다는 소리다. 소중한 고객을 위해 미리 보수작업을 해놓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고객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2-05-08 15:07:03 이승용 기자
[기자수첩] 커피는 머그잔에?…현장에서는 여전히 일회용컵 사용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적으로 허용했던 카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규제가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 바뀐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카페에서는 버젓이 일회용 플라스틱 잔에 음료를 담아줬고, 이용자도 의구심없이 일회용잔을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8월부터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등의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 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급증한 탓이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폐기물 발생량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과 대비해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 9%로 각각 증가했다. 원래대로면 카페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경우 업주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단속 대신 지도와 안내 중심의 계도만 이뤄질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바뀐 제도를 비교적 잘 지키고 있지만, 개인 카페는 상황이 다르다.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환경보호 취지에서 지난 1일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기로 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잔을 고집하는 고객들이 많고 바쁜 시간에 고객과 실랑이 하고 싶지 않아 일회용잔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플라스틱잔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고민이다"라고 덧붙였다. 거리두기 해제로 매장 내 고객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거부하려니 매출 걱정이 앞설 것이고, 또 머그잔 이용량이 늘면 설거지거리도 증가해 일손이 부족하게 될 터. 이에 계도기간 동안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매장도 많다. 환경부는 오는 6월부터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며, 11월에는 매장 내 일회용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전면 사용 금지 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구매할 때 재활용 라벨이 붙은 컵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300원을 보증금으로 내게 되는데 추후에 컵을 반납하면서 돌려받게 된다.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계도기간이 정해져있지 않을 뿐더러, 지금처럼 단속을 하지 이상 설거지 인력을 추가 고용할 점주는 몇이나 될까. '환경'을 우선시하고,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법으로 정했다면, 빠르게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단속도 필요하지 않을까.

2022-05-03 13:54:4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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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기 신도시 공약과 현실사이

차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데다 규제 완화가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규제 완화냐 유지냐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특히 인수위는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을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를 '중장기 국정 과제로 다루겠다'고 했다가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다시 말을 바꾸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집값 상승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수시로 말 바꾸기 하는 새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 실제 1기 신도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거짓 공약이었다." "지금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입발린 말만 하고 뒤통수 때릴 게 뻔하다." "주거 환경이 열악해 재건축을 하겠다는 건데 왜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거냐." 등의 게시글이 잇따랐다. 여론이 악화되자 새 정부는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일 경기 고양 GTX-A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주민들과 만나 "1기 신도시의 종합적인 도시 재정비 문제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같은날 인사청문회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특별법을 만들어 즉시 특별법과 함께 마스터플랜 작성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언제 또다시 말을 바꿀지 모른다는 점이다. 공약은 공약일 뿐이라면서 말이다. 이는 신뢰를 저버리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 여건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은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됐다.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층간소음, 녹물, 주차난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새 정부는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 주거권 보장은 국가의 책무다. 헌법엔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건 공급확대가 유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즉, 단기적 집값 자극 우려로 인해 규제를 가하는 건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정책이다. 윤석열정부가 이런 점을 숙지하고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

2022-05-03 13:36:32 양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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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대재해처벌법 100일 모호한 규정 혼란 확산

정부가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들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을 시행한지 벌써 100여 일이 지났다. 하지만 모호한 법규정으로 인해 혼란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기업의 안전에 대한 관심도와 예산, 인력 모두 증가했지만 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 숫자는 법 시행 전과 비교해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중대재해법에 맞춰 안전관리자 등 인력을 확충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지만 사망 사고 자체를 줄이는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교묘히 법을 피해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합의 정비소에서 30대 노동자가 항공기 견인차량을 점검하다 숨지는 사고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다. 중부노동청은 해당 사업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소속 노동자가 50명 이산인 점을 고려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2명의 직원이 견인 차량 뒷바퀴를 돌려 기업이 새는지 등을 점검하던 중 동료 노동자가 차량 시동을 끄면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직원의 실수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업자 과실로 연결짓는다는 부분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지난 3월 동국제강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는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현장에서 노동자가 안전벨트에 감겨 사망했지만 당시 현장에는 안전 관리자나 안전 담당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하청 직원들만 작업 중이었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책임자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은 중대재해법상 처벌 대상이 경영 책임자라는 점에서 CEO 외에도 CSO(최고안전책임자)를 선임하는 등 꼼수를 부리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해 사고 위험이 높은 사업장의 대표이사 자리를 회피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움직임이 성행하면서 위험 사업의 책임이 중소기업 등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중대재해법이 산업 현장의 사망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건 맞지만 사고를 줄이진 못하고 있다. 현재 법은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근로자들이 생명을 담보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개선과 기업의 경영자가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도록 새 정부가 법률 및 시행령 개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2-05-02 15:51:4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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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국의 인플레와 우리 경제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무시하지 마라." 한 유튜버가 최근 콘텐츠 촬영차 미국에 방문한 뒤 영상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든 슬리브리스(소매가 없는 옷·sleeveless)가 무려 68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가 계산한 당시 환율로는 8만5000원 정도다. 3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로는 1.2%,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8.5% 올랐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약 40년 4개월 만이다. 특히 실생활에 필요한 생활용품 가격이 대폭 오른 것을 직접 듣게 되니 인플레이션의 무서움이 피부로 느껴졌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자연히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했는데, 긴축을 더 이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곧 우리 경제의 발목도 붙잡게 된다. 실제 지난 25일 진행된 한국은행 신임 총재 기자단 상견례에서 향후 기준금리 연속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창용 신임 총재는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한 방향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어렵고, 지금 상황에서 데이터를 더 보고 결정해야 될 것"이라면서도 "5월 결정의 큰 변수가 될 것은 아마 미국이 FOMC 미팅에서 0.5%p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때 또는 그 이상이 될 경우에 자본유출이라든지 환율의 움직임이라든지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은이 선제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한·미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럴 경우 외국인 자금이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성장은 물론 미국과 마찬가지로 물가 폭탄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6.46(2015년 100기준)으로 전월 대비 1.3% 올라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상승 폭도 전월(0.5%)보다 확대된 것으로 2017년 1월(1.5%)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현재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에 기대지 말고 서둘러 물가 잡기에 나서야 할 때다.

2022-04-28 09:09:24 백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