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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아이러브 삼겹살…삼겹살이 끌리는 이유

음식과 관련된 기념일 중에서 3월 3일 '삼겹살 데이'란 게 있다. 삼겹살 데이는 돼지 삼겹살을 먹는 날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비공식적 기념일이 아닐까 싶다. 굳이 삼겹살 데이로 정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아마 삼겹살 소비가 제일 많은 국가일 것 같다. '삼겹살 공화국'으로 불러도 될 듯하다. 숫자 3이 두 번 들어간 날에 삼겹살을 먹는다는 의미로 '삼삼데이'라고도 한다. 2003년 경기도 파주시에서 제정한 것이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 구제역으로 어려워진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소비촉진을 위한 대표적인 음식문화로 정착된 사례다. 우리나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돼지고기를 비롯하여 쇠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축산물에 대하여 축종별 등급판정을 하는데, 국내산 돼지고기는 등급판정을 받은 후에 유통하게 된다. 1차로 규격등급을 받고 2차로 육질등급 판정을 거쳐 1플러스등급, 1등급, 2등급, 등외로 최종등급을 부여받는다. 1차판정 항목은 성별, 도체중량, 등지방두께이고 2차판정 항목은 외관, 육질, 결함정도로 판정하는데 특히 외관은 삼겹살 상태와 비육상태를 확인하여 삼겹살 함량이 높으면 1플러스등급 삼겹살로 분류하고 그보다 못하면 2등급삼겹살 이하로 판정한다. 그만큼 삼겹삽 함량이 등급판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삼겹살은 갈비를 떼어낸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복부까지의 넓고 납작한 모양의 부위에 해당하며 풍미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고소하지만 기름기가 많아 지방 함량이 많고 칼로리가 높다. 삼겹살의 칼로리는 100g당 약 340㎉로 열량이 매우 높은 편이고 단백질 15.8%, 지방 26.4%로 기타 부분육보다 지방함량이 높아 과식을 할 경우 비만이 될 수 있다. 돼지고기에 함유된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며 메티오닌 성분은 간장보호와 피로회복에 좋다. 삼겹살은 살코기와 비계층이 3번 겹쳐져 있다고 해서 삼겹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삼겹살은 '지방-살코기-지방-살코기'로 사실은 네겹이다. 삼겹살과 오겹살은 도축한 돼지를 처리하는 단계에서 구분된다. 돼지 털을 뽑는 과정에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서울·경기지역에서는 돼지 껍질을 벗겨 파는 반면 경남·전남·제주 등 남해안 일대에선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 껍질을 벗겼으면 삼겹살, 벗기지 않았으면 오겹살이 된다. 삼겹살이 실제로는 네 겹이니 껍데기를 벗기지 않으면 다섯 겹이 된다. 껍질을 벗기는 것이 '박피',그렇지 않은 것은 '미박'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오겹살은 '미박 삼겹살'이고 삼겹살과 오겹살 모두 같은 부위지만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오겹살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산정한 소와 돼지의 '도체수율기준'에 따르면 평균출하 체중이 116㎏인 돼지의 경우 살코기는 62.47㎏이며 삼겹살은 14.2㎏이다. '도체수율기준'이란 가축 1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 지방, 뼈 등의 생산비율을 체중,등급 등에 따라 산정한 것이다. 구이, 찜, 수육, 볶음, 찌개 등 다양한 조리법이 존재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유의 식감을 나타낸다. 전라남도 영산포에 '홍어 거리'가 있듯이 충청북도 청주시에는 '삼겹살 거리(골목)' 340m가 조성되어 있다. 삼겹살은 대패삼겹살, 칼집 삼겹살, 목삼겹, 녹차삼겹살, 와인삼겹살, 오겹살 등 다양한 형태의 삼겹살로 상품화 되고 있다. 중국에서 삼겹살로 만든 동파육이 유명하고 유럽에서는 베이컨 , 돼지기름인 라드(lard), 화장품 제조 등에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식용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자장면을 볶을 때 라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슬림들에는 하람(haram)식품이 된다. 국내에서는 홍어처럼 내수 공급량이 부족하여 스페인과 칠레 등 전세계 17개국으로부터 약 30%를 수입하고 있다. 육류는 백색육과 적색육으로 구분하는데 돼지고기는 적색육에 해당한다. 적색육이 붉은 이유는 대부분 철분을 함유한 미오글로빈에서 비롯되는데, 미오글로빈은 적혈구세포의 헤모글로빈과 유사하게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풍부한 색소 단백질이다.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방은 사이토크롬(cytochrome)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것은 근육섬유에 포함된 붉은 색을 띠는 단백질에 기인한다. 또한 인체가 합성할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하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철분과 비타민B군이 풍부한 반면 지방함량이 높아 열량과 포화지방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에는 밝은 연분홍색으로 광택을 띠고 지방의 색상은 백색으로 조직이 단단하고 탄력성이 있는 것이 좋다. 탄력성이 부족하거나 수분이 용출되고, 색깔이 황색으로 변했거나 이취가 심하게 나는 경우는 구입을 피해야 한다. 냉장 보관할 때에는 0~5℃에서 1~2일, 냉동 보관할 때에는 -18℃ 이하에서 15일~1개월간 보관이 가능하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3-06 13:35:1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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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공급망 재편 가속화, 조여오는 위기

미-중 공급망 전쟁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무역에서의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관세총국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12월 한 달 기준 대미 수출은 112억9000만달러, 대중 수출은 108억7000만달러로 역전됐다.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선 건 20년 6개월 만이다. 일본 역시 4년 만에 미국 수출이 최대치를 기록하며 대 중국 수출을 넘어섰다. 미국의 경우 수입 상대국 1위는 17년 만에 중국이 밀려나고 멕시코가 차지했다. 가전제품 등의 조달처는 중국에서 인도·베트남으로 이동 중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대 중국 공급망 견제를 취하며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는 등 자국우선주의를 강화하는 추세다.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는 미국은 지난달 반도체법 발효 후 자국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GF)에 15억달러 규모 보조금과 이를 넘어서는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조금을 통해 1만500여 개의 건설·제조업 분야 일자리 창출, 125억달러의 잠재적 민·관 투자 효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승인이 가속화되며, 인텔 등에 대한 보조금 승인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EU는 역외보조금 규정(FSR) 시행 후 처음으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불가리아 열차 공공조달 사업 입찰에 참여한 중국 기업 중처쓰팡이 EU 역내 시장을 왜곡하는 불공정 역외보조금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번 직권조사는 EU 역외보조금 규정 발효 후 이행 과정에서 심층 조사로 이어진 첫 사례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중 기업인 중처쓰팡의 계약 낙찰 금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이 글로벌 무역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여전히 막강하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미국 견제를 피하기 위해 아세안·멕시코 등 다수 자원국과 신흥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은 11억달러를 기록해 2021년 이후 지속 성장 중이다. 중국 상하이 소재 테슬라 부품 공급망이 미국 텍사스주에 인접한 멕시코 몬테레이 지역으로 대거 이전하며, 미국의 규제를 회피하고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멕시코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선 대 중국 제재로 일본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반도체 공정 중 실리콘 세척·절단 등에 사용되는 일본 반도체 장비 수입이 특히 증가했고, 대 중국 수출이 도쿄 일렉트론 등 올해 일본 주요 기업 매출의 최대 50%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EU 등 경쟁국들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거나 적극 대응하며 자국 이익을 도모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주요국들은 이미 자국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한국은 오는 6월 시행되는 공급망기본법에 따라 공급망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제안보품목 관련 시설 투자 지원을 위한 기금 조성을 시작한 수준이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이 17개월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중국 수출 규모가 쪼그라든 걸 감안하면 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월간 무역수지 9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 무색하다. 공급망 다변화, 기술혁신을 통한 자국 내 생산 등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제조 등 우리만의 강점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 중국, 대 미국 대응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4-03-04 17:34:59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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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세상] 기한 내 내지 않은 재건축 개발비용공제자료, 소송 증거로 제출 가능할까?

최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 산정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은 재건축사업에 따른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을 초과하는 주택가액 증가분으로서 조합 등에 귀속되는 돈을 의미합니다. 강남의 한 조합은 강남구청장으로부터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받았는데, 이 부과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은 다음과 같이 산정됩니다. '재건축 부담금 = { 종료시점의 주택가액 - ( 개시시점 주택가액 + 부과 기간 동안의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총액 + 개발비용 )} x 부과율' 그런데 조합은 "'일반분양분의 종료시점의 주택가액' 및 '개발비용 등'이 잘못 산정된 위법 등이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1심과 제2심 법원은 모두 조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5. 8. 13. 선고 2015구합5699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9. 2. 선고 2015누55808 판결). 1) 조합은 "일반분양분 중 준공인가일까지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세대들이 있었는 바, 준공인가일을 기준으로 한 주택가액은 실제 분양가격이 없으므로 0원으로 산정돼야 함에도, 구청장이 이를 '실제 분양가격'으로 산정했으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제1심, 제2심 법원은 "재건축이익환수법의 취지, 실제 분양가격 확인의 용이성 등을 고려하면, 동법이 부과종료시점에 대해 '주택재건축사업의 준공인가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일반분양분에 대한 종료시점 주택가액은 '준공인가일 당시 분양되었는지에 상관없이' 실제 분양가격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판단이 적법하다고 봤습니다. 2) 한편, 조합은 "아파트 단지 외부 공공도로가 지방자치단체에 제공됐으므로 그 부지의 가액이 개발비용에 포함됐어야 함에도, 위 부지의 가액이 개발비용에 포함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제2심 법원은 조합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동법 시행령 제9조 제3항은 '법 제11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개발비용은 납부의무자가 해당주택재건축사업의 시행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으로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른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받은 후 계약서, 금융 및 세금 납부 자료 등 그 증명자료를 갖춰 제시한 금액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합이 부과처분 전에 도로 부지의 면적 및 도로 조성비용을 확인할 만한 계약서, 세금납부 자료, 감정서 등 증명자료를 갖춰 구청장에게 도로에 관한 개발비용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법 시행령 제9조 제3항에 따라 개발비용에 포함되어 산정될 수 없으므로, 구청장이 개발비용에 도로 부지 가액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와 달리 봤습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0두49553 판결). 재건축이익환수법 제20조에 따라 납부의무자가 개발비용 공제를 위한 자료의 제출기한이 지나도록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제24조에 따라 해태기간에 비례한 과태료가 부과될지언정, 재건축부담금 부과처분을 다투는 항고소송에서까지 그 자료를 증거로 제출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동법 제20조와 제24조가 개발비용을 뒷받침할 자료의 제출기한을 규정한 취지는 재건축부담금의 신속한 산정 및 부과를 통한 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을 뿐, 이미 부과된 재건축부담금의 적법 여부를 다투는 항고소송에서 개발비용의 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증명자료의 범위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2024-03-03 13:25:1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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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진짜 의료대란' 올까 두렵다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진짜 의료대란'이 일어날까 걱정된다. 양측은 마치 창과 창이 맞붙는 것처럼 누구 하나가 치명상을 입어야 끝날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은 어떠한 명분으로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27일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여서 과학적 근거 없이 직역의 이해관계만 앞세워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나마 정부는 유화책으로 '의료사고 형사처벌'과 '고액 배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29일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 조속히 입법될 수 있게 하겠다"며 "법 제정으로 책임·종합보험과 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의료계의 부담을 줄이고,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응은 여전히 날카롭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의 강경 대응을 전체주의 국가로 규정하며, 의사들에 대한 처벌과 겁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의 처벌 방침이 본격화될 경우, 의료계의 미래가 어둡다고 경고하며 의사들의 의업 포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또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초안에 대해서도 정부의 '당근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것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 의료시스템이 안고 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폭발했다고 보는 게 맞다. 적정한 의사 수에 대한 이견뿐 아니라 의료수가 문제, 필수의료 문제, 서울-지역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등 수십년간 쌓여 있던 문제들이다. 정부와 의사들의 대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의료 서비스는 특히 사회적 약자와 병자들에게 절실한데, 이들이 대립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현재의 갈등을 중재할 세력도 없다. 정치권은 여야가 서로 물과 기름처럼 전혀 섞일 기미가 없다. 대화와 타협, 양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사회적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제 곧 3월이 되면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이 길거리와 법정에서 싸움을 할 것이다. '진짜 의료대란'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립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며, 사회적 약자를 더욱더 취약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 모두가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의 자세로 대화와 타협, 양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이러한 원칙 아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2024-02-28 16:19: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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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웰컴투더 문, 웰컴투더 대보름

보름달 지난 23일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무인 달탐사선 '오디세우스'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밝혔다. 아폴로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52년이나 걸린 셈이다. 무인 달 탐사선이 지구를 출발한 지 7일 17시간, 총 비행 거리는 약 63만㎞였다고 한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평균 38만4000㎞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지구 지름의 약 30배 정도 되고 달로 치면 약 110배 거리에 해당된다. 2024년 올해의 보름달은 지난 24일 12시 30에 나타났고 2월의 보름달은 미국 원주민이 스노우문(Snow Moon)이라고 부르는데,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의 달이라는 뜻이다. 달의 주기는 29.5일이므로 매달 보름달이 뜬다고 할 수 있지만 때로는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뜰 수도 있다.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한다. 달의 공전 주기가 27.3일이고 달의 위상변화 주기는 29.5일이다. 그런데 양력에서의 한 달은 2월을 제외하고는 30일과 31일이다. 이 때문에 한 달중 1일경에 보름달이 뜨면 30일이나 31일경에 다시 보름 달이 뜨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보름달을 풍요의 상징으로 보는 동양과 달리 서양에서는 보름달을 불길한 것으로 인식하여 한 달에 두 번이나 뜨는 보름달을 재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여 블루문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천문학적으로 볼 때 보름달은 아주 잠깐 나타나는 현상으로 우리의 육안으로 볼 때 바로 이 순간을 중심으로 며칠 동안 보름달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2024년에는 12개의 보름달을 볼 수 있다. 8월, 9월, 10월, 11월에 뜨는 보름달은 '슈퍼문'이라고 하는데 평소보다 더 크고 밝게 보이기 때문이다. 슈퍼문의 크기는 가장 작게 보이는 미니문과 비교해서 14% 정도 더 크고, 밝기는 30%정도 더 밝다. 슈퍼문이 뜰 때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데 약 2만3000㎞가 더 가깝게 된다. 정월대보름 오곡밥 정월대보름은 삼국유사에 찰밥으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다. 정월대보름은 음력으로 1월 1일 설날이 지나고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예로부터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날로 여겨왔다. 전통적으로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고 다섯가지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과 약밥, 부럼 등을 만들어 먹었다. 땅콩, 호두, 밤, 잣 등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를 깨물어 부럼을 깬다고 하였다. 부럼의 정확한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부럼깨기는 부스럼을 깨물어 그것을 예방한다는 목적과 치아를 튼튼하게 한다는 주술적 차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절식으로 부럼외에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 다섯가지 이상의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과 고사리, 가지껍질, 시래기, 오이고지, 버섯, 박 등 햇볕에 말렸다가 물에 불려 진채식 나물로 먹었다. 물에 불린 찹쌀을 시루에 쪄서 꿀·참기름·대추 등을 섞은 후 간장·밤·대추·계피·곶감·잣 등을 넣어 시루에 찐 약밥과 김이나 취나물, 배춧잎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과, 대보름날 아침에 술을 데우지 않고 조금씩 나누어 마시면 귀가 밝아 진다는 귀밝이술을 마시곤 하였다. 대보름날에는 세 집 이상 성이 다른 집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였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2-26 10:58:5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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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가격과 가치의 불균형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생산과 유통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여 부가가치를 직접 창출하는 일이고 다음은 부가가치가 높아질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하여 자본이익을 거두는 길이다. 실물상품의 효용가치 또는 희소가치는 주관적이어서 적정가치를 측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가격지표는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하며 가치와 가격이 변동하므로 객관적 (내재)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이 같을 때 가격과 가치는 균형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은 본질가치를 크게 벗어나 상승해도 문제, 하락해도 경제질서를 교란한다. 가격은 외부 개입이 없는 투명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어야한다. 만약 투자 대상 자산의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의 불균형이 확대되면 자본이익(capital gain)의 기회가 생기는 동시에 자본손실(capital loss) 위기가 도사린다. 가치 투자자들은 대체로 시장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상품을 확보했다가 시장가격이 본질가치 이상으로 올라갈 때 이익을 거둔다. 가치와 관계없이 시간차 또는 시장간 가격 차이 변동을 틈타 남다른 특별이익을 보려고 몰려다니다 오히려 특별손실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식투자에서 돈을 벌기보다 잃는 사람이 훨씬 많은 까닭이다. 효율적 시장에서 가치와 가격이 동떨어져 일시적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더라도 반복되는 시장청산(market clearing) 과정을 거쳐 가치와 가격은 균형을 되찾아 간다. 시장에서 매수·매도 의견이 엇갈리며 균형을 이탈하다가도 다시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을 쉬지 않고 반복하며 적정가격 발견 기능을 수행한다. 외부로부터 불확실성이 초래되어도 시장기능이 왜곡되지 않는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 스스로 충격을 극복해 간다. 앞으로 AI가 계속 발달하여 초능력자가 된다면 현재와 미래의 모든 가격을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어져 사고팔 필요가 없어진다. 시장이 무의미해지고 자본주의 경제는 무기력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가격과 가치의 불균형 사태의 원인은 크게 보아 시장실패와 정부실패 2가지로 나뉜다. 먼저, 시장실패(market failure)는 자산 가격이 올라갈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내려갈 때는 더 내려갈 것 같아서 시장심리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초래되는 위험과 불확실성이다.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거나 축소될 때 발생하기 쉽다. 다음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는 정부가 뭣인가 성과를 내려고 욕심을 부려 지나친 시장개입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발생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기에 정부의 직접적 시장개입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기 마련이다. 가격과 가치의 불균형이 한계를 벗어나면 위험과 불확실성을 잉태하다가 심해지면 경제위기로 진행되기 쉽다. 문제는 어느 나라,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시장에 개입하여 가격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억누르는 것을 능사로 여기기가 쉽다는 점이다.

2024-02-26 09:17:4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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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단짠 대신 짜게 먹은 후에는 '바나나'를 먹자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단짠 대신 짜게 먹은 후에는 '바나나'를 먹자 바나나에서 가장 먼저 꼽히는 영양소로는 칼륨이 있다. 칼륨은 근래 들어 한국인에게 가장 주목을 받는 필수 미네랄이다. 찌개나 김치, 젓갈 등 짠 음식이 적지 않은 한식의 특성상 한국인들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의 2배를 훌쩍 상회한다. 나트륨은 체내 항상성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과도하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활성산소 생성, 혈관 건강 악화, 뇌졸중과 심장 질환 발생 등의 원인 중 하나가 나트륨 과다 섭취이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가 '음식을 아주 싱겁게 먹거나, 짜게 먹었을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된다.'인데 둘 다 잘못된 방식이다. 앞서 언급했듯 나트륨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미네랄로서 너무 적게 먹어도 안 되며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몸 안에 있는 나트륨이 많이 배출되지도 않는다. 우선 적당히 먹는 게 먼저고 습관적으로 짠 음식을 즐기는 편이라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칼륨'의 충분한 섭취로 해결이 가능하다. 바나나 100g에는 성인 기준 1일 섭취량 10% 정도의 칼륨이 함유돼 있다. 칼륨 함유량이 더 높은 음식을 먹을 수도 있지만 조리가 필요 없고,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 매일 한두 개씩 꾸준히 먹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 바나나는 칼륨 섭취에 좋은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칼륨만이 아니다. 역시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영양소인 마그네슘 또한 다량 함유돼 있다. 마그네슘 역시 단백질 합성과 근육 및 신경 기능에 작용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비타민 중에서는 구내염, 피부염, 우울증 등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피리독신(비타민 B6)이 풍부하며 비타민 C도 적지 않게 함유돼 있다. 보통은 완숙 상태로 먹곤 하는데 덜 익은 초록색의 바나나도 몸에 좋다는 연구가 발표되어 주목을 받았다. 덜 익은 바나나에는 저항성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는 혈당을 낮추고 각종 암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바나나를 꼭 먹어야만 하는 매력이 또 하나 발견된 것이다.

2024-02-26 05:07: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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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회생·파산시 대표이사 가지급금 변제여부는 업무관련성 입증에 달려

일반적으로 회사, 특히 중소기업은 회사의 가지급금 계정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일시적으로 회사의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도 있고, 그 자금 출처를 남길 수 없는 금원이 사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물론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계정을 통해서 회사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는 명백히 대표이사가 해당 금원만큼의 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맞지만, 오로지 회사의 이익을 위해 회사 운영 목적으로 가지급금을 인출했을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상당을 변제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뭔가 억울하다. 회생·파산 절차에서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변제 책임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해당 가지급금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사용됐다는 소명자료를 충분히 준비해둬야 한다. 회사를 위해 가지급금 계정을 사용할 경우 리베이트나 영업비 등의 명목으로 어쩔 수 없이 출처를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법원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입증이 불가하더라도 '업무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을 정도의 자료(해당 금원이 영업직원에게 교부되었다는 사실 확인, 회사 내 자금일보(장부)상 현금시재 반영 등)만 갖추어진다면 법원 또한 해당 금원의 반환이나 회계상 처리 등에 대해 굳이 추궁하지 않을 수 있다. 가지급금의 업무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커진다. 단순히 회사에 가지급금 변제 책임을 부담하는 것뿐만 아니라 형법상 업무상 횡령죄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법원은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해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판결). 1인 회사이거나 가족회사여서 실질적으로 가지급금 인출자가 회사로부터의 손익을 전부 부담하는 구조라고 하더라도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판결). 반면 가수금은 어떨까? 회사가 회생·파산에 이르기 전에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에 거액을 입금시키는 대표자들도 많다. 이렇게 입금된 돈은 회계상 가수금 계정으로 처리되고 회사는 대표자에게 가수금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회사가 회생·파산에 접어들게 되면 다른 채권(대출금, 일반 대여금, 상거래채권)에 비해 후순위로 취급된다. 배당을 받든 변제를 받든 언제나 다른 채무를 먼저 고려하고 남은 금액이 있을 때에나 처리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도래했을 때, 대표자는 맹목적으로 회사의 재기를 믿고 거액을 투자하기보다는 회생·파산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회사와 스스로를 위해 더욱 바람직할 수 있다. 물론 회사의 가지급금 부분에 대한 소명 역시 도산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전문가의 조력 아래 사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24-02-25 11:50:55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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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27>AI 소믈리에 시대가 온다…"와인 추천해 줘"

<227>AI 소믈리에 시대 "눈 내리는 날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와인들로 골라보았습니다. 프랑스 남부 론지방의 레드와인과 미국산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 호주산 쉬라즈 풀바디 레드와인을 추천합니다. " "눈 오는 날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추천드려요. 저는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을 추천드릴게요. 바다내음과 미네랄리티가 인상적인 와인으로 낮술에 딱 맞아요." 인공지능(AI) 소믈리에에게 부탁했다. "오늘같이 눈이 펑펑 내린 날 친구랑 같이 마실 와인을 추천해 줘." 어떤 소믈리에가 딱 내 머릿속을 들여다본 듯 추천했을까. 바로 두 번째다. 찬 바람만 불기 시작해도 사각사각 산도 쨍한 화이트 와인만 찾았는데 족집게처럼 꼭 집어 말해줬다. 어느 레스토랑의 소믈리에가 아니다. 둘 다 생성형 AI가 나름의 학습 경험을 토대로 와인을 추천한 결과다. AI 소믈리에인 셈이다. 와인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챗 GPT의 출현 이후 위협받지 않은 직업이 어디 있겠냐만은 AI 소믈리에 시대도 이미 시작됐다. 와인은 수입만 하는 나라지만 남들보다 한 발 빠른 IT 기술이 움직였고, 어느 나라보다 유행에 민감하고 반응속도가 빠른 소비자들이 기반이 됐다. 두 번째 소믈리에는 푸딘코의 '챗와인' 서비스였다. 챗와인의 추천이 소위 취향 저격이었던 것은 그만큼 많은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 챗와인은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의 와인 취향을 먼저 분석한다. 때론 와인과 관계없는 듯한 질문에도 모두 답하고 나자 와인품종 가운데 세상 까다롭다는 피노누아를 짝지어 주며 성격을 한 마디로 정의해줬다. 기분은 살짝 나쁘지만 부정하긴 어렵게 '예민해서 스스로 힘들어함'. 와인 스타일로 보면 타닌을 견디고 산미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리고도 질문은 이어진다. 평소에 어떤 음식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지, 과일향이나 오크향에 대한 선호도 등을 체크한다. 스스로의 와인 취향을 잘 모르고 있던 소비자라도 결과를 보면 수긍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추천받은 와인은 '루나 칼만테 비앙코'였다. 내추럴 와인을 추천하는 서비스라 오렌지와인이 선택을 받았다. 바나나향과 대추, 노란 열대과일의 맛과 함게 약간의 씁쓸함과 잔잔한 산미가 느겨져 한식 안주와 잘 어울린단다. 첫 번째 소믈리에는 와인 주문 플랫폼인 1KMWINE의 '와인 GPT' 서비스다. 질문에서 제시한 조건들만 참고하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이라기 보다는 좀 더 선택지가 넓고 무난한 와인들이 제시됐다. '그랑세르 지공다스 라 꼼 드 말샤즈'와 '지라드 샤도네이', ' 켈레스케 그리녹 쉬라즈' 등이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모두 보기로 내놓으면서 국가별로도 신세계와 구세계를 섞었다. 와인을 선택하면 상세 설명과 함께 근처에서 구매 가능한 매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레스토랑은 물론 와인샵에서도 뭘 물어보기 힘들었던 'I(내향)' 형 와인애호가들에게 AI 소믈리에는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다만 AI 소믈리에 역시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이끌어 내는 법. I라도 AI에게는 정보 넘치게 말을 건내 보시길.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4-02-22 15:32:3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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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저출생 극복, 돈이 다는 아니다

"아기를 낳고 싶다니 그 무슨 말이 그러니. 너 우리 상황 모르니? 난 재주 없고 재수도 없어. 계산을 좀 해봐 너랑 나 지금도 먹고 살기 힘들어. 너 개도 못 키우면서 주제에 우리가 무슨 누굴 키우냐. 지금도 내 인생 하나만으로도 벅차…." 2015년도 '슈퍼스타K7'에 출연한 독립밴드 중식이의 '아기를 낳고 싶다니'의 가사 일부분이다. 코믹하고 씁쓸한 내용으로 맞벌이를 하는 딩크족의 애환을 그려내 인기를 끌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를 보면 혼인 신고를 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신혼부부 81만5357쌍 가운데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가 없는 부부는 23만4066쌍으로 28.7%, 열 쌍에 세 쌍 꼴이다. 가뜩이나 늦게 결혼하는 만혼 세태에서 나중에 출산할 가능성은 더 낮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 발표 결과 2022년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 25만명을 밑돌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70년 100만명을 넘던 출생아 수가 2002년 49만명으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20년 만에 다시 반토막 난 것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금처럼 0.7명 선에 그친다면 5000만명인 인구가 50년 뒤 2000만명 줄어 3000만명 선을 지키기도 빠듯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야말로 국가 소멸 위기가 닥친 셈이다. 저출산 대응을 위해 정부는 지난 15년간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무효과를 넘어 역효과가 났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허경영 후보가 내걸었던 황당 공약 중에 아기 한 명 낳으면 3000만 원씩 주겠다는 게 있었다. 그런데 현재 지자체 출산장려금을 빼고도, 정부가 아이 한 명에게 주고 있는 아동수당과 보육지원금이 이미 3000만원을 넘는다. 개그콘서트에서 나옴직한 허무맹랑한 '허경영표 공약'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 심각한 출산율에 위기감을 느끼고 저출생 정책을 발표했다. 여러가지 대책을 고심 중인 정부가 이번에는 육아 휴직 정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는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4월 총선 1호 공약으로 발표한 '일·가족 모두 행복' 정책에서 ▲아빠 유급 출산휴가 1개월 의무화 △신청만으로 육아휴직 자동 개시 ▲육아기 유연근무 의무화 ▲육아휴직 급여 60만원 인상 ▲대체인력 채용 시 인센티브 지급 및 동료 업무 대행 수당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이 내놓은 '저출생 종합대책'은 ▲2자녀 출산 시 24평, 3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 ▲모든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로 가구당 1억원을 대출해주고 첫째를 낳으면 무이자, 둘째를 낳으면 원금 50% 감면, 셋째를 낳으면 전액 감면 ▲8∼17세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골자다. 여야의 이런 저출산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공약은 아이 키우는 사람들의 표를 받기 좋고, 민주당의 공약은 결혼 앞둔 연령대의 청년들을 당기기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 삶에서 돈이 모든 것이 아니듯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 역시 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없는 것보다 낮지만 무조건 돈을 지급하는 방안이 최선일 수 없다. 돈과 함께 교육, 일자리 등 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내실 있는 대책이 필요할 때이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더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2024-02-22 08:17:19 이정희 기자