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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RM'의 문화적 힘

지난해 12월 미국의 미술 전문매체 아트넷 뉴스(Artnet News)는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을 예술가, 큐레이터, 후원자로 소개하며 '투자자(The Investors)' 부문 '혁신가 35인(Innovators 35)'으로 선정했다. 경계를 넓히고 변화를 주도하며 예술 산업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한 결과다. 실제로 RM은 단순 미술애호가가 아니라 국내외 거장들의 미술작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컬렉터(collector)'이다. 경매를 통해 이대원 작가의 1976년 작품 '산(山)'을 처음 구매한 이후 이우환, 윤형근, 박수근, 장욱진, 백남준, 권진규, 유영국 등의 한국작가 외에도, 이즈미 카토(Izumi Kato), 로니 혼(Roni Horn), 조엘 샤피로(Joel Elias Shapiro),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의 외국 작가 작품도 꾸준히 매입해왔다. "영감을 불어넣고 더 나은 예술가로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이유다. 아트넷의 설명대로 그는 적극적인 예술후원자이기도 하다. 절판돼 구하기 어려운 도서와 재발행이 필요한 미술도서 제작 후원 차원에서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재단에 1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21년과 2022년엔 문화재 보존·복원 및 활용을 위해 써달라며 국외 소재 문화재 재단에 2년 연속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열린 한국근대미술전에는 전시해설 재능기부에도 참여했다. RM은 미술관과 갤러리 방문을 즐기며 대중과 공유하는 등 미술 소통에도 상당히 열성적이다. 그는 이를 "일종의 큐레이션"으로 정의했다. 여기엔 미술품에 관한 정보를 선별·분류, 배포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들의 동참을 통한 창의의 활성화라는 의도가 배어있다. 같은 세대 젊은이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탐구하도록 하며, 보다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임도 부정할 수 없다. 미술에 관한 RM의 애정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미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원의 당위성을 촉발하며 감상과 참여를 장려하는 등 여러 긍정적 파급 효과를 낸다. 멀게만 느껴지는 미술관과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는 데 공헌할뿐더러, 새로운 세대의 예술 애호가와 지지자를 생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삶에서 예술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에는 무게감이 있다. 이처럼 RM의 미술에 대한 사랑과 그것을 대중과 공유하는 행위는 미술 전반에 걸친 생산적 구조를 구축한다. 예술 장르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증가는 예술 공동체와 사회 전체를 풍요롭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RM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선한 영향력'이다. 다만 그가 주로 관심을 갖는 작가들은 대부분 그림 한 점에 수억에서 수십억원씩 하는 스타 작가들(그래서 덜 알려졌으나 젊고 유능한 작가들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덜 한 인상은 아쉽다.)이라는 점에서 뜻하지 않게 미술이 부유층과 엘리트들만의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RM으로 인해 특정 예술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그림값에 구애받지 않는 부르주아 계급의 미술품 독점에 따른 가난한 이들의 접근 차단과 예술 감상의 불평등,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할 우려도 존재한다. 나아가 개인적 '취향'으로 특정 작가나 예술 형식을 지지하는 것은 그것만이 유일한 예술인 것처럼 비치게 하고, RM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미술을 분별하는 눈을 통한 자신에 대한 이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와 같은 환경에 있지 못한 사람들은 자책과 실망,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에 대한 그의 기여도는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세계의 시선이 한국 문화예술에 주목하도록 만든 수고와 성과도 치하할 만하다. 특히 미술활동을 하는 연예인은 넘쳐나도 RM처럼 '문화적 힘'으로 작동하는 경우는 드물며, 이는 그에게 변별력을 부여한다. 물론 그 문화적 힘은 어쭙잖은 작품성을 철학과 개념으로 과장하는 '흔한' 아트테이너(Art+Entertainer)들과는 결을 달리한 채 컬렉터이자 후원자로서 제자리를 지켜가며 문화현상을 건설적으로 창출하는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어쨌든 RM에 대한 세인의 관심은 그의 배경인 BTS로부터 비롯되기에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그의 '선한 영향력'도 감소할 것이 예상되나,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히 아름답고도 값지다. 앞으로도 'K미술'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2-07 10:34:5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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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시니어창업,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최근 창업세미나 또는 사업설명회에서 창업강의를 하다 보면 예전에 비해 현저히 눈에 띄는 참석자들이 있다. 특히나 코로나19이후 더욱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음을 느낀다. 은퇴를 준비하는 50, 60대의 장년층을 비롯하여 은퇴 후 창업을 준비하는 70대 어르신들까지 나이를 잊은 창업준비에 어느 누구보다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경청한다. 이렇듯 창업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증가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연금이나 퇴직금 또는 금리수입 등으로는 노후를 보장 받기가 쉽지 않은 현실도 큰 이유다. 좀 더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창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은퇴 후 시니어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지켜야 할 다음 6가지 원칙을 점검해 보자. 하나,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라. 어떤 일이든 준비 없이 닥치면 혼란의 연속이다. 경제위기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실직을 해서 사회에 내몰린 직장인들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사전에 준비 없이 실행된 창업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더 큰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는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시니어 창업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둘, 절대 서두르지 마라.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창업을 하겠다고 결정한 시점부터 모든 일을 일사천리식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점포를 얻는 일, 업종을 정하는 일, 모든 것이 급하다. 하지만 대원칙은 모든 창업의 기본을 갖춘 후에 시작해야 성광을 보장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 치밀하게 계획하라. 시니어 창업은 다른 창업에 비해 더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붙들고 씨름하는 날의 연속이어야 한다. 검토에 검토를 거듭해야 한다. 규모가 작다고 무시하지 마라. 시니어 세대에게는 그 작은 규모가 전부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100만원을 투자하는 일도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투자 타당성을 분석해서 실행하라. 넷, 얘기하지 말고 들어라. 말을 많이 하지 마라. 시니어 세대의 특징은 다양한 경험과 연륜이다.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단점이 된다. 자아도취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으로는 자신감이 충만할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지나치지 말라. 전문가들의 지적을 몰라서 하는 소리로 듣지 말라. 자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더 이상 충언하려 하지 않는다. 다섯, 기본을 철저히 하라. 일단 창업을 시작하게 되면 시니어 세대의 장점인 다양한 경험을 살린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라. 사람들은 시니어 세대에게 숙련된 기술과 경험, 노련함을 기대한다. 시니어 세대의 장점과 특성을 기대할 것이다. 단,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공격적으로 실행하되 철저한 원칙이 성공의 열쇠다. 여섯, 건강과 체력은 기본이다. 창업은 장기 레이스다. 점포창업의 경우 평균적으로 하루 12.5시간 동안 영업에 치중한다. 또한 26~36개월 동안을 한 달에 1~2번의 휴식을 가지며 생활한다. 따라서 체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창업의 규모나 아이템을 철저하게 나에게 맞추어야 한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으로 인하여 불안요소가 리스크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카피처럼,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을 용기 삼아 자금력, 인맥, 전문성, 경험이란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보자. 연륜을 자본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모든 시니어 예비창업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 (컨설팅학 박사)

2023-02-06 15:53:20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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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정찰풍선 격추시켰더니... 선명한 영상이

미국 영공을 비행하다가 격추된 중국 풍선 사건에는 비밀과 미스테리가 함께 깔려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풍선 사건을 두고 공화당 의원들이 정부를 비난하자 군 당국자들이 트럼프 전임 정부 시절에도 풍선이 미 영공을 날았지만 대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도 벌어진다. 다만 과거 사례는 이번처럼 미 영공을 장기간 비행하지 않았거나 미 본토 영공까지 오지 않았다. 다음은 미 국방부 당국자의 이번 사건 설명이다. 우선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있다. 중국이 정찰용 풍선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4일 밤 중국의 풍선 5개가 전 세계 상공을 떠돌고 있으며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20~30개의 풍선을 띄웠다고 밝혔다. 정찰 풍선이 중국이 운용하는 저궤도 정찰 위성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며칠 전 몬타나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 상공을 장시간 통과한 것처럼 더 오래 떠 있거나 아예 체공할 수도 있으나 풍선의 신호수집 능력이 중국의 다른 정찰 능력보다 뛰어나진 않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밝혔다. 당국자는 다만 정찰 풍선이 더 선명한 영상을 찍을 수 있으며 미국의 레이더 신호와 전자전 신호가 발신되도록 자극해 포착함으로써 미래 공격에 활용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격추된 정찰 풍선의 정보 수집 장치를 인양해 분석하면 중국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당국자는 수집 장치들이 대부분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떨어졌다면서 인양해 역분해하면 중국 정보 능력과 통신 능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미국의 정보전 능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정찰풍선이 미 대륙을 통과해 바다로 나간 뒤 격추한 것은 정찰 장치가 파괴되고 파편으로 다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는 정찰 풍선이 버스 2~3대 크기라면서 몬타나에서 격추했다면 2000 명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풍선을 요격하면서 미사일이 풍선을 뚫고 지나가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풍선이 미사일을 맞은 뒤에도 800~1000㎞ 이상 더 비행해 미국이 인양할 수 없는 곳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풍선의 공기를 빼 풍선이 떨어지도록 해 나포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풍선을 나포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보 당국자들은 중국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정찰 풍선을 띄워 방문을 취소하게 만든 이유는 미스테리다. 중국 정부가 경제 침체와 코로나 대처에 대한 여론의 비판 등 국내적 상황이 어려워지자 힘을 과시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항상 미국의 "약점을 공격하려" 시도해온 중국 정부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호전적이다. 미국이 대만 해협 항해 자유를 과시하기 위해 미군 함정을 수시로 통과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 영공과 영해를 침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왜 이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군부 또는 강경파들이 일부러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사보타지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로 의도치 않게 분쟁이 발생하는 등 갈등을 억제하는 전략적 안정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실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들은 정보를 수집한다. 중국은 정찰 위성으로 정보를 수집했으며 미국은 중국 정찰 위성의 정보수집 기술을 분석하려고 시도할 태세다. 정보수집 기술 분석으로 중국의 의도까지 파악할 순 없겠지만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힘을 과시하려는 최근의 태도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2023-02-06 14:06:22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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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알기 쉬운 재건축 법률] "신탁으로 위탁자 지위 3자에게 이전해도 재산세는 실소유주가 내야"...상고심 결과 주목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납세의무자는 과세기준일 현재 '재산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자'이다(지방세법 제107조 제1항, 종합부동산세법 제7조 제1항). 한편, 지방세법 등은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 명의로 등기된 부동산의 경우,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납세의무자는 '위탁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지방세법 제107조 제2항 제5호, 종합부동산세법 제7조 제2항). 부동산을 신탁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그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조차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방세법은 위탁자가 신탁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위탁자에게 재산세 납부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탁자들이 소유 부동산에 관해 수탁자들과 신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제3자들에게 신탁계약상 위탁자지위를 이전하고 신탁원부 변경등기까지 마쳤음에도, 과세관청이 제3자들이 아닌 기존 위탁자들에 대해 재산세 부과처분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기존 위탁자들은 위 부과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위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해, 기존 위탁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서울고등법원 2022. 11. 24. 선고 2022누37976 판결). 우선, 법원은 위와 같은 신탁계약은 무효이기 때문에, 기존 위탁자들은 지방세법 제107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자'에 해당해,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신탁계약상 수탁자는 부동산 명의만 보유할 뿐, 부동산에 관한 어떠한 처분 및 권한도 갖지 못했는데, 법원은 이는 명의신탁 또는 수동신탁으로서 신탁법상 신탁이라고 할 수 없어 무효라고 봤다. 또한 법원은, 기존 위탁자들과 수탁자가 부부관계거나 친인척관계라는 점, 신탁계약 체결 직후 위탁자지위 이전계약을 체결한 점 등에서, 이 사건 신탁계약은 오로지 종합부동산세 등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신탁에 해당해 신탁법 제5조에 따라 무효라고 봤다. 법원은 위 신탁계약이 유효라고 가정하더라도, 결론은 같다고도 판시했다. 위탁자 지위이전계약은 오로지 조세회피 목적으로 형식상으로만 위탁자지위를 이전한 가장행위이므로, 명의가 아닌 실질에 따라, 기존 위탁자들이 지방세법 제107조 제2항 제5호의 '위탁자'에 해당해, 재산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 법원은 ▲제2의 위탁자들이 기존 위탁자법인의 대표자와 가족 내지 친인척관계에 있다는 점 ▲위탁자지위 이전의 대가가 10만원에 불과하고 기존 위탁자들이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위탁자들이 부동산 수익을 계속 향유하고, 제2의 위탁자들은 위탁자 지위를 양수할 만한 어떠한 경제적 이유도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했다. 다만 이와 달리 위 사건의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제2의 위탁자들이 재산세 납세의무자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수탁자에게 부동산의 처분, 관리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신탁행위로 수탁자의 권한을 제한한 것에 불과해 위 신탁계약은 유효한 점, 조세법률주의원칙상 납세의무자를 누구로 인정할 것인지는 법문내용대로 객관적 기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했다(서울행정법원 2022. 2. 11. 선고 2021구단71109 판결). 위 사건은 기존 위탁자들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바, 서울고등법원의 위 판단이 그대로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3-02-05 13:27:5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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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83>달라진 중국 와인…"의심할 여지없는 와인생산국"

"지난해 300개 이상의 중국 와인을 맛보고나서 우리는 더 이상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 중국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평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임스 서클링이 올해 '중국의 100대 와인'을 선정해 내놓으며 한 말이다. 와인 업계에서 중국의 위치가 한 해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가히 세계 시장에 내놔도 최고 수준이라고 꼽을 만한 95점 이상 와인이 14개로 전년보다 두 배나 늘었다. 이번 중국의 100대 와인 목록에서 1위로 꼽힌 곳은 바로 아오윈 샹그릴라 2018 빈티지다. 작년에도 2위에 올랐던 곳으로 모엣 헤네시가 중국 윈난 지역에서 진출해 만들면서 탄생부터 유명세를 탔던 와인이다. 98점으로 모든 중국 와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버네 소비뇽에 카버네 프랑과 시라, 메를로, 쁘띠 베르도 등을 섞어 만들었다. 와인은 풀바디로 묵직하고 복합성이 두드러지지만 과실의 신선함과 균형미도 잘 갖췄다. 아오윈의 와인메이커 막센스 둘루는 "2018 빈티지는 우리 테루아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보여준다"며 "포도가 완벽하게 익을 수 있도록 비는 적절한 시기에 왔고, 가을을 선선해 2016이나 2017년보다 더 좋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 단점이다. 빈티지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한화로 약 30만~40만원선이다. 2위는 중국의 보로도로 일컬어지는 닝샤 와인너리인 허란 칭수에다. 닝샤의 많은 카버네 소비뇽 와인들이 미국 나파밸리 스타일로 과실미 진득하니 농축된 맛이었던 반면 허란 칭수에 와인은 프랑스의 보르도 스타일로 신선하고 깊이 있게 만든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나안 와이너리의 브랜드 '백편의 시(詩百篇·영문명 Chapter and Verse)'는 이번에 톱 10에 2개 와인이나 이름을 올렸다. 메를로 품종 와인은 견고하지만 부드러운 레드와인으로 3위에, 시라 품종 와인은 향신료 향과 직설적이고 생동감 있는 맛으로 9위다. 중국 와인에 다가가는데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었다면 가나안의 마스터리 라인을 찾아보면 된다. 60달러가 안되는 피노누아 품종 와인은 12위에 올랐고, 중국 와인으로는 보기 드문 품종인 템프라뇨와 리슬링도 맛 볼 수 있다. 닝샤나 윈난 뿐만 아니라 산동성과 신장 와인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장의 경우 사막 기후에도 위도가 보르도와 비슷한 지역에서는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었다. 와인의 품질을 한 해가 다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중국의 와인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많은 소비자들은 물론 일부 와이너리조차도 여전히 비싼 가격이 와인의 가치를 증명해준다고 믿고 있다. 닝샤의 한 와이너리 관계자는 "높은 가격이 와인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 때문에 중국 와인에 가격 거품이 있는것이 사실"이라며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도시의 소비자들은 그들의 취향에 자신감을 가지고 와인을 구매하지만 그 외에는 여전히 비싼 가격과 브랜드를 기준으로 와인을 구매한다"고 지적했다.

2023-02-02 13:33:3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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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일상복귀와 단상

#. 흩어져야 사는 시대가 끝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주일에 한 번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 줄을 섰다. 3년 전 국민들은 낙담했다. '이게 나라냐, 마스크가 부족하다니'. 하지만 우리나라의 방역은 세계에서 모범으로 꼽을 정도였다. 코로나19 방역을 잘하는 나라로 주목을 받았다.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무원과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질병에 국민들도 일사분란하게 동참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모임을 자제하고 헤어짐을 선택했다. 3년의 세월이 흘러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물론 약국, 대중교통 등을 제외하고다. 갈 길이 남았지만 일상으로 초대되는 느낌이다. 습관은 무섭다. 3년 동안 착용했던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습관 처럼 마스크를 찾게 된다. 언제쯤 완연한 일상이 가능할까. #. 코로나19로 은행 영업시간도 단축됐었다.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1시간 줄었던 영업시간이 예전처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로 바뀌었다. 2021년 7월 12일 은행들은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1시간 줄였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다. 같은 해 10월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일정이 발표된 이후에도 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 사용자 측은 노조의 완벽한 동의가 없더라도 영업시간을 일단 정상화했다. 노조는 사측을 대상으로 가처분신청이나 민형사상 소송을 걸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반대하는 노조가 금융소비자 우선이란 명분을 이길 수 있을까. #. 주요 금융지주 차기 회장 결정이 막바지다. NH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 BNK금융까지 차기 회장을 선임했거나 내정했다. 우리금융만 남았다. '내치(내부출신 선임)'와 '관치(관료출신 선임)'가 충돌했다. 연임이 조직의 안정은 가져오지만 내부통제 미비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관치'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내치'의 논리가 팽팽했다. 결과는 무승부가 유력하다. 양쪽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그림이 예상된다. 연임엔 실패했지만 내치에 성공한 금융회사는 그나마 다행이다. 바람이 불었지만 고요해졌다. 하지만 다시 관료 출신이 들어선 조직은 일상이 아닌 변화의 기로에 섰다. 그 변화가 개혁과 발전으로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 약국과 지하철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날을 고대한다. 완연한 봄 처럼, 자유로운 일상을 꿈꾼다. 은행 영업시간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반대하는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 과거 파업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은행원이 파업을 해도 일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을 촉진하는 명분만 줄 뿐이다. 금융소비자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 되어야 한다. 소유분산기업(사실상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두고 치열했던 겨울이다. 민간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간 줄다리기가 끝났다. 진통이 있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3년 후 내치 또는 관치가 다시 회귀한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3-02-02 07:30:38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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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주인 없는 회사가 있나

요즘 경제계에 '주인 없는 기업'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세상에 주인 없는 기업이란 없다. 엄밀히 말하면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주인 없는 기업'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뉘앙스가 부정적이어서 이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그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어떤 기업을 특정할 때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 하면 웬지 주인이 없어 방만 경영을 하거나 모럴헤저드가 일어나고, 경영진들은 책임을 회피하며 사익편취나 하는 등의 이미지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주인 없는 기업 논란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회사의 내부 통제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주인이 없고 중요한 기업에 대해서 후계자 승계, 선임 절차 등이 투명한지에 대해 의견이 많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공공재"라며 "은행 시스템은 군대보다, 국방보다도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금융권 지배 구조 개선에 나설 뜻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정부 투자 기업 내지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스튜어드십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KT와 포스코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과거부터 있어왔던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논쟁의 핵심은 지배구조 및 CEO 선임·연임의 투명화다. 특히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기능을 통해 경영을 견제하자는 게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스튜어드십(stewardship)이란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마치 중세 유럽에서 귀족들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인데, 주로 주식을 통한 권리행사를 의미한다. 현재 정부가 손 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금융회사들과 KT, 포스코 등이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이 국가 경제나 안보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들의 경영이 제대로 되는지 감시의 수준을 넘어 간섭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KT와 포스코만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반도체와 플랫폼 등도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다. 여차하면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등에도 국민연금을 통한 경영간섭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정부의 방침을 보면 예전 신권(神權) 대 왕권의 대립, 산업화 초기 국왕제와 공화정제를 두고 귀족들과 신흥자본계급들이 대립했던 역사가 떠오른다. 자본주의와 같은 새로운 체제가 등장하고 점점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기존 세력과 신규 세력 간의 갈등이 발생했던 것처럼, 지금도 국가와 기업의 갈등이 커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중세 유럽에서는 신탁이나 국왕 통치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거대한 변화를 막지는 못했다. 지금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논란이 평화적으로 이어지려면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고 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함의부터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갈등 역시 후일 역사가들의 시각에서 보면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는 헤게모니 싸움일 수도 있다.

2023-02-01 15:25:1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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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난방비의 주범은

"으악! 우리 전기세가 이달에만 57만원 나왔어." 엊그제 아내는 거의 실성할뻔 했다. 전기세가 전달보다 두배 가량 올라서다. 우리 집은 난방으로 심야전기를 쓴다. 집안 실내온도는 18도, 여전히 춥다. 이불밖으로 나오기 어려울 지경이다. 잣나무골에 사는 일곱가구 중 한집을 빼고는 모두 심야전기보일러를 쓴다. 우리 집은 맨 처음 기름보일러를 썼다. 그러다가 3, 4년 지나 정부에서는 보조금까지 주면서 심야전기보일러로 교체할 것을 권장했다. 당시 심야전기비용은 기름의 절반수준, 대략 2년정도면 보일러값 비용이 빠졌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들 심야전기로 바꾸느라 야단법석이었다. 심야전기는 오후 10시∼오전 4시까지 보급되는 전기로 전력소비가 적은 야간시간대의 전력량을 주간대와 맞추기 위한 방편으로 제공되는 전력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새정부는 한국전력을 민영화시켰다. 전기료가 오를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많았으나 대통령은 확고했다. 민영화된 한전은 제일 먼저 전기 누진제를 실시하고 다음으로 심야전기우대 혜택을 폐지했다. 그래서 민영화폭탄을 고스란히 맞았다.전기요금이 매달 두배나 올랐기 때문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누가 정부를 신뢰하겠는가. 그때부터 여지껏 난방비와의 전쟁을 치루며 사는 것 같다. 지금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한파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난방비 폭탄'를 맞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평년 대비 관리비가 2배 이상 늘었다는 '인증샷'이 쏟아진다. 멘붕인 사람도 수두룩하다. 어떤 이는 82㎡ 12월분 관리비가 51만4250원이라는 인증샷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대부분 수 십 만원의 관리비가 나오는 듯 하다. 실내온도를 20도 이하로 줄였는데도 그렇다. 심야전기 우대혜택이 폐지되던 당시 어떤 집들은 장작보일러로 난방을 다시 교체했다. 어떤 집은 지열보일러나 태양광설비를 도입하는 등 다시 법석을 떨었다. 그래서 마을 노인들이 잣나무골로 나무하러 오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숲이 우거져 죽은 나무만 잘라가도 되니 다행이랄까. 하여간 소동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벌어졌다. 다시 정권이 바뀌고서는 옆마을 산비탈에 변전소가 들어오고, 기존 송전탑 외에 별도의 송전탑이 또 만들어진다고해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 수도권 경동지역은 물론 강원도 일대에서도 밀양송전탑 이후 송전탑싸움이 벌어졌으나 계획을 수립한 정권이 철회해 일단락되기는 했다. 그러나 그 싸움은 머지않아 또 벌어질 운명이다. 이번 난방비 인상파동의 원인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으로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은 지난해 567억달러(70여조원)로 급증했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42.3%나 올랐다.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다.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난방비로 난리다. 세계 어느 곳에서는 전쟁을 하고 그 전쟁 때문에 우리는 또다른 전쟁을 치루는 처지가 됐다. 그러니 세상 모든 이들이 참전한 형국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판국에 전쟁, 한파보다 더 무서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난방비 상승이 지난 정권탓으로 돌리는 등 정치싸움이 그칠 줄 모른다. 난방비를 줄일 대책은 하지 않고 인상분을 어디다 전가시킬 건가에만 골몰한 이들이 국민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래서 더 춥다. 전원에 살면서 난방비 걱정 없는 날이 있었던가. 믿을 수 있는 정책과 신뢰할 수 있는 정치가 더욱 절실하기만 하다.

2023-01-31 09:11:28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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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난방비 누가 올렸나

지난해 전기요금 대란에 이어 올 겨울 가스요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2분기 추가적인 도시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고, 내달부터 서울 택시비를 시작으로, 4월부턴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이 논의되는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공공요금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민들의 필수 지출인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에 대통령 국정 지지도도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부랴부랴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바우처와 가스요금 할인액을 각각 2배 수준 인상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난방비 급등 원인을 놓고 시시비비도 이어진다. 난방비 인상의 주범은 누구일까. 정부는 난방비가 급격하게 오른 원인으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다 예측하지 못한 한파 영향을 꼽는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글로벌 에너지가격이 올랐음에도 제 때 인상하지 않은 결과 난방비 폭등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최근 백브리핑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가스공사의)미수금이 불가피하다 치더라도 어느정도 민수용 연동제를 약간 적용해 요금을 조금이라도 올려서 소비자들에게 시그널을 빨리 줬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최상목 경제수석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잇따라 브리핑과 방송 출연을 통해 전 정부 탓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중에서는 지난 정부 탓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현 정부가 에너지 수급에 실패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박일준 차관은 "전력수요를 감안할 때 올해 1월 셋째주 전력피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전력수급 계획을 짰는데, 작년 12월로 전력피크가 한 달 정도 앞당겨졌고, 한파 등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수요 예측에 실패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국내에 LNG를 도입하는 한국가스공사의 실패도 지적된다. 가스공사는 수요 예측을 통해 장단기 구매비율을 정하는데,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에너지가격을 예측해 비교적 저렴한 장기 구매비율을 높였다면 비싼 현물 도입을 줄이고, 보다 저렴하게 LNG를 공급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관세청과 산업부에 따르면, LNG 수입가격은 2020년 157.1억달러, 2021년 254.5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500억달러는 넘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LNG 수입액이 2배 올랐다. LNG 가격에 연동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38.4% 인상됐다. LNG 현물수입가격은 2021년 8월 기준 톤당 535달러 수준에서 지속 인상돼 2022년 1월 톤당 1136달러로 두 배 수준 급등했다. 가스공사의 2020년 현물 도입 비중은 17%로 kg당 484원이었으나, 단기 비중이 24%로 오르면서 도입 단가도 kg당 661원으로 올랐다.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 LNG 가격이 급등하며 올해 1분기 LNG 도입 비용은 작년 2배 수준까지 뛰었다. 전 정부를 탓할 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여러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지금은 난방비를 누가 올렸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다는,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2023-01-30 15:56:36 한용수 기자
[이상헌 칼럼] 창업정보 수집부터 직접 보고 듣고 체험이 정답

2023년 창업시장도 지난해에 이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의 지속과 부동산시장 폭락,경기저점의 지속 그리고 최근 가스비 폭등까지 어느 것 하나 경기의 선순환과 경기상승을 기댈 공간이 없다. 따라서 2023년 창업에 있어서도 '가성비'가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면서도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절감하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성비 좋은 창업 아이템 관련 정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주위의 창업자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또 서점에서도 창업과 관련된 많은 서적에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창업박람회에 참가한 관심업체 담당자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실제로 어떤 제품이고 서비스는 어떤지 몸소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가성비가 좋은 창업정보 습득 방법이다. 창업박람회에 가보면 업체의 로고가 크게 인쇄된 커다란 쇼핑백을 어깨에 둘러메고 브로셔와 안내책자, 전단지 등 참가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안내물을 잔뜩 주워 모아 손으로 들 수 없어 어깨에 둘러멘 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예비 창업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미치 그들은 어깨에 맨 백속의 정보가 성공창업을 담보하는 양 살뜰이 모우고 가져들 간다. 특히 외식관련 업체들은 시식코너를 통해 자사의 음식을 조금씩 맛보여 주면서 홍보를 하게 되는데 예비 창업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것저것 먹어보고 맛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생계가 걸린 창업을 시도하는 지극과 정성이 보인다. 그러나 쇼핑백 속에 가득 들어있는 각종 안내물은 집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휴지조각으로 변할 확률이 매우 크다. 업체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쇼핑백은 점점 무거워만 가고 업체가 제공하는 간단한 기념품이나 시식용으로 마련한 음식을 먹어보다 보면 어떤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선택하기 쉽지 않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직접 만나고 점검하고 전략을 짜서 실행해야 가능하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박람회나 사업성명회장을 찾아 정보를 확인한다면 반드시 담당자들과의 상담과 비교분석이 필요하다.힘들게 수거한 전단지나 기업 홍보물에는 자기가 잘났고 우수하다는 PR밖에 더는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마디로 쓰레기다. 결국 하루 종일 발품만 팔고 다니고 실제로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헛수고에 그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창업정보의 습득에도 가성비를 따져야 한다. 수많은 자료 중에서 정말로 내게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창업박람회장에 가면 우선 어떤 업종을 창업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담당자 또는 본사의 대표를 만나 궁금한 점을 속이 시원할 때까지 알아보고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한다. 박람회장에서의 자료수집이나 정보 습득은 곧바로 성공창업을 위한 첫 단계임을 깊이 인식하고 귀한 시간을 내어 박람회장에 입장한 이상 진정으로 창업에 도움이 되는 자료와 정보를 습득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정보 수집단계에서부터 가성비를 따져 보자. /프랜차이즈브랜드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컨설팅학 박사)

2023-01-30 15:50:56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